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같이 2주일마다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린다. 오래전부터 해온 의식과도 같은 일이다. 둘 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인데 취향은 정 반대다. 사진에서 보이는 책 등 하단 숫자 8은 한국 십진분류법에 의하면 문학으로 대부분 아내가 고른 책이다. 나도 문학을 싫어하진 않지만 가져온 책을 보면 주로 비문학이 많다. (학창시절엔 문학소년 이었...)
1. <고양이와 결혼한 쥐에게 일어난 일>
이 무슨 그로테스크한 제목이란 말인가! 고양이와 결혼한 쥐라니... 혹시 나를 두고 하는 소리? 농담입니다... 그림책인데 아내가 고른 책이다. 아내는 그림책 공부를 꽤 오랫동안 했고 관심도 많다. 무식한 얘기지만 그림책은 유치하고 애들만 보는 거로 생각했는데 옆에서 권해주는 걸 하나둘 보다보니 생각보다 재미있고 가볍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예전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텐데 요즘은 가능한 읽으려고 노력한다.
2. <있는 그대로>
위대한 영혼의 스승 스리 라마나 마하리시에 관한 책이다. 참자아를 깨닫기 위한 스승의 가르침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내가 고른 책인데 개인적으로 영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종교(특히 불교), 명상, 신비주의 등에 관한 책을 자주 빌리는 편인데 이런 책을 고르고 있으면 아내는 혀를 차며 안타까운 눈으로 보곤 한다(극현실주의자^^;). 한번은 기독교, 불교, 힌두교 관련 책을 동시에 보고 있는데 가지가지 한다며 한 가지만 고르라는 자상한 충고를 하기도 했다...
3. <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네. 제가 빌린 겁니다. 글밥이 많아 보여서 패스하려고 했으나 고양이가 생선 가게를 못 지나치듯...
4. <대치동>
아내의 선택. 대치동에서 오랜 기간 논술강사로 일했던 저자가 쓴 대한민국 사교육의 중심지 대치동에 관한 이야기. 난 별 관심 없는데 이미 절반 이상 읽은 아내의 말에 의하면 상당히 재미있다는 귀띔. 돼지맘이란 용어를 처음 알았네요.
5. <활활발발>
Wife's pick. 글쓰기 모임을 통한 사람과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 활활발발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없는 단어다. 추측건데 글방에서 때로는 성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지만, 늘 '발발(생기있고 활기차다)"함을 잃지 말자는 말인듯하다. 시간 되면 읽어야지.
6. <헬프 미 시스터>
아내는 황정은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책읽아웃> 애청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책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는다. 이 책도 여기서 알게 된 것. 이서수 작가의 장편소설인데 플랫폼 노동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다 읽은 거 같은데 무척 재미있다는 평이다. 마침 전기가오리(서양철학 공부모임)에서 보내준 배달 플랫폼 노동에 대한 자료가 있어 건네주며 읽어 보라고 했다. 사실 나도 아직 안 읽었다. 다 읽으면 짧게 요약해 달라 해야지.
7. <나의 덴마크 선생님>
지리산 대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저자가 덴마크 세계시민학교에 들어가서 배운 인생 공부를 담은 책. 내가 고른 책인데 거의 다 읽었다. 이전부터 덴마크 교육시스템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찾아 읽었는데 이 책도 괜찮았다.
8. <더 셜리 클럽>
9.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둘 다 박서련 작가의 책인데 역시나 <책읽아웃>에 소개되었다고 한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박서련 작가는 카드캡터 체리나 세일러문을 좋아했던 만화광이었는데 황정은 작가가 그 보다 더한 덕후스러움을 보이자 이내 꼬리를 내렸다고 한다. 근데 웃긴건 난 카드캡터 체리를 한 편도 본 적이 없는데 주제가는 무척 좋아했었다. 노래가 좋아~
10.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이것도 역시 <책읽아웃> 소개로 아내가 빌린 건데 나도 알고 있던 책이다. 배우 손수현과 뮤지션 신승은이 쓴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비거니즘 또한 주된 관심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하면 꼭 읽어 볼 예정.
마지막으로 추억을 소환해준 카드캡터 체리 주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