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동물원 범우희곡선 8
테네시 윌리엄스 지음, 신정옥 옮김 / 범우사 / 1997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 읽어보는 시나리오인데 술술 잘 넘어가더라. 인간들 대사들로 이루어져서 그런가' 라고 했다
그랫더니 내게 '세익스피어거 안 읽었어? 그것도 시나리온데'
그렇네. 어린이용 세익스피어였더라도 그것도 시나리오네
어릴적에 샤일록의 이름이 참 인상적이었는데..그 사람 이름 뒤에 따라오는 점 두개에 대사들이 신기했었는데 까많게 잊었다
세익스피어의 희비극들이 시나리오였던것을..
이런 경우 전에는 ' 도체 내가 기억하는 것은 뭐냐' 했다
지금은 .. 그렇구나 그럴수도 있지 뭐. 한다

토론 도서로 선정해 놓았지만 일들이 많아서인지 읽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안 읽은 사람들이 역활 하나씩 맡아서 어느 부분 읽어보자.
아만다, 톰, 로라, 짐. 이렇게 해서 앞 부분과 중간 부분을 읽어보자 했다.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책 안 읽은 사람 위주로 골랐다

막상 대사글을 따라가보니 그냥 혼자 머리속으로 읽을때와 느낌이 색달랐다. 어..저런 목소리의 톤이 아닌데 , 로라는 저렇게 씩씩하면 안되는데..아만다의 목소리가 조금 더 들떠야 하는데. 톰은 더 무거워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유리동물원의 인물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순전히 내 개인의 느낌만 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읽어오길 잘했다. 저렇게 읽어가라고 했으면 뒷골이 간지럽다. 
대사 위주로 들어오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생각들이 손에 잡히게 다가왔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거야 라고 추측하면서 읽다가 그 사람의 생각을 바로 듣는 것은 속도감이나 현실감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 더구나 그것을 즉석에서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로 들으니 또 달랐다. 아..안 어울리네 ^^ 하면서.

허영심 많고 과거에 사는 이기적인 아만다. 연극으로 옮긴다면. 박해미가 딱 어울리겠다. 그럼 로라는? 윤정희. 짐 역활은 정준호(왜 난 이 사람이 가벼움이 대명사처럼 느껴질까. 대발이아재라서 그런가 왠지 그 사람이 진지하게 각을 잡아도 영..솜털처럼 가벼운 존재감이라니) 톰은 못 골랐다. 섬세하기도 하면서 고통도 아는데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은 믿음직 스럽지 못한..그러면서 뭔가 아는 톰. 못 골랐다.

난 아만다와 같은 부류가 싫다. 그녀의 허영심 많은 이기심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절제못하고 읽지도 않은 책을 이리 사 대는 것을 보면 말이다. ^^  그렇긴 해도 로라와 같은 부류도 싫다. 순수하다는 것은 그 만큼 다른 이들에게 세상 살면서 이루어지는 진흙밭에서 굴러야 하는 일들을 다른 이들이 대신 해야 한다. 그 순수함을 지켜주기 위해서. 깨질까 부서질까. 그랬다 로라가 짐의 문을 열어주지 못하겠다는 그 부분을 넘어가면서 어둠속에서 촛불에 의지해 짐과 이야기 하면서. 내 마음이 조마조마 하면서 짜증스러웠다. 깨질게 분명한데..그녀의 유리동물원이 내가 꿈꾸는 삶의 세계와 통하는 면이 있어서 조마조마했다. 

누군가 돈이 진짜 진짜 많으면 무엇을 할거냐고 물었다.
' 썸머힐 학교(십여년 전에 티브이에서 보았던 여름 학교) 같은 그런 학교를 만들고 싶다'   지금의 대안학교 이리라. 나의 생각과  멀리 가고 있는 대안학교.

그 안의 세계를 이상적으로 꿈꾸는 내 세계도 로라의 유리동물원과 다를게 뭔가 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있는가 문 열어주는 것에조차도 겁을 집어 먹는 로라. 그녀에게 짜증내고 있는 내가 실은 내게 짜증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글 남기면서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있나? 하고 다시 되묻는다. 뭔가 끄적거려야 하니까 말을 만드는데 아닌가 할때도 있다. 또 가끔은 아..그렇구나 하면서 다시 책을 이해하기도 한다. 올해는 후자가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 보는 버릇도 조금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도.

희곡이 생각보다 매력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