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들이 참 좋았습니다 - 따뜻한 아랫목 같은 기억들
초록담쟁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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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았습니다.

따뜻함이 묻어난 일러스트.

그리고 제목이 좋았습니다.

『그날들이 참 좋았습니다』 


지난 드라마 명대사가 떠올랐습니다.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 <도깨비> 대사 중

마치 이 소녀에게서 <도깨비>에서의 '지은탁'이 엿보인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4계절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첫 시작은 '여름'이었습니다.

저에게도 어릴 적 여름에 '봉숭아 꽃물'을 들이곤 하였습니다.

빠알간 봉숭아 꽃잎을 빻고 손톱에 물을 들이면서 한껏 예뻐진 내 손톱을 보며 좋아라했던 기억.

그 색이 오랫동안 가길 간절히 바랬던 마음.

그래서 이 이야기가 공감이 되곤 하였습니다.

문득 다가오는 여름엔 우리 아이의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추억이 아이에게도 간직되길 바라는 작은 소망도 생겼습니다.


<봉숭아 꽃물>


봉숭아꽃이 만발할 때면

열 손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여 주셨던 엄마.


빻아놓은 봉숭아 반죽에서 나던 냄새,

꽃 사이를 날며 붕붕거리던 꿀벌의 날갯짓.

첫눈이 올 때까지 봉숭아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엄마의 달콤한 이야기까지.


내 손도 내 마음도

곱디고운 색으로 물들어갔습니다. - page 19


책 속의 소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냥 행복해지곤 하였습니다.

아마도 이 소녀에게서 지난 날의 추억이 떠올랐기에, 그 추억으로 내 마음이 따스해졌기에, 또다시 아련해질 추억과 앞으로 쌓일 기억들에 풍성해진 마음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싱그러운 여름이 지나고 갈색빛 가을을 지나고나니 어느새 겨울로 접어들었습니다.


겨울의 이야기 중 인상깊었던 이야기.

<내 영혼이 따뜻했던 시절>


추운 겨울, 우리 동네 한구석에 늘 자리 잡고 계시는

군밤 할머니, 군고구마 할아버지.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그곳에 가면

따끈한 군고구마 한 봉지 손에 쥐여 주세요.


군고구마 통 속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들리고

막 구워진 고구마,

입천장 데기라도 할까 조심조심 베어 물면

사르르 녹는 뜨거운 태양을 삼키는 것 같아요.

추운 날이지만 태양을 삼킨 나는

몸 속 깊은 곳까지 따뜻해져 하나도 춥지 않네요.


빙그레 웃으며 주신 군고구마를 먹을 때면

왠지 모르게 힘들었던 마음도 사르르 녹아 버려요. - page 179

​

 


호호 불어가며 먹는 군고구마 한 입.

노오란 고구마를 한 입 베어 물면 어느새 내 몸은 따스해짐을 느끼고 입가에 미소마저 짓게 만드는 너무나도 따뜻한 맛.

왠지 이 이야기에서의 고구마엔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온정마저 느껴져서 더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고구마 한 입이 너무나 먹고 싶었습니다.

한 입만 먹어도 왠지 모르게 힘들었던 내 몸을, 내 영혼을 치유받을 수 있지 않을까......


추운 겨울이 지나니 어느새 따사로운 봄바람이 찾아왔습니다.

팡팡 터지는 꽃들처럼.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그림에서도, 글에서도 새로운 출발과 희망이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무렵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집으로>


나 언젠가 돌아가겠지요,

그리운 고향집으로.

두고 온 모든 것들이

나를 반겨 따뜻하게 맞아 줄 그곳.

많이도 변한 나를 나무라기보다

"잘 왔다, 잘 왔어."

등을 쓸어 주며

따스운 음식 한 그릇에 내 눈물을 녹여 줄...


나 언젠가 돌아가겠지요. 그리운 고향집으로... - page 275

그냥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잘 왔다, 잘 왔어."

이 말이 왜 이토록 눈물이 나게 하는 것인지......

조만간 그리운 그 곳으로 가서 위로 한 그릇을 받아야겠습니다.


4계절이 지나고 돌아보니 참으로 좋았던 기억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어김없이 찾아온 계절에 나는 어떤 이야기를, 어떤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남겨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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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마이크 비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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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참으로 '행복'에 대해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도 그 행복을 찾기 위해 책을 읽으며 반성도 하고 깨달음을 얻기도 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 예전의 그 마음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다시금 찾아나서곤 합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도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세상은 더 풍요로워졌지만 사람들은 예전보다 행복하지 않다. 한국은 단기간에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삶의 질까지 개선되지는 않았다.

현대인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고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내가 보기에 한국 사람들은 특히 더 그런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은 더욱 심하다. 공부를 잘해서 소위 말하는 명문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중압감이 어마어마하다. - page 6


공감이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우리에겐 '헬조선', '3포세대', 'N포세대'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까지 했을까......

모든 것은 '포기'하고자하는 우리의 청춘들에게, 아니 한국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리케』


사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측정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저마다 행복에 대한 '정의'도 다를 것이기에 과연 행복한 사람들은 상대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런 저와 같은 사람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렇다. 행복은 당연히 주관적이고 또 주관적이어야 한다. 그 점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부분은 당신이 당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중요한 건 바로 그것이다. 행복한지 그렇지 않은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우리의 새로운 측정 기준이고, 나는 당신이 느끼는 감정의 이유를 분석하려고 한다. 멋진 차를 굴리며 더 넓은 집에서 완벽한 배우자와 함께 사는 이웃보다 당신이 더 행복하다면 우리 기준에서 당신은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이다. - page 34


우리의 기술은 나날이 발전되어가고 생활은 더 편리해졌지만......

왜!

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특히나 우리의 현대인들을 살펴보면 너무나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휴대폰.

가상공간.

그리고 혼자.


진정한 부자는 통장에 찍힌 액수가 아니라 유대 관계가 얼마나 든든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며, 감사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깨달음이 찾아온다. 행복은 지금보다 큰 차를 사는 데서 느껴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공동체라는 좀 더 큰 그림의 일부분이라는 사실, 우리가 그 안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아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행복연구소와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발견된 공통적인 사실이 있다면 가장 행복한 나라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유사시에 기댈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덴마크 국민들이 친구나 가족과 매우 자주 만나며, 넘어지면 친구가 잡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 page 47 ~ 48

굳이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 역시도 '어른'인 저와 비교를 해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 밝은 미소를 지으며 까르륵 웃는 아이.

내 손엔 휴대폰이 있을 때 아이의 손엔 친구의 손을 잡고 있을 때.

'놀이터'라는 작은 공간에서도 신나게 뛰어놀며 "재밌다, 그치!"를 외칠 때.

오히려 아이가 '행복'의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 속엔

공동체, 건강, 자유, 신뢰, 친절 등을 통해

행복의 조각을 맞추어가고 있었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유'를 누리는 방법이 소개되어 눈길이 가곤 하였습니다.

​


또한 우리가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 역시도 '행복'을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는 서로 많이 다르지 않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불평등과 불균형과 불의가 진정한 적이고, 공감능력과 신뢰와 협동심이 우리가 가져야 할 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 - page 244

​

사실 우리도 누군가를 돕고나면 '행복'을 느끼곤 합니다.

저자 역시도 '친절'이나 '봉사'를 통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와 관련되었던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친절은 귀 먼 사람도 들을 수 있고

눈 먼 사람도 볼 수 있는 언어"라는 명언을 남겼다.

잠시 까막득히 잊고 지냈습니다.

나도 가지고 있는 언어 '친절'.

이제라도 그 언어를 사용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이번 주에 해야 할 다섯 가지 친절한 행동>을 살펴보니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평범하고도 사소한 것이 다른 이에게 행복을, 그 행복이 나에게 전달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사실 행복의 조각들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잠시 잊고, 바쁘게만, 빠르게만 살아왔었기에 모른다고 단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실현 가능한 우리의 행복인 '소확행'들이 모여서 지속 가능한 '행복'이 이어짐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오늘 하루 나는 어떤 행복의 조각을 찾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이와 같이 나들이를 했고,

해맑은 모습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고,

다음을 기약하며 약속을 하기 위해 새끼 손가락을 걸었습니다.

알고보니 소소한 행복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저만의 행복의 조각을 찾기 위해 약속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감사일기.

독서.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친절한 행동 등.

이 모든 것이 모이고 모여 커다란 행복이 되어 내 주변에도 전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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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언어로 - 신동엽 평전
김응교 지음, 인병선 유물공개.고증 / 소명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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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신동엽'씨를 물으면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아마 다들 알 거라 생각됩니다.

이 시에서의 '껍데기'의 의미와 '알맹이'의 의미.

그리고 이 시가 전하고자하는 의미는 동학 혁명의 아우성과 4.19 혁명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에 대한 표현으로 민주 · 자유를 지향한,  저항시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많은 사람은 여전히 그를 민중의 저항의식을

시로 형상화한 시인으로만 한정하여 이해하려 한다.

이는 그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의 시에 대한 이해를 편협하게 했다.

지금 여기에 그의 육필 원고와 사진, 편지 등을 공개하는 것은

'시인 신동엽'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돌려주기 위함이다.

그간에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ㅈ고 시인에 대한

직접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새로운 시읽기의 전형을 제시한다.


'시인 신동엽 읽기',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좋은 언어로』

 


그는 시에서 표현하는 것만큼 그의 삶은 세계사의 거센 파도와 곡절 많은 현대사 속에서 역사적 존재로 거듭났었습니다.

그가 태어난 해는 1930년 일제강점기였고 만주사변 1년 전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태평양 전쟁 때 배고픈 학생 시절을 보내고, 한국전쟁 때는 군인의 신분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는 등 그의 인생은 우리의 역사 현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의 시는 조선과 고구려를 넘어 상고시대의 옛날까지 펼쳐내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아주 먼 과거를 '그 옛날'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생활 이야기와 함께 극적으로 살려낸다는 점이다. 그의 '옛날 이야기'는 단지 과거로 돌아가자는 회고주의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을 여는 옛날'이다. 그의 시는 '과거의 읽을거리'가 아니라, '내일을 위한 잠언'이다. - page 10

최근에도 그의 시가 거론된 이유.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 속엔 그의 애틋한 사랑이 있었고 가족이 있었습니다.

한 남자로써의 모습, 가족을 향한 한 아버지로써, 남편으로써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었습니다.

신동엽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다니는

자상한 아빠였다. - page 151


역시나 그의 이야기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역사가 등장하였습니다.

1960년대.

경상남도 마산에서 시작한 시위가 전국으로 퍼진, 마침내 10만 명이 넘는 서울 시민이 시청 앞과 서울역 광장에 모여 거리를 행진하여 자유를 외쳤던 그 사건, '4.19 혁명'.

이 시대의 아픔을 담은 문학 작품을 모아 손수 제작한 『학생혁명시집』속에 담긴 그의 시 「아사녀」는 참으로 가슴이 아리게 다가왔었습니다.

온갖 영광은 햇빛과 함께,

소리치다 쓰러져 간 어린 전사의

아름다운 손등 위에 퍼부어지어라.

- 「아사녀」끝 부분, 1963


그의 삶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마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몸소 가지고 그렇게 자신의 몸뚱아리는 가고 그 정신만을 남긴 채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특히나 그의 맏딸 정섭의 글을 읽노라면 유난히도 파랗고 맑은 그날의 하늘이 무심하기만 하였습니다.

어느 저녁인가 식탁에 둘러 앉은 우리에게, 아버지는 6.25사변 때 죽을 고비를 넘기며 탈출한 이야기를 웃으며 들려 주셨다. 어른들이 깜쪽같이 사실을 숨겼기 때문에, 또 그때까지도 가까운 이의 죽음이란 실지로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되었으므로 아버지의 임종은 너무나 갑작스럽고 뜻밖이었다. 하늘이 낮게 드리워진 날이었다. 봄 냄새가 짙어지기 시작한 4월 초이레, 그날의 일로 하여 그해 일 년은 온통 하늘 낮은 쟂빛 날들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 신정섭, 앞의 글, 223면

그리고 그의 장례씩날 그의 제자가 읽은 『금강』의 7장.

여행을 떠나듯

우리들은 인생을 떠난다.


이미 끝난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비판적 사유를 요구한다. 우리 마음 속에 어두운 구름을 "닦아라"라고 요구한다. 우리가 가진 무거운 고정관념의 쇠항아리를 "찢어라"라고 권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새로운 눈으로 내일을 볼 것을 신동엽은 요구하고 있다. - page 245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껍데기는 가라」중에서

지난 우리의 투쟁과 희생.

그리고 우리의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다가오는 5.18 민주화운동과 6월의 항쟁의 의미를 되새겨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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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블 맨 - 스탠 리, 상상력의 힘
밥 배철러 지음, 송근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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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가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이가 있습니다.

이미 제 주변은 물론 심지어는 동생까지도 본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

이번에는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백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본 사람은 절대 그 스포를 누설하지 말아야함을 당부 아닌 당부를 하는 요즘.

마블의 이야기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였습니다.


『더 마블 맨』


의미심장하게 웃는 이.

아마도 슈퍼히어로와 마블의 역사를 장식한, 그들의 아버지 '스탠 리'였습니다.

그가 현재의 우리들에게 다가오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그의 상상력의 비결까지 파헤치려합니다.


사실 저는 '히어로'에 관심 1도 없었습니다.

아마 보지 않았기에, 막연히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뿐이라고만 여겼습니다.

그러다 우연찮게 보게 된 <어벤져서 : 인피니티 워>.


왜 사람들이 '마블'을 외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다음편을 바라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블 영화의 특징은 이러했습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마블' 영화를 찾아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성장과정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대공황'이 있었고 시대의 흐름처럼 그 역시도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화에는 내 마음을 사로잡는 세상이 들어 있었습니다. 마법과 신비의 세계, 그토록 바라고 살고 싶던 세상,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그런 세상이지요." - page 54

어린 소년 스탠리는 독서와 영화를 사랑했고 결국 이야기꾼이 되었고 훗날엔 그의 어머니가 예껸한 대로 부와 명성을 거머쥘 영화 같은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그가 이토록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도전'과 '용기'였을 것 입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만화'에 대한 인식이 하찮다는, 아이나 철이 안 든 어른들이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날 모든 이들이 열광할 수 있게끔 만든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용기, 그리고 그 속에서 전한 희망의 메시지.

그렇기에 우리는 그의 히어로들에게 열광을 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스탠 리의 이야기 중 인상깊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소소한 일이었어요. 하지만 최대한 따뜻하고 친밀한 느낌을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그게 통한 것 같아요." 청소년들과 20대 초반의 팬들은 익살스럽게 비꼬는 말투로 자신들의 반체제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어른들에게서는 들을 수 없었던 생각을 이야기하는 그 목소리가 특별하다고 느꼈다. "항상 즉흥적으로 글을 썼어요. 이야기를 한참 쓰다가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을 바로 글에다 집어넣었죠." 슈퍼히어로들과 그들의 불안한 모습으로 거둔 성공을 통해 스탠은 자신의 본능을 믿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 page 234 ~ 235

그래서 그의 히어로들은 왜닞 모를 이끌림, 정감이 가곤 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들.

그리고 '히어로'이기 전에 '인간'임을......


그의 인생이 마냥 성공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익성보다는 사업체의 규모를, 주식시장의 거품과 수많은 인터넷 기업 '폭탄'들, 이로 인한 사기와 주식 조작에 연류되어 그가 이끌던 직장들마저 직장을 잃을 위기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들에겐 '스파이더맨'이 있었습니다.

스탠의 일흡여덟 번째 생일을 2주 앞두고 SLM의 직원들은 회사의 몰락에 관한 불길한 소식과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리더를 위해 독일에서 2미터가 넘는 스파이더맨 조각상을 들여왔다. 그들은 조각상을 조립해 세운 뒤 스파이더맨 스타일로 손가락을 꼬아 행운을 빌어쏙, 스탠으 그 덕분인지 공견을 면할 수 있넜다. 어쩌면 이 스파이더맨이 마법처럼 살아 움직여 고된 사겐에 앞장선 것인지도 모른다. - page 367 ~ 368


그렇게 그는 자신의 신념과 함께 히어로들과 함께 우리에게 '꿈'을 꿀 수 있는 용기를, 삶의 '희망'이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중 마블 세계에서 팬들의 마음을 거미줄에 얽히게 사로잡은 '스파이더맨'에 대해, 스탠에겐 이런 존재였다고 합니다.

스파이더맨은 단순한 만화 히어로가 아니에요. 마음의 상태를 대변해주는 존재이죠.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비밀스런 꿈, 두려움, 불안함을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백일몽을 남몰래 갖고 있어요. 그 백일몽 속에서 우리는 현실에서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강해지고, 빨라지고, 용감해지지요. 하지만 스파이더맨에게는그런 꿈들이 현실이 된 거예요. - page 418 ~ 419

그래서 스파이더맨이 유명해진 뒤에도 , 미국 문화 전역에 길이 남을 유산이며, 스탠을 전설적인 작가로 만들어준 단 하나의 글귀.

"그는 결국 깨달았다. 큰 힘에는 반드시 큰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 page 419


왜 우리가 그토록 '마블 세계'에 열광을 하였을까!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곳은 우리가 사는 곳과 닮았기에,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희망하던 세계를 만들어줄 이들이 있기에 그들을 통해서 고구마로 체한 가슴을 뚫어 줄 청량한 '사이다'역할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블의 아버지인 '스탠 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수많은 히어로들 중 '스파이더맨'이 인상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우리의 세상을 지키는 그의 모습.

지금의 우리에게도 '스파이더맨'과 같은 이가 나타나길 바랄 뿐이었습니다.


마블의 아버지인 '스탠 리'를 알게 되니 비로소 '마블 세계'가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다시 마블 영화를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였습니다.

그가 전하고자하는 이야기.

역시나 '희망'은 살아있다는 이야기는 아닐지.

그리고 영웅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가까운 우리 주변에, 아니, 우리의 잠재된 의식 속에 존재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닐지.

궁금하고도 기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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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터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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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김호연'

그와의 인연은 『망원동 브라더스』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유쾌한 주인공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그래서 공감할 수 밖에 없고 우리의 현실을 바라볼 수 밖에 없음에 유쾌하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왠지 모르게 귀를 기울이곤 하였습니다.


『파우스터』 


처음엔 '파우스트'인 줄 알았습니다.

그것도 흔히 알고 있는 괴테의 작품인 『파우스트』.

그런데 알고보니 이 작품은 『파우스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도 『파우스트』에서의 악마와 인간 사이의 이야기가 『파우스터』에서는 노인과 젋은이 사이의 이야기로 이야기는 서로간의 연결고리를 가지며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거액의 돈만 내면 젊음을 조종하며 살 수 있다?"

돈으로 안 될 것이 없는 세상.

하지만 그 돈이 결국 한 사람의 젊음을, 그 사람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점이 무섭지만, 사실이 아니지만 어디선가는 일어날 현실과도 같은 이야기에 초반부터 책장을 넘기기에 머뭇거리게 되었습니다.


'파우스터'

이는 누구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파우스트는 독일의 국민작가 괴테의 작품이에요. 요약하자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하고 젊음을 되찾는 노일 파우스트에 대한 이야기죠."

소설 내용을 들은 준석은 기가 찼지만 웃음 따윈 나오지 않았다. 굳은 준석의 표정을 살피곤 경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당신이나 지수 씨처럼 메피스토를 통해 파우스트에게 청춘을 해킹당한 젊은이들을, 파우스터라 불러요."

"뭐라고 불리다고요?"

"파. 우. 스. 터. 당신은 그들의 파우스터로 지난 청춘을 살아온 거예요." - page 77

자신도 모른 채 어느새 자신의 삶이 조종된 이에 의해 살아졌다는 것.

어쩌면 이보다 더 비극적인 삶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피스토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이, 파우스트들을 보면 그들이 선택한 파우스터들은 지난 날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부정하고 싶지만, 떨쳐내고 싶었던 과거.

하지만 그 과거 속 자신과도 닮은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진 부를 가지고 그토록 원했던 삶의 모습으로 조종하는 파우스트들을 바라보면 한편으론 인간으로써는 못할 행위이지만 한편으로 가슴 찡함이 존재하곤 하였습니다.

그들에겐 이런 잠재된 욕망......

자식들은 절대 부모 마음대로 될 수 없다. 부모 마음대로 되는 자식이란 또 얼마나 바보 같은 존재인가. 하지만 파우스터는 다르다. 파우스터는 자식들이 해줄 수 없는 모든 것을 대체해준다. 파우스터는 새로 태어난 나다. 내가 되고 싶었던 청년이고 내게 없었으면 하는 것들을 제거한 젊음이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그를 부림에도 거기에 대한 저항이나 반감이 없다. 무엇보다 나 혼자의 것이다. 자식은 아내와 함께 만들고 간섭을 받아야 하지만, 파우스터는 온전히 나만의 것이고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다. - page 244 ~ 245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지만......

다른 이의 인생마저 조정하면서 마치 자신의 삶이 변화된 것이라고, 영원을 꿈꿀 수 있다는 헛된 희망.

왜 신의 영역에 감히 다가서려 하는지......

서글프고도 비참한 생각마저 들곤 하였습니다.


책 속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너의 행운은 나의 의도였고, 너의 성취는 나의 기쁨이었지.

자식과 부모 사이에 할 수 없는 것들을 우리는은밀히 해왔어. 태근 네가 왼손이라면 나는 오른손이고 네가 아담이라면 나는 하와였고. 우리는 부모와 자식도 아니고 파우스트와 파우스터만으로 정의하기도 어려운 그런 관게야.

그리고 너의 존재를 통해 얻은 성과 역시 매우 컸어. 너는 나만이 아닌 우리에게도 행운이었으니 나와 닥터 바우만은 너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이라도 할 자세가 되어 있었어.

...

그것은 뱀의 사과 같은 것이었어. - page 495

'뱀의 사과'라는 것......

이는 '아담과 이브'와도 관련되어 있는, 사과는 뱀의 유혹과 기독교적인 원죄의 뉘앙스를 가졌다는, 그래서 결국 '파우스트'와 '파우스터'와의 관계가 뱀의 사과와도 같음에 단순할 듯 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끊없는 욕망.

신에 대한 도전과도 같은 이 무모함은 결국 스스로의 파멸에 도달할 수 있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스스로 '괴물'이 되려하는지 미련하고도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고나니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생각을 해 보아야겠습니다.

내 속엔 '악마'가, 아니면 내 삶을 조종하는 '파우스터'가 있다면 스스로에게도 자문해 봅니다.

당연히 욕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파우스터를 만난다면 과연 그 욕망을 컨트롤할 수 있을가? 그리고 진정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 - page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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