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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라파엘 몬테스 지음, 최필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단순히 제목만으로 '로맨스'일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와 그녀의 완벽한 날.
하! 지! 만!!
"이 남자, 그냥 평범한 스토커가 아니다.
이 여자, 절대 만만한 피해자가 아니다."
순간 '뭐지?!'라는 의문과 함께 찾아온 강력한 스릴러물.
정말이지 책을 펼치는 순간의 미칠 듯한 긴장감은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심장이 콩닥콩닥 뛰게 하면서도 계속 읽게끔 하였습니다.
『퍼펙트 데이즈』

책을 펼치면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문장.
게르트루드는 테우가 좋아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다른 학생들은 게르트루드 곁에서 늘 불편해했다. 실습실에 들어선 여학생들이 코를 막아 쥐었다. 남학생들은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그들의 눈빛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테우는 자신이 크게 들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금속 테이블로 다가갔다. - page 9
외톨이이지만 게르트루드와 함께할 때면 상상력이 폭발하면서 세상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해방감을 느끼는 그, '테우'.
그는 엄마의 명령-이리카의 딸내미 생일-에 따라 가게 된 바베큐 파티에서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클라리시'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녀에 대해 알고싶어 브라질 국립 지리통계연구소 직원인 척 전화를 걸어 그녀의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미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사랑을 향한 모습은 마치 집착과도 같았습니다.
테우는 그녀의 친구에게 주도권을 빼앗겼음을 깨달았다. 친구는 클라리시가 무력한 상태에 빠져 있는 틈을 타 입술을 훔치고 실컷 조몰락거렸다. 테우는 절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는 좀 더 분별 있는 방법으로 클라리시를 쟁취하고 싶었다. 작은 제스처들로. 오직 자신만이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걸 조금씩 일깨워주고 싶었다.
내일 봐, 테우...... - page 42
그의 마음을 알고도 거절하는 그녀.
그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욕적인 공격을 하는 그녀의 입을 막기 위해 책을 집어 들고 그녀의 머리를 세차게 내리치고 또 칩니다.
그러자 그녀의 몸음 축 늘어지게 되고 뒤통수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살아있는 그녀를......
여행가방에 그녀를 실고 여행을 하게 됩니다.
테우가 어머니를 꼭 끌어안았다. 그는 클라리시와 약속한 시간까지 여유가 조금 있다면서 TV 앞에 앉았다. 어머니가 방을 나가자 테우는 서랍장에서 아버지의 오래된 권총을 찾아 세면도구 가방에 쑤셔 넣었다.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함께 테레조폴리스에 머물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클라리시도 분명 마음을 열 거라 믿었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말 그대로 '퍼펙트 데이즈'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 page 83
그의 광기 어린 집착과도 같은 행동은 마치 영화 <미저리>에서의 '애니'와도 같았습니다.
"이번 여행이 우리 관계에 대한 네 생각을 바꿔놓을 거야. 그러니까 더 이상 함부로 굴지 말아줘."
"만약 네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거야? 날 죽이기라도 할 거야?"
"난 살인마가 아니야."
"그럼 뭔데?"
"네가 노력했는데도 나랑 같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널 보내줄게. 난 그저 우리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네게 보여주고 싶을 뿐이야. 넌 매몰차게도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잖아. 내가 널...... 해치려 한 것도 아닌데, 클라라시." - page 102
사랑이라고 믿고 싶은 그.
하지만 그건 집착이라고, 병이라고 단정하는 그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에도 집착하는 그의 모습이 불쌍하였습니다.
"난 네가 불쌍해, 테우."
그 말이 테우를 언짢게 했다. 내가 옳다는 걸 아직도 모르나?. 그는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대꾸했다.
"나도 네가 불쌍해, 클라리시."
그녀는 잠이 든 척했지만 눈꺼풀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널 죽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는데 거들떠보지도 않다니."
그제야 클라리시가 눈을 뜨고 테우를 노려봤다. "정말 날 사랑해?"
"물론."
"그건 사랑이 아니라 금세 지나갈 열병일 뿐이야. 병이라고. 집착. 사랑이 절대 아니야."
"난 감정을 분류학적으로 구분 짓지 않아, 클라리시." - page 135 ~ 136
그러던 그들에게 반전의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가 나눈 대화들도 곱씹어봤고. 나한테 접근하려고 네가 꾸며낸 수작들...... 넌 내게 수갑을 채우고, 그것도 모자라 입마개까지......"
"클라리시, 그건 미안해."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그동안 벌어진 일들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어, 테우. 네 입장을 이해하려고 무던히 애써봤다고.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넌 내가 너랑 사랑에 빠지길 원했던 거야. 네가 날 사랑하는 것처럼 내가 널 사랑해주길 바랐던 거라고." 그녀가 테우의 팔뚝에 고무줄을 두르고 알코올 솜으로 팔꿈치 안쪽을 문질렀다. "우리 이야긴 이렇게 끝나선 안 돼. 넌 그럴 자격이 없어. 너한텐 그럴 자격이 없단 말이야." 그녀가 차가운 손가락으로 정맥을 찾으며 말했다.
테우는 어리둥절했다.
"넌 나한테 네 입장을 충분히 드러냈어." 그녀가 촉촉해진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 "나한테 뭔가 특별한 감정을 느꼈던 거지? 자, 이젠 내 차례야. 나도 너한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 이제부터 내 입장을 설명해줄게." - page 230
그들의 어긋난 사랑.
그래서 그들의 마지막까지의 이야기에 손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읽고 나니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사랑이란 탈을 쓰고 그 이면은 집착어린 광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인상적이었습니다.
테오와 클라리시.
그리고 또 다른 이.
"아주 예쁜 이름이 떠올랐어. 게르트루드. 어때, 자기야?" - page 342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의미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