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 - 술에 관한 깊고 넓은 인문학 강의
허원 지음 / 더숲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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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삶의 활력을 주는 것 중 하나.

바로 하루 일과가 끝났을 때 냉장고에서 갓 꺼낸 시원한 캔맥주 한 잔!

한 모금 마셨을 때의 시원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짜릿함은 하루의 피로를 탄산과 함께 씻겨 내려가는 듯한 착각마저 들곤 합니다.


'술꾼'은 아니지만 간단히 한 잔 정도 마시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또한 내가 마시는 술에 대해 알고싶어 책을 찾아 읽어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지식과 함께 더해진 술 맛은 그 풍미가 진하게 다가오곤 합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 이유였습니다.

술에 관한 깊고 넓은 인문학 강의

'지적 술꾼'이 되기위해 이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


본문으로 들어가기 앞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술을 마시며 이야기합시다>

첫 문장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빵보다 술이 먼저 생겼다면 이상할까? 과거 인류가 정착하고 농경을 시작한 이유가 술이라면 지나친 억측일까? 이를 뒷받침하는 고고학적인 증거가 발표된 적이 있는가 하면,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 page 7

그저 단순한 음료로만 생각했던 '술'이 알고보니 인류의 역사 현장에 자리잡고 있었고 술이 시대적, 문화적 상황을 반영했다니!

이 사실을 듣고는 마치 술이 확! 깨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술의 세계에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인류의 탄생 이전에도 이미 술이 있었다는 사실.

정말 <파파존스> 광고의 김희선씨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What!

So Amazing!


그 술의 정체는 바~로~~~~, '야자 와인'.

지금도 야자 와인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매우 흔한 술인데 야자수가 풍부한 열대 지방에는 대부분 이 술이 있다. 만드는 방법도 단순하다. 그저 야자수의 수액을 받아 두면 저절로 발효되어 굳이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다. 야자 와인의 주원료인 야자수 화석의 연대는 무려 5,400만 년이나 거슬러 올라가, 그때에도 술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정확한 기원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야자 와인이 최초의 술이고, 음주 역사의 시초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 page 14


그렇다면 우리는 술을 언제부터 마셨을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아마 술의 기원이 인류 문명의 시작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에 언제부터 술을 마셨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인류의 진화 과정에 우리와 함께 살아온 것만은 분명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코올에 이끌리는 이유.

인간의 알코올 의존성은 발효된 술 열매를 즐겨 먹었던 유인원이 적자생존을 거쳐 우리의 조상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자아이다. 초식 동물에서 과일을 먹는 과식 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술 열매의 알코올에 취해 더 열심히 채집 활동을 하는 종이 먹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그리하여, 번식도 활발해지고 결국 진화의 중심 줄기가 되어 현생 인류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술꾼이 술을 찾아 헤매듯, 알코올에 취한 초기 유인원도 야생을 헤매며 술 열매를 찾아다녔을 것이다. - page 19

캬~하!

뗄레야 뗄 수 없는 이 이끌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술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3,000년경 수메르인의 유적에서 발견된 점토판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중에는 큰 항아리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긴 빨대를 꽂고 담소를 나누며 항아리 속 술을 마시는 그림도 있다. 항아리 속에 있는 것이 술인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아프리카 북부와 동남아시아의 일부 지역에는 항아리에 긴 빨대를 꽂아 여러 명이 둘러앉아 마시는 음주 문화가 5,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아 있다. - page 30

또한 쐐기 문자로도 맥주 원료 레시피부터 맥주 배급 기록까지 기록한 점토판 유적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수메르인이 최초로 '맥주'를 만들어 마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이 맥주.

알고보니 그 역사가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다니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는 농경이 시작되어 밀과 보리를 재배하게 되고, 문명의 발생으로 사람이 모여 살게 되면서 생기는 필연적인 결과일 수 있다. 맥주는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탄생했다. - page 31

그렇게 '맥주'에 대해 국산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맥주 맛을 개발하는 기술력, 맥주 제조의 양조 과학 등의 인문학적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우리가 맥주에 끌리는 과학적인 이유.

몰트 향이나 마이야르 혹은 캐러멜 향이 좋다고 인지하게 된 것은 인간이 불을 사용하게 된 것과 관련이 깊다. 인간은 불을 사용해 화식을 하면서 고기를 소화시키기 쉽게 만들었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 불을 사용하는 종족이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굽거나 태울 때 나오는 냄새를 좋은 것이라고 인지하게 되는 쪽이 진화 과정에서 적자생존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유전자에 기록된 진화의 흔적 때문에 몰트의 짙은 향에 끌리는 것이 아닐까? - page 122

내가 맥주를 좋아한 이유.

알고보니 내 유전자에 기록된 진화 흔적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이끌림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작은 핑계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로마에서 큰 유행을 하였던 '와인'.

자연스럽게 유럽 전역에 퍼져 유럽인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 된 와인에 대해 와인의 주원료인 포도로부터 알코올이 되는 과정, 과육의 신맛을 좌우하는 것, 수천 년에 걸친 제조법, 오래 두어 좋아지는 것 등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술에서 빠져서는 안 될 동양의 술.

누룩으로 만드는 누룩술.

녹말이 단순 당으로 바뀌어야 비로소 술 효모의 먹이가 되고 알코올 발효가 일어난다. 녹말을 단순 당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만드는 것이 바로 누룩곰팡이다. 이런 곰팡이가 자란 곡식이 누룩이다. 누룩은 동양 술의 출발이다. 우리나라 술은 물론이고, 중국의 황주부터 일본의 청주까지 모두 누룩을 기본으로 만든다. 동남아와 같이 더운 지방에서도, 곡주를 만들 때는 어김없이 누룩을 쓴다. - page 149

사실 누룩곰팡이는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과 동거해 왔다고 하였습니다.

좋은 술맛이나 장맛을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선조들.

그중 하나가 누룩을 빚기 전, 성주신을 모시고 치성을 드리는 것이다. 성주신의 신체로 쌀이나 보리를 항아리에 넣거나 한지에 싸서 성주단지를 만들어 대들보나 높은 곳에 매달아 뒁ㅆ다. 술이나 장을 담글 때 몸을 정갈하게 하고 성주신에게 빌어야 집안의 술과 장맛이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성주단지를 풀어 길흉을 점치는 상황도 생겼다. - page 153

알고보면 집안을 떠돌던 누룩곰팡이 포자가 성주단지에 자리 잡고 자라는 것임을 모르고 성주신을 모시는 행위로 좋은 누룩곰팡이를 골라내고 유지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들.

그 믿음과 정성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우리만의 술맛, 장맛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엔 위스키와럼, 위스키, 한국의 '소주'와 같은 '독주'와 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소주의 '소'는 한자로 불사를 소자다. 쓰레기를 소각한다거나 목조 건축물이 전소했다는 표현처럼 불에 타 없어진다는 뜻이다. 증류주를 태우면 불꽃과 함께 사라지는 것을 묘사한 탁월한 작명이다. - page 220

과거의 소주는 불이 붙을 정도로 알코올이 높았나봅니다.

현재는 많이 낮아졌지만......

이 소주를 이성계의 맏아들인 이방우가 많이 마시다가 죽었다는 내용이 있는 걸 보면 어지간히 독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 우리의 곁에 남아있는 걸 보면 아마 애증의 관계인가 봅니다.


마치 강의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쏙쏙 뇌리에 박혀 들어오는 정보들.

너무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아서 너무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술에 관해 깊고도 넓은 지식을 받아들였으니 이젠 가볍게 술 한 잔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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