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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휴식 - 마음의 평안과 자유를 얻은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6년 5월
평점 :
두꺼운 [정신분석에로의 초대]를 샀었다. 어떤 계기로 샀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내 책꽂이에 꽂여 있는걸 보니 그의 이름을 어디에선가 들었을것이다 했다. 5.18도서관에서 그 사람 강의가 있다니 한번 들어볼까 무료로 한다니 더 좋구나 하고 들었다
약력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의 과거 전력 화려하더라. 그에 비해 그 사람이 강의하는 스타일은 깔끔+ 소탈 + 편안함 + 몰입= 팬!
동그란 얼굴에 웃는 표정이 편안한 옆집 할아버지 같은데 (나이에 비해 분위기가 할아버지 분위기다. 아마 70이 되어도 저 분위기 80도 그다지 다를거 같지 않다) 강의 시작 첫마디부터 바로 본론이다. 인사말같은거 생략하고 1시간 30분 내내 단 한마디도 허튼 말없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귀에 쏙쏙 박히게 강의를 하고 계신다. 수많은 방청객들 앞에서나 동네 아줌마들 몇몇 놓고 강의를 하나 아이들 몇몇에게나 엘리트사원들 앞에서나 같을거 같다. 누구한테 잘 보이려거나 무언가 열심히 이 사람들한테 전달해줘야지 하는 열의보다 무언가 더 큰 묵직한 에너지를 그냥 느끼게 한다.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게 강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과 함께 알라딘에서 그 사람과 관련된 책을 네권을 질렀다. 다행히 누군가 중고로 모두 내놨더라. 고맙십니다 하고 받았다.
그 첫번째 책. 강의중에 우리에게 말했던 책. 그래서 그 책에 들어있는 내용과 강의내용이 비슷한것이 많았다. 책보다 강의가 더 좋네 하면서 읽어내려가면서 마지막에 이르러..
버트란트 러셀 " 예수는 오른 뺨을 때리는 자에게 왼 뺨을 돌려대라고 했다. 이것은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자학적인 요구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일을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나는 이런 요구를 하는 예수를 믿을 수가 없다." (그는 노벨문학상에 철학 논리학 수학의 대가란다) 이에 대해 그의 논리를 반박할 말이 없어 이무석교수는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다 김성희 교수가 " 예수의 오른 뺨을 돌려대라는 말씀의 의미는 어른스러운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 앵무새죽이기의 '아빠'의 행동이 떠오르면서 그 사람이 살았던 방식이 이런 거였다. 그 삶의 방식이 작은 진동으로 들어왔다. 그 진동을 계속 울리게 하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그 방법을 뒤에 6단계에 걸쳐 가볍게 설명해준다.
1.마음이 나에게 말을 건다-그 말을 들어 보자
( 고통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러나아무도 그것을 원치 않는다)
2.사실 나도 나를 잘 모른다 - 나를 이해하자
3.현실을 인정할때 오는 평화로움 - 그 힘을 느껴보자 ( 주여. 제가 '꿀 수 있는 일'은 바꿀 수 있도록 힘을 주옵소서. 그러나 제가 '바꿀 수 없는 일'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인내심을 주옵소서. 그리고 제게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옵소서."-기도문)
4.좋아도 내가 좋아하고 미워도 내가 미워한다-내가 내 마음의 주인다.
5."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좋은 반사 대상을 만들자
6.내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내가 먼저 손 내밀자
(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이다)
큰 제목만 보면 그 말이 그 말같다. 이런 말들도 처음 들을때보다 자꾸 듣다 보면,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잘 들어다 보려고 해야 알수가 있는 거 같다.
내게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어.라고 머리에서 논리적으로 풀어서 알아진 지식은 도움이 안된다. 그것을 감정적으로 충분히 반복해서 스스로 알아채어지는 순간부터 변화가 시작된다다.
난 지각을 아주 잘 한다. 약속에 지각하지 않는 법이 없다. 늘상 지각하면서 남들이 지각할때 정말 화가 난다. 그렇지만 화를 잘 못낸다.평소에 내가 했던 생활이 있어서. 지각하는 것을 왜 그럴까 하고 곰곰 생각했었다. 아주 과거에 돌아가서.
아빠가 내게 동생들 둘을 빵집에 맡기고 잠시 일보러 가셨었다. 그때 내 나이가 아마도 초등 1년 여름정도 일것이다. 에어콘이 틀어져있는 바로 앞 자리에 앉아 사라진지 2-3시간 후에 나타나셨다. 그 시간동안 에어콘 바람의 한기, 지나다니는 점원언니들의 눈총. 주인이 와서 '아빠가 언제 오는지.' 물어보는거. 빵을 하나씩 하나씩 시키면서 자리잡고 있는거에 대해 자리값, 빵을 너무 많이 먹으면 아빠한테 꾸중들까 하는 두려움에 조각조각 내어 빵 먹던 거.아무것도 모르는 동생들이 나를 바라보던 눈동자, 그런 기억이 떠올랐다. 그 빵집의 모습이 아주 생생하게 에어콘 바람까지도 느껴지게 생생했다. 문 열릴적마다 누굴까 아빠일까 하고 쳐다보는 내 마음들이 선명하게 남아 아프게 하고 있었다. 아빠의 그 일이 바둑두는 거라는 것을 안다. 중요한 일도 아니고 바둑이라니.. 아빠가 우리를 데리러 오지 않으면 어떻하나 하는 불안감이 컸었다. 그런데 정작 아빠가 우리를 데리러 왔을때 그거에 대한 불안감이나 서운함을 전혀 말하지 않고 데리러 와준거에만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었다.부모가 자식에게 당연 했어야 하는 일에 아직도 '감사'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니..만약 내 남편이 우리 애들에게 그런 일을 했다면..용서하기 힘들었을거다. 실은 내 아빠가 우리에게 잘못했는데 내 아빠라..그렇게 표현을 못하고 있었다. 아빠가 나빴다. 정말 나빴다..
늦게 가야 내가 그 약속에서 바람맞지 않을거라는 안심을 하나보다. 먼저 가서 기다리면 수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다. 혹 무슨 일 있어서 안 나오는거 아니야. 약속장소나 시간이 변경됬는데 나만 모르고 나온거아니야.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좌절감 서운함 배신감..별별 느낌들이 스쳐지나갔었다. 버림받을지 모르는 어릴적에 공포심이 커서 약속시간에 늦게 나가게 만드는 원인이 된게 아닌가..
수 많은 생각들이 왔다 갔다 한다. 피곤하다. 이렇게 쓰고 나니까 많이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