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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물에 대하여 - 2022 우수환경도서
안드리 스나이어 마그나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12월
평점 :
좋은 책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흥미롭게, 때론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한 아이슬란드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음미했다. 뭐라고 콕 집어 표현하기가 어렵다. 저자의 말대로 현실을 담아야 할 단어들이 허공을 떠돌며 더 이상 아무것도 가리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소음과도 같다.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 '빙하 해빙', '기록적 고온', '해수 산성화' 같은 단어들이 백색 잡음에 불과해졌다. 우리는 이 각각의 말들이 의미하는 바를 쉽게 이해한다고 하지만, 하나의 단어가 함의하는 바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데올로기적, 경제적, 관념적 덧칠에 가려진 단어의 본질은 허깨비같이 주위를 맴돌다 흩어진다. "당연히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먼저 아니겠어?" "중국같이 오염의 기여도가 큰 나라에서 해결해야지 왜 우리한테만 그러는 거야?" "환경에 대한 어젠다는 좌파들이 늘 주장하는 거야. 그리고 그 심각성은 실제보다 과장되고 왜곡되었다던데."
이 책은 시간과 물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먼저 조부모의 인생을 얘기하며 인간의 시간을 성찰한다. 찰나 같은 순간이지만 인간의 고리는 몇 대에 걸쳐 이어지고 순환한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빙하와 관련된 역사, 신화 등을 언급하며 급격하게 변하는 지구의 미래를 걱정한다. 빙하의 해빙과 해수 산성화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2050년까지 전면 중단해야 한다. 앞으로 30년밖에 남지 않았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크게 네 가지 범주로 해결책을 나눈다. ① 음식물 쓰레기와 식단 변화 ②태양, 풍력에너지, 전기 동력 운송 ③숲 보전, 숲 가꾸기, 습지 및 우림 복원 ④여성 권리 신장
개인의 노력은 물론 전 지구적으로 단체, 국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참 어려운 문제다. 게다가 생존의 문제 즉 경제적 문제는 누구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저개발국의 입장 또한 이해가 간다. 쉽지 않지만 달라이 라마와 나눈 대화에서 그 실마리가 보인다.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하게 타당한, 또는 현실적인 방법은 대화입니다. 상대방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고 호혜적 해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 한가지,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