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날로그
김화진 지음 / 오렌지연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점점 차가운 바람이 마음을 스치는 요즘.

이맘때면 '로맨스'에 빠져들곤 합니다.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 속에 빠져들다보면 어느 새 내 가슴에도 핑크빛이 맴도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면서도 설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아날로그』

다시금 아날로그 방식의 카메라나 손편지 등이 유행을 하는데 이 책의 사랑 역시도 왠지 그런가 봅니다.

옛 감성에 젖어들며......


두 사람, '도지태'와 '안아록'.

이들의 우연은 우연이 아닌 인연이었습니다.


우선 '지태'는 고수입을 올리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그마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입니다.

그는 어릴 적 입양되었지만 남부럽지 않게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지만 그런 그에게 아버지가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소원은 아들이 이제 그만 참한 배필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다. 아들을 기르면서 단 한 번도 이래라 저래라 해본 일이 없는 아버지가 내보인 처음이자 단 하나의 요구였다. 아버지는 아들이 어서 자신의 가족을 갖기를 바랐다. 아들과 피가 섞이지 않았다 하여 진짜 가족이 아니라고 여긴 적은 하늘을 우러러 단 한순간도 없었지만 아들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두어 이루는 가족이야말로 진짜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아내가 죽고 나서부터였을 것이다. 그때 이후로 아버지에게는 아들의 가슴에 뿌리박힌 공허가 부쩍 들여다보였다. 그 공허가 어쩐지 마음에 아슬아슬했다. - page 13


그리고 '아록'은 대학 졸업하고 스물일곱 살이 되도록 백수, 부모한테 얹혀사는 캥거루족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엄마의 청천벽력같은 통보.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우리는 지금껏 너한테 할 만큼 했다. 공부 시켜줄 만큼 시켜줬고, 이날 이때껏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줬고. 안 그래? 이거 너 어릴 때 받은 세뱃돈이랑 친척들이 주신 용돈, 엄마가 맡아두었던 거. 보관했다가 나중에 준다니까 너 못 믿는다 그랬지? 하지만 봐라. 이렇게 딱 돌려주잖아, 정직한 네 엄마가. 심지어 더 보태기까지 해서. 네 아빤 한 푼도 더 얹어주지 말라고 하셨지만 어 알다시피 이 엄마가 워낙 여린 사람이잖니. 우리가 줄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야. 이젠 네 인생, 네가 알아서 살아." - page 24 ~ 25


그런 그와 그녀의 만남은 '여우비'가 우선이었습니다.

뜬금없이 내린 비.

우산이 없었던 그녀에게 푸른 우산을 건네시며 친절을 베푸시던 복덕방 할아버지.

우산으로 들어온 그.

그녀의 선배와의 인연이 있던 그.

그녀가 선배의 학원에 알바를 하게 되는데 알고보니 근처 까페에서 일하는 그.

자꾸만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필연적인 만남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열기 시작하지만......

너무 아름답게만 사랑할 순 없는 법.

그들에겐 각자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 상처의 끝에 마주친 두 사람.


소매를 잡은 당신의 연약한 손에 매달리고 싶다.

나는 억울하다고,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났을 거라고, 나 때문이 아니라고.

당신을 잃고 싶지 않다고.

변명하며 매달리고 싶다.

하지만 당신 앞에서 비겁하기 싫다.

이 지경이 되어서도 나는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가 보다.

당신은 모를 것이다.

이렇게 소매를 잡아준 당신에게, 당신의 그 손에 내가 얼마나 고마운지를.

심해의 푸르고 사느란 빛으로 남을 사람.

건너다만 봐야 하는 무지개였던. - page 258 ~ 259

가슴 아리며 읽다보니 어느 새 그들의 사랑은 '무지개'와 닮아 있었습니다.


'사랑'은 사실 당사자만 잘 모릅니다.

그들의 우연같은 만남과 그 속에 이어졌던 인연의 끈.

조금씩 변화하는 그들의 모습.

사랑은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것.

하지만 모르기에 우리는 더 '사랑'에 빠져들고, '시련'이 있기에 그 극복 속에서 이루어진 '사랑'이 더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지개처럼 잔잔하게 다가온 사랑이야기.

읽고나니 아련한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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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년이 된다 - ‘내 마음 같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무레 요코 지음, 부윤아 옮김 / 탐나는책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엔 그저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왜이리 나이를 먹지 않는지......

그러다 '어른'이 된 요즘.

나이가 드는 것이 조금씩 무섭기 시작하였습니다.

나이듦에 따른 책임감과 내가 짊어야할 것들......

  


책제목이 참으로 담담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중년이 된다』

그렇게 중년을 향해가는 나에게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누구나 걷는 그 길 위에 조심스레 발을 올려봅니다.


책을 펼치면 마주하게 되는 문장.

무리하지 않고, 참지도 않는다.

내가 이 나이가 되어 처음 터득한 것은


스스로를 조금 풀어주고,

그리고 아껴주는 일이었다.

그렇게 중년이 되나 봅니다.


<고지식한 사람은 괴로워>에서 조금은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라고 외쳤습니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받아들이자.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지쳤을 때는 "지쳤어."라고 말하고, 오늘따라 코디가 별로라고 스스로 느끼고 있던 참에 다른 사람에게 어딘가 이상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러게. 오늘 좀 마음에 안 들어."라고 말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 역시 모든 것에 적당함이 정신건강을 위해 좋다. 성실은 무척 중요하지만 고지식하면 조금 괴롭다. 남의 시선과 의견을 지나치게 신경 써서 거기에 맞춰 자신을 속박하면 정신적으로 숨이 막힌다. 무조건 남의 판단과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몸이 원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여유롭게 하면 되지 뭐.' 이런 느낌으로 나는 느릿한 갱년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 page 23 ~ 24

우리가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여유롭게 하면 되지 뭐.

뭐그리 바쁘다고......

자신조차 잃어버리고 사는지......

조금의 여유로 최대의 행복을 즐기는 삶.

이것이야말로 진정 나이듦과 더불어 행복한 삶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에서 이런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났으면 당연히 늙어간다. 당연하기 때문에 한탄할 것도 없다.

...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변하는 자신이 꽤 좋다.

...

무엇이든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무사태평이라거나 덜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해도 어쨌든 모든 일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년에게는 가장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다. - page 58 ~ 59

세월의 흐름을 우리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맞이해야할까?

그 흐름에 몸을 맡긴다는 것.

거기에 즐거운 상상까지 더한다면 다른 이보다 세월의 흐름을 반갑게 맞이하며 삶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전에 보던 드라마와 연관된 이야기가 담겨있던 <품격을 추구하다>.

세상의 중장년 여성들은 모두 여러 가지 의미로 '스승'이다. 그들을 보고 배운 결과 나는 '품위'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산이 많거나 학력이 높아도 품위가 없는 사람이 수없이 많고, 학력이 낮거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품위가 있는 사람도 수없이 많다. 품위가 있다면 통통한 몸매도, 넓은 모공도 별 상관없지 않을까.

"그렇지. 필요 이상으로 겉모습에만 집착하면 중장년이 되었을 때 오히려 애처로울지도 몰라." - page 218 ~ 219

'품위'.

<품위있는 그녀>에서의 한 대사가 생각났습니다.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누구나 가지지 못한 걸 욕망한다.

그래야 행복해질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은 그 욕망을 비울 때 오히려 내 삶을 빛나게 채워준다.


난 지금 행복하다.

난 지금 행복하다. - <품위있는 그녀> 드라마 대사 중


'중년'이 된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

어떻게 자신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각자의 중년의 모습이 그려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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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평 집도 괜찮아! - ‘짐’이 아닌 ‘집’을 선택한 사람들
야도카리 지음, 박승희 옮김 / 즐거운상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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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가 바람을 타고 우리의 곁에 왔었습니다.

저 역시도 너무나 많은 살림살이들로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을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기엔 미련들이 남아있기에......



여기 '심플라이프'를 실천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3평 집도 괜찮아!』

3평?

말이 되는 소리인가?!

가구 하나만 놓으면 끝날만한 공간.

하지만 그들은 이런 삶에서 더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짐'이 아닌 '집'을 선택한 사람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첫 장에 등장한 <제1장 '소비'가 아닌 '자급자족'과 '공유'로>에서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인터넷의 본질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싼 값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받음으로써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1인 1핸드폰으로 손바닥 위에서 전 세계와 연결되는 지금, 실제로는 점점 자유를 속박당하는 부분도 있죠. 매월 스마트폰 요금을 1만 엔 이상 내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으면서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거나. 자유로운 것 같지만 전혀 자유롭지 않죠. 인터넷을 만든 선배들이 지녔던 철학과 사상은 소비주의로 교체되려 하고 있어요. 사회 전체가 소비적으로 변해가면서 잃어버린 것이 많아요. - page 45

문명이 발달하면서 거기에 발맞추어 살아가다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사실들이 알고보니 우리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무서웠습니다.

뭐든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에 너무 익숙해져 돈으로 해결하는 삶의 방법밖에 몰라요. 인간관계가 희박해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조그만 일로도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 대출을 갚아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 재해가 일어났을 때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불안으로 가득하죠.  - page 46

내가 추구했던 '자유'의 본모습을 바라보게 되니 그야말로 '불안'이라는 단어로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웹 미디어 편집장 '스즈키 나오'씨는 '소비'가 아닌 '자급자족'과 '공유'의 삶을 추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작게 산다'는 것에서 이 점을 배웠다고 하였습니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행복, 괴로움, 즐거움, 기쁨을 안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마음과 나란히 가는 삶과 사회를 만드는 것이죠. - page 52


"모든 사물에는 '니즈'가 있어요.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선물'을 받는 거예요.

니즈를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고

선물을 받아 생활하는 그런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죠.

'니즈'와 '선물'을 교환하면

점차 자본주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죠." - page 56

돈이 없으면, 일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다고 여기는 저에게 그의 이야기는 이런 속박에서 벗어나 자연과 공존, 자급자족의 삶을 선택해 본다면 자신의 '행복'을, 더불어가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속박에선 벗어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제가 가진 '재능'을 '니즈'와 '산믈'의 순환 구조를 적용하며 사람들과 마음을 나란히 가는 삶을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5장 집도 물건도 없이 매일 여행하듯 산다>의 '니시하타 토시키'의 모습에서 '소유'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자기 집' 마련을 목표로 삼고 있는 저에게 집도 없이, 물건도 없이 살아간다는 건 너무나 불안한 생활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저에게 여분의 물건은 범용성이 없는 물건입니다. 예컨대 필러는 부엌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면 필요 없는 물건이잖아요? 그런 물건은 갖고 싶지 않아요. 생활에서든 일에서든 아주 심플하게 필요 충분한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런 상황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 page 160


저에게 집이란 '사람이 있는 장소'예요. 방에 혼자 우두커니 있는 건 집이 아니죠. 도쿄에 사는 7년 동안 4번의 이사를 하고 다양한 방에서 살았지만, 어느 곳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어요. 그동안 마음 편한 장소를 계속 찾고 있었던 것 같아요.

...

니시하타 씨에게 기분 좋은 집이란 방의 넓이나 그 집에 어떤 물건이 놓여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한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 page 163

그리고 저에게 울림을 주었던 이야기.

우리의 삶은 다양한 것에 얽매여있다. 집을 사면 그 장소에 얽매이고, 물건을 사면 공간을 점유당하고 물건에 집착이 생긴다. - page 164

소비에 집착하고, 물건에 집착하고, 마음의 공허함을 물건들로 채웠기에 편안함, 행복을 느낀 것보다 더 고독감, 욕심이 생겨버린 것에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미니멀 라이프를 살펴보면 결국 '자연'과의 공존과 '무소유'의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더 단순하게

더 간소하게

그러다보니 그들의 주변엔 '사람'이 있었고 '행복'이 있었습니다.

그들처럼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지금 내 환경에 맞춰 '나'를 되찾기 위한 미니멀 라이프를 즐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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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모네 - 그래픽으로 읽는 클로드 모네 ㅣ 인포그래픽 시리즈
리처드 와일즈 지음, 신영경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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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전시한 <모네, 빛을 그리다>에 다녀왔었습니다.

사실 '모네'에 대해 알고 있던 작품이  <수련>이었습니다.

빛에 따라 수련의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했던 그.

수없이 수련을 그리고 그렸다는 점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빛에 대한 열정, 모네의 여인 '까미유'에 대한 사랑, 시력을 잃으면서까지도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음에 감탄 또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나온 책들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포그래픽 모네』

그에 대해 보다 쉽고 한 눈에 보다 많은 정보를 알려줄 이 책.

책의 두께는 얇지만 그 정보는 두꺼웠던 이 책.

'모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난 인상주의자가 되고자 한 적 없다. 기억하는 한 나는 늘 항상 인상주의자였다." - 클로드 모네

그가 인상주의자였던 이유는 아마도 프랑스 화가 '외젠 부댕'과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하루는 부댕이 내게 말했지.

'바다와 빛과 파란 하늘을 감상하여

잘 그리는 법을 배우게.'

난 그의 충고를 받아들였어."

이로써 그는 목탄 스케치를 그만두고 유화와 이후 모네의 작품의 특징이 될, 야외에서 그리는 '앙플레네르'기법을 선사하게 됩니다.


그에게 다가온 시련.

점점 나빠지는 시력으로 두 눈 모두 백내장 진단을 받게 됩니다.

빛과 색과 사물의 세세한 모습을 인지하는 극도로 예민한 감각을 타고났지만 후반엔 그의 작품은 점점 추상적으로 변해갑니다.

하지만 수술을 받고 교정용 안경을 쓴 후 자신의 원래 화풍으로 돌아가면서 시력이 나빴던 시기에 그린 그림들을 파기하였다고 합니다.

만약 그 작품들이 남아있다면 그에 대한 훗날의 평가는 어떠했을까......


아무래도 그에 대해 인상적인 점은 '수련'을 향한 집착과도 같은 애정일 것입니다.

거의 30년 동안 250점이 넘는 수련 연작을 그렸다는 그.

연못 위에 띄운 그의 삶이 수련과도 같아 보였습니다.

"...끝없는

전체에 대한

환상,

수평선이나

둑도 없는 물"


한 화가의 일대기를 도표로, 색깔과 그래픽으로 바라보게 되니 흥미로웠고 많은 정보가 순식간에 정리, 기억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의 인간적인 면모 보다는 그의 객관적 사실에만 치중되어 있기에 '인간다움'의 냄새는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또다시 그의 작품이 아련하게 떠올랐습니다.

<양산을 쓴 여인>과 <검은 수련>.

그의 살아온 모습과 오버랩이 되면서 조금은 씁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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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분 세계사 - 매일 한 단어로 대화의 품격을 높이는 방법
김동섭 지음 / 시공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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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이 단어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은 어떨까......'

사실 '언어'라하면 언제 어느 순간 뜬금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람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그 어원을 쫓다보면 어느새 '역사'를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렇게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책!



『하루 3분 세계사』

너무나도 친숙한 시간, 3분.

그 시간만 투자하더라도 대화의 품격을 높여준다는 이 책.

특히나 내가 찾던, 단어의 역사적 지식을 얻고 싶었기에 이 책은 인연처럼 다가왔습니다.


3분 동안 떠나게 되는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렇게 100일동안의 긴 여정이 담겨 있었지만 저에겐 단 하룻 밤만에 떠나게된 여행이었습니다.

그만큼 재미있고 유익하게 다가왔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3분, 3분 곱씹으며 달려나갔습니다.


책 속엔 다양한 단어들이 소개되었고 진짜 이런 뜻이?라며 지금과는 조금 달랐던 의미를 지닌 단어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언어'를 공부할 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야하는 이유임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단어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돼지'를 가리키는 'pig'와 'pork'.

'소'를 가리키는 단어 역시도 'cow'와 'beef', '양'을 가리키는 단어도 'sheep'와 'mutton' 또는 'lamb'.

이는 기르는 가축과 그 가축의 고기를 구분하는 단어들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구분을 하였을까?

저는 그저 당연하게 그러려니 했었는데 이런 구분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생활상을 고려할 때 가축을 기르는 사람은 피정복자인 앵글로색슨족이었지만, 그 가축의 고기를 소비하는 사람은 프랑스 귀족 계층이었다. 자연스럽게 사회적 위상이 높았던 프랑스어가 고기 이름으로 남아, 지금까지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 page 59

알고보니 이런 일화가 숨겨있었다니 조금 놀라웠습니다.

또한 영어에 들어간 프랑스어는 고기뿐만 아니라 요리와 관련된 단어에도 볼 수 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었습니다.


 


동글동글 귀여운 '양파'.

그저 식재료 중 하나로만 여겼던 '양파'가 알고보니 '통일'과의 연결고리가 있었습니다.

마늘은 6조각으로 쪼개지지만 양파는 하나로 되어 있다. 마치 진주와도 같은 하나의 결정체처럼 보였는지, 여기에서 통일이라는 의미가 붙었다. 마늘과는 다르게 양파를 하나의 단일체로 본 것이다. 더 내려오면 조합이라는 뜻의 union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 확실해진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단일성을 의미하던 union이 평범한 야채를 뜻하는 양파로 변신하면서 그 형태도 onion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제 onion에는 단일성 혹은 통일이라는 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 page 77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부활시킨 'union'.

왠지 양파를 먹을 때마다 '단일성', '통일'이 연상되면서 흔한 야채가 아닌 특별한 야채가 될 것 같았습니다.

​

 


처음에 <행복한 타히티 원주민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이란 제목을 보곤 의아하였습니다.

행복한데 왜 자살률이 높은거지?

너무 행복에 겨워서 그런건가?

온갖 추측을 하면서 글을 읽었는데 조금 놀라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타히티 원주민의 언어에는 '슬픔'이라는 단어가 없었던 것이다. 그 학자는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슬픔'이라는 단어의 부재 때문이라고 보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격언 중에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2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슬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슬픔의 근원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위로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슬픔의 강도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타히티에는 슬픔을 치유할 '슬픔'이라는 말이 없었던 것이다. 언어가 이렇게 중요하다. - page 108 ~ 109

이름의 부재로 인한 죽음.

이름은 분신이자 본질이다. - page 108

앞으론 '언어'의 중요성을, '이름'의 본질에 대해 조금 더 사려깊게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

 


사실 국가의 이름을 보면 그 의미를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민족의 나라, '일본'은 해가 뜨는 나라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나라의 뜻은 의외였습니다.

프랑스의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가 1534년에 캐나다를 발견했는데, 현지 원주민들의 언어로 캐나다는 마을을 뜻했다. 하지만 카르티에는 캐나다가 이 지방의 이름인 것으로 잘못 이해했다고 한다. - page 254

그렇다는건 '캐나다'는 마음이라는 뜻을 지닌 나라인 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나라도 탐험가의 이름을 따서 짓기도 하였고 라틴어에서 유래되는 등 꼭 국가의 이름만으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지 않음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단어의 어원을 따라가다보니 조금은 새롭고 의외적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읽는내내 흥미로웠고 그 단어들이 각인되곤 하였습니다.

책 속의 저자가 <서문>에서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언어는 인간이 만든 다른 문화적 산물들과 마찬가지로, 세월이 흐르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어떤 단어가 처음 생겨났을 때 가지고 있던 의미나 발음, 쓰임과 형태가 지금은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한 단어가 왜 그런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단어의 뿌리로 돌아가 원래의 맥락과 형태를 살펴보아야 한다. - page 5


언어를 배우는 것은 곧 그 나라와 교류하는 것이며, 그 나라의 문화를 알게 되는 것이다. - page 7

언어를 배운다는 것.

그 나라에 다가간다는 것이며 이전에 우리의 언어에 대한 어원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한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유의 문자들.

자랑스런 세종대왕의 후손으로 진정한 대한민국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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