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 그리운 조선여인
이수광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사임당에 대한 드라마가 나온다고 해서인지 요즘들어 그녀를 재조명해 책들이 출간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이 책이 눈에 띄었던 점은 다음의 문구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 '사임당', 지혜와 용기의 다른 이름

'위대한 어머니' 신사임당의 내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녀를 어머니로써가 아닌 한 여인으로써 바라보았다는 점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천재화가, 조선 화류 여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 그녀가 지닌 이미지는 현모양처!

그런 그녀가 어떻게 천재 시인이자 화가가 될 수 있었을까?

당시의 사회상으로썬 여자로써는 글을 배우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그녀의 재능을 져버리지 않고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신 부모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그녀는 더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었고 그녀의 작품으로 그 당시의 여성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정형화된 모습으로 해석되어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예술가로써의 모습이 조금은 새롭게만 느껴졌었습니다.


작품 속 그녀의 여인으로써의 면모를 느낄 수 있던 대목이 있었습니다.

님은 성중의 장부

첩은 한 송이 예쁜 꽃

우리 둘이 한 쌍의 원앙새 되어

좋은 나무에 같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 page 213

그녀가 자신의 배우자에게 쓴 시였습니다.

저에게는 이 시가 한 여인으로써 배우자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것 같아서 위대하다고만 여겼던 그녀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이 시에 대한 답가 역시도 달달함이 느껴졌었습니다.

아내가 하얀 손으로 술을 권하니

아내가 꽃처럼 어여쁘고 아름답구나.

아내와 함께 아끼고 사랑하면서

백년을 오늘과 같이 살리라. - page 214


책의 뒷부분엔 사임당의 약력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 산수화에 있는 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맑은 하늘에는 기러기 한 마리 멀리 날고

넓은 바다에는 돛단배 한 척 천천히 떠가네.

한낮의 해가 기울어 가려고 하는데

푸른 파도는 아득하여 다시 만날 약속이 어렵다네. - page 314

그녀를 보내는 우리의 마음이 담겨있는 듯 하였습니다.

아련한 그녀의 자취가 떠올랐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윤직원의 태평천하 - 퇴근을 꿈꾸는 직장인을 위하여
윤선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1. 이책은?

* 제목 : 윤직원의 태평천하

* 저자 : 윤선영

* 출판사 : 시드페이퍼

* 읽은 날짜 : 2016.10.17 ~ 2016.10.18

 

2. 내용 :

*주요내용 :

카카오 브런치 화제의 연재작

익명의 직장인, 윤직원.

소설 『태평천하』의 주인공처럼 자기 돈만 무사하면 일제강점도 좋다는 수전노라는 점을 인용하여 윤직원 영감의 회사생활 이야기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소설에서도 '태평천하'는 일제강점기를 지칭하는 반어적 표현이라는데 이렇듯 이 소설 역시도 안팎으로의 모순을 가진채 모든 직장인들의 공감 에세이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핵심문장 및 가슴에 와 닿았던 문장들:

업무량 무한의 법칙

하나를 마치면 둘이 생긴다


업무량은 무한한데 왜

월급통장은 무한하지 않은가 - page 29


취미라고 했지

특기라고는 안 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슬프게도! - page 87

 

직장인 해우소 활용법

에너지 충전 :  딱 5분만 졸고 나가자

스트레스 해소 : 웹툰 봐야지!

분노조절 : 이 또한 지나가리라 - page 156 ~ 157

 

운동을 많이 하면

운동에 익숙해지고


게임을 많이 하면

게임에 익숙해지는데


야근을 많이 하면 왜

피로에 익숙해지는 걸까


야근은 해도해도 왜

적응이 안 되는 걸까  - page 197

 

사무실 나설 때는

"날도 좋은데 천천히 돌아와라"

하시던 우리 차장님


왜 자꾸 전화해서

"어디쯤이야? 다 와가나?"

물으시는 걸까 - page 299

​

3. 책의 견해 :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

특히나 ★카카오 브런치 화제의 연재작★이라는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하였기에 이렇게 책으로까지 출간되었는지 궁금하였기에 더 빨리 읽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퇴근을 꿈꾸는 직장인을 위하여

퇴근을 하고 받아든 이 책이 저의 하루를 마무리해주리라 믿으며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공감 꾸~욱!

정말 어릴 적엔 회사원들의 '사원증'이 얼마나 부럽던지 사원증엔 마치 금딱지가 있는 것마냥 빛나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회사에 취업을 하고 받아든 사원증은 어릴 적 꿈꾸던 그 사원증이 아니었습니다.

사원증 = 노예 목걸이

어느 순간 퇴근시간이 되면 슬슬 목걸이를 벗기 시작하고 가방 깊숙히 보관하는......

그래도 누군가에겐 멋있어 보이는, 잇템으로의 사원증.

웃픈 현실에 살아가는구나를 느끼게 하였습니다.

​



취업을 하고나면 3개월은 정신없이 흘러가고 어느 덧 3년이라는 시간이 다가옵니다.

그때쯤이면 승진의 기회가 찾아오지만 그만큼의 책임감도 더불어 찾아오고 또 한명의 불청객인 경위서.

왜 나쁜 예감은 틀린 적이 없고 어느새 작성하는 경위서에 오늘도 반성.

​


​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로또'.

언젠간 저에게도 찾아올 희망을 기대하며......

​


수능의 언어 영역보다 더, 대학의 논술보다 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의 작성보다 더 힘든 부장 언어 영역.

이건 어디서 배울 수 있는건지......

​



매년 새해마다 결심을 하고 등록하는 헬스장.

하지만 기부천사로 남아있다가 끝날 무렵 날라오는 문자.

3개월 더 등록하면 할인혜택......

운명의 수레바퀴인가......

​


​

원래 알고 있기엔 우리의 평균 일하는 시간은 8시간이라곤 하지만 그건 단지 통계상의 수치일 뿐.

가족간의 안부를 묻고 대화하기보다는 더 친숙한 사무실 동기들.

이젠 집에서 "다녀올께"가 아닌 "출근하였습니다."가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

왜 항상 우산을 챙겨 집으로 가져간 다음날엔 비가 내리는지......

하늘의 장난에 놀아난 것 같아 다시 사게 되는 우산.

그래서 넘쳐나는 우산들......

좀더 개성있게 판매한다면 수집가로써의 자부심도 생길 듯 합니다.

​


하루 일과의 마무리는 시원한 캔맥주 한 잔.

맥주는 술이 아닌 피로 회복제 아니었던가요?

​



퇴근했을 때, 불금일 때, 주말엔 잠시 꺼 두셔도 좋을 핸드폰.

방치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내 비치고 싶을 때......

​


​

항상 잘 했다고 여기지만 상사의 눈에만 보이는 허점들.

분명히 들어야하는 잔소리이지만......

한두번이 아닌 지속적인 잔소리는 관심의 표현이 아닌 그저 잔소리일뿐.

그래서 마음속으로 불러 봅니다.

애국자가 되는 마음을 다해.

​




우리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돈의 노예'가 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기에 또 다시 시작되는 직장생활.

언제쯤 신입일 때의 기분으로 회사를 다니게 될까요?


4. 무엇을 생각했는가?

안타까운 직장인들......

하지만 또다시 반복되는 직장생활......

 

5. 하고자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당신의 월요일은 어떠십니까?

직장인 3년차의 모습......꿈꾸던 것과 같던가요?


6.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 아침에 눈뜨기 힘들지만 울리는 알람소리에 또다시 시작되는 하루.

그 속에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어릴 적 개성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규격화된 복장에 모니터 앞에 선 모습에서 삶의 회의를 느끼지만 가족의 행복을 생각하며, 한 달에 한 번 들어오는 월급님을 생각하며 또 하루를 버티는 우리의 모습.

안타깝지만 그 속에서의 소소한 행복이 있기에, 사람 사는 곳이기에 우리는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고 여기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평범하기에 더 공감이 되고 우리에게 힘을 주는 이 책을 손에 끼고 또다시 버텨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동안 1회부터 쭉 읽어온 독자로써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혼불문학상은 한국의 혼을 일깨우는 우리시대 대표소설들이라는 평이 있기에 항상 믿고 읽어왔었고 읽은 후에는 그동안 소홀히 대했던 우리문학에 대한 애정이 샘솟곤 합니다.

그 전에 읽었던 『나라 없는 나라』의 경우는 동학농민혁명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그 전에도 그리 요즘을 배경으로 그려진 소설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예외였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를 배경으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애독자인 저에게도 신선한 충격과 동시에 호기심을 부추겼습니다.


'박주영'이라는 작가는 이번에 처음 접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간 많은 작품을 출간하였었습니다.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도 등단하면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한 그녀.

이번을 계기로 그녀의 작품들이 궁금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소설 속 인물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 D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쌍둥이 동생은 정신과 의사인 언니의 실종으로 다시금 언니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이야기는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한 명.

병원에서 깨어났지만 알고보니 15년이란 세월이 흘러 자신의 존재조차 까마득히 모르는 남자 X.

그는 자신의 존재를 찾고자 대학시절 친구 Y에게 찾아가고 다른 이들을 통해 밝혀지는 그는 스파이의 삶을 살며 조정당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지금의 우리 모습인 것 같아 등장인물들 하나하나에게 눈길이 더 가고 동정아닌 동정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소설의 중간중간에는 의미심장한 문구들이 많았습니다.

나는 과거는 모르지만 미래는 이제 알 것 같다. 낯선 이 중년의 사내가 향후 십 년 혹은 그의 말대로 분발한다면 향후 오 년 후의 내 모습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충분하지도 않은 미래였고, 그 '충분하지 않음'의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사는 세상을 잘 안다고 착각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간다. - page 27 ~ 28


무엇보다 분명한 건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적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상대는 동료이다. - page 110


조직에서는 규칙이 중요하다. 그러나 규칙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상부에서는 규칙을 들이밀어도 나는 내 판단대로 한다.

높은 곳에 오르면 더 많은 것이 보이듯이 높은 자리에 오르면 더 ㅁ낳은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자세히 볼 수는 없게 된다. 많은 것을 보는 것에는 많은 것을 보는 대로, 자세히 보는 것에는 자세히 보는 대로 고통이 따른다. 그리고 외로움도. - page 198


책을 읽을 때만다 느낀 것은 앞서 작가가 말한 문장이었습니다.

나는 스파이이고, 이 세계는 끝났다.

과연 그녀의 말처럼 나 역시도 누군가의 지시하에, 감시하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소설은 다른 작품에 비해 좀 더 많은 생각이 교차해서인지, 아니면 문장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내 노력 때문이었는지 속도감은 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내 생각이 들어가게 되었고 과연 내가 지금 살아가는 방식이 옳은가에 대해서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소설의 끝자락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한 사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실에 불과하다. 하찮은 실 한 가닥일 뿐이다. 그 실 한 가닥이 꼬여 있는 굵은 로프를 찾아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지도 모른다. 특기를 살려서. 그는 동릉 추적하고 나는 사람을 추적해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면 먼저 찾아올 것이다. 적이든 동지든. 사실은 이미 그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누구는 언제든 변할 수 있지만 왜는 진화할 뿐이다. 명확한 정체성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구든 스파이가 될 수 있다. - page 306

우리 역시 스파이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조금이라도 '나'라는 정체성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패신저 23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원래도 미스터리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요즘들어 유럽 작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동안은 북유럽 스릴러물에 흠뻑 빠져 그들만의 간결한듯 잔인하게만 그려지는 사건들에서의 형사들의 숨막히게 범인을 쫓는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이번엔 독일 스릴러 신작 『패신저 23』이 나왔다는 소식에 떨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독일의 스릴러 작가로는 '넬리 노이하우스'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에 그려진 범죄자들에게는 마음 깊숙히 담겨 있는 아픔이 그려져 있었고 잔인하긴 하지만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듯이 묘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배경이 독일이라는 점에서 무언가 정형화되어 있는, 딱 유럽의 모습이 그려지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제바스티안 피체크'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우리에게 소개되어진 것이 『몽유병자』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채 이번에 그를 접하게 되었는데 읽는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고 흡입력이 어마어마 하였습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크루즈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책을 펼치자마자 잔인한 장면이 묘사되면서 시작되었기에 도입부터 심장을 쫄깃하게 하였습니다.

시체를 절단하고 바다에 던진 박사,  그와 마주친 여자아이.

그 곳에 잠입한 마르틴 수사관.

그들의 이야기는 5년 전 사건과 오버랩이 되면서 사건의 열쇠를 쥔 것은 수사관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호화 크루즈인 '술탄호'.

하지만 화려함 속에 가리워진 그림자는 점점 사람들을 옭아매기에 적합하였고 사건들은 모두 꼬리에 꼬리를 물며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져주곤 하였습니다.


처음엔 스릴러물은 밤에 읽어야 제 맛이라며 읽다가 너무나 두근거리게하는 바람에 그만 다음날 읽곤 하였습니다.

이야기 속의 소재들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사건에 흡입시키기 충분하였고 그동안의 사건들에 대해 다시 곱씹을 수 있을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의 에필로그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제가 사이코 스릴러가 아니라 사실은 가족 이야기를 쓴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만 그것은 맞는 말입니다.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모든 것은 가족들 속에 근원이 들어 있고, 저는 제 주변에서 그토록 놀라운 가족, 친지들을 알고 있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 page 464

삶은 지극히 기이한 이야기를 쓰고, 그리고 여러분은 지극히 멋진 독자 편지를 씁니다. - page 466

그래서일까?

그의 소설은 마냥 잔인하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악의 모습도 선의 모습도 결국은 우리 모두의 모습임을 일깨워지곤 하였습니다.

책을 덮으면서도 귓가에선 그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맴돌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산책 안에 담은 것들 - 걷다 떠오르다 새기다
이원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폭염으로 힘들었던 그 여름.

그 여름의 기세가 꺾기고 이제는 선선한 가을 바람이 우리를 맞이하는 요즘.

단풍으로 물든은 나무들을 바라보면 괜스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먼 곳으로의 여행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에서의 가벼운 산책.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이 책 역시도 산책에 관련한 기억을 걷는 시인, 이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기에 혼자 하는 산책보다는 저자와 함께 떠나고자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산책'

가볍게만 여길 수 있는데 저자는 한 문장으로 산책의 의미를 일깨워주었습니다.

"산책은 한가로운 시간인 동시에 뜨겁고 깊은 시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할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그렇다고 무거운 것도 아닌, 고요하면서도 설레고, 슬프면서도 기쁜......

복합적인 감정이 묻어나는 것.

그렇기에 우리는 산책이라는 바깥 풍경 나들이를 통해 자신의 내면 나들이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는 덤덤하게 서술되어 있지만 그렇기에 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제 속의 이야기도 꺼내어 들춰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를 '산책'>의 '사이'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사이가 사라지면 멈춘다. 그자리에서 썩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들은 사이를 꿈이라고 희망이라고 삶이라고 부르고, 어떤 사람들은 사이를 결핍이라고 환영이라고 부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 page 19

사이는 어디에나 있었습니다.

시간과 시간사이, 공간과 공간사이, 사람과 사람사이......

그 사이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사이가 사라지면 삶과 죽음이 바로 옆이었다는 것을. 모든 언어는 하나의 뜻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page 19

비어있는 공간을 일컫는 '사이'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존재하는 빈 공간에는 어떤 것이 채워져 있을까......


산책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루트가 정해지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도 누가 알려주지 않았지만 저만의 길을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곤 합니다.

나만의 무언가가 생긴다는 것.

그것이 주는 짜릿함과 왠지 모를 뿌듯함이 저자 역시도 그렇게 느꼈나 봅니다.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가는 곳, 우리 동네>를 읽다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곤 합니다.

그동안 바뀐 것들, 그대로 있는 것들, 나만의 지도에 기록 중. 그림창작소 무지개코끼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육끼리 고기집이 있다. 이 둘의 연관 관계 탐문 중. - page 109

동네의 소소한 변화로 나만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

산책이 주는 매력이기에 우리는 어김없이 산책을 하는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간만에 산문집을 읽었습니다.

소소하게 적혀있는 일상의 모습.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비추어져 있기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이 문장이 인상깊었습니다.

산책하지 않았다면 더 훼손되었을 것이다. 엉킬 때, 가벼워지고 싶을 때, 종이비행기를 날리듯 어떤 것을 잊고, 잃고 싶을 때. 고요해지고 싶을 때, 최종의 결심은 '산책하자'이다. 산책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무작정 걷기 시작하라는 싱거운 대답. 지도를 들고 길을 잃어버리는 재미. 삶과 산책의 닮음. - page 10

우리네 삶과도 닮은 산책.

그래서 오늘도 걷기 시작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