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 서울.평양 그리고 속초.원산
JTBC <두 도시 이야기>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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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간직하고 있는 것.

바로 '분단'이라는 것입니다.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그래서 더욱 열망하고 갈망하는 것, '통일'.

독일의 베를린장벽보다 얇지만 아직도 뾰족한 가시를 간직한 휴전선이 여전히 남과 북의 경계를 지키고 있습니다.


10년 만에 남북 공동 제작이 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jtbc 특집 다큐멘터리 <두 도시 이야기>.

서울과 평양.

속초와 원산.

두 도시의 이야기를 책으로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도시 이야기』


우선 1부에선 '서울'과 '평양'의 이야기였습니다.

서울에서 육로로도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그곳, 평양.

하지만 아직은 비행기 두 번이나 갈아타야 닿을 수 있는, 중국을 거쳐 북한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아야 갈 수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분단 70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단절과 변화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공감할 수 있을까? 여전히 동일한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 우리는 서울과 평양, 두 도시를 넘나들었다. - page 19


두 도시는 냉면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메밀 향 가득한 국수에 동치미와 고기 육수를 섞은 국물, 슴슴하지만 오래 음미할수록 깊은 맛이 느껴진다는 '평양냉면'.

최근에 우리 연예인들이 평양공연을 한 뒤에도 '평양냉면'을 먹고 인상적이라 할만큼 이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는데 인상적이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모든 맛은 변한다. 정치, 사회, 경제적 조건에 따라 입맛이 변하고, 그에 따라 음식도 변한다. 평양냉면도, 그 냉면에 뿌리를 둔 다양한 국수도 모두 변하고 있는 오늘의 평양을 보여준다. 그러는 동안 휴전선 너머 서울에서는 해방 전 평양냉면의 맛을 간직하려고 애써왔다. 북한 실향민들이 1950~1960년대에 만들었던 냉면의 형태를 지금 오히려 서울은 지키고 있다.

서울과 평양, 어쩌면 서로 닿을 수 없는 곳을 그리며 한쪽은 지키고 한쪽은 변화해온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중심에 평양냉면이 있다. 한민족 DNA에 새겨진 하나의 입맛, 그 기억과 본능의 맛이 서울과 평양을 긴 면발로 잇고 있다. - page 47


그 외에도 평양온반과 서울 설렁탕, 서울 김치와 평양 김치 등.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가자미식해'에 대한 이야기.

가자미식해는 가자미가 나오는 해안 지방에서 겨울철에도 저장해놓고 먹기 위해 만든 발효 식품이다. 오래 묵혀두면 부패하는 게 아니라 발효하게 만드는 지혜. 해묵은 우리의 단절과 갈등에도 그런 지혜가 필요한 게 아닐까?

맛의 씨는 퍼지고 퍼져 한반도의 젖줄을 따라 흘렀다. 한강을 거슬러 올라 대동강에 이르면 분단의 시간도 가르지 못한 공감의 맛을 만난다.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의 맛이고 누군가에게는 기억의 맛이다. 새롭다고 느끼다가 이내 익숙해졌다. 다르다고 느끼다가 실은 같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다르고 또 같다. - page 87


2부에선 '속초'와 '원산'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서두부터 가슴이 찡했습니다.

철조망 너머로 흐르는 동해. 육지의 길은 막혔지만 바다의 물은 흐른다. 같은 바다를 바라보는 두 도시가 있다. 강원도의 두 도시, 속초와 원산은 동해도 이어져 있다. 속초 앞바다에서 해가 뜨면 원산 앞바다에서도 해가 뜬다.

동해를 따라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은 두 도시. 하지만 이제 원산과 속초는 가깝고도 먼 도시가 되어버렸다. - page 161

물은 흐르지만 길은 끊겼다는 것이......

왜이리도 가슴 메이게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실향민 집성촌인 '이바이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곳의 골목에는 오래된 시간을 기억하는 벽화와 사진들이 붙어 있다고 합니다.

"원산에서 나왔고 '일주일 나갔다가 다시 돌아가자' 했는데 그 일주일이 70년이 됐죠."

"통일이 되면 들어간다고 해서 주문진에 갔다가 속초로 올라왔어요." - page 215

많은 실향민들의 그 시절의 기억, 고향의 추억이 담긴 곳.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천막을 치고 삶을 일군 생명력,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고향에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끈, 지금의 속초를 만든 힘은 그런 실향민들의 삶 자체가 아니었을까. - page 216


그리고 이들을 이어주는 음식이 있었으니 속초 함흥냉면과 원산 회국수.

남과 북에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다른 듯 닮은 국수를 먹는다. 함흥냉면은 실향민에게는 그리움의 맛이고 관광객에게는 호기심의 맛이다. 함흥의 가정에서 흔히 먹던 회국수는 원산에서는 메밀로 만든 회국수로 바뀌었고, 이것이 실향민의 손을 거쳐 남한에서 함흥냉면이라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또 함흥냉면이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나뉘기도 했다. 평양냉면처럼 북한의 함흥냉면도 그동안 변해오지 않았을까? 어떻게 변해왔을까?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 한다. 우리의 질문과 저들의 대답이 오가는 과정 속에서 남북 간의 음식 간격이 좁아지고 멀어져만 갔던 우리의 발걸음도 조금은 가까워지지 않을까. - page 234 ~ 236


음식 뿐만 아니라 닮아 있는 설악산과 금강산.

설악산의 계곡과 폭포, 암석의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금강산과 더불어 태백산맥의 한 줄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두 산의 외형은 많이 닮아 있다. - page 283


구룡폴포에서 구룡연으로 흐른 물은 옥류동 계곡을 지나 동해의 해금강으로 간다. 설악산의 맑은 물도 이렇게 동해로 흐를 것이다. 그렇게 두 산의 물은 오래전부터 동해에서 만나왔을지 모른다. - page 288


초속 12킬로미터의 강한 바람에 몸이 휘청거릴 정도다. 그러나 설악산 산악인들은 마침내 1708미터 높이 대청봉에 올랐다. 태백산맥에서 가장 높은 곳, 사방을 둘러봐도 모자람이 없는 풍경이다. 눈앞에 펼쳐진 백두대간은 오랜 시간과 부침 속에서도 한반도를 지탱해온 산줄기답게 오늘도 크고 든든하다. 북쪽 백두대간을 바라보니 아쉽다. 백두대간 길이 보이는데 저항령 넘어서 길이 끊긴다. 산악인들과 함께 설악산에 올라 금강을 불러봤다.

"설악아, 잘 있거라! 금강아, 내가 간다!"

백두대간 너머 금강에서 메아리가 힘차게 대답을 했다. 비록 갈 수는 없지만 두 산은 서로에게 소리의 울림을 주고받는다. 나란히 서 있는 설악과 금강처럼 언젠가 서로 얼굴을 보며 인사할 수 있기를. - page 319


책을 읽고나니 4.27 판문점 선언이 떠올랐습니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이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는 그 선언이,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고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라는 그 선언이 부디 말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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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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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란 말을 종종 쓰곤 합니다.

취향 존중으로 '취존'을, 취향 저격으로 '취저' 등 사소한 물건들부터 시작하여 큰 공간에 이르기까지.

그래서 좀 더 '취향'의 의미가 궁금하여 검색해 보았습니다.

취향

[명사]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 표준국어대사전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우리에게 '취향'을 판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에게 어떻게 취저될 것인지 궁금하였습니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한가요? 먹고, 자고, 일할 때 어떤 공간에서 머물고 싶은가요?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물고, 자꾸 생각나는 곳에 자주 찾아가시나요? - page 10

결국 질문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 공간엔 당신의 취향이 있나요?

아마 저마다 자신만의 공간은 하나 이상 가지고 있을 것 입니다.

저 역시도 제가 좋아하는 공간이 있는데 그 공간을 지인들과 가서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제 느낌에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공간이 결국은 제 취향이 묻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나봅니다.


그래서 이 책이 전하고자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자신만의 가게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에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자신만의 '취향'을 담는 것입니다. 최근 소비 트렌드는 기존의 획일화된 상품 소비에서 좀 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상품의 소비로 바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익숙하고 식상한 공간 디자인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공간에는 '취향'이 잘 담겨져 있나요? 만약, 부족한 것이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채워야 할까요? - page 12

 

​

​그렇게 시작된 소비자들의 트렌드 파악부터 콘셉트 설정, 조명과 메인 컬러, 가구, 소품, 스태프의 에티튜드까지 '끌리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 설명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글로벌 힙 플레이스의 '취저' 포인트가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공간 중 한 곳인 '교보문고'.

좋아하는 이유는 많은 책들 사이에 둘러싸여있을 때의 왠지모를 안정감.

그래서 종종 찾아가곤 하였습니다.

이 곳에서는 뜻밖의 '취향'이 있었습니다.

바로 '책 향'.

인간의 감정을 결정하는 75%는 후각입니다. 때문에 소비자가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야 하는 공간은 최대한 '일상의 냄새'를 차단하여 외부와 공간을 분리해야 합니다. 이는 소비자가 그 공간을 최대한 즐기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콘셉트와 어울리는 향기를 사용해 소비자가 매장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교보문고'는 2015년부터 향기 마케팅을 진행했고,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여러 번 향을 수정한 끝에 현재 매장에서 판매중인 '책 향'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책 향'은 2017년 교보문고 분당점 오픈 이벤트로 상품화되었고, 현재도 교보문고 일부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 중입니다. 이는 일상의 냄새를 차단하고 공간의 이미지에 맞는 향을 사용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개인의 공간에서도 특정한 공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향기 마케팅입니다. - page 102 ~ 104

'책 향'이라고 하니 어떤 향기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최근에는 동네책방들이 생겨나서 그 곳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느끼곤 하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한 케이스로는 살롱문화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독립서점 혹은 동네책방이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동네책방에서는 대형서점만큼 다양한 책을 진열할 수 없고 광고 POP를 부착하거나 책의 앞면이 보이도록 진열할 수도 없습니다. 때문에 책에 대한 간단한 서평이나 기억에 남는 글귀들, 그리고 대중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추천할 만한 책을 소개하는 내용을 선반이나 책 앞면에 부착하여 소비자들의 구매에 도움을 주는 가이드로서 활용합니다. 이는 대형서점과 차별화된 동네책방만의 큐레이션을 보여주는 좋은 도구입니다. 작은 메모지 한 장은 크지 않은 공간에서 판매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도구입니다. - page 133 ~ 135

동네책방만의 매력이 손글씨로 적힌 메모를 보며 알지 못했던 책을 발견하는 것이었는데!

이 역시도 '취저'의 하나였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

허투루 공간이 탄생되지 않았습니다.

그 공간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로 소비자들을 '이끄는 힘'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

 


앞서 '공간'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였었습니다.

공간은 공기나 물처럼 일상은 물론 생존과도 직결된 삶의 큰 부분입니다. - page 10

삶의 일부분인 '공간'에 '취향'을 불어넣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한 일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에 영혼을 불어넣는 일은 4차 산업혁명과 기술의 발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람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것은 빅 데이터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공간에 감성을 채우는 일 역시 기계가 대체할 수 없습니다. - page 13

공간에 우리의 감성을 채우는 일.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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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4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브렌던 웬젤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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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다보면 아이보다 어른인 제가 끌리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 역시도 그랬습니다.

『삶』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이해할 수 없을 듯 하였지만 이미 제 손엔 이 책이 있었습니다.

그림책으로 바라본 '삶'의 모습도 궁금하였지만 더 이끌렸던 건 아마도 그림책이 전하는 감동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아이가 저를 바라보며 이런 질문을 합니다.

"엄마, 삶이 뭐예요?"

천진한 얼굴로 묻는 질문에 왠지 '철학적 의미'가 담긴 건 기분 탓일까요......

궁금해하는 아이에게 마땅한 답을 못해주고 이 책을 같이 읽으며 그 답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첫 시작이 이러했습니다.

삶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코끼리도 태어날 땐 아주 작았지만 햇빛과 달빛을 받으며 자라납니다.

그리곤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곤 동물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동물들에게 무엇을 가장 사랑하는지 물어볼까요?

​

 


매, 낙타, 뱀이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거북이'는 조금 달랐습니다.

거북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수백 년을 살면서 너무 많은 것을 보았거든요.

​

 

​

그리곤 그림책은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고 힘든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갑니다.​

​

결국 동물들은 삶의 비밀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모든 삶은 변한다는 것이지요.

​


책을 읽고나서 아이를 바라보았지만 여전히 갸우뚱하기만 합니다.

아직은 '삶'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하기는 조금 이른감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읽고나니 자꾸만 다시 펼쳐보고 싶었습니다.

그림책 속에 있던 동물들이 전한 이야기.

결국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어 점점 자라나는, 시간은 흐르고 삶은 변한다는 것.

아름답고도 감동적인 이 그림책이 자꾸 눈에 아른거리곤 하였습니다.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종종 이 그림책을 같이 읽어야겠습니다.

저에게는 위로를 전하기 위해,

아이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아름다운 삶을 위해,

읽고 또 읽으며 서로의 삶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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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 - 느긋하게 인생을 즐기며 사는 법
앨리슨 데이비스 지음, 윤동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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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들과 동화된 내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판다와 나무늘보.

판다의 경우는 생물의 본성 중 하나인 생식마저도 귀찮아서 사육사가 인공수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느리다고 불행할까?

아마 이건 인간들의 잘못된 선입견인 듯 합니다.


오히려 이 책에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


<prologue>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어렵고 힘들 때면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가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보다 모질게 쳐 내거나, 회피하며 여러 핑계를 둘러대곤 하지요. 그래서 서로가 상처를 주고받으며 돌아서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데 나무늘보의 세계는 균형과 질서를 유지하며 화목함을 추구하고 있어요.


"내 등을 긁어줘, 그럼 내 털 속에서 살게 해줄게."


나무늘보는 모든 순간을 즐겁고 더없이 행복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어요. 나를 감동시켰던 나무늘보가 여러분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대요. 이 털북숭이의 말을 들어보세요. 그동안 감당하기 버거웠던 여러분의 삶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얼굴에는 흡족한 미소가 피어날 거예요.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그들의 눈동자를 지그시 바라보면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있어요. - page 9

이제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나무늘보를 그저 한없이 바라볼 수 밖에 없었는지.

나무늘보가 지그시 저를 바라보면서 넌지시 던진 위로가 마음으로 와 닿았기 때문이었음에......


나무늘보가 전한 7가지 위로의 메시지.

읽기 전부터 그를 만난 건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천천히 해, 괜찮아

2. 거꾸로 보면 보이는 것들

3. 끝까지 매달려 보는 거야

4. 친절은 최고의 무기다

5. 너의 재능이 활짝 필 때까지

6. 웃으며 평화롭게 살기

7. 네 안의 너를 놓아줘


매순간을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들.

그런 우리들에게 전한 이야기.

그런데 넌 너무 빨라. 그리고 너무 성급해. 심장이 쿵쾅거리고 산소 부족으로 호흡이 가빠야만 열심히 사는 거라 생각하고 안심하지. 걱정과 고민, 넘치는 일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야 발전하는 거라고 착각하며 사는 것 같아. 상쾌한 여유를 누리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하니?

잘 봐. 나는 한 시간에 240미터를 움직여. 사람들은 이렇게 느려터진 내가 바쁜 생활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겁을 주지.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아. 그저 순간순간들이 가져다주는 삶의 의미를 소중하게 받아들일 뿐이야. 그것들은 내가 살아있는 의미를 크게 만들어주거든.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조차도 넉넉한 즐거움으로 내 안에 들어오게 만드는 거야. 그래서 이 순간을 값진 보물처럼 간직할 수 있고 함께하는 네게 감사할 수도 있어. - page 15 ~ 16

순간 제 심장에 손을 대 보았습니다.

쿵쾅쿵쾅.

오늘 하루도 얼마나 바쁘고 고단하게 뛰었을지 순간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내 몸이, 마음이 지쳐있었구나.

스쳐 지나간 순간들이 기억나지 않았구나.

그래서 값진 순간들이, 내 즐거움이 없었구나......


1등을 향해 달리는 우리들에게도 나무늘보는 말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들어왔다고 경주에서 꼭 승리했다고 볼 수 없어. 질주하며 빠른 인생을 살다 보면 많은 것을 놓칠 수 있으니까. 늘 바쁘고 분주하게 쫓기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실감을 느끼고 목적의식을 잃을지도 몰라. 승리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라면 꾸준하게 단호한 태도로 접근하는 게 좋아.


삶을 오롯이 찾을 수 있고,

모든 도전에서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도록! - page 76

그래서 이렇게 다짐하라고 일러줍니다.

아침저녁으로 거울을 보고 말해봐.

"나의 뚝심으로 집중력은 맑아지고 손아귀는 단단해진다."

뭐해? 양손 주먹을 꽉 쥐면서 이 말을 최소한 열 번쯤 반복하는 거야. 더 자신 있게, 더 큰소리로 외쳐봐. - page 82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비결.

그리고 나 자신을 스스로 믿고 인정할 수 있는 주문.


나무늘보는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괜찮아.

초조해하지 마.

너니까 할 수 있어.

그가 전한 이야기는 나에게 '포옹'으로 다가와주었습니다.

그리고 토닥이며 위로를 해 주었습니다.


책을 덮고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똑딱이는 시계 소리.

그리고 내 공간.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로소 보인 여유와 '나' 자신이 있었습니다.

인생을 즐기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제 지인들에게 선물해야겠습니다.

앞서 책을 펼치면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게끔 메시지가 있었기에 그곳에 작은 메모와 함께 책으로 전하는 위로를 선사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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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프렌치 - 미국 여자, 프랑스 남자의 두 언어 로맨스
로런 콜린스 지음, 김현희 옮김 / 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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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시 이 연예인 부부가 티비에 나왔습니다.

<동상이몽>에 배우 추자현, 우효광 부부.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여전히 알콩달콩한 그들의 모습, 그리고 이제는 한 아이와 함께 가정을 이룬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이들처럼 이번에 읽은 이 책에서도 서로 다른 언어를 지닌 이들이었습니다.

솔직한 미국 여자.

예민한 프랑스 남자.

이들의 좌충우돌 로맨스.

『러브 인 프렌치』

​ 


나는 정말 제네바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 page 13

직장 일로 남편 '올리비에'와 함께 오게 된 '로런'.


처음 솔직하고 소탈한 미국 여자 로런과 예민한 프랑스 남자 올리비에가 만나 사랑에 빠졌을 땐 서로 영어로 소통을 하였었습니다.

그땐 미쳐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양극단 사이에 대화의 정속 주행 장치가 없는 탓에 걸핏하면 탈이 나곤 하였는데 결국 일이 나고야 맙니다.

올리비에의 표정에서 슬슬 짜증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내 목소리에는 감정이 약간 실렸다. 올리비에는 무언가 다른 뜻을 가늠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저 그들이 정확히 무슨 요일에 오는지 알고 싶을 뿐임을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게 화가 났다.

올리비에가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는 게 무슨 말이야? 아까 내가 말한 그대로라고."

"그래? 당신이 뭐라고 말했는데?"

"이미 말했잖아."

"뭐랬냐고?"

올리비에가 잠시 침묵한 끝에 입을 열었다.

"너와 영어로 말하다보면 마치 장갑 낀 손으로 네 몸을 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잔뜩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에서는 슬픔이 조금 묻어났다. - page 53


로런은 올리비에의 가족들을 만나게 되면서, 프랑스어가 공용어인 제네바에 살기에,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외국어를 배우면서 모국어와 외국어에 대해, 통역과 번역에 대해 에피소드들과 함께 고찰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나 번역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번역가나 번역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은 신뢰의 문제다. 양쪽 언어를 모두 아는 사람은 한쪽 언어만 아는 이들을 쉽게 바보로 만들 수 있다. - page 145


번역의 문제는 아마도 문학 분야에서 가장 예민할 것이다. 문학 번역은 글만이 아니라 그 작품에 담긴 정신까지 정확히 옮겨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꼼꼼하고 창의적인 번역가라도 문장의 리듬과 모음운, 두운, 관용어, 의성어, 중의적 의미 같은 문학적 기법까지 고스란히 살려내기는 힘들다. - page 146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외국어에 대한 통역이나 번역은 결국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녀와 그 사이에 아이가 탄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고향으로의 여행.

미국을 떠나올 때 나는 비탄에 잠긴 단일 언어 사용자였다. 그런 내가 남편과 딸과 새로 생긴 가족들의 모어인 제 2 언어와 함께 고향을 찾은 것이다. - page 344

예전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됩니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

닷새 뒤, 나는 지정된 시각에 영사관에 도착했다. 책상 뒤에 앉은 여자가 내게 큼지막한 흰색 봉투를 건네주었다. 안에는 내무 장관이 승인한 증명서 두 장이 들어 있었다. 입국에 관한 법률 L.411-8항에 의거하여 내가 프랑스 언어와 공화국의 가치 체계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음이 증명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여권을 펼쳐서 내밀자, 여자가 빈 페이지의 흰머리수리 위에 비자를 붙여주었다. 그래도 육지를 향해 다가가는 범선의 모습과 그 위에 적힌 존 폴 존스의 명언은 여전히 또렷이 보였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자들이 결코 승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냉혹하고도 완곡한 자연의 법칙과 같다." 영사관 직원은 내게 이제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었다. 우리는 곧 파리로 떠날 예정이었다. - page 355


'모국어'와 '외국어'.

저 역시도 '영어'라는 외국어를 공부한 지 몇 십년은 되었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에서도 하고는 있지만 막상 모국어만큼의 실력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기들처럼 옹알이 수준.

아마 '외국어'라는 벽이 마음 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어서일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외국어도 하나의 언어였습니다.

그 속에 모국어와 다른 문화가 있었고 그로인해 서로의 사고체계가 달라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배우고자하는 의지로 다가간다면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외국어' 공부에 관련된 그 어떤 책보다 더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해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커플 연애담이 있었기에, 에피소드들이 소개되면서 언어학을 설명하기에 재미있게 읽으면서 자연스레 외국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끔 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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