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고 온 Go On 1~2 세트 - 전2권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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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 중 한 분입니다.

'더글라스 케네디'

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몰입감과 속도감으로 책을 펼치는 순간 끝을 보기 전엔 손에서 놓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전하는 그의 메시지는 지금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끔 하기도 하였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나게 된 그의 작품.

'가족'의 모습을 통해 전할 그의 메시지가 궁금하였습니다.

『고 온』


1971년 9월.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한 자리에 모인 식구.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앨리스'에겐 매일을 다투며 살아온 부모님과 예일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는 큰오빠, 아이스하키 선수가 꿈이었지만 교통사고로 운동을 포기하고 경영학으로 진로를 바꾼 작은 오빠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가족들도 그리 화목한 가정은 아니지만 그녀의 엄마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그녀는 자신과 비슷하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남자친구 '아놀드', 유대인이자 동성애자인 '칼리'와 함께 붙어 다니며 그들에게 저항을 해 봅니다.


나는 아놀드에게 전화해 해변에서 벌어졌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내일 학교에 가면 칼리랑 교장실을 찾아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털어놔."

아놀드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었다.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교장이 와스프 중심인 올드그리니치에서 유대인 인권운동을 펼치면 곤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하면 내게도 대처 방안이 있어."

"내일 1교시 이전에 칼리랑 의농할게. 어쨌든 네가 변호인 역할을 맡아주면 칼리도 매우 좋아할 거야."

"이제 올드그리니치에서 인종차별은 사라져야 해."

"그리 쉽지는 않을 거야." - page 66 ~ 67


그리고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칼리의 실종사건.

칼리의 가방과 소지품이 해변에 놓여 있기에 경찰은 자살이라 추정하지만 그녀의 시신은 발견되지도 않고 그로 인해 앨리스는 힘겹게 학교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살인 줄 알았던 칼리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그녀 앞에 찾아옵니다.

그리고 이어진 칼리와 큰 오빠 사이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진실들......

또한 그녀가 더블린에서 만난 연인이 폭탄테러를 당하는 등.

복잡한 사회정치문제와 문화가 그녀의 가족에게 끼친 영향과 그로 인한 가족 구성원들의 위기, 불행, 그리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까지.

소설은 거대한 시대상을 한 가족에게 축소시켜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곤 하였습니다.


2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오빠의 비밀은 영적인 게 아니라 세속적이고, 그 비밀이 밝혀지면 죽을 때까지 감방에 갇혀서 살게 될 거야.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부터 나는 이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실 자체를 머릿속에서 지울게."

"지금 너, 아빠처럼 말했어."

"아니, 전혀 달라."

"그럼 왜 오래전에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내 죄를 숨겨주려고 하는 거야?"

"왜냐하면...... 우리는 가족이니까. 그 대신 나는 오빠한테서 방금 들은 이야기를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겠지."

"조금 전만 해도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실 자체를 지운다며?"

"지우겠다고 해서 지워지는 게 아니잖아. 평생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겠지. 그렇지만 다시는 얘기도 꺼내지 않을 거야. 오빠도 다시는 어느 누구한테도 말하지 마. 나도 차라리 몰랐으면......"

"너는 알고 있어야 해. 이건 우리 사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니까. 그 일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돼 있는 거니까."

오빠는 천장을 보다가 형광등을 보다가 나를 보았다.

"이제 너도 공범이네." - page 381 ~ 382


"그 분이 점점 더 마음에 드는군요. 그렇지만 한 가지 교훈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나 숨기는 게 있습니다. 누구나 나름대로 거짓말을 합니다. 누구나 비밀을 품고 있습니다. 완전히 투명하다? 동화에나 있는 일이죠. 부부 사이에서는 특히 그렇고, 가족 사이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완전히 진실만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럴 수도 없고요. 그래서도 안 돼요. 우리 대다수는 자기 자신이라는 수수께끼를 푸는 것만으로도 계속 벅찬 상태니까요." - page 387


'가족'.

가깝고도 가깝지 않은 존재.

서로를 위하지만 결국은 스스로를 위하는 것이라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믿기 싫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1권에서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가족은 하나의 비밀 사회다. 비밀은 부모나 남매가 함께 공유할 경우 공모나 음모가 된다. 비밀을 알고 나서 침묵한다면 공범이 된다.

'너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우리 문제니까. 우리가 지금 이렇게 된 건 그 일의 영향이 크니까." - page 19

그리고 엄마가 했던 이 한 마디는 책을 덮은 이 순간에도 잔여운이 남기도 하였습니다.

"가족이 전부야. 그러니까 가족이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야." - page 19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지 조금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단 하나의 믿음이 있었습니다.

가족이니까 가능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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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ㅣ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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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와의 인연은 최근에 읽었던 『안녕, 드뷔시』에서 였습니다.

아름다운 음악 선율과는 반대로 강한 반전을 선사했던 미스터리 소설.

그래서 눈여겨보던 작가였는데 이번엔 '할머니'와 함께 보다 다양한 사건들을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

심상치 않으신 분이 틀림없었습니다.

전직 재판관이 었던 그녀.

손녀에게 때론 잔소리로, 때론 누구보다 더 큰 애정을 건네는 그녀.

그런 그녀는 손녀가 들려주는 사건만으로도 범인의 윤곽을 알아내는 모습은 '셜록 홈즈'보다 더 뛰어난 추리력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성실하지만 사건마다 난관에 부딪히는 그, 경시청 수사1과 형사 '가쓰라기'.

그는 자신이 궁금한 사건은 직접 발품을 팔며 수사를 하지만 그 열정만큼 해결의 실마리를 잘 찾지는 못합니다.

그런 그에게 같이 사건 현장을 다니고 실마리를 찾아가는 그녀가 있었으니 시즈카 할머니의 손녀, 법률가를 지망하는 여대생 '마도카'.

마도카는 가쓰라기와 함께 현장을 다니며, 증거물과 함께 '소거법'으로 사건을 정리하고는 할머니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가만히 듣고는 손녀에게 하나씩 사건을 해결하는 방향을 제시해 주곤 합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건은 소설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사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의 범인은 결코 먼 곳이 아닌 바로 '지인'들이라는 점에서 못내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건마다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

"그럼, 할머니는 정의를 뭐라고 생각해?"

"그거야 간단하지." 당연히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즈카는 선뜻 대답했다. "정의란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 굶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빵을 나눠주는 일이지. 정의는 그걸로 충분해." - page 26 ~ 27


생각해 보면 법률에는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시간과 시간의 사이에서 늘 신음하고 있다. 왜냐하면 결국 재판은 사람이 사람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page 124


"행위는 법이 재판한다. 하지만 마음을 재판하는 것은 신에게 맡긴다. 그렇게 구분할 수밖에 없다고." - page 190


반란이 성공한다면 명칭은 혁명으로 바뀐다. 이 일도 마찬가지다. 정의일까, 아닐까는 토대가 되는 국익의 방향에 따라 간단히 역전된다.

범죄 수사는 죄를 지은 사람을 특정해 입건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아무리 입건해도 결과적으로 그 죄가 공적으로 바뀐다면 범죄 수사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 page 329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해결되는 것이 마냥 통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결국 '인간'의 '이기심'에, '복수'에 의해 끔찍한 결말이 난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였습니다.


조만간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2가 선보인다고 하였습니다.

이번엔 『안녕, 드뷔시』에서의 등장인물이 콤비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설레였습니다.

어떤 사건들이 있을지, 그리고 우리의 할머니 추리가 궁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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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 4천만 부가 팔린 사전을 만든 사람들
사사키 겐이치 지음, 송태욱 옮김 / 뮤진트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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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을 만든다는 것.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최근에 본 영화를 통해서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말모이>

우리말이 금지되었던 일제 시대.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고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면서 비로소 '말'과 '마음'이 모여 '사전'이 됨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가슴 먹먹함과 동시에 '우리말'의 소중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국어사전은 시대를 거듭할수록 '신조어'가 더해지면서 보다 표현을 자유롭고 풍성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 '사전'에 인생을 바친 이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읽기 전 독자를 자극했던 문구.

일본 쇼와 시대 사전 역사의 최대 수수께끼에 다가가는,

지적 흥분을 자극하는 책.

과연 이 두 남자의 인생이 담긴 '사전'이 궁금하였습니다.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소설보다 더 흥미로웠습니다.

사전에 인생을 바친 이 - 겐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

두 사람의 관계는 '빛'과 '그림자'였다고 합니다.

이율배반이자 표리일체. 서로 모순되면서도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관계. 이것이 '겐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이었다. - page 13

그런 그들이 세상에 내놓은 국어사전이 합쳐서 누계 약 4000만 부에 이르는 경이적인 발행부수를 기록하고 모든 세대가 이 사전을 접해왔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고고학자는 유적이나 유물에서 먼 옜날에 생활했던 사람들의 삶이나 인생을 추찰한다. 이번에 나는 많은 말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난 두 편찬자의 감추어진 심정이나 갈등을 그들이 엮은 국어사전에 남아 있는 '말'을 실마리로 삼아 탐색하려고 했다. 두 사람의 인생과 서로에 대한 시선을 드러내는 '흔적'을 광활한 말의 사막에서 주워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쇼와 사전사의 두 거성이 은밀히 국어사전에 새긴 '말'에 의지하여 두 사전이 탄생한 이야기를 바라보려 한다. - page 72


<산세이도국어사전>을 보면 객관적이면서 현 시대가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메이카이국어사전>을 보면 단순히 '사전'은 '찾는' 것이 아닌 '읽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겐보 선생은 "말은 소리도 없이 변한다"고 말했다. 야마다 선생은 "말은 부자유스러운 전달 수단"이라고 말했다. 사전에 인생을 바친 두 편찬자는 '말'의 본질을 훌륭하게 포착했다.

'객관'과 '주관'. '단문'과 '장문', '가가미'와 '문명 비평'. 대립하면서도 서로에게 존재감을 발하며 우뚝 서 있다. '겐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은 이율배반적인 '말'처럼 표리일체의 관계인 채 50년에 이르는 사전 인생을 달려 나갔다. - page 373 ~ 374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전이 더 우수한 것일까?

아마도 이 두 가지가 공존해야 비로소 '사전'의 본연의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책의 마지막엔 '사전'에 대한 의미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전'이란 대체 뭘까요?

"사전은 모르는 말을 알기 위한 '실용품'입니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전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작은 '모형'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큰 우주, 또는 지구는 실제로도 크고 우리 인간에게는 헤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우주 전체를 우리는 '말'을 통해 인식합니다. 세계를 '말'로 '미니어처화'해서 인식하는 것입니다. '말'에 의해 만들어진 현실 세계의 '모형', 그것이 사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가는 사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세계꽌으로 포착한 손바닥에 들어가고, 무한하게 펼쳐지는 '우주'. 그것이 '국어사전'이다. - page 378


책을 읽고 난 뒤 아이들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기 때 옹알거리며 말을 익히던 그 때가 떠올랐습니다.

그들이 하나 둘씩 익히던 그 말.

그 말들이 모여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었고 자신만의 '사전'을 만들었을 그들에게 새롭게 '국어사전'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보다 더 넓은 세계를 인지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말은 생성되었다가 소멸되기도 할 것입니다.

과연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썼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무심코 썼던 말.

왠지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제라도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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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 내 방이 내 방다워지는 소품 인테리어 노하우
오누리 지음 / 팜파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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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내 방'이 생기면서였습니다.

독립적인 내 방!

특히나 '내' 방이라는 것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였기에 남들의 인테리어를 보며 이것저것 사 모으고 꾸몄었습니다.


근데!

왜!

남들의 소품을 사고 남들처럼 벽지를 선택하였는데!

'내' 방은 유독 예쁘지않고 오히려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인지......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이 문구에 이끌렸습니다.

내 방이

내 방다워지는

소품 인테리어

노하우

남들과 다른 '내 방'다워지는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었습니다.


제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소품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냥 여기저기 눈에 띄는 소품 가게를 다니며 이것저것 '예쁜 것'들을 사왔다. 때론 귀여운 것, 심플한 것들을 샀다.

...

어떠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통일감 없는, 방 꾸미기 아닌 방 꾸미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방 안에는 넘치는 가구들과 함께 물건들까지 점점 더 늘어났다. - page 19 ~ 20

저도 방을 꾸미겠다는 마음만 앞서 물건들을 사 모으다보니 결국 멋진 소품들이 '잡동사니'로 전략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시작된 조언은 우선 '비우기'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뒤늦게 가치가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시간을 품어야 더더욱 가치가 높아지는 것들이 있다. 무엇을 버려야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개인이 살아오면서 생각하고 느낀 물건에 대한 가치를 바탕으로 결정하면 될 것이다. 나처럼 후회하는 선택을 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으로 자신의 공간과 물건을 살피고 생각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공간을 이왕 비웠으면 미련도, 후회도 훨훨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워진 공간에 오롯이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무언가를 채울 생각에 오히려 설레기도 할 것이다.

자신이 늘 있는 공간을 멋지게 꾸미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먼저 '버려라'라고 말할 것이다. 버리는 과정을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이 드러나기도 하고 나중에 꼭 필요한 것만 사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page 34 ~ 35


그리고나서 공간을 꾸미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방법.

어느 공간에서든 한번 본 인테리어를 단지 '예쁘다'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궁금해 하고, 호기심에서 끝내지 않고, 귀찮다고 포기하지 않고, 찾아보고 익혀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쳤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온전히 자신의 감각을 만들고 채우는 길이 아닐까.

실제로 수백 자아의 이미지를 꼼꼼히 뜯어 보며 궁금한 걸 스스로 찾아보니 공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소품 가게를 오픈하기로 결정하고 공간을 계약한 후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을 때, 나의 취향과 인테리어의 방향에 대한 의심이 없었다. 이런저런 이미지를 많이 찾아볼 필요 없이, 처음부터 이 공간이 어떻게 꾸며지기를 원하는지 알았다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는 옷이나 스타일에 대한 취향이 분명하듯 공간에 대한 취향이 분명했다는 뜻이다. 평소 많은 이미지를 보고 이런저런 다른 방식으로 상상하다 보면, 어느 날 내 공간을 꾸밀 기회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지고 완성된 모습이 상상될 것이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자신만의 감각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 page 62


그렇게 자료 수집부터 시작하여 작은 소품들을 배치하는 것까지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천천히', 하지만 '또렷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슬로우어'라는 말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인상적으로 남았었습니다.

슬로우어, Slow.er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더불어 예전의 나처럼, 어쩌면 앞으로의 나에게도, 혹은 가족이나 친구,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살면서 흔들리고 불안할 때, 자신만의 공간에서만큼은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그리고 그 공간 안에 슬로우어의 어떤 것이 편안함이나 작은 즐거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를 비롯해 여전히 불안함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page 7

이런 저자의 바람이 고스란히 묻어있던 이 책.

읽으면서 그녀의 공간이, 그녀의 소품들이 저에게 살며시 다가와 '편안함', '안정'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왠지 심적으로 힘들 때 이 곳에 찾아가고 싶었습니다.

'슬로우어(Slow.er)'

그곳에 가면 가구들이, 소품들이 저에게 위로를 전해줄 것 같았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혼자,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채우기 위해 꼭 한 번은 방문해야겠습니다.


잠시 눈을 돌려 우리집의 바라보았습니다.

그동안 그저 무심히 공간을, 가구들을, 소품들을 버려둔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날이 좋은 날.

그날 하나 둘 정리를 하며, 소품들과 이야기를 하며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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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일기 - 오늘도 아슬아슬 꿀렁꿀렁 취준 라이프
유니유니(전해윤)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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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도 겪었던 일이었습니다.

20대 시절.

마냥 대학에 입학했을 땐 그저 신났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3학년이 되면서는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점점 주변에서의 기대감.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업할꺼지?! 다른 ○○는 ☆☆회사에 취업했다더라!" 

"대기업 정도는 가야지!"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면 어느 정도 취업은 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회는, 회사는 참으로 냉혹하기만 했습니다.


수없이 썼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아침마다 체크하던 채용 공고.


지금은 가정주부로, 경력단절녀로 있지만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취준생 일기』

 

​

​격한 공감.

읽으면서 이렇게 고개를 열심히 '끄덕'인 적이 간만이었습니다.

(덕분에 목운동을 하게 되었지만.......)


취업을 하면서 긴장감 백 배!, 아니 심장이 터져버리는 순간이었던 '면접'.

책 속에 나온 면접 중 인상적이었던 '블라인드 채용'.

블라인드라고 공고에 적어놓고 신상정보를 캐묻는 건 무언지......

저 역시도 '인성 면접'이 기억에 남아있는데......

'인성' 면접이라하면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는 면접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 인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제가 보았던 회사의 면접관의 질문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연애는 많이 해 봤어요? 별로 안 해 본 것 같은데?"

"만약 직장 상사가 당신을 괴롭힌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보기엔 울컥할 것 같은데?"

몇 가지 질문들이 더 있었지만 당시의 상황에서 저 역시도 그만 울컥하는 바람에 떨어졌다는......

그래서 그 회사는 아직도 쳐다도 보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의 '취준생'들을 바라보면 사막에서 쌀알 찾는 것보다 더 힘든 채용 공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들에게 "힘내"라는 말 보다는 이런 공감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지.

읽는 저에게도 '희망'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기에 그들에게도 '위로'와 '희망'을 선사해 반드시 '취뽀'할 수 있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책의 마지막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를 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해피엔딩이다. - page 263

그 해피엔딩이 읽는 이들에게, 취준생들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작은 희망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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