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기억하는 - 어른이 추억 명작선
한지은 지음 / 보통의나날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토토가' 를 하였었습니다.

(어느새 이 역시도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조금은 찡~함마저 느껴지네요.)

90년대를 빛낸 가수들이 나와 그때 그 노래를 부르며 제 추억 속의 그들을 소환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tvN에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맞아!"

"우와~ 추억돋아!"

그 때 그 시절의 모습이 영상과 함께 오버랩이 되면서 또다시 추억여행을 하곤 하였습니다.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왜 그때 부모님이 "내가 어릴 적엔~", "그땐 말이지~"라는 말을 하였는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이 자꾸만 현재가 아닌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함을 느끼기 때문에......

다시 순수해지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때의 천진난만함이 그리운 것일까!

또다시 가슴 한 켠이 찡~해졌습니다.


이 책을 보자마자 바로 책을 펼쳐읽었습니다.

아마도 다시 추억 속으로 빠져들고 싶었나봅니다.

"기억은 내가 해볼게요.

당신은 그저 떠올리기만 해요."

저자 '한지은'씨가 전하는 그때 그 시절의 추억 명작선!

『별걸 다 기억하는』


책을 펼쳐들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옛날 사람 체크리스트>.

유행어, 노래, TV, 먹거리 등등.

아는 것들을 체크하다보니......

어라?!

난 옛날 사람이라는 거.


저자는 이 책을 읽기 전 우리에게 전한 메세지.

그날의 우리가 얼마나 순수하고 사랑스러웠는지 떠올리며 작은 나의 추억 조각을 먼저 꺼내본다. 혹시 내 이야기 끝에 떠오르는 친구나 놀이, 추억이 있다면 계속 퍼즐의 조각을 맞추며 이어나가 보기를 바란다. 유년 시절의 퍼즐이 완성되는 어느 날 어린 날의 당신과 마주하게 되기를, 작지만 반짝이던 당신을 꼭 끌어안고 위로받기를. 그리고 글을 쓰는 내내 내가 그랬듯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도 잠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웃음 지을 수 있다면,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나 마음이 따듯해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 page 5

저자의 바람이 저에게 전해진걸까......

읽는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고, 잠시 책을 읽다가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게 되었으며 책을 덮는 순간엔 아련한 그리움이 남곤 하였습니다.


어린 나에게 '화장실'이라는 공간의 공포를 안겨주었던 말.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혹시나 귀신을 만나게 될까봐, 그래서 귀신의 질문에 무슨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 한땐 화장실을 혼자 가지 못하고 친구나 동생 손을 꼭 잡고 갔었던 추억의 말.

그런데 여기 명쾌한 해답이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무슨 색을 선택하든 죽게 되는 귀신의 물음. 화장실 갈 때마다 그 무서운 색종이 귀신이 떠오르지만 죽음의 방식은 기꺼이 본인이 선택하게 해주는 호의적인 색종이 귀신에게 답할 기가 막힌 정답을 찾아낸 날, 나는 당당하게 화장실로 향했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저 쉬하러 왔는데요!" - page 47


여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자연스레 다시 만나게 된 '종이인형'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저도 어릴 땐 종이인형을 조심스레 잘라 이 옷, 저 옷을 입히면서 애지중지했던 종이인형 놀이.

행여나 옷을 갈아입히는 부분이 찢어질까봐 옷을 입히는 흰 부분엔 테이프를 붙이며 그렇게 하루종일 종이인형의 옷을 입히곤 하였었는데......

가위와 100원짜리 인형 도화지만 있으면 떠날 수 있었던 상상의 세계. 단, 옷이나 가방, 모자 끝에 달려 인형의 몸에 걸칠 수 있게 튀어나온 날개 부분을 자르면 마법이고 뭐고 인형놀이 끝! - page 78

최근에 종이인형과 관련된 책들이 나오면서 다시 저는 종이인형과의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금 놀라웠던 점은 우리 아이도 이 종이인형에 흥미를 가지면서 지금은 오히려 저보다 더 열심히 자르고 자신의 수납박스에 고히 모셔놓았다는 점에서 딸과 저의 연결고리가 형성되었다는 것이 한편으론 미소를 짓게 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사먹는 '황도 통조림'이야기도 읽으면서 추억이 돋았습니다.

저도 어릴 때 아프다고 하면 가끔 사다주시던 황도 통조림.

그땐 이 달콤함에, 부드러운 식감에 한 번 따면 그 자리에서 뚝딱 헤치웠었는데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 사먹으면 왜 그때의 그 맛이 아닌지.

그래도 자꾸만 그때의 맛이 그리워 손이 가는 황도 통조림.


그 외에도 사랑방 캔디, 주말의 명화, 토요 명화, 삐삐 등 지금은 없어진, 추억의 박물관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이 나와 "맞아! 맞아!"하며 "어머~ 이런 것도 있었지!" 하고 잊혀졌던 추억들을 소환하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저도 모르게 입가에서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자전거탄풍경의 <보물>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
말뚝박기 망까지(막까지)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 자전거탄풍경의 <보물> 중

(덤으로 개그콘서트에서의 '마빡이'가 떠오르는 건...... 제가 옛날 사람이라 그렇습니다. 하핫;)


책의 마지막의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약속하자.

우린 '옛날 사람'이 되어가지만

'행복했던 사람'임은 잊지 않기로. - page 318

​


오히려 '옛날 사람'이 되어가서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그만큼의 추억들이 방울방울 모여있기에 하나씩 곱씹을 수 있음에 감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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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 비즈니스와 인생의 본질을 통찰하라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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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 살다보니 가끔은 어지러움을 느끼곤 합니다.

과연 나는 잘 적응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아

비즈니스와 삶의 본질을 흥미진진하게 풀다!

『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우선 '통찰'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세상과 삶에서 변하지 않는 본질을 뚫어보는 힘이 '통찰력'입니다. - page 5

그럼 우리는 왜 '통찰력'을 가져야하는지에 대해 저자 '김경준'씨는 이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과 속에 들어 있는 본질은 간극이 있게 마련입니다. 겉과 속은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습니다. 또한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현상의 겉을 관찰하고 속도 들여다보아야 전체 모습이 이해됩니다. 세상살이에서 올바른 방향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화려한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냉정하게 속의 본질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age 5 ~ 6

그렇다면 '본질'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본질을 보는 통찰력은 경험과 지식, 관점의 삼박자입니다. 직장생활, 취미활동, 교우관계 등 삶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생겨납니다. "젊은 천재는 있어도 젊은 대가는 없다"는 말처럼 일정한 연륜이 필요합니다. - page 6


인간의 삶에서 몸담고 있는 물리적 공간 자체보다 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하면서 보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모든 현실은 결국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일체유심조와 통하는 깨달음입니다. - page 38

우리가 직장을 다니면서 힘들어하는 것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만든 마음가짐으로 인해 지치고 힘들다고 느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밥벌이에 대한 이야기.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면 삶은 달라질 수도 있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먹어야 삽니다. 이 자체는 옳지도 그르지도 않습니다. 그냥 세상이 그렇게 생겨 먹은 것입니다. 그리고 밥벌이는 누구에게나 지겹고 힘겹습니다.

하지만 밥벌이를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밥벌이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평생 밥벌이만 하지만, 깨어 있고 성취하는 사람은 밥벌이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건져냅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밥을 버는 과정에서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밥벌이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 안목과 사람을 통해서 더 넓은 세상을 접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찾고 키워나갑니다. - page 42

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이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난 지역과 환경, 자질에 따른 한계 조건을 가지게 마련이기 때문이고 인생은 본질적으로 고달픈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일터를 수도원으로 승화시키느냐, 감옥으로 전락시키느냐는 본인의 자유의지와 감사하는 마음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마쓰시타의 교훈을 되새기며 '밥벌이의 지겨움과 행복'을 생각해봅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큰 발자취를 남기고 '경영의 신'이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그는 생전에 "감옥이라도 감사해 하면 수도원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을 즐겨 하곤 했습니다. 자신이 있는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하면서 보내느냐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자신의 일토를 수도원으로 승화시키느냐, 감옥으로 전락시키느냐는 본인의 자유의지와 감사하는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 page 43 ~ 44

하루하루의 밥벌이도 이제는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선장군에게 개선식이 열리는 하루는 인간으로서 성취를 인정받고 로마 시민으로서 최상의 영예를 얻은 그냐말로 인생 최고의 날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부러움을 한껏 받는 이 개선식에는 특이한 전통이 하나 있었습니다. 환호하는 시민 사이를 자랑스럽게 행진하는 개선장군의 바로 뒤를 노예가 따라 걸으면서 "메멘토 모리"를 계속 외칩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로 '너 자신도 유한한 인간임을 잊지 말라'는 의미인데,인생 최고의 날에 일종의 초치는 문장을 바로 등뒤에서 외치면서 졸졸 따라다닙니다.

이러한 행위의 의미는 '인간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받고 신의 경지에 오른 듯 느껴지지만, 너 역시도 언젠가는 죽는 인간의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교만에 빠지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 page 106 ~ 107

그리고 상충되어 보이는 말 "카르페 디엠".

카르페 디엠은 기원전 1세기의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구 중 "현재를 즐겨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의 부분 구절입니다. 운명은 신의 영역이고, 미지의 미래를 고민하지 말고 오늘에 집중하라는 의미입니다. - page 110 ~ 111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

결국 이 두 말은 다른 듯 하지만 닮았다고 합니다.
유한한 인생, 소멸되는 운명 속에서 인간은 유한성을 자각하되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는 뜻입니다. 산 자가 죽은 자를 생각하는 이유는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입니다. 인생의 유한함을 자각하되 허무함에 빠지지 않고 오늘의 삶이 소중함을 깨닫고 올바로 잘살기 위해서입니다. - page 111

우리가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 빠지기 쉬운 오류.

오만과 교만.

이에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을 잘 지켜야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 '현재를 잡아라'는 카르페 디엠은 미래를 고민하지 말고 오늘에 집중하라는 의미입니다. 2가지 모두 유한한 인생 속에서 인간은 유한성을 자각하되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는 뜻입니다. 잘 살아온 사람이 잘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 즉 사생관이 인간의 품격을 유지하는 기본 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 page 117

​

 


결국 '자신의 관점'을 분명히 세워야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넘쳐나는 정보 홍수 시대 속에서 흔들리지 않을 자신의 관점을 세워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가진다면 당신의 일상이 그 전과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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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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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싶었던 과거와 다시 조우라니. 그리고 휘몰아치듯 다가오는 공포 속에서 주인공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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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지 없는 여행 - 환타 전명윤 여행 에세이
전명윤 지음 / 사계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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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마음은 저 멀리 가 버렸습니다.

너도 나도 떠나고픈, 떠나도 됨을 인정해주는 시기 '휴가'.

아직 어린 아기가 있는 저에겐 한낱 '솜사탕'같은 말이기에 책으로나마 떠나고자 여행 에세이를 찾아 읽곤 합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여행 에세이에서 이 단어가 끌렸습니다.

'환타지'

꿈과 희망이 가득한, 환타지가 있어야 '여행'이라 생각하는 저에게......

왜?

라고 반문을 던지게 했던 이 책.

읽고나선 쫌 짜~안함을 느끼게 되었던 책.

그래서 자꾸만 미련을 갖게 만든 책.

『환타지 없는 여행』 


'환상 타파' 일명 '환타'.

그의 여행은 환상을 가진 저에게 탄산처럼 톡! 톡! 쏘았습니다.

<여행은 기쁨만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아니다>

솔직히 '여행'은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면서 가는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떠나면 행복해진다'라는 환상을 가진,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돌아와야 할 이유를 찾고, 돌아올 날짜를 정해야 여행입니다. 돌아올 길을 불태우고 떠나면 그때부터 국제 거지가 되는 거예요." - page 20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나아가 더 뼈때리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당신은 여행을 떠올리며 집과 차를 가진 풍요로운 일상에 자유로운 삶을 더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겠죠. 그런데 여행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내 친구들도 나를 부러워해요. 걔들은 이제 회사에서 부장 정도가 되었으며, 편안한 집과 큰 차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내가 가진 자유를 부러워하죠. 하지만 나는 자유로운 대신 집과 차가 없어요.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은 그저 자신에게 없는 걸 부러워하며 살아요."

...

여행하는 삶이란, 여행이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오는 삶이다. 여행은 오직 이 전제 아래에서만 현실이 된다. - page 22


알고보니, 그의 책을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보았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와의 인연이 있었습니다.

『프렌즈 홍콩, 마카오』, 『프렌즈 베이징』, 『프렌즈 인도, 네팔』, 『프렌즈 오키나와』

그래서 이 책 속에서도 '가이드북'을 쓰면서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가이드북 저자로서 내가 가진 자부심은 자비 취재, 그리고 가 보지 않은 식당이나 먹어 보지 않은 요리는 소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나왔다. 그런데 명동에서 발견한 '맛집의 법칙'을 보면서 내가 과연 두 원칙을 제대로 지켜왔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내가 쓴 가이드북에도 명동의 설렁탕집같은 식당이 소개되어 있을 것이다. 현지를 취재하며 옥석을 열심히 가렸지만, 그것이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 page 33


가이드북 작가가 된 후에야 자세한 정보를 취재하기 위해 몇 배가 더 들여야 하는 발품과 비용이 부담스럽고,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칭찬이 아니라 욕만 더 듣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떳떳하게 취재하고, 업체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우며, 공정하게 분별하고, 침묵은 금이라고 말하지 않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 책을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나만의 욕심이 아니길 바란다. - page 43

이런 그의 자부심이 있기에 믿고 여행 동반자로 가지고 다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또다시 당부를 합니다.

누군가에게 가이드북은 여행지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수평선 너머의 풍경을 꿈꾸게 하는 책일지 모른다. 그러나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고 제대로 안내해야 하는 나에게는 서바이벌 키트 혹은 만능 구급상자다. 그 책임감 때문에 내가 쓴 가이드북은 늘 잔소리로 넘쳐난다. 지도 밖은 위험천만한 곳이다. 현지인에게 당신이 특별한 이유는 당신의 지갑이 그곳의 지폐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당신에게 환상이 아닌 현실을 거듭 이야기하는 이유다. - page 72 ~ 73


그리고 그는 인도, 중국, 홍콩, 마카오 등의 나라의 사회적 사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 그 나라의 진실된 면모를 볼 수 있게끔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한국의 언론은 국제 뉴스의 비중이 적기로 유명하다. 국제 뉴스가 미국과 일본, 중국에 편중되어 있고, 그나마 대부분 외신을 번역한 것에 그친다. 반면 일본 언론만 하더라도 국제 뉴스를 보도할 때 자신의 관점에서 직접 취재하고 분석한 기사를 쓴다. 그걸 보면서 부러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자극적인 가십성 외신만 쏟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중이 외국의 진짜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한국은 어쩌면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섬인지도 모르겠다. - page 85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부끄러운 사실이었습니다.

우리가 세계화에 나아가기 위해선 우선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그 정보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계급이 인류가 영원히 해결하지 못할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미개한 과거의 악습으로 여기는 한국인이 많은데, 한국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는 걸 애써 모른 체할 뿐이다. 여기는 아파트 크기로 신분을 나누고 임대 아파트 주민은 격리시키는 사회가 아닌가.

계급 없는 사회주의를 외치며 그 많은 인민을 피 흘리게 한 중국도 결국 유무형의 계급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이런 걸보면 모든 인류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사회는 영원히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page 152

참으로 아이러니함을......

'계급사회'는 없어졌지만 보이지 않는 '계급'만이 남아있음을......

과연 무엇이 좋고 나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의 마지막 이야기.

여행에서 안전에 관한 정보는 때로는 생명이 걸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당연히 여행사의 수입보다 여행자의 안전이 중요하지만 한국에서는 반대일 때가 더 많다. 지금도 가끔 도카시키에서 보낸 하루를 생각한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나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여서 그 기억이 더 강렬하게 남아 있다.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도, 강력한 쓰나미가 인도 동해안을 덮쳤을 때도 "지금은 인도로 갈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여행사가 없었다. 책임이 가벼운 사회에서는 생명과 안전이 돈벌이 앞에 서지 못한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 - page 289

이는 최근에도 겪은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헝가리 유람선 사고.

또다시 고인들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그를 통해 '여행'의 또다른 면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며>에서 그는 우리에게 여행을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당부를 하고 싶다. 우리는 한국 밖 어딘가에서 우리 사회의 모든 단점을 넘어서는 이상향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에겐 그게 사회주의 국가였고, 또 누군가에겐 북유럽이었으며, 다른 누군가에겐 싱가포르나 부탄이었다. 그러나 천국이나 이상향 따위는 없었다. 모든 나라의 백성과 시민은 자신들이 지난 시대와 싸워 쟁취한 만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 그 어느 곳에도 스스로 얻어낸 것보다 더 큰 자유와 기회를 주는 나라는 없다. 만약 당신이 지금 여기에는 없는 유토피아를 다른 어딘가에서 발견했다고 느낀다면 그곳의 현재에 머물지 말고 더 깊이, 그리고 더 멀리까지 들여다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시선이 닿은 그곳이 당신의 일상을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제 여행이 끝났다. 일상으로 돌아갈 차례다. 당신이 여행을 시작한 이유, 그건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다. - page 291

환상보단 오히려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진정한 여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타지 없는 여행.

환타지가 없더라도 '환타'가 전한 여행이 남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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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
임동규 지음 / 토네이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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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수학'이 있고-덧셈, 뺄셈, 곱셉, 나눗셈, 확률 등은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정에서 만난 '수학'이 있습니다-여기선 아마 복잡한 수식이 동반된......그래서 어렵다고 느끼는......-.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우리는 왜 그리 어려운 수학을 배워야만 하는가?

복잡한 공식은 전공자들만 배우면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 '임동규'씨는 우리에게 이렇게 다가왔습니다.

아주 먼 옛날의 수학은 더는 누릴 것이 없어 유유자적하던 귀족들의 취미활동이었다고 한다. 이들의 수학은 세상사 복잡한 일들을 해결하는 목적이 아니었다. 실생활에 아무짝에 쓸모없을지라도 재미있으면 그만인 취미였던 셈이다.

그들처럼 우리도 잠시 동안 여유롭게 수학을 느껴보자! - page 10

『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


첫 이야기부터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느티나무 사거리'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가끔 사거리의 신호등을 마주하게 될 때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거지? 비효율적이야!'

하지만 우리와 그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불만'만 가졌을 뿐 정작 '답'을 찾고자 노력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넌지시 '수학머리'를 제시합니다.

여러분의 동네에는 여러분만의 (아직 모르기 때문에) 흥미로운 느티나무 교차로가 있다. 횡단보도의 녹색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그리고 길을 건너는 동안, 한 번쯤 '우리 동네 신호등은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보자.말 그대로 수학으로 멍 때리면서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물론, 주변을 잘 살피며 걸어야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수학으로 멍 때리기'는 우리가 휴대폰을 하면서 걸어가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이 더 이상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 가는 동안만이라도 휴대폰이 필요 없을 만큼! - page 19


이 문제는 사거리에 있는 운전자의 입장으로 확장하면서 수학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었습니다.

녹색 신호등이 켜졌을 때 내 앞에 있는 차들이 만들어내는 지연시간 동안 가장 앞에 있던 차는 얼마나 이동했을까?

그럼 신호등이 켜지자마자 내가 출발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결국 바짝 붙어있는 스무 대보다 간격이 차 한 대만큼 넓은 서른 대가 먼저 교차로를 지난다는 결과로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수학머리로 '교통 안전'까지 도달함에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달걀 프라이를 하기 위해 프라이팬에 채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코드'로의 작용까지.

우리의 일상이 점점 확장되면서 하나의 세상을 만들면서 그 속에 존재한 '수학'을 알아가는 것이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로웠습니다.


<7. 정말 이기적인가?>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중에서 '비둘기와 매' 그리고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에 관련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원하는 결과나 의도와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우리의 행동은 우리 주변 환경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니키 케이스는 이 생각이 냉소적이고 순진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대로 우리는 서로에게 하나의 환경이고 이 환경은 또 다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결정짓게 한다. 이것이 수학과 게임이론이 우리 사회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아주 간단한 사실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우리의 환경과 규칙을 어떠한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지에 대해서도 조언해준다. 여기서 수학의 몫은 현 상황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까지다. 여러 가능성 중에서 어떤 길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이다. - page 240


이 책에서 여러 이야기들의 공통점이 있었다면 수학을 숫자나 수식을 통해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저 느끼고 이를 조금 논리적으로 생각해냈을 때 이를 보다 쉽게 나타낸 것이 '수학'이라는 학문의 수식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학의 의미는 이러하다고 합니다.

한자로 수학은 숫자에 대한 공부를 의미하지만 영어로는 그렇지 않다. 수학의 영어 어원은 '지식이나 공부 그 자체'를 뜻하는 단어이다. 특정한 '수학 지식'이나 '숫자 공부'가 아닌 일반적인 의미의 '공부; 혹은 '지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수학의 다른 얼굴 하나는 '양, 구조, 공간, 변화, 기호에 대한 공부'이다. 수학 연구와 이에 기반을 둔 응용을 이야기할 때의 수학은 실제로 이런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게 수학의 진짜 얼굴이다. - page 329 ~ 330

우리는 수학의 진짜 얼굴을 보기 전 잠시 힐끔 쳐다보았기에 어렵다는 인식을, 결국 '수포'를 자처하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수학 교육에 이런 추상적인 개념을 가르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수학의 진짜 얼굴에 대해서도 일러주는 것만으로도 수학에 흥미를 갖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가끔 '수학으로 멍 때리기!'

우리 일상에서의 문제에 조금씩 논리를 만들어 하나의 수학을 만들면서 멍 때리기를 끝내는 것.

휴대폰만 바라보며 사는 것보단 가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수학으로 멍 때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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