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신저 23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원래도 미스터리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요즘들어 유럽 작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동안은 북유럽 스릴러물에 흠뻑 빠져 그들만의 간결한듯 잔인하게만 그려지는 사건들에서의 형사들의 숨막히게 범인을 쫓는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이번엔 독일 스릴러 신작 『패신저 23』이 나왔다는 소식에 떨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독일의 스릴러 작가로는 '넬리 노이하우스'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에 그려진 범죄자들에게는 마음 깊숙히 담겨 있는 아픔이 그려져 있었고 잔인하긴 하지만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듯이 묘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배경이 독일이라는 점에서 무언가 정형화되어 있는, 딱 유럽의 모습이 그려지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제바스티안 피체크'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우리에게 소개되어진 것이 『몽유병자』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채 이번에 그를 접하게 되었는데 읽는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고 흡입력이 어마어마 하였습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크루즈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책을 펼치자마자 잔인한 장면이 묘사되면서 시작되었기에 도입부터 심장을 쫄깃하게 하였습니다.

시체를 절단하고 바다에 던진 박사,  그와 마주친 여자아이.

그 곳에 잠입한 마르틴 수사관.

그들의 이야기는 5년 전 사건과 오버랩이 되면서 사건의 열쇠를 쥔 것은 수사관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호화 크루즈인 '술탄호'.

하지만 화려함 속에 가리워진 그림자는 점점 사람들을 옭아매기에 적합하였고 사건들은 모두 꼬리에 꼬리를 물며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져주곤 하였습니다.


처음엔 스릴러물은 밤에 읽어야 제 맛이라며 읽다가 너무나 두근거리게하는 바람에 그만 다음날 읽곤 하였습니다.

이야기 속의 소재들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사건에 흡입시키기 충분하였고 그동안의 사건들에 대해 다시 곱씹을 수 있을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의 에필로그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제가 사이코 스릴러가 아니라 사실은 가족 이야기를 쓴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만 그것은 맞는 말입니다.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모든 것은 가족들 속에 근원이 들어 있고, 저는 제 주변에서 그토록 놀라운 가족, 친지들을 알고 있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 page 464

삶은 지극히 기이한 이야기를 쓰고, 그리고 여러분은 지극히 멋진 독자 편지를 씁니다. - page 466

그래서일까?

그의 소설은 마냥 잔인하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악의 모습도 선의 모습도 결국은 우리 모두의 모습임을 일깨워지곤 하였습니다.

책을 덮으면서도 귓가에선 그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맴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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