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기억하는 - 어른이 추억 명작선
한지은 지음 / 보통의나날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토토가' 를 하였었습니다.

(어느새 이 역시도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조금은 찡~함마저 느껴지네요.)

90년대를 빛낸 가수들이 나와 그때 그 노래를 부르며 제 추억 속의 그들을 소환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tvN에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맞아!"

"우와~ 추억돋아!"

그 때 그 시절의 모습이 영상과 함께 오버랩이 되면서 또다시 추억여행을 하곤 하였습니다.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왜 그때 부모님이 "내가 어릴 적엔~", "그땐 말이지~"라는 말을 하였는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이 자꾸만 현재가 아닌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함을 느끼기 때문에......

다시 순수해지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때의 천진난만함이 그리운 것일까!

또다시 가슴 한 켠이 찡~해졌습니다.


이 책을 보자마자 바로 책을 펼쳐읽었습니다.

아마도 다시 추억 속으로 빠져들고 싶었나봅니다.

"기억은 내가 해볼게요.

당신은 그저 떠올리기만 해요."

저자 '한지은'씨가 전하는 그때 그 시절의 추억 명작선!

『별걸 다 기억하는』


책을 펼쳐들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옛날 사람 체크리스트>.

유행어, 노래, TV, 먹거리 등등.

아는 것들을 체크하다보니......

어라?!

난 옛날 사람이라는 거.


저자는 이 책을 읽기 전 우리에게 전한 메세지.

그날의 우리가 얼마나 순수하고 사랑스러웠는지 떠올리며 작은 나의 추억 조각을 먼저 꺼내본다. 혹시 내 이야기 끝에 떠오르는 친구나 놀이, 추억이 있다면 계속 퍼즐의 조각을 맞추며 이어나가 보기를 바란다. 유년 시절의 퍼즐이 완성되는 어느 날 어린 날의 당신과 마주하게 되기를, 작지만 반짝이던 당신을 꼭 끌어안고 위로받기를. 그리고 글을 쓰는 내내 내가 그랬듯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도 잠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웃음 지을 수 있다면,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나 마음이 따듯해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 page 5

저자의 바람이 저에게 전해진걸까......

읽는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고, 잠시 책을 읽다가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게 되었으며 책을 덮는 순간엔 아련한 그리움이 남곤 하였습니다.


어린 나에게 '화장실'이라는 공간의 공포를 안겨주었던 말.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혹시나 귀신을 만나게 될까봐, 그래서 귀신의 질문에 무슨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 한땐 화장실을 혼자 가지 못하고 친구나 동생 손을 꼭 잡고 갔었던 추억의 말.

그런데 여기 명쾌한 해답이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무슨 색을 선택하든 죽게 되는 귀신의 물음. 화장실 갈 때마다 그 무서운 색종이 귀신이 떠오르지만 죽음의 방식은 기꺼이 본인이 선택하게 해주는 호의적인 색종이 귀신에게 답할 기가 막힌 정답을 찾아낸 날, 나는 당당하게 화장실로 향했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저 쉬하러 왔는데요!" - page 47


여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자연스레 다시 만나게 된 '종이인형'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저도 어릴 땐 종이인형을 조심스레 잘라 이 옷, 저 옷을 입히면서 애지중지했던 종이인형 놀이.

행여나 옷을 갈아입히는 부분이 찢어질까봐 옷을 입히는 흰 부분엔 테이프를 붙이며 그렇게 하루종일 종이인형의 옷을 입히곤 하였었는데......

가위와 100원짜리 인형 도화지만 있으면 떠날 수 있었던 상상의 세계. 단, 옷이나 가방, 모자 끝에 달려 인형의 몸에 걸칠 수 있게 튀어나온 날개 부분을 자르면 마법이고 뭐고 인형놀이 끝! - page 78

최근에 종이인형과 관련된 책들이 나오면서 다시 저는 종이인형과의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금 놀라웠던 점은 우리 아이도 이 종이인형에 흥미를 가지면서 지금은 오히려 저보다 더 열심히 자르고 자신의 수납박스에 고히 모셔놓았다는 점에서 딸과 저의 연결고리가 형성되었다는 것이 한편으론 미소를 짓게 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사먹는 '황도 통조림'이야기도 읽으면서 추억이 돋았습니다.

저도 어릴 때 아프다고 하면 가끔 사다주시던 황도 통조림.

그땐 이 달콤함에, 부드러운 식감에 한 번 따면 그 자리에서 뚝딱 헤치웠었는데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 사먹으면 왜 그때의 그 맛이 아닌지.

그래도 자꾸만 그때의 맛이 그리워 손이 가는 황도 통조림.


그 외에도 사랑방 캔디, 주말의 명화, 토요 명화, 삐삐 등 지금은 없어진, 추억의 박물관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이 나와 "맞아! 맞아!"하며 "어머~ 이런 것도 있었지!" 하고 잊혀졌던 추억들을 소환하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저도 모르게 입가에서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자전거탄풍경의 <보물>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
말뚝박기 망까지(막까지)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 자전거탄풍경의 <보물> 중

(덤으로 개그콘서트에서의 '마빡이'가 떠오르는 건...... 제가 옛날 사람이라 그렇습니다. 하핫;)


책의 마지막의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약속하자.

우린 '옛날 사람'이 되어가지만

'행복했던 사람'임은 잊지 않기로. - page 318

​


오히려 '옛날 사람'이 되어가서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그만큼의 추억들이 방울방울 모여있기에 하나씩 곱씹을 수 있음에 감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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