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5 - 천하를 취하게 할 막걸리가 온다!
이종규 지음, 김용회 그림, 허시명 감수 / 북폴리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작년 이맘때(2010.7월) 우리나라 최초의 막걸리 만화인 <대작(이종규 글 / 김용회 그림 / 북폴리오 / 2010년 5월)을 읽었다 - 만화도 분명 “책”이므로 “본다”가 아닌 “읽는다”는 표현이 맞다 -. 원래 막걸리를 즐겨하지 않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이 간절히 생각났던, 결국 며칠 후 회사 동료들과 “막걸리 파티”를 벌였던 그런 기억이 난다. 1권만 읽었던 터라 뒷 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었는데, 1년 만에 전 5권으로 완간된 <대작> 전 권을 읽을 기회를 만났다. 막걸리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저절로 연상되어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드는 이 책, 국내외 유명 음식 만화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재미와 함께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의 전통 주류인 “막걸리”에 대한 상식까지 얻을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다. 

전주에서 할머니에게 빌붙어서 연일 술만 마셔대는 백수건달 “안태호”, 친구 “석배”네 포장마차에서 할머니가 만들어 오신 “가양주(家釀酒)” 막걸리를 판매하지만, 사고를 치고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태호에 대한 걱정에 눈물 흘리는 할머니에게 태호의 친구이자 굴지의 주류회사 “조선주조”의 개발 실장인 “준한”은 태호를 풀려나게 하는 조건으로 할머니 막걸리 제조 방법 및 판매에 대한 모든 권리를 조선주조에 양도한다는 계약서와 함께 돈을 내밀고,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태호가 풀려나는 날 아침, 태호를 마중 나가던 할머니는 교통사고로 그만 그 자리에서 돌아가시고, 준한은 할머니의 사고 장면을 목격했음에도 사고를 낸 운전자가 자신이 다니고 있는 “조선주조”의 사장임을 알고는 입을 닫아버린다. 할머니 이름을 붙인 막걸리가 조선주조에서 출시되고, 톱 배우 “한보미”의 광고에 힘입어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할머니의 막걸리를 기사로 냈던 “강명민”은 상심에 빠져 술만 마셔대는 태호에게 할머니의 막걸리를 재연하자고 손을 내밀고, 태호는 마음을 추스르고 명민의 “대작주조”를 찾아가고, 한때 술 명인이었지만 지금은 노숙자 생활을 전전하는 “김무성” 명인의 딸 “나영”도 대작주조에 합류하게 된다. 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아경제인회의” 개막 건배주를 뽑기 위한 전통주 품평회에 “개벽”을 출품하게 된 태호 일행은 대상을 받게 되지만 그 기쁨도 잠시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수상이 취소되고, 품평회날 친구 아버지 장례식에 다녀오느라 행사장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태호는 대작주조를 떠나 고향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할머니의 막걸리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할머니께서 술 빚는데 사용했던 “쌀”을 공급해온 할아버지는 마을을 들썩이는 포도농사 바람에 더 이상 벼를 키울 수 없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할머니께서 길어오시던 인근 산 암자의 물 또한 인근 강이 댐을 만든다고 파헤쳐져 그 맛이 변하고 만다. 과연 태호는 이런 악조건을 이겨내고 할머니의 술을 재연해낼 수 있을까?  

책은 이처럼 태호가 돌아가신 할머니의 술을 천신만고 끝에 다시 재연해내는 과정을 주 얼개로 하고 대기업 조선주조의 각종 음모와 추악한 경영권 다툼, 톱배우 한보미를 둘러싼 연예 기획사의 횡포를 갈등 요인으로 배치하며, 여기에 주인공들인 보미와 태호, 나영과 명민의 러브라인을 곁들여서 전체 이야기를 완성해낸다. 또한 매 화(Chapter)가 끝나면 막걸리에 대한 기본 상식들을 소개하는 데, 이를테면 보통 막걸리를 “탁주”, “동동주” 등 여러 이름으로 혼용해서 부르지만 서로 다른 뜻이라던가 막걸리는 알코올 6%의 저도주로 소주에 비해 열량이 낮고, 우리 몸에서 생성하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 7가지가 들어 있으며, 유산균 및 효모가 풍부해 건강음식(Well-being)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그 효능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태호가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만든 계기가 된, 집에서 만든 술을 판매하는 것에 관한 법적인 문제 - 주류 면허가 없는 사람이 집에서 만든 술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것은 물론 무상으로 선물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한다 - , 우리나라 대표 전통주 품평회들, 최근 건강 막걸리로 각광받고 있는 인삼 막걸리, 산삼 막걸리 등에 들어가는 첨가물의 효용, 가볍고 또는 때론 무겁다는 물의 구별법, 그리고 한국 막걸리의 미래 등 막걸리와 연관된 상식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먼저 만화 부문부터 재미있게 읽고 이 부분만 따로 챙겨서 다시 한번 읽었다. 1권을 읽고서 “우리 전통막걸리의 흥취와 맛을 제대로 표현해내는, 막걸리에 대한 대표 스토리텔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남겼었는데, 5권까지 다 읽고 난 소감은 그런 나의 바람을 제대로 이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맛있긴” 참 맛있었나 보다. 술이라면 질색하는 아내도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막걸리가 마시고 싶다며 마트 가서 막걸리 사오라고 내 등을 떠미는 것을 보면^^ 결국 이 책 덕분에 아내와 오붓한 막걸리 파티라는 “덤”까지 얻을 수 있었으니 여러모로 재미있는 책이다.  

올해 들어 주춤하던 막걸리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월 막걸리에 항암물질인 “파네졸” 성분이 맥주나 와인보다 최대 25배나 많이 들어 있다는 한국식품연구원 발표덕분에 내수가 다시 증가하고 수출 또한 2011년 6월말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니 참 반가운 소식이다. 부디 이 인기가 지속되어 주기를, 그래서 막걸리가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맥주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술로 자리매김하기를, 나아가 “한국인의 술”에서 “세계인의 술”로 발전해주길, 그리고 이 책이 바로 막걸리의 인기를 견인하는 “기폭제”가 되어주길 바래본다. 이런 이런 막걸리 이야기를 했더니 혀에 침이 고이고 뱃속에서 막걸리 달라고 아우성이다. 아무래도 막걸리 파티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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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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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년(2010년) 이 맘 때 “마크 레비”의 <낮 1,2(열림원/2010년 5월)>을 읽었었다. 두 권 합쳐 700 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임에도 불구하고 금세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었던 책이었는데, 남자 주인공인 “아드리안”이 죽은 줄 알았던 여자 주인공인 “키이라”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중국으로 그녀를 찾아 떠나는 장면으로 끝이 나고 다음 권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후속권이 어서 출간되기를 기다려 왔는데, 1년여 만에 <낮>의 2부인 <밤 1,2(원제 La Premiere Nuit/열림원/2011년 6월)>을 읽게 되었다. 1부보다 더 아슬아슬하고 기상천외한 모험을 겪게 되는 두 주인공이 마침내 신비한 목걸이의 정체와 인류 기원에 대한 미스터리가 밝혀내는 과정이 꽤나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게 만드는 책이었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험 끝에 신비의 목걸이 두 조각을 발견했지만 중국에서 그만 사고로 “키이라”를 잃게 된 “나(아드리안)”는 큰 상심에 빠지게 된다. 어느날 나에게 배달된 우편물 속에 키이라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찾아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지만 정체불명의 급성 폐렴에 걸려 그만 비행기는 “아테네”로 회항(回航)하게 되고, 나는 사경을 헤매게 된다. 간신히 병을 이겨내고 눈을 뜬 “나”는 동료 “월터”에게서 키이라가 중국 감옥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채 몸을 추스르지도 못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다시 중국으로 향한다. 감옥에서 재회하고 중국을 벗어난 둘은 그들의 모험을 막후해서 조정해 온 “이보리” 교수를 다시 만나게 된 후 그의 조언과 비밀스러운 조종에 따라 목걸이의 남은 조각을 찾기 위하여 그들의 연구를 저지하기 위한 비밀 단체의 집요한 방해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영국과 러시아를 거쳐 세 번째 조각이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칼 호(湖) 인근 수메르 유적으로까지 모험은 계속된다. 그러나 결국 비밀 단체의 공격으로 세 번째 조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보리 교수에게서 죽은 자신의 동료가 갖고 있던 나머지 목걸이 조각을 건네받아 조립하고는 강력한 레이저 빔을 쏴서 연출해낸 목걸이의 영상을 통해서 목걸이가 가리키는 장소의 좌표를 알아낸다. 그곳은 바로 키이라가 발굴하던 에티오피아 오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다시 에티오피아로 돌아온 둘은 아직도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이던 키이라의 동료들을 설득하여 새롭게 발굴을 시작하고, 마침내 최초의 인류로 짐작되는 유골과 “피(血)”가 굳혀져 마치 호박(琥珀)처럼 변해버린 구슬을 발견하고는 DNA를 분석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와 연구소에 의뢰하게 된다. 연구 결과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결과, 즉 인류의 시원(始原)과 비밀 단체가 그들을 그렇게 집요하게 방해했던 이유를 알게 된다.  

1년여 만에 2부를 읽게 되었지만 “아드리안”의 동료인 “월터”가 책 첫머리에 1부를 잘 요약(?)해서 설명 - 이유는 “아드리안”을 배신 아닌 배신을 한 관계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한다 - 하고 있어 굳이 1부를 읽지 않아도 이야기 파악에 무리가 없다. 전 편에서 “번개”와 같은 에너지를 투사(投射)하면 4 억 년 전의 별자리 영상을 보여주는 신비한 목걸이와 주인공 일행을 방해하는 비밀 단체의 정체 등이 밝혀지지 않았던 터라 받아들자 마자 바로 읽기 시작한 이 책, 역시 700 페이지 가까운 분량을 단숨에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몰입감과 재미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꼽는다면 두 남녀 주인공보다도 “윌터”를 꼽고 싶은데, 전 편에서도 개크 캐릭터로서 웃음을 이끌어가면서도 마지막에 큰 “반전”을 주더니만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본격적인 “웃음” - 아드리안과 주고 받는 만담(漫談) 수준의 대화, 자신보다 20살이 더 많은 아드리안의 이모에게 사랑에 빠지는 순진무구함(?) - 과 함께 아직도 주인공의 모험의 배후에서 공작을 꾸미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지만 주인공의 안위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챙겨주는 모습 등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연(助演)으로서 이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다니 “명품 조연”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고나 할까? 

이렇게 흥미진진한 신비한 모험과 개성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 재미있는 책이지만 다 읽고 나서도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이 남는 당황스러운 책이었음을 밝혀둬야 겠다. 먼저 2부 1권 100 여 페이지에 이르는 “아드리안”의 “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키이라”를 찾아 중국으로 떠난 아드리안은 자신을 구출했던 큰 스님을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다른 절에 숨어 살고 있는 키이라를 만나지만 자신을 죽이려는 세력들을 피해 18개월 동안은 이 절에 숨어 살기로 큰 스님과 했다는 말에 낙담하고 헤어지는 데 이 순간 병실에서 눈을 뜬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급성 폐렴을 앓으면서 사경(死境)을 헤매던 “아드리안”의 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니, 그 꿈 속에서 주인공들을 배후에서 움직이는 두 사람인 월터와 이보리 교수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나 적대 세력의 움직임들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라도 약물을 통해서 아드리안의 기억을 지우고 꿈처럼 느끼게 한 식으로 전개되겠거니 했는데 진짜 “꿈”으로 처리되고 마는데, 왜 이 장면이 굳이 필요했는지 의미를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 모든 미스터리가 밝혀지는 장면도 명확하지가 않은데, 왜 목걸이들은 4조각으로 나뉘어 전 세계로 흩어졌는지 -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결말을 밝힐 수 는 없지만 그 어떤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흩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비밀”이 어떻게 수 천 년도 아니고 수 억 년이 넘게 전승(傳承)되어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 모든 조각이 갖춰지지도 않았는데도 “비밀”의 장소가 밝혀지는 점, 이러한 비밀이 공개되면 인류에게 대혼란이 오는, 말 그대로 “종말(終末)”이 도래할 수 도 있다는 비밀단체의 믿음 또한 너무 과장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또 다른 상상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열린 결말”을 의도했다고 볼 수 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미완성(未完成)”의 작품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번 <낮>을 읽고서 최종 평가는 2부 격인 <밤>을 읽고 난 후 로 보류해야겠다고 감상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제 평가를 내려야겠다. 명쾌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와 결말로 아쉬움이 남지만 <낮>과 <밤> 시리즈,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모험과 스릴, 미스터리, 그리고 사랑 등 흥행 요소가 다분한 이 책, 작가의 전작인 <저스트 라이크 헤븐> 처럼 영화화(映畵化) 되면 어떨까? 신비한 목걸이가 보여주는 4억년 전 별자리 영상이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된다면 꽤나 근사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 같은데 말이다. 멋진 영상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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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때는 역시 더위를 한방에 날릴만한 추리, 공포, 판타지 등 장르 소설이 제격이죠^^ 이번 달에는 사심(私心) 가득한 책 선정해봅니다^^ 

 1. 인어의 노래(발 맥더미드/랜덤하우스 코리아/2011.6.17.)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1권. 1995년 첫 발표되어 영국은 물론 전 세계 미스터리 평론가와 독자들을 충격과 놀라움으로 경악케 한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발 맥더미드의 <인어의 노래>. 극악무도한 살인마들과의 심리적 소통을 통해 사건 해결 및 차후의 피해자를 방지하는 임상 심리학자 토니 힐의 활약을 다룬 작품이다(알라딘 소개)  

케이블 TV 여기저기에서 상영하는 "미드" 대부분이 "프로파일러"를 소재로 하고 있다고 한다. 나에게는 아직 생소하고 분량(484쪽) 또한 만만치는 않지만 이미 전 세계 미스터리 평론가와 독자들에게서 "검증" 받은 작품이니 이 작품을 통해 프로파일러의 세계에 들어가보고 싶다. 한 여름 더위를 잊게 해주기에는 제격일 책! 

2. 스완송 1,2( 로버트 매캐먼/검은숲/2011-06-28)

 

'세기말 소설'의 최고작으로 평가 받고 있는 <스완 송>. 핵전쟁을 비롯해, 각종 질병과 재앙으로 문명이 정지한 세계. 그 설정 위에 토대를 마련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설을 '세기말 소설(Post Apocalyptic Fiction)'이라고 한다.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 스티븐 킹의 <스탠드>,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 등은 모두 이 분야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알라딘 소개) 

지구 종말을 다룬다니 참 좋아하는 소재인데.... 이 책 분량이 두 권 합쳐 자그마치 1,400 페이지가 넘는다. 왠만한 책 5권 분량이다. 그래도 6월에 나온 책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책이라 과감히 신청해본다. 이 책, 7~8월 삼복 더위를 잊게할 만큼 재미있는 책이길 기대해본다. 

3. 마리아비틀 (이사카 고타로/21세기북스/2011-06-29)

 

일본 문학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작가 중 한 명이자, ‘일본에서 가장 재기발랄한 소설을 쓰는 작가’로 주목받아온 이사카 고타로의 『골든 슬럼버』 이후 3년만의 신작 장편.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저자 본인이 ‘작가로서 가장 큰 성취감을 준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던 『그래스호퍼』의 후속격인 작품이다. 이사카 고타로는 특유의 재기발랄한 캐릭터들을 질주하는 신칸센이라는 독특한 장소 안에 몰아넣는다. 생사를 헤매는 아들을 위해 놓았던 총을 다시 잡은 남자,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한없는 악이 공존하는 소년, 사사건건 충돌하는 기묘한 킬러 콤비, 그리고 지독하게 불운한 남자. 이 독특하고 위험한 이들의 운명이 신칸센이라는 고립된 공간 안에서 뒤엉키며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질주가 시작된다.(알라딘 소개) 

이번 달 책들은 분량이 어찌 이리 많은지 이 책도 600 페이지 가까이 된다.  그래도 이사카 고타로라면, 그의 전작들 하나 같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만드는 몰입감이 정말 뛰어난 작품들이었는지라 이 책도 한번 빠져 들면 헤어나오지 못할 그런 책이 될 것 같다. 스완송과 함께 올 여름 가장 기대되는 책^^ 

4.  어나더(아야츠지 유키토/한스미디어/2011-06-30)

 

<십각관의 살인> <시계관의 살인> 등 일련의 '관' 시리즈로 국내 미스터리 독자들에게 본격추리의 맛을 선사한 아야츠지 유키토가 미스터리와 호러를 결합한 청춘 호러 미스터리를 내놓았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새로운 대표작이 될 거라고 공언하기도 한 이 작품은 성장의 열병에 휩싸인 청소년들의 미묘한 심리를 건드리고 있다.(알라딘 소개) 

이 책도 640쪽T_T 그래도 역시 여름에는 추리소설이 제격이 아닐까? 더군다나 미스터리에 호러를 결합했다니, 이미 <심각관~>,<시계관~>으로 그 재미를 입증했던 "아야츠지 유키토"라면 이름만으로도 선뜻 선택해볼 만한 그런 책일 것이다. 

5.  너무 친한 친구들(넬레 노이하우스/북로드/2011-06-20)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장편소설. 2007년 크리스마스 시즌 당시, 자비출판임에도 '해리포터 시리즈' 보다 더 많이 판매된 작품으로도 유명한 이 책은 독일 작은 마을 타우누스를 배경으로 한 '타우누스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도로 확장 계획을 반대하던 환경운동가의 죽음과 그 이면에 자리한 인간 욕망의 심연을 그린다.(알라딘 소개) 

이 작가의 전작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아직 읽지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궁금해하던 차였는데 신간이 나왔다. 이 책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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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over 2011-07-06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이번에 받을 소설 신간에 '너무 친한 친구들'이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레드미르 2011-07-11 17:45   좋아요 0 | URL
꼭 있기를 바래봅니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지도 지리 이야기
디딤 지음, 서영철 그림 / 삼양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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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는 수험(受驗)과목인 “지리(地理)” - 워낙 대입 전형이 바뀌다 보니 지금 학생들은 “지리”를 배우는지 모르겠는데, 선지원 후시험의 학력고사 세대이자 문과(文科)였던 나에게 “지리”는 주요 “암기” 과목 중에 하나였다 -로, 세계 여행을 꿈꾸며 벽면에 붙여 놓은 “세계지도”로 “지도(地圖)”, 참 많이 들여다보곤 했는데, 지금 “지도”는 그저 출퇴근 자동차 네비게이션(Navigation) 길 안내용이거나 또는 21세기 판 해적(海賊)들의 소굴이라는 “소말리아”가 어디에 위치했는지 다이어리 뒤에 수록되어 있는 한 장 짜리 “세계 지도” 펼쳐 보는 정도로, 또는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3D 위성 지도에서 우리 동네 찾아보는 “심심풀이”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학창시절에도 외울 것만 많은 지루한 과목으로,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보면 그다지 찾아볼 일도, 필요도 별로 없는 것이 바로 “지도”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졸업한 지 수십 년 만에 “지도”와 “지리”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깨닫게 해준 그런 책을 만났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지도 지리 이야기(디딤 편저/삼양미디어/2011년 5월)>이 바로 그 책이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지도는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변신하고 발전해왔으며, 어떤 특정한 지도를 이해하는 일은 인간이 그 지도를 만들 당시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대한 대답이기도 했다고 말하며, 이 책에서는 세계를 읽는 새로운 방식, 즉 과거의 갈피 속으로 사라진 역사를 읽어 내는 망원경의 역할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곳곳의 새로움을 탐구하는 현미경이 되기도 할 “지도”로 세계를 읽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책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지리 수업시간에 한번쯤은 들어봤을 지도 제작 방법인 “메르카토르” 도법이나 어느 지역을 중심에 두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각 지도 속에 담겨진 진실과 오래된 지도, 우리나라 지도, 현대 지도에 담긴 각 미스터리들을 소개(Par1. 지도 탄생의 미스터리)하고, 이어서 최초의 과학적 세계 지도를 생각해낸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러서야 윤곽이 잡히게 된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세계 지도 역사에 대해 소개(Part2. 한눈에 보는 세계지도의 역사)한 후 세 번째 장에서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극지방 등 각 대륙별로 미스터리한 현상이나 역사적 사실, 전설이나 유래 등을 소개(Part3. 재미있는 세계 지리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리고 각 Part가 끝나면 부록으로 전설로 전해내려 오는 “무”와 “아틀란티스”, 그리고 우주왕복선 인데버 호의 우주 촬영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져 화제가 되었던 “아담의 다리”의 진실을 실어 놓고 있다.  

매 페이지마다 지도들의 사진과 삽화를 싣고 있고, 지도에 얽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워낙 많은 분량이 그 중 우리나라 대표 지도라 할 수 있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소개해본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위해 “온 나라를 세 번 답사하고 백두산을 여덟 번 올라갔다 왔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역사적 정설(定說)로 받아들이는 그런 이야기일 텐데 이러한 무용담이 한낱 허구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당시 흥선대원군이 위대한 지도 제작자를 탄압하고 옥에 가두어 죽인 후 지도까지 모두 소각했다는 이야기 또한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가 아닌데, 이 두가지 모두 일본이 조선을 다스리던 지도자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지를, 김정호와 같이 업적을 이룬 사람을 일본이 발굴했다는 식의 의도롤 깔고 사실과 다르게 기술해서 오늘날에 “잘못” 알려진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흔히 책이나 대중 매체를 통해 알고 있는 “대동여지도”의 모습은 16만분의 1 축척인 “대동여지도”가 아니라 6분의 1로 줄인 92만분의 1 축척인 “대동여지전도(大東輿地全圖)”라고 한다. “대동여지도”가 세로 7m, 가로 4m에 이르는 대형 지도로 펼쳐 세우면 3층 높이가 될 정도로 너무 크다 보니 크기를 줄여 만드는 지도인 “대동여지전도”가 우리에게는 “대동여지도”로 잘못 알려진 것이다.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지도와 지리이야기를 왜 고등학교 때 지리 선생님은 왜 그렇게도 “재미없게” 가르치셨을까 하는 원망이 들었을 정도로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당시 학창시절에는 사회 나가면 써먹을 곳 하나도 없다는 이런 과목들 - “국영수(國英數)”를 제외하고 암기과목들이라 지칭되었던 국사, 지리, 세계사, 과학 과목들 - 을 왜 배우는지를 이해를 못해 학생들을 괴롭히기 위해 이 많은 과목들 배우는 것 아냐 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제와 생각해 보면 이 책의 제목처럼 “상식(常識)”을 갖춘 “교양인(敎養人)”을 육성하기 위해 그 많은 과목들을 배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십년 전 한번씩은 다 들어 본 이야기들이지만 생소함마저 느껴지는 “지도” 이야기, 지적 즐거움마저 느껴볼 수 있었던 재미있던 시간이었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읽을 꺼리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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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괴담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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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전설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도시 괴담(怪談)”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학교(學校)”와 “심야 버스(또는 전철)” 일 것이다. 추측컨대 두 곳 다 한 낮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지만 밤이 되면 인적이 끊겨 텅 비어 버리는 "적막함"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괴담의 배경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현직 라디오 방송 PD이자 소설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이재익 작가가 심야버스를 소재로 한 소설을 선보였다. <심야버스괴담(황소북스/2011년 6월)>이 바로 그 책이다. 

세기말의 음험한 분위기가 팽배하던 1999년 여름 어느날, 지금은 사라졌지만 강남역 - 분당간을 왕복하던 시외직행버스 2002번가.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분당에서 서울 양재동으로 이어진 고속화도로를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쉰 살 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가 운전석 옆에서 기사와 격렬한 실랑이를 벌이는 소동이 일어난다. 승객들이 말려 보지만 그 남자는 운전석을 향해 뛰어 들고, 운전기사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그 남자와 말리던 승객들이 엉켜 버스 바닥으로 쓰러지는데, 남자가 그만 승객들에게 깔려 압사(壓死)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기사와 승객들은 처벌받을 까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남자의 시체를 고속도로 옆 야산에 버리는데, 고등학교 윤리 선생님이자 또 다른 승객이었던 한 남자가 시체를 유기했다며 기사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그만 기사가 넘어져 머리를 돌에 찧으면서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두 사건 모두 말릴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승객들은 기사 시체마저도 야산에 버리고 강남역 인근에 버스마저 버려두고는 뿔뿔이 흩어진다. 경찰들은 버려진 버스 기사 실종 사건을 수사하지만 기사의 행방은 묘연 - 야산에 잠들어 있으니 - 하고 사건은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는데, 그 버스를 탔던 승객들이 하나 둘씩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살아남은 승객들은 자신의 차례가 오는 것은 아닌지 공포에 떠는데 마지막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진다.  

“괴담”이라는 제목만 보면 “공포 소설” 이겠거니 생각 들지만 이 책은 “추리 소설”, 아니 엄밀히는 섹스, 잔인한 살인 등 과격한 장면이 여과 없이 등장하는 “하드코어 스릴러” 물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토머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과 비슷하다고 할까? 분위기만큼은 여느 공포 소설 못지 않은데 세기말인 1999년 여름 심야라는 시간적 배경과 불 꺼진 버스와 적막한 고속도로라는 공간적 배경이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이 책, 200 페이지가 채 안 되는 짧은 분량이었기도 했지만 “최고의 페이지 터너”라는 별명에 걸맞게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몰입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마지막 반전에서 독자들을 깜빡 속이는 범인의 의외성 - 작가가 독자들이 범인을 오해하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 이 참 인상적인데, 뒷 표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이 버스 안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결국 스포일러였다니,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물론 그 문구를 알고 있었더라도 범인의 정체를 쉽게 짐작하긴 어려웠겠지만 말이다. 책 문구 중에서 사람을 죽일 때가 수십 대의 첼로가 한꺼번에 저음을 연주한다는 느낌이라고 묘사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어느 악기보다 가장 잘 인간의 심장을 표현한다는 첼로 수십 대가 동시에 연주하는 저음을 상상해보니 소름이 다 돋을 정도로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이재익 작가 작품은 <카시오페아 공주>, <압구정 소년들>,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에 이어 이번 작품이 네 번째로 읽은 작품인데 네 권 모두 기대 이상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어 “이재익 작품은 재미있다”라는 공식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 다양한 이야기 꺼리와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들, 앞으로도 계속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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