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언어로 - 신동엽 평전
김응교 지음, 인병선 유물공개.고증 / 소명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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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신동엽'씨를 물으면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아마 다들 알 거라 생각됩니다.

이 시에서의 '껍데기'의 의미와 '알맹이'의 의미.

그리고 이 시가 전하고자하는 의미는 동학 혁명의 아우성과 4.19 혁명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에 대한 표현으로 민주 · 자유를 지향한,  저항시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많은 사람은 여전히 그를 민중의 저항의식을

시로 형상화한 시인으로만 한정하여 이해하려 한다.

이는 그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의 시에 대한 이해를 편협하게 했다.

지금 여기에 그의 육필 원고와 사진, 편지 등을 공개하는 것은

'시인 신동엽'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돌려주기 위함이다.

그간에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ㅈ고 시인에 대한

직접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새로운 시읽기의 전형을 제시한다.


'시인 신동엽 읽기',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좋은 언어로』

 


그는 시에서 표현하는 것만큼 그의 삶은 세계사의 거센 파도와 곡절 많은 현대사 속에서 역사적 존재로 거듭났었습니다.

그가 태어난 해는 1930년 일제강점기였고 만주사변 1년 전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태평양 전쟁 때 배고픈 학생 시절을 보내고, 한국전쟁 때는 군인의 신분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는 등 그의 인생은 우리의 역사 현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의 시는 조선과 고구려를 넘어 상고시대의 옛날까지 펼쳐내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아주 먼 과거를 '그 옛날'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생활 이야기와 함께 극적으로 살려낸다는 점이다. 그의 '옛날 이야기'는 단지 과거로 돌아가자는 회고주의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을 여는 옛날'이다. 그의 시는 '과거의 읽을거리'가 아니라, '내일을 위한 잠언'이다. - page 10

최근에도 그의 시가 거론된 이유.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 속엔 그의 애틋한 사랑이 있었고 가족이 있었습니다.

한 남자로써의 모습, 가족을 향한 한 아버지로써, 남편으로써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었습니다.

신동엽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다니는

자상한 아빠였다. - page 151


역시나 그의 이야기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역사가 등장하였습니다.

1960년대.

경상남도 마산에서 시작한 시위가 전국으로 퍼진, 마침내 10만 명이 넘는 서울 시민이 시청 앞과 서울역 광장에 모여 거리를 행진하여 자유를 외쳤던 그 사건, '4.19 혁명'.

이 시대의 아픔을 담은 문학 작품을 모아 손수 제작한 『학생혁명시집』속에 담긴 그의 시 「아사녀」는 참으로 가슴이 아리게 다가왔었습니다.

온갖 영광은 햇빛과 함께,

소리치다 쓰러져 간 어린 전사의

아름다운 손등 위에 퍼부어지어라.

- 「아사녀」끝 부분, 1963


그의 삶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마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몸소 가지고 그렇게 자신의 몸뚱아리는 가고 그 정신만을 남긴 채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특히나 그의 맏딸 정섭의 글을 읽노라면 유난히도 파랗고 맑은 그날의 하늘이 무심하기만 하였습니다.

어느 저녁인가 식탁에 둘러 앉은 우리에게, 아버지는 6.25사변 때 죽을 고비를 넘기며 탈출한 이야기를 웃으며 들려 주셨다. 어른들이 깜쪽같이 사실을 숨겼기 때문에, 또 그때까지도 가까운 이의 죽음이란 실지로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되었으므로 아버지의 임종은 너무나 갑작스럽고 뜻밖이었다. 하늘이 낮게 드리워진 날이었다. 봄 냄새가 짙어지기 시작한 4월 초이레, 그날의 일로 하여 그해 일 년은 온통 하늘 낮은 쟂빛 날들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 신정섭, 앞의 글, 223면

그리고 그의 장례씩날 그의 제자가 읽은 『금강』의 7장.

여행을 떠나듯

우리들은 인생을 떠난다.


이미 끝난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비판적 사유를 요구한다. 우리 마음 속에 어두운 구름을 "닦아라"라고 요구한다. 우리가 가진 무거운 고정관념의 쇠항아리를 "찢어라"라고 권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새로운 눈으로 내일을 볼 것을 신동엽은 요구하고 있다. - page 245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껍데기는 가라」중에서

지난 우리의 투쟁과 희생.

그리고 우리의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다가오는 5.18 민주화운동과 6월의 항쟁의 의미를 되새겨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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