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봉피양 가고싶다..📖 음악 없이도 우리는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이건 반박 불가의 팩트다. 영화도, 사진도, 미술도, 게임도 다 마찬가지다. 이것들 없이도 우리는 아주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그렇다면 최후의 보루, 문학은 어떤가. 어느 인터뷰에서 소설가 김훈이 한 말로 대신한다. “나는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고, 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하는, 이런 개소리를 하는 놈은 다 죽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문학이 인간을 구원합니까. 도스토옙스키가 인간을 구원해? 난 문학이 구원한 인간은 한 놈도 본 적이 없어.” 그 어떤 예술이든 실재하는 삶보다 위중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예술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경험 혹은 체험을 선물해주기도 한다. 이 두 가지 태도를 ‘함께’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음악 없이는 못 살아.”라며 섣부르게 선언하는 대신 이 양극단 사이의 어딘가에 머물면서 가끔씩 찾아오는 경이의 순간을 맞이하면 되는 거다. (89~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