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라인홀트 메스너 지음, 모명숙 옮김 / 황금나침반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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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렇게 허겁지겁 글을 순식간에 집어 삼켰다.

뭐에 그리 몰려서 읽었을지..

지금 내가 우울함을 그가 걸어가는 걸음으로

하나씩 내려놓기 위해서 일까 싶다.

채 소화되지 않은 글들이 모래바람을 타고 내 안으로 들어가

남겨지기를.

그래서 그런 힘듬이 지금 나를 내리고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보는 힘을 주기를

힘들게 걸어가는 사막의 한 장면으로 잊어버리고 싶었나 보다.

 

그러면서..그가 말하는

그렇게 힘들게 여행했다고 해서 조금 더 현명해지거나 행복해진게 아니다.

그 말에 공감하면서 무언가 정말 이루고 싶었던 일을 해낸다고 해서

더 지혜로와지는 건 아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지금 현재를 넘어가는데 도움이 되거나 해결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더 많이 몸을 사리게 하는 일도 많다.

더 몸을 사리고 더 계산을 하고 더 많이 욕심부린다. 그러면서 '척'은 더 많다.

참 지리멸렬하다.

그럼에도 더 나은 내일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은 지워지지 않는다.

아마 이 고비를 넘기면..이 시간을 넘기면. 지혜가 한 웅큼 생길거야 .

그럴수도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내가 기대했던 사막의 모습은 아니었다.

오래전 다카르랠리에서 보았던 정말 황홀했던 사막의 노을. 그 모습은 뭔가 찰진 느낌의

사막의 노을이었다면 이 책에서 보는 모습은 참 황량한..물기 하나도 없는 건조한 바람이 부는 사막이었다.

그래서 더 위로가 된다.

이렇게 건조한 사막으로 집어삼켜져서 일부러 우울함을 떨치기 위해

위선떨지 않도록 괜찮은척 하지 않도록..

우울을 선택하도록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우울함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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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믿기 어려운 이야기
캐티 벤트 그림, 로베르트 발저 글, 조국현 옮김 / 한길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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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물에 빠져 죽기 직전의 아이꿈을 꾸었다.

요즘 기분이 울적해서 집에 머물고 있다.

꿈도 내게 우울하다고 말해주고 있구나 싶어..어떻게 하지

강의를 듣거나 아이들 학원에 데리고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도 지친다.

사람들과 관계맺어야 하는 일들에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

왜 저렇게 말할까.. 그렇다고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 가볍게 어울려지는 관계들에 지금 염증이 난건가.

꿈작업하면서 전에 내가 받았던 상처들이 다시 새록새록 올라오는 건가.

그게 가장 합당해보인다. 그 일들이,극복되었다고.. 괜찮다고 생각되어 잘 살았던

몇달이 지나고 지금에야..우울해진다.

먹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것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는.

잘 살아가려고 애쓰던 시간이 지난뒤에. 힘이 떨어진 뒤에 우울함이 따라오는 거 맞다.

 

빙겔리씨도..아마 그런 시간이 너무 지나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는 상태로 빠져버린게 아닐까

재산 ,아내,아이들..하나씩 하나씩 사라져 가는데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를 가는지,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간다.

지금 내가 그러한가?

도대체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던가 .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다른 이들을 보면서 즐기지못함을 안타까워하면서 동시에 약간은 우월감 느끼지 않았던가

무엇을 놓쳐서 이러한가.

아니라면 나를 너무 소비해서 기력이 조금 떨어진건가.

빙겔리씨가 깨닫지 못함이 아니라 너무 무기력해져서 그럴밖에 할수 없었나.

그냥 얼굴도 없이 걸어다니고 있는 그의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우울할적에 읽고 또..읽고 들여다보고 있다.

가을 햇살을 싫어서. 우울하다고 한다면 좀 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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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2019-07-15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을 건너 두번의 이야기를 쓴 책이었다. 이제야 알았네. 다시 한번 읽어볼까..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
레인 스미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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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의 정원이 모든 걸 기억하니까요. "

 

양면으로 펼쳐지는 큰 화면이지만 그 화면이 열리기 전에 양쪽으로 펼쳐진

연두빛의 느낌들의 색이 정말 좋다.

아지랑이가 솟구쳐 올라가듯이 많은 기억들이 새록새록 올라오듯이

그렇게 가득 메우고 있는 장면이 참 좋다.

아마도 그것을 보고 있는 내 마음안이 조금은 편안해지고 비어있어

숨쉬는 공간이 있어서 일까싶다.

내가 무언가 바쁘고 목표가 있어 열심히 살고 있다면 그래서 내 안에

가득가득 메우고 있다면 이렇게 가득한 공간이 숨가쁘지 않을까 싶다.

비어있어야 무언가가 내게로 흘러들어온다.

그렇게 들어오다가 다시 비우고 그렇게 순환하는 삶을 살아야하지 않을까

할아버지가 손자에서 이어져 가는 이 삶의 조화가 보여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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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먹는 요정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4
안네게르트 푹스후버 그림, 미하엘 엔데 글,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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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라는 이름을 보고 샀다.

내용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작가보다 컸기에 점수도 박하게 준다.

그림이 맘에 들지 않았다면 별 두개였을거다.

 

처음에 보았을 때 악몽은 그럼 갈때가 어디있나. 뭔가가 있으니까 꿈꾸는거 아니야

그렇게 먹어치워버리게 할만큼 악몽이 필요가 없나? 했었다.

이젠 꿈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더욱 더 아쉽기만 하다

이런 꿈을 꾸고 싶다고 해서 꾸어지는 것도 아니고 버리고 싶다해서 안꾸는 것도 아닌.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은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풀 한포기에 모든 이유가 있듯이 말이다.

 

미하엘 엔데의 이야기들은 그 안으로 들어가 (환상의 세계든, 꿈의 세계든) 해결하고 나오는

결말들이 많다.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그런데 그림책은..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이런 결말을?

아니면 아직은 직면하기보다 조금 더 안심하고 보호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다루고 있는 걸까?

세상에 나가기 전에 충분히 보호해주면서 기다려주기 위함이라면..

별 세개가 그림의 영향만은 아니다.

 

까칠하게 살기 위한 리뷰가 어느새 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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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 베틀북 그림책 104
조이 카울리 지음, 로빈 벨튼 그림, 홍연미 옮김 / 베틀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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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전쟁이 어떠고 평화가 어떠고 하는 설명글이 붙어있는데

다 필요없고 재미있다.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 물론 주제에 걸맞게 내용고 그림 잘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주제를 내세우는 그림책들이 지리하고  교훈적인 내용이 재미없게

풀풀 풍기기 때문에 선택이 잘 되지 않는다.

아주 잘 , 재미있게, 풍기고 있어서 그 안에 앉아있고 싶다.

 

대포안에 자리 잡은 오리로 인해 전쟁을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난다.

중간에 대포옆에 신문을 보고 있는 장군이 나온다.

박차를 단 군화를 신고 있던 장군이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로 대포에 발을 얹고 신문을 본다.

어디에도 신발은 없다.

신발은 신어야 어디론가 이동을 하고 재빨리 달릴수도 있는 가장 바닥에 있는 보호책이다.

사람의 동적인 에너지 및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박차는 말을 차냄으로서 앞으로 뛰어나가게 하는 날카로운 도구이다.

그 박차없이 . 신발이라는 보호책없이 대포옆에서 느긋하게 신문을 본다.

난 이 부분의 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신문이라는 쌍방통행. 지금 현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매체를 읽고 있는 장군도.

책이라는 것이 아무리 좋지만 어느정도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도 조금은 과거의 이야기이거나 한 사람의 머리속에만 있는 주제들.

전쟁을 하려했던 장군의 심정 변화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장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옷이 달라지고 신발들이 달라졌다

더 이상은 전쟁은 없다. 불가능한 상황으로 엮어간다.

전쟁의 압박에 벗어나면, 죽음에서 벗어나면 그 만큼의 강한 에너지가 어디론가

쏟아져야 한다. 그 에너지에 맞먹는 결혼이라는 전쟁터로 들어가고 있다.

돌고 돈다. 현실에 전쟁이 끝났는가 했더니 다시 시작이다.

이제 장군은 진실로 길고 긴 전쟁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누가 이기든 그 전쟁안에는 또 다른 오리들이 날개짓을 할수 있을 것이다.

정말 매력적인 내용에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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