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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미셸 투르니에 지음, 에두아르 부바 사진,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몇장의 사진이 홍보용으로 올라왔다.
그렇게 몇장의 사진중에 중절모를 쓴 듯한 남자의 뒷모습
몇그루의 무슨 나무인지 알수 없는 기둥들 사이에 작은 수목처럼 줄 지어
서 있는 화단과도 같은 공원벤치에 앉았는 남자의 뒷모습.
그의 손에서 조금 내려가 보면 책이 한권 놓여있다.
그리고 그림자..
모자 밑으로 그늘이 져 있는 목덜미의 주름살이
그의 나이가 적지 않음을.
조금은 굽은 듯한 느낌의 등은 지난 삶의 고단함도
마르면서 왜소한 그가 공원 벤치에 앉아 읽으려던 저 책은
무슨 책일까.
그렇게 책을 가지고 와선 오후 한낮의 햇살에 그냥..막연히 앉아만 있는 건.
그렇게 잠시 잠깐 세상을 등지고 앉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앉아있다.
이 사진이 나를 끌어당긴다.
정오 한낮의 무기력함이 어느 시간이 흐르면 나도 저런 뒷모습을
가질수 있겠구나 싶었다.
조금씩 놓아주면서 무기력함도 잠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으로 살고 싶다.
언제나 열심히 . 재미있게가 아니라 지루함도 갖고 가는 모습으로.
이 나른한 남자가 내 안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