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읽는 오디세이 -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 <오디세이> 원작
호메로스 지음, 은상 엮음 / 빚은책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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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한 편의 영화가 그려졌던, 쉽게 읽힌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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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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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좋아하기에...

'책'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묻고 따지지도 않고 읽게 되는데...

​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1896년 창립한,

다자이 오사무, 마쓰모토 세이초, 나쓰메 소세키 등 고전 소설가부터

무라카미 하루키, 미야베 미유키, 미우라 시온 등 현대의 인기 작가들까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들의 책을 출간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출판사

'신쵸사'

그곳의 '교열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였습니다.

​

판권 면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드물고,

출판업계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누가 읽어도, 언제 읽어도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드는 이들의 열정!

그 뜨거운 현장 속에 들어가 보려 합니다.

​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부끄럽지 않을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 2』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

판권.

​

그곳에는 저자의 이름,

번역가의 이름,

발행인의 이름,

디자이너의 이름 등

​

책을 출간하는 데 관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

하지만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데

크게 관여하면서도

이름을 알리지 못하는

일도 존재한다.

​

그것이 교열.

​

신쵸사 교열부 문예팀 입사 10년 차 '쿠쥬 코코로(35)'

언제나처럼 교정을 보던 중

​

"얼마 전 입사한 신입사원 미즈가키 입니다.

연수를 마치고 교열부로 배정되었어요."

​

신입사원 미즈가키 씨 교육을 맡게 되면서

​

출판사의 '숨은 공로자'인 교열부 사람들의 이야기

​

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

교열이란...!

비교하고 검토하는.

그리고 이들은

​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

​

로 교열하고 있었으니...!

존경스러웠습니다.

​

'책'에 대한 그들의 태도로부터 저도 책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는데...

점점 책을 읽는 사람들도 줄고

전자책이 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저에게 책은 '물건'이에요. 책에 담긴 정보와 이야기뿐 아니라, 무게, 종이의 촉감, 페이지 넘기는 소리, 냄새까지 다 포함된 게 책이에요. 그래서일까요? 누군가의 손에 건네질 그 물건에 뜯어진 실밥이나 덜 조여진 나사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백년이 지나도 책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책도 결국 사람이 엮는 거니까요."

​

우리 곁에 책이 존재하는 이유였습니다.

​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엔 수많은 이들의 땀이 배어있었습니다.

그들의 노력이 담긴, 마음이 담긴 책들을...

이제부터 소중히 다루며 차분히, 그리고 열심히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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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ㅣ 세계문화전집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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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학과 예술을 한 권에 묶는 시리즈, 모티브 세계문화전집.

전작

『안부를 전하며: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로부터는 '안부'라는 질문을

『만나지 않은 쌍둥이: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로부터는 두 거장의 모습이 그 시대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이며 우리에게 그들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공해주었는데...

​

이번에 만나게 된 두 거장.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의 양대문호이자, 세계 문학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레프 톨스토이'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이 둘의 만남은 어떨지...

그리고 우리에게 건넬 질문은 무엇일지...

역시나 기대감을 안고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인류를 사랑하라 쓴 대문호 '톨스토이;

가장 행복한 얼굴을 그린 환희의 화가 '르누아르'

​

두 거장이 숨긴 가족사를,

처음으로 나란히 놓다.

​

『거장의 사생아들: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이번에는 책을 읽을 때 같이 들으면 좋은 클래식 소개가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소개가 되었습니다.

두 거장이 실제로 사랑했거나, 그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준 여덟 곡.

그중에서도 '바그너'는 두 거장을 선명하게 갈라놓았다고 했는데...

르누아르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톨스토이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차갑고 날카롭게 거부했던,

같은 음악가 앞에서 한 사람은 붓을, 한 사람은 펜을 들었던,

그래서 더 그의 최후의 작품인 《파르지팔》 전주곡(1882)이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

솔직히...

이 둘의 조합...

책에서도 밝혔습니다.

​

자전적 이야기로 소설을 쓴 톨스토이의 소설과 평생을 밝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만 그린 르누아르의 그림은 서로를 직접 마주하지도 않고 결을 같이 하지도 않습니다. 자기를 보는 글쓰기와 자기 너머를 보는 그림으로, 두 거장의 방식은 뚜렷이 갈렸습니다. 두 사람을 잇느 공통점이라곤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는 것, 같은 19세기를 살았다는 것, 그리고 각각 크림전쟁과 보불전쟁을 겪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 page 152

​

어?!

그럼 그 시대 다른 예술가들과도 엮을 수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찰나,

두 사람의 삶의 어둡고 은밀한 곳까지 들여다보니 두 거장이 같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었다는데......!

​

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르누아르 가족'그림에,

그림을 그린 르누아르 본인 외에도

빠진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

더 정확히는 이 그림 속에

르누아르 가족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 page 39

톨스토이가 1895년에 쓴 소설 『주인과 일꾼』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것...

​

톨스토이가 1895년에 정확히 그리려 한 그 시대 -농노 해방으로 자유를 얻은 인간이 가난 때문에 다시 한 주인에게 매이는 새로운 모순- 가, 제목 두 글자 때문에 시대를 거술러 1861년 이전으로 돌아가 버린 것입니다. 톨스토이가 어떻게든 지켜 주고 싶었던 소설 속 니키타가 '일꾼'에서 '노비'로 전락해버린 상황.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관례와 대중성에 타협하지 않고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주인과 일꾼』이라는 작품을 위해, 그 작품을 쓴 톨스토이를 위해, 그리고 또 한 사람 -톨스토이가 평생 회피했으나, 끝내 완벽히 외면하지 못한 한 사람-을 위해. 이 책은 바로 그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니까요. - page 148

​

그랬습니다.

이 둘에게는 같은 그늘이 있었습니다.

톨스토이에게는 영지의 농민 여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아들

​

'티모페이 예르밀로비치 바지킨. 1861년생.'

​

르누아르에게는 젊은 시절 연인이자 모델이었던 리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

'잔 마르그리트 트레오. 1870년생.'

​

끝내 자기 자식이라 밝히지 않았던 아이들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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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사 -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최윤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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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복수' '증오' '욕망'

라는 단어에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저에겐 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목이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그 의미가 궁금해서...

(제 상식이 짧아서...

검색하면 빠르게 알겠지만 왠지 책을 통해서 알아보고 싶어서...)

읽어보았습니다.

책표지에서 보이는 깨진 오르골...

정중앙에 있는 발레리나 인형...

그리고 피...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

동경이 증오로 변한 순간 시작된 가장 위험한 복수극

우상을 무너트리려던 남자의 생존 욕망 스릴러

​

『파우사』


돈도 명예도 없는 평범한 싱글 대디 '천명관'

그에게는 삶 그 자체이자 단 하나뿐인 목적지인 아들 '준우'가 있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심장이 약했던 아들 준우가 건강을 되찾아 '최강민' 같은 축구선수가 되길 바라며 그는 아들과 함께 최강민 경기를 보러 가며 응원하곤 합니다.

​

그러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과 경기하던 강민이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있는 힘껏 공을 찬 것이 그만 준우의 얼굴에 정통으로 꽂히게 됩니다.

​

'괜찮아. 괜찮을 거야.'

​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명관은 가슴 졸이면서도 끝까지 강민의 경기를 보는 명관...

​

"아빠, 지금 내 얼굴 보고도 그래?"

준우가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 그러니까 이번 한 번만 봐주자. 응?" - page 18

​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최강민에게 초대를 받게 되었고

​

"보험조사관입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넘버원 팬이잖아요. 팬은요, 무조건 다 할 수 있습니다." - page 29

​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해주는 그림자'가 된 강민.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된 우상의 세계는 화려한 성공 뒤 감춰진 추악한 민낯을 마주하게 됩니다.

​

'우리 같은 사람은 재능이 없잖아. 그래서 최강민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는 거고. 만약 강민이 경기에 못 나오면 우리의 행복한 주말도 사라지는 거잖아. 그러니까 이건 그를 보호하는 동시에,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야.' - page 106

​

그러다 아들의 수술비를 대가로 강민의 사고와 비밀을 대신 처리하게 되고 돌아온 건

토사구팽

냉정한 손절뿐만 아니라 주거침입죄와 특수절도 미수, 상해죄 등으로 범죄자를 만드는 것입니다.

감옥에 있는 동안 아들 준우마저 잃게 된 명관.

모든 것을 잃은 명관은 자신이 한때 가장 사랑했던 남자, 강민을 향해 서늘한 복수를 결심하는데...!

​

"파우사!"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거미줄만 조용히 팽팽해질 뿐이다. 강민은 그 한가운데까지 스스로 기어 들어왔다. 실 한 올 흔들리지 않는, 정교하게 설계된 함정으로. - page 312 ~ 313

​

제목의 의미...!

​

"아빠,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저건 '파우사PAUSA'라는거야."

"파우사?"

"응, 파우사. 스페인어로 멈춘다는 뜻인데, 바로 패스하지 않고 기다리면서 상대가 더 끌려오게 만드는 전술이야. 그럼 수비라인이 조금씩 벌어지거든. 그 틈으로 훨씬 위험한 패스를 넣는 거지." - page 13

​

그렇게 소설은 초반에 흩뿌려진 복선을 토대로 후반부에 놀라운 반전으로 선사했었는데...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그래서 책을 읽고 난 뒤에도 또다시 반... 격이... 있지 않을까...?!

​

한 남자가 전한 이야기.

​

"돌아보면, 전 늘 그랬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내 인생의 톱니바퀴처럼 여기며 그 움직임에 맞춰 울고 웃었죠.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게임이 끝나고 나면 데이터 조각만 남듯,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또 의탁하는 것도 부질없는 짓이더라고요. 결국, 전 보잘것없는 제 존재를 우상을 통해 보상받으려고 했던 거예요." - page 244

​

누군가를 우상으로 여기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던...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말하였습니다.

​

"여러분, NPC라는 단어 아시나요? 게임 속 배경 캐릭터요. 저는 지금까지 NPC처럼 살았습니다. 주인공 뒤 배경 속 인물, 주인공 없이는 어떤 목적도 가치도 찾을 수 없는 존재, 하지만 이제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합니다."

...

"저는 제 인생의 주인공이고, 여러분도 여러분 인생의 주인공이니까요. 저처럼 아무것도 아닌 사람도,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울 수 있고, 끝내 이길 수 있다는 걸 꼭 증명해보이겠습니다. 최강민 씨, 이제 시작입니다. 이번엔 아무리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셔도 소용없을 겁니다." - page 272 ~ 273

​

한 번뿐인 인생!

누군가의 이정표로 살기보다 자신의 인생 '주인공'으로 살아가라고!

한 남자가 처절하게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도......)

​

미디어가 만들어낸 우상

이를 소비하는 대중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과 군중 심리

를 날카롭게 그렸던 이 소설.

현재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소설이 건넨 질문

​

왜 우리는 누군가를 우상으로 만드는가?

왜 타인의 성공에 자신의 결핍과 욕망을 비추어보는가?

스포트라이트 밖에 머물던 사람들은 정말 영원한 조연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

이제 이 질문에 각자 답을 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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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나린다
김단비 지음 / 달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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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로 끌렸지만...

​

조선의 운명을 내건

의붓남매의 애틋한 이야기!

​

의붓남매의 애틋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선뜻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어 더 애절한...

벌써부터 심장이 몽글몽글해지는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바로 만나보았습니다.

​

만신의 운명을 타고난 소녀 여우와

신을 잇지 못한 가짜 박수 환령

​

『여우비 나린다』

하늘 끝, 그 너머까지 하얀빛이었다. 가느다란 눈발이 소리까지 잡아먹어 귀로 찾아드는 풍경마저 새하얗게 비었다. - page 5

​

삶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짐승처럼 살던 화전농의 딸이었지만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무가 송가네에 신딸로 입양된 '송여우'.

하지만 이 집의 가택신들은 그녀를 못마땅히 여겼는데...

​

「희란아, 이거 왜 데려온 거야. 이거 집안 망친다고, 응?」

...

「하긴, 뭐 뼈대가 있는 집안인가. 집주인은 무당에, 애비는 기둥서방 구실만 하다가 뒤졌는데.」 - page 47

​

그렇지 않아도 송가네는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무가였습니다.

그래서 한양의 세도가들이 일이 있을 때마다 송희란을 찾을 정도로 용한 만신이었는데

그녀에게는 신기를 이어받지 못한 아들 '환령'이 있었습니다.

무가는 모계 세습이 원칙인지라 신딸이 필요했던 희란은 여우를 입양하게 되었지만

희란이 세상을 떠나고난 뒤 여우는 연유를 말하지 않은 채 한양을 떠나 조선 팔도를 떠돌게 됩니다.

​

그러다...

삼 년 만에 돌아오게 된 한양.

곳곳에 내려앉은 어두운 기운들이 보이는데...

그리고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환령...

​

"여우야."

...

"그리 집을 떠나 떠돌아다니는 연유나 기별 한 통 하지 않았던 연유는 앞으로도 묻지 않겠다. 하지만 오라비에게서 너무 멀리 달아나려고 하지는 말거라." - page 35 ~ 36

​

(이렇게나 스윗한 오라버니라니... 가슴이 저릿해지는데요...!)

​

의뢰받은 일을 해결하던 중 알 수 없는 사내들의 습격을 받게 되고

조선 제일가는 세도가 이조판서 댁에서도 갑자기 만신이 필요하다며 여우를 찾는데

이곳에서도 느껴지는 검은 기운들...

도대체 이 검은 기운들은 왜 생겨난 것일까...?

그리고 의붓남매는 앞으로 어떤 운명을 마주하게 될 것일까..."

조선의 운명을 내건 굿판이 시작되었습니다.

​

이렇게나 애틋할 수가...!

신기 하나 없이 무당의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천민의 굴레를 쓴 환령

오라버니를 위해서 기꺼이 운명을 짊어진 여우

​

"오라버니."

"그 아기씨에게는 아무 마음도 없거니와, 내가 언젠가 너를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한 적이 있지? 나는 네가 이 낡은 무가를 떠나 조선 팔도를 훨훨 날아다니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내가 이 무가에 남아 있어야 하니, 나는 결코 혼인을 할 수가 없다."

...

"오라버니가 잘 살기를 바라는 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오라버니가, 사람이 사람으로 취급받지도 못하는 이 무가를 벗어나 자유롭게 살면 좋겠어요. 오라버니는 이 집에 매여 있기에 너무 아까운 사람입니다."

...

"고운 누이야, 내가 널 평생 지켜주겠다고 하였지. 헌데 내가 지켜주고 싶은 것은 네 육신뿐만 아니다. 나는 네 오라비로서 네 마음까지도 지켜주고 싶은 것이야. 여우 너는 정녕 네가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있느냐?"

"그러는 오라버니는요? 오라버니는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있는 게 맞아요?" - page 178 ~ 179

​

이 시대의 차별과 억압 속에서도 서로의 행복을 바라는 이 마음이...

그야말로 무색의 풍경 속 한바탕 위로의 굿거리와도 닮아 있었습니다.

​

조선 땅에서 가장 천한 신분이었던 이들.

​

한양 도성 위에 감도는 저 비릿한 기운은 모두가 운이었고, 환령이었으며, 여우이기도 하였다. 그것은 나라를, 왕실을, 양반을 유지하기 위해 물건처럼 사라져간 하찮은 것들의 목숨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기운이었다. 그랬기에 비슷한 연유로 미명귀가 되었던 이조판서 대감 댁의 오래된 여인도 저것과 동조했고, 운의 어머니 역시 저것과 동조했다.

이대로 둔다면 미명귀가 한씨 집안을 해하려 한 것처럼 저것 역시 언젠가 조선 땅 전체를 해하려고 들 것이다. 그때가 오면 망아지나 강아지를 닮은 모습이 웬만한 만신의 눈에도 보일 만큼 뚜렷한 형상을 갖출 것이고, 이 나라, 왕실, 양반은 모두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러기 전에 이 땅이, 이 조정이, 이 왕실이 바뀌어야 했다. 하지만 바뀔 수 없을 것이다. - page 330

​

나라, 왕실, 양반을 유지하기 위해 물건처럼 사라져간 그들 역시도 이 땅의 주인이라는 것을...

하지만 이는 지금의 우리 현실도 그렇지 아니한가......

언제 바뀔 수 있을런지......

​

이 이야기를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려질...

이들의 서사가...

벌써 눈앞에서도 그려지는데......

모두가 좋아해 주지 않을까요?!!

​

여우와 환령...

오늘은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 제 마음을 간질여주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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