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 - 술에 관한 깊고 넓은 인문학 강의
허원 지음 / 더숲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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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삶의 활력을 주는 것 중 하나.

바로 하루 일과가 끝났을 때 냉장고에서 갓 꺼낸 시원한 캔맥주 한 잔!

한 모금 마셨을 때의 시원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짜릿함은 하루의 피로를 탄산과 함께 씻겨 내려가는 듯한 착각마저 들곤 합니다.


'술꾼'은 아니지만 간단히 한 잔 정도 마시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또한 내가 마시는 술에 대해 알고싶어 책을 찾아 읽어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지식과 함께 더해진 술 맛은 그 풍미가 진하게 다가오곤 합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 이유였습니다.

술에 관한 깊고 넓은 인문학 강의

'지적 술꾼'이 되기위해 이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


본문으로 들어가기 앞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술을 마시며 이야기합시다>

첫 문장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빵보다 술이 먼저 생겼다면 이상할까? 과거 인류가 정착하고 농경을 시작한 이유가 술이라면 지나친 억측일까? 이를 뒷받침하는 고고학적인 증거가 발표된 적이 있는가 하면,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 page 7

그저 단순한 음료로만 생각했던 '술'이 알고보니 인류의 역사 현장에 자리잡고 있었고 술이 시대적, 문화적 상황을 반영했다니!

이 사실을 듣고는 마치 술이 확! 깨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술의 세계에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인류의 탄생 이전에도 이미 술이 있었다는 사실.

정말 <파파존스> 광고의 김희선씨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What!

So Amazing!


그 술의 정체는 바~로~~~~, '야자 와인'.

지금도 야자 와인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매우 흔한 술인데 야자수가 풍부한 열대 지방에는 대부분 이 술이 있다. 만드는 방법도 단순하다. 그저 야자수의 수액을 받아 두면 저절로 발효되어 굳이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다. 야자 와인의 주원료인 야자수 화석의 연대는 무려 5,400만 년이나 거슬러 올라가, 그때에도 술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정확한 기원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야자 와인이 최초의 술이고, 음주 역사의 시초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 page 14


그렇다면 우리는 술을 언제부터 마셨을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아마 술의 기원이 인류 문명의 시작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에 언제부터 술을 마셨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인류의 진화 과정에 우리와 함께 살아온 것만은 분명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코올에 이끌리는 이유.

인간의 알코올 의존성은 발효된 술 열매를 즐겨 먹었던 유인원이 적자생존을 거쳐 우리의 조상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자아이다. 초식 동물에서 과일을 먹는 과식 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술 열매의 알코올에 취해 더 열심히 채집 활동을 하는 종이 먹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그리하여, 번식도 활발해지고 결국 진화의 중심 줄기가 되어 현생 인류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술꾼이 술을 찾아 헤매듯, 알코올에 취한 초기 유인원도 야생을 헤매며 술 열매를 찾아다녔을 것이다. - page 19

캬~하!

뗄레야 뗄 수 없는 이 이끌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술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3,000년경 수메르인의 유적에서 발견된 점토판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중에는 큰 항아리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긴 빨대를 꽂고 담소를 나누며 항아리 속 술을 마시는 그림도 있다. 항아리 속에 있는 것이 술인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아프리카 북부와 동남아시아의 일부 지역에는 항아리에 긴 빨대를 꽂아 여러 명이 둘러앉아 마시는 음주 문화가 5,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아 있다. - page 30

또한 쐐기 문자로도 맥주 원료 레시피부터 맥주 배급 기록까지 기록한 점토판 유적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수메르인이 최초로 '맥주'를 만들어 마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이 맥주.

알고보니 그 역사가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다니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는 농경이 시작되어 밀과 보리를 재배하게 되고, 문명의 발생으로 사람이 모여 살게 되면서 생기는 필연적인 결과일 수 있다. 맥주는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탄생했다. - page 31

그렇게 '맥주'에 대해 국산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맥주 맛을 개발하는 기술력, 맥주 제조의 양조 과학 등의 인문학적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우리가 맥주에 끌리는 과학적인 이유.

몰트 향이나 마이야르 혹은 캐러멜 향이 좋다고 인지하게 된 것은 인간이 불을 사용하게 된 것과 관련이 깊다. 인간은 불을 사용해 화식을 하면서 고기를 소화시키기 쉽게 만들었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 불을 사용하는 종족이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굽거나 태울 때 나오는 냄새를 좋은 것이라고 인지하게 되는 쪽이 진화 과정에서 적자생존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유전자에 기록된 진화의 흔적 때문에 몰트의 짙은 향에 끌리는 것이 아닐까? - page 122

내가 맥주를 좋아한 이유.

알고보니 내 유전자에 기록된 진화 흔적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이끌림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작은 핑계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로마에서 큰 유행을 하였던 '와인'.

자연스럽게 유럽 전역에 퍼져 유럽인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 된 와인에 대해 와인의 주원료인 포도로부터 알코올이 되는 과정, 과육의 신맛을 좌우하는 것, 수천 년에 걸친 제조법, 오래 두어 좋아지는 것 등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술에서 빠져서는 안 될 동양의 술.

누룩으로 만드는 누룩술.

녹말이 단순 당으로 바뀌어야 비로소 술 효모의 먹이가 되고 알코올 발효가 일어난다. 녹말을 단순 당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만드는 것이 바로 누룩곰팡이다. 이런 곰팡이가 자란 곡식이 누룩이다. 누룩은 동양 술의 출발이다. 우리나라 술은 물론이고, 중국의 황주부터 일본의 청주까지 모두 누룩을 기본으로 만든다. 동남아와 같이 더운 지방에서도, 곡주를 만들 때는 어김없이 누룩을 쓴다. - page 149

사실 누룩곰팡이는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과 동거해 왔다고 하였습니다.

좋은 술맛이나 장맛을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선조들.

그중 하나가 누룩을 빚기 전, 성주신을 모시고 치성을 드리는 것이다. 성주신의 신체로 쌀이나 보리를 항아리에 넣거나 한지에 싸서 성주단지를 만들어 대들보나 높은 곳에 매달아 뒁ㅆ다. 술이나 장을 담글 때 몸을 정갈하게 하고 성주신에게 빌어야 집안의 술과 장맛이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성주단지를 풀어 길흉을 점치는 상황도 생겼다. - page 153

알고보면 집안을 떠돌던 누룩곰팡이 포자가 성주단지에 자리 잡고 자라는 것임을 모르고 성주신을 모시는 행위로 좋은 누룩곰팡이를 골라내고 유지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들.

그 믿음과 정성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우리만의 술맛, 장맛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엔 위스키와럼, 위스키, 한국의 '소주'와 같은 '독주'와 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소주의 '소'는 한자로 불사를 소자다. 쓰레기를 소각한다거나 목조 건축물이 전소했다는 표현처럼 불에 타 없어진다는 뜻이다. 증류주를 태우면 불꽃과 함께 사라지는 것을 묘사한 탁월한 작명이다. - page 220

과거의 소주는 불이 붙을 정도로 알코올이 높았나봅니다.

현재는 많이 낮아졌지만......

이 소주를 이성계의 맏아들인 이방우가 많이 마시다가 죽었다는 내용이 있는 걸 보면 어지간히 독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 우리의 곁에 남아있는 걸 보면 아마 애증의 관계인가 봅니다.


마치 강의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쏙쏙 뇌리에 박혀 들어오는 정보들.

너무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아서 너무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술에 관해 깊고도 넓은 지식을 받아들였으니 이젠 가볍게 술 한 잔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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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내 삶도 한 뼘 키워줄까요? - 어른이 되어 키가 컸습니다 ㅣ Small Hobby Good Life 2
곽수혜 지음 / 팜파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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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에게도 로망 중의 하나입니다.

'발레'

우아한 한 마리의 백조.

하지만 그 우아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발길질은 어느 발레리나의 발을 연상하게도 만듭니다.


그래도 한 번은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 우아함에......

아직은 용기가 없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저도 발레를 배우고자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발레가 내 삶도 한 뼘 키워줄까요?』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에서 삶의 활기를 되찾아 줄, 빈칸으로 남았던 진짜 '취미'를 찾던 그녀.

그녀 역시도 '발레'가 어린 시절부터 줄곧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이제는 직장인이 되고나서......

레이스를 좋아하던 시절도, 공주를 꿈꾸던 시절도 지난 지 오래지만, '취미로 발레를 배워 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연이어 드는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어릴 때나 발레복 입고 춤추지 이 나이에 무슨 주책이람.', '이 몸으로 어떻게 발레를 하겠어.' 발레를 배워 보자는 생각은 그저 지나가는 잡생각에 불과했다. - page 16


그랬던 그녀가 '취미 발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예고치 않았던 남자 친구의 이별 통보였습니다.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헛발질 하는 지루한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등록과 동시에 발레복까지 구입을 하면서 어느새 발레 슈즈와 분홍빛 타이즈를 받아 들고 나선 그녀.

그렇게 그녀의 빈칸으로 남겨 두었던 취미 영역이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발레를 하기 위해선 다리를 찢을 수 있는 유연함, 몸에 딱 달라붙는 타이즈와 레오타드 등은 감히 내가 넘볼 수 없는 세계였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그 누구도 발레를 금지의 영역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지레 겁을 먹고 발레를 동경의 세계로 가두어 버린 것은 나 자신이었다. 레오타드를 펼쳐 놓고 돌아보자니 부끄러움이 뭐기에 그렇게 많은 담을 쌓았던 것일까 싶다. 비단 발레뿐일까? 나는 또 어떤 수치심을 핑계로 스스로의 한계를 만들었을까?> 그렇게 발레를 성역처럼 여겼던 내가 레오타드를 입기 시작했다. 자유로움이 조금씩 스며 들었다. - page 21

그랬습니다.

사실 발레는 타인의 몸을 평가하는 곳이 아닌, 자신을 당당히 바라보며 평가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유연하지 않다고, 잘 못한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왜?

모두들 배우러 왔기에.

그리고 배움은 결국 남이 아닌 '내 자신'의 몫이기에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며 배우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발레를 통해 자신의 굴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법을 배우고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가지게 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을 보며 웃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발레를 하면서 한 가지 익숙해진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근육통'

무언가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을 배우기 위해선 그만큼은 수고와 인내-근육통-가 동반된다는 사실.

그리고 전한 그녀의 이야기.

삶은 고통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숨 쉬는 법을 익히는 여정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고통의 크기가 누군가에게는 모래알 같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바위 같을 수도 있지만, 고통이 존재하지 않는 삶은 없다. 발레를 하며 얻는 근육통이 내 몸의 근육이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는 증거라면, 일상에서 나를 피로케 하는 자잘한 고통이 어쩌면 '삶의 근육통'인지도 모른다. 일상에 고통이 없다면 그저 관성대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소중한 가치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고통을 적극적으로 껴안자. 희생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삶을 사랑한다면, 고통과 친숙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치 발레처럼. - page 94 ~ 95

고통 뒤에 근육이 생기고 또 하나의 기술을 익히듯이 그렇게 그 고통도 껴안을 수 있는 마음을 지녀야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 중 저도 발레를 배워야하는 이유를 발견하였습니다.

발레를 하는 동안 나는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 비교의 대상이 있다면 일주일 전의 나, 어제의 나, 1분 전의 나 자신뿐이다. 발레에 몰입하는 동안 발레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낀다. 자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완전히 발레 자체에 몰입하게 될 때, 그 순간 희열이 찾아온다.

과거에 붙들리지도 않고, 미래에 마음 뺏기지 않고, 온전히 이 순간에 충실할 때, 그때야말로 우리가 행복에 젖어 드는 순간이 아닐까. - page 152 ~ 153

나에게만 몰입할 수 있기에, 몰입의 순간에 느껴질 행복을 경험하고 싶어 발레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무엇이든 배울 시기가 있다고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발레를 할 수 있을까? 발레를 하기에 적당한 나이가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하는 것에 있어 '연령'이 걸림돌이 될 수 있나?

소박한 꿈을 하나 말해 보자면, 나이가 들어서도 부끄럽지 않게 레오타드를 입고 당당하게 춤을 추는 것이다. 발레리나의 꿈을 접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발레 하는 할머니라니 이 꿈은 꽤 고상하고 멋있을뿐더러 상당히 현실감 있는 꿈인 것 같다.

...

나이를 먹고 몸은 점차 유연성과 근력을 잃어 갈지라도, 내 삶을 채워 가려는 노력과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잃지 않고 싶다. 사실 그 마음 하나라면 나이를 먹어서도 발레 하는 일이 큰 어려움은 되지 않을 것 같다. - page 48 ~ 49

더 늦기 전에 저도 제 삶을 채울 수 있는, 꿈꾸었던 일을 하나씩 해 보고 싶었습니다.

비록 '최고'가 될 수 없을지언정 '최선'은 다 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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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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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단순히 연인들의 '이별'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돌아선 남과 여.

그리고 이혼 변호사 '최변'.

"특기는 싸움, 취미는 위로!"

그녀가 건네는 웃음, 짜증, 눈물범벅 법정 드라마가 그려졌습니다.

『우리 이만 헤어져요』

 

​

'혼자'있으면 그 자유와 편안함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편안함과 행복감은 '둘이 있을 때'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을 결심합니다.

사랑하는 그 사람과의 한 평생을 결심하는......

​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기에 조금씩 '다름'을 깨닫기 시작하는 부부.

다투고 또 다투고......

그렇게 둘은 다시 하나로서의 행복을 위해 '이혼'을 택하기도 합니다.

​

그 '하나'됨과 '둘'의 유지 사이에서 합의를 찾아가는 이, '이혼 변호사'.

그녀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법정의 모습은 우리가 보았던-드라마에서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오히려 드라마<사랑과 전쟁>과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

그녀에게 이런 질문을 종종 한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하나요?"

결혼을 한 저로써도 딱히 답을 내릴 수 없었지만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래도 이 일을 하면서 나중에 내 아이가 크면 한 가지 해주고 싶은 말은 생겼다. 바로, "잘 싸우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것. 안 싸우는 사람은 무조건 참기만 하는 사람이라 오히려 좋지 않다. 싸울 때 상대방에게 현명하게 주장을 전달하고 서로 원하는 것을 잘 조율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은 뭐든 잘 해낼 사람이다.

소송을 하면서도, 자기 진심은 숨기고 괜한 기 싸움으로 논점을 흐리면서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을 많이 만난다.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도 그걸 나쁜 방식으로 표출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결혼 생활에서나 사회생활에서 얼마나 필요한지 자주 느낀다.


잘 싸우는 것, 정말 중요하다. - page 116 ~ 117

정말 공감되었습니다.

"잘 싸우는 사람과 결혼하라"

밑줄 쫘~악, 돼지꼬리에 별 하나!


많은 이야기들 중에 <슬픈 가족 증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인의 폭언 때문에 이혼을 결심한 의뢰인.

추후 '자녀 진술서'를 증거로, 아이들을 증인으로 내세우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이혼 사건에서 증인 신문을 꺼리는 진짜 이유는...

자녀들이 큰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 page 228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측 변호사가 없다 보니 엄마가 아들을 신문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고 이혼은 되었지만 결국 가족은 분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그녀의 모습은 씁쓸한 ​<아내의 유혹>의 노래가 BGM으로 흘러나오게 됩니다.

​내 모든걸 다 주는데 왜 날 울리니
니가 나에 상처준 만큼 다시 돌려줄꺼야 - 차수경의 <용서 못해> 중에서

​

그녀가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큰 희열을 느낀 순간들이 마지막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거짓말말 하는 데 급급했던 당사자가 잘못을 인정했을 때의 희열.

사건 후, 의뢰인들이 보내주시는 좋은 소식과 감사 인사.

그래서 오늘도 그녀는 열심히 달립니다.

상담은 내 천직이고,

변호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 page 342

​

 

 

​

결국 '결혼'도 '이혼'도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선택입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다른 이가 아닌 '내'가 중심이 되어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혼을 결심했을 때 가정 법원의 조정실에선 이런 대사가 울려퍼집니다.

"4주 후에 뵙겠습니다."

그때만이라도 '나'를 돌아보며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나 손을 내밀어줄 '최변'과 같은 이들이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최변의 에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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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라파엘 몬테스 지음, 최필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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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제목만으로 '로맨스'일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와 그녀의 완벽한 날.

하! 지! 만!!

"이 남자, 그냥 평범한 스토커가 아니다.

 이 여자, 절대 만만한 피해자가 아니다."

순간 '뭐지?!'라는 의문과 함께 찾아온 강력한 스릴러물.

정말이지 책을 펼치는 순간의 미칠 듯한 긴장감은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심장이 콩닥콩닥 뛰게 하면서도 계속 읽게끔 하였습니다.

『퍼펙트 데이즈』


책을 펼치면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문장.

게르트루드는 테우가 좋아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다른 학생들은 게르트루드 곁에서 늘 불편해했다. 실습실에 들어선 여학생들이 코를 막아 쥐었다. 남학생들은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그들의 눈빛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테우는 자신이 크게 들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금속 테이블로 다가갔다. - page 9

외톨이이지만 게르트루드와 함께할 때면 상상력이 폭발하면서 세상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해방감을 느끼는 그, '테우'.


그는 엄마의 명령-이리카의 딸내미 생일-에 따라 가게 된 바베큐 파티에서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클라리시'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녀에 대해 알고싶어 브라질 국립 지리통계연구소 직원인 척 전화를 걸어 그녀의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미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사랑을 향한 모습은 마치 집착과도 같았습니다.

테우는 그녀의 친구에게 주도권을 빼앗겼음을 깨달았다. 친구는 클라리시가 무력한 상태에 빠져 있는 틈을 타 입술을 훔치고 실컷 조몰락거렸다. 테우는 절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는 좀 더 분별 있는 방법으로 클라리시를 쟁취하고 싶었다. 작은 제스처들로. 오직 자신만이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걸 조금씩 일깨워주고 싶었다.

내일 봐, 테우...... - page 42


그의 마음을 알고도 거절하는 그녀.

그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욕적인 공격을 하는 그녀의 입을 막기 위해 책을 집어 들고 그녀의 머리를 세차게 내리치고 또 칩니다.

그러자 그녀의 몸음 축 늘어지게 되고 뒤통수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살아있는 그녀를......

여행가방에 그녀를 실고 여행을 하게 됩니다.


테우가 어머니를 꼭 끌어안았다. 그는 클라리시와 약속한 시간까지 여유가 조금 있다면서 TV 앞에 앉았다. 어머니가 방을 나가자 테우는 서랍장에서 아버지의 오래된 권총을 찾아 세면도구 가방에 쑤셔 넣었다.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함께 테레조폴리스에 머물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클라리시도 분명 마음을 열 거라 믿었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말 그대로 '퍼펙트 데이즈'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 page 83


그의 광기 어린 집착과도 같은 행동은 마치 영화 <미저리>에서의 '애니'와도 같았습니다.

"이번 여행이 우리 관계에 대한 네 생각을 바꿔놓을 거야. 그러니까 더 이상 함부로 굴지 말아줘."

"만약 네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거야? 날 죽이기라도 할 거야?"

"난 살인마가 아니야."

"그럼 뭔데?"

"네가 노력했는데도 나랑 같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널 보내줄게. 난 그저 우리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네게 보여주고 싶을 뿐이야. 넌 매몰차게도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잖아. 내가 널...... 해치려 한 것도 아닌데, 클라라시." - page 102


사랑이라고 믿고 싶은 그.

하지만 그건 집착이라고, 병이라고 단정하는 그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에도 집착하는 그의 모습이 불쌍하였습니다.

"난 네가 불쌍해, 테우."

그 말이 테우를 언짢게 했다. 내가 옳다는 걸 아직도 모르나?. 그는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대꾸했다.

"나도 네가 불쌍해, 클라리시."

그녀는 잠이 든 척했지만 눈꺼풀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널 죽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는데 거들떠보지도 않다니."

그제야 클라리시가 눈을 뜨고 테우를 노려봤다. "정말 날 사랑해?"

"물론."

"그건 사랑이 아니라 금세 지나갈 열병일 뿐이야. 병이라고. 집착. 사랑이 절대 아니야."

"난 감정을 분류학적으로 구분 짓지 않아, 클라리시." - page 135 ~ 136


그러던 그들에게 반전의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가 나눈 대화들도 곱씹어봤고. 나한테 접근하려고 네가 꾸며낸 수작들...... 넌 내게 수갑을 채우고, 그것도 모자라 입마개까지......"

"클라리시, 그건 미안해."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그동안 벌어진 일들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어, 테우. 네 입장을 이해하려고 무던히 애써봤다고.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넌 내가 너랑 사랑에 빠지길 원했던 거야. 네가 날 사랑하는 것처럼 내가 널 사랑해주길 바랐던 거라고." 그녀가 테우의 팔뚝에 고무줄을 두르고 알코올 솜으로 팔꿈치 안쪽을 문질렀다. "우리 이야긴 이렇게 끝나선 안 돼. 넌 그럴 자격이 없어. 너한텐 그럴 자격이 없단 말이야." 그녀가 차가운 손가락으로 정맥을 찾으며 말했다.

테우는 어리둥절했다.

"넌 나한테 네 입장을 충분히 드러냈어." 그녀가 촉촉해진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 "나한테 뭔가 특별한 감정을 느꼈던 거지? 자, 이젠 내 차례야. 나도 너한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 이제부터 내 입장을 설명해줄게." - page 230


그들의 어긋난 사랑.

그래서 그들의 마지막까지의 이야기에 손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읽고 나니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사랑이란 탈을 쓰고 그 이면은 집착어린 광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인상적이었습니다.

테오와 클라리시.

그리고 또 다른 이.

"아주 예쁜 이름이 떠올랐어. 게르트루드. 어때, 자기야?" - page 342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의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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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공주 1 - 만신의 왕
김나임 지음 / 북치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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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 가슴 속에 남아있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너와 함께 한 모든 시간들이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두 좋은 날들이었다.

도깨비 김신과 지은탁, 저승사자가 등장했던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이 책을 보자마자 왠지 그 느낌이 들었습니다.

쓸쓸하지만 찬란한......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했기에 늘 사랑을 확인하고파 했던 바리.

오랜 시간 홀로 지내며 마음을 표현할 줄 몰랐던 무장승.

그들이 전하는 한을 풀지 못해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의 이야기.

『바리공주 1 : 만신의 왕』

 

​

​어릴 때부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 소녀, '바리'.

칠성 줄을 강하게 타고나 무당의 길을 가야만 했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나타난 그, '무장승'.

​

무장승은 그녀가 모실 바리공주 설화를 들려줍니다.

​시대는 해동 조선국.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에겐 여섯 명의 공주가 있었습니다.

일곱 번째도 공주가 태어나자 화가 난 오구대왕은 그 공주를 버리게 됩니다.

15년 후,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은 병에 걸리는데 그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버린 공주를 찾아내 무장승이 지키는 생명수를 구해다 마셔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버렸던 아이를 찾는 이들.

염치없게도 바리공주에게 부탁을 하게 되고 공주는 그래도 자신을 낳아주신 그들을 위해 생명수를 구합니다.

그들을 살린 후 그는 그녀에게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고 합니다.

한을 풀지 못해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을 보았습니다.

저승으로 들어서는 영혼들을 인도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만신들의 왕이 되겠습니다. - page 27 ~ 28

그렇게 바리공주는 무당들의 왕이 되어 만신들에게 섬김을 받게 되고 그런 바리공주를 모시게 되는 바리와 집 나간 마누라를 찾아 돌아다니는 사내의 조선 시대 귀신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각 에피소드를 읽을 때마다 어릴 적에 보았던 <전설의 고향>에서의 한 많은 이들의 모습이 보였고 그들의 내면에 가려졌던 진실을 본 순간 동정이 가고 그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바리와 무장승.

그들은 한을 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산 자의 몸을 통해 죽은 자의 이야기를 들어 달래주는 바리와 그 곁은 지키는 무장승의 모습.

아름답지만 왜이리도 쓸쓸하게 다가오는 것인지......

​



 


이번 책에는 5편의 에피소드, 즉 5명의 한 맺힌 이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몽달귀신>의 그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감히 쳐다봐선 안 되는 걸 알지만 아씨를 연모하게 된 돌쇠.

그러던 어느 날 옆 동네에 질 안 좋기로 유명한 도령이 아씨에게 접근하는 것을 발견하고 막았지만 나중에 그걸로 앙심을 품은 도령이 자신의 하인을 시켜 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다연 아씨가 걱정되어 계속 아씨 생각을 하다 보니

이런 몸이 되어서도 아씨 곁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 page 268

아씨가 잘생기고 건장한 정혼자와 혼인을 하는 모습을 본 후 그녀의 곂을 떠나왔지만 구천을 떠도는 그의 모습이 애잔하게 다가왔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사혼제>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 땅의 모든 망자가 편안히 쉴 수 있는 것.

바리공주가 원하는 건 오직 그뿐이니.... - page 318

책을 읽으면서 그 마음이 계속 잔여운처럼 남곤 하였습니다.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었던 그들의 이야기.

읽고나니 잠시 깊은 여운에 빠져들곤 하였습니다.

다음 권엔 어떤 사연을 가진 이들이 나타날지......

그들이 편히 쉴 수 있게 그 마음 어루만져 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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