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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보물창고 - 공상 소년소녀가 떠나는 파리 뒷골목 탐험-보물창고 시리즈 ㅣ 보물창고 시리즈
박은희 글, 이경인·박은희 사진 / 브이북(바이널)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파리의 보물창고
- 공상소년소녀가 떠나는 파리 뒷골목 탐험.
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판형에 구름이 드리운 파리의 하늘이 표지 그림이다. 이건 파리에 사는 유학생부부? 가 어디어디 가서 무어무어 보고 무어무어 먹었고 누구누구랑 놀면서 싸돌아다니는 기록이다.
마음에 드는 가게는 꼼꼼히 사진 찍어서 작은 사진들 엉덩이에 숫자 붙여놓고 그 숫자들 한쪽 귀퉁이에서 설명 들어간다. 자신들의 눈길을 끌었던 모든 것들의 기록이다.
지금 중간쯤 읽고 있는데 그냥 아무때나 그냥 저냥 손에 꼽히는 가까운 곳에 두고 읽고 있다. 실은 보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그림 따라가고 아무 생각없이 그림보다 따뜻한 색감들이 어울러진 장면장면들을 보고 있다.
손 가까운데 두고서 쉬고 싶을때 멍하니 텔레비젼 때리는 거보다 이것을 들여다 보는게 낫겠다 싶어 샀다. 그래도 여전히 텔레비젼 때리는 것이 훨썩 재미나긴 하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취향을 뭔 생각으로 들여다 보느냐 하는 질문 가끔 받으면 그럼 나는 뭐라 대답할까..다른 사람 섹스하는 거 구경하는 거보다 건강하지 않느냐..라고 답해야지 했다.
들여다보기 한다. 다른 인간들 사는 거.
그렇지만 내 취향은 알록이달록이들 모여 있는건 뭐든지 한번은 들여다보는 게 내 취향이다. 종이가 되었든 색연필, 색종이. 인형들, 사탕들.. 특히 막대사탕. 기다란 지팡이 모양으로 달린 애들. 참 좋다 거의 사 먹은 적은 없지만 그 막대사탕을 보노라면 그냥 혼자 기분이 좋아지면서 '와..이쁘다' 한다.
이 책은 그런 막대사탕같다.
얼핏 보고 있으면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그네들이 좋아하는 것들 늘어 놓은 것들인데 내가 지쳐있을때 몇장씩 들여다보면 위로가 된다.
작은 사진안에 들어있는 큰 아이스크림, 치즈 범벅으로 보이는 스파게티, 안개가 끼어있는 듯한 카페전경들, 꽃무늬 화사한 블라우스들,노란 봉투의 장바구니들, 미니카, 오토바이들..사진 사진 사진
내 머리만큼 큰 막대사탕같으면서 달콤한 치즈케잌 같은 책이다.
고양이처럼 늘어져 막대사탕 혀바닥으로 끝까지 다 녹여서 먹을수 있는 게으른 행복을 갖을수 있을까. 내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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