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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너무 복잡해 - It’s Complicate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낸시 마이어스 각본 감독이라, 그러고보니 이 여자 감독의 영화들이 죄다 로맨틱 코미디계열의 국내서도 히트한 영화들이 많다. 오년전 크리스마스 무렵에 개봉되었던 로맨틱 홀리데이를 비롯해 왓 위민원트, 섬씽 가타 기브 등등이다. 우리말 제목은 차마 제목이 뭐냐 물을 때 대답이 선 뜻 안 나올만치 제목의 카리스마가 별로다. 원 제목도 영어권 사람들한테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제목 만큼이나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내용을 흥미롭게 배치해서 상상속의 근사한 드라마 한편이 탄생했다.
메릴스트립은 힘없는 듯하면서 그녀만의 커리스머로 영화계를 주름잡아왔고 이젠 이름만으로도 영화가 평가될 정도이다. 오랜 세월 변하지 않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알렉 볼드윈은 젊은 시절 개성강한 매력남 역할을 맡아왔건만 요사이는 욕심그득한 중노년 이미지의 캐릭터를 맞고 있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에서도 간질발작을 일으키곤 하는 중년 변호사역할을 맡았는데 여기서도 그의 직업은 변호사다. 변호사, 건축가, 이 두 직업을 가진 남자들사이에서 갈피못잡는 이혼해 거의 장성한 아이 셋을 둔 비즈니스 우먼의 이야기. 그중 한 남자는 이혼한 전남편이고 그는 자신보다 스무살이나 어린 여자와 재혼했다.
남자가 바람피울 때 여자책임도 있다? 이런 말 종종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영화 안에서도 이런 멘트가 나온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남자든 여자든 상대방 때문에 바람피운다는 말은 말이 안된다. 왜냐, 둘 사이에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끝내고, 즉 갈라서든지 해 문제를 해결한 뒤에 다시 자신의 짝을 찾는게 도리다. 사랑이 마음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영화제목도 그렇다. 그래도 이혼의 원인제공은 바람피운 남자고 그런 주제에 젊은 여자의 아이가 성가시게 느껴지고(그렇다 젊은 부인 아그네스의 아이가 그의 아이인지 그녀의 전 남편의 아이인지---으아, 복잡하다---이것도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아이 하는 품이 그저 전남편 아이같다) 그래서 다시 예전의 오울드 와이프에게 돌아오고 싶다. 말은 '난 당신이 싫었던 적이 한번도 없어'라고 하면서.
메릴의 전남편 역이 알렉 볼드윈이란게 첨 이상했다. 광고 스틸 사진에서는 알렉이 새로 만난 건축가일거라고 믿었는데 완전히 뒤바꼈다. 메릴 이미지에 스티브 마틴의 샌님같은 이미지가 남편으로 어울린다고 선입관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스티브 마틴이란 배우는 진짜 백프로 웃기는 코미디에만 출연했던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선 왠지 겉도는 느낌이 많았다. 극속에서 부부동반여행에서 아내를 친구에게 뺏기고 돌아오는 비행기 옆좌석에 펑펑우는 친구아내와 같이 앉아 왔다는 얘기를 하는 남자라 그런지 더 갑갑해 보였다. 그에 비해 알렉 볼드윈은 천방지축 혐오적 전남편 역할을 밉살맞게 천연덕스럽게 해내었다. 이 남자가 사고칠때마다, 관객들은 에이~소리와 한숨소리를 냈디.
이혼한 전남편과 10년이상 멀어져 있다가 갑자기 좋아진다는 설정이 사실 가능할까... 영화대본이니 그렇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미국인들 경우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재결합가능성에 오히려 아이 셋은 아직 이혼 충격에서도 못 벗어났는데 이게 웬일이냐고 항의한다. 그래 항의다! 이혼충격보다 더 무서운게 재결합충격일 수 있다는게 이해가 된다. 아이셋도 다 예쁘고 잘생겼다. 거기에 결혼을 앞둔 큰 딸 사위 역인 극중 이름 할리의 연기는 참기름이고 깨소금이었다. 호텔서 미래의 장인장모의 만남을 목격한 이 아이가 버둥대며 사실을 모른채 해나가려 안간힘쓰는 모습이 귀엽다.
후반부에 가면 코미디요소가 완전히 극을 지배해 대마초와 파티 장면에 이르러선 절정이 된다. 이젠 서사와 예스에프에도 코미디요소가 삽입되어 관객을 붙잡으려하는 경향인데 로맨스라면 훨씬 자유롭게 코미디를 결합시킬 수 있지 않나. 그런데 뭐가 문제냐면 이렇게 웃기고 싶어하는 동시에 뭔가 메시지를 남기겠다는 의지가 슬그머니 심장을 압박하는 기운을 느낄 때는 어쩐지 부담스럽다는 얘길 꼭 하고 싶다는 거다. 사랑이 복잡하고 인생이 내맘대로 안된다지만 그저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하는 어떤 진리같은 얘기, 그게 이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수다다.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