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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 1~2 - 전2권 ㅣ 타우누스 시리즈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평점 :
또다시 손꼽아 기다리던 그녀가 다시금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이번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최근 독일 미스터리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이유는?
답은 딱 하나, 바로 넬레 노이하우스다!"
_슈투트가르터 차이퉁
책장을 펼쳐드는 순간,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이 말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잔혹한 어머니의 날 1, 2』

소설의 첫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1981년 5월 10일 일요일
그는 호수 속에 가지를 드리운 커다란 수양버들의 거친 기둥에 기대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 1권 page 13
어릴 적 그를 안아주며 '우리 왕자님'이라 불러주던, 저 멀리 사는 예쁜 엄마.
그는 왜 여기 떨어져 살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언제나 엄마를 그리워하게 됩니다.
가끔 엄마가 날 잊어버린 게 아닐까 하고 걱정하고 있을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엄마에게 한 번 용기내어 물어봅니다.
왜 나를 집으로 데려가지 않는 거냐고.
그 말에 엄마는 얼굴에서 미소를 거두며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다. "절대, 절대로 그런 생각 하면 안 돼, 우리 왕자님." 엄마는 그렇게 속삭이고는 그를 꼭 안아주었다. 그게 2년 전 어머니날의 일이다. 작년에 엄마는 오지 않았다. 아마 오늘도 그를 데리러 오지 않을 것이다. - 1권 page 15
노라.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리고 증오했다. 그녀는 그가 여태껏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존재였다. 그리고 가장 사악한 존재였다. - 1권 page 17
둘만 남은 상황에서, 흔들어대던 그에게 노라는 물에 빠져 날카로운 비명을 질러댑니다.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녀를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황금빛 부채처럼 물 위에 퍼져나갔다. 콧구멍과 입에서 보글보글 거품을 내며 마지막 숨이 빠져나왔다. 천상의 존재 같던 노라 바르텔스의 아름다움도 영원히 안녕이었다. '그가 그렇게 되길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노라의 몸이 가라앉는 것을 보며 자마시 권력과 힘, 도취감에 젖었다.
...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웠을 때 그는 삶이 죽음으로 변하는 순간이 얼마나 특별하고 사람을 흥분시키는 것인지 깨달았다. 그날 맛본 전능의 힘을 다시는 잊지 못할 것이었다. 그는 매트리스와 침대 틀 사이의 비밀공감에서 조심스럽게 머리카락 한 줌을 끄집어냈다. 노라와 몸싸움을 하는 와중에 뜯어낸 머리카락이었다. 머리카락에 코를 대고 냄새를 들이마신 뒤 자신의 뺨에 갖다댔다. 그는 이제 더 이상 희생자가 아니었다. 오늘부터 그는 사냥꾼이었다. - 1권 page 18 ~ 19
그리곤 배경은 2017년으로 바뀌게 됩니다.
2017년 3월 19일, 취리히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를 만나러 온 '피오나 피셔'.
아무리 기억해내려고 해도 세월의 흐름 속에 희미해져가고 사진마저 없는 그의 존재.
평생을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취리히베르크의 호이베리 로에 있는 할머니 집에 살았는데 그래도 그녀의 남은 혈육인 아버지를 찾은 피오나.
하지만 그의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세상에, 아니 어떻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이번에는 그가 놀랄 차례였다. "내가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 네 엄마는......"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제가 뭘 모르는데요? 그리고 뭘 알았어야 한다는 거예요?"
...
"아직 못 들었다면 진실을 알아야 해! 난 네 아버지가 아니야! 크리스티네도 네 엄마가 아니고!" - 1권 page 26
그리고 죽은 시체가 발견됩니다.
맘몰스하인의 오래된 저택에서 발견된 시신 한 구.
팔순이 넘은, 개 '벡스' 한 마리와 함께 홀로 살아가던 노인 '테오 라이펜라트'의 죽음.
곧 이어 발견된 노인이 키우던 개는 견사에서 발견이 됩니다.
하지만 영양부족과 탈수 증상을 보이던 개를 바라보던 찰나,
"산더 형사님, 죄송한데요.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물론이죠. 무슨 일인데요?"
"방금 견사에 널려 있는 뼈다귀를 살펴봤는데요. 좀 이상한 게 있어서요."
"뭐가요?"
"제가 보기엔......" 욜란의 어머니가 말했다. "인골인 것 같아요." - 1권page 68
이번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일.
"방콕 시체, 견사에서 발견된 인골, 방이 20개 정도 되는 주택, 대지가 천 평 정도?"
"총동원이군. 아주 좋아! 하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셨군. 한 불쌍한 자가 숟가락을 놓긴 했지만." - 1권 page 72
그렇게 이 소설의 전개가 소개되었습니다.
시체, 인골, 그리고 연쇄 살인범.
이 사건 속을 파헤치는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들이었습니다.
보덴슈타인과 피아 콤비의 수사.
너무나도 반가운 이들을 만났지만 그 반가움도 잠시였습니다.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마주하기 싫었던 진실......
연관이 없을 듯한 피오나의 이야기도 점점 그들의 사건과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정말이지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는 박수 이상의, 독자들의 가슴에 마음대로 들어와 헤집어 놓고 그렇게 유유히 떠나버렸습니다.
사건의 진실을 남겨둔 채.
진정 범인의 합리화할 수 없는 범죄의 진실에 대해.
그리곤 또다시 만날 여운을 남긴 채.
"잘 가, 피아!"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때 담당 직원이 인사를 건넸다.
"수고해, 토미!"
그녀는 문을 열고 어둠 속으로 걸어 나갔다. - 2권 page 322
아마 이 책을 읽기 전 독자라면 의문을 가질 지 모르겠습니다.
실제 저는 의문이 있었지만......
'어머니의 날'의 의미에 대해.
이에 대한 백과사전의 의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어머니의 날은 5월 둘째 주 일요일이다. 1914년 미국 윌슨 대통령 재임 시 법이 제정되었다.
전 세계 100 개국 이상에 어머니의 날이 있다.
오늘날 100개국 이상이 여러 가지 형식으로 어머니의 날을 기념한다. 인도, 일본, 핀란드, 파키스탄, 한국 등 많은 날에서 사람들은 어머니에게 보통 특별한 케이크와 꽃으로써 감사의 뜻을 전하고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면서 이 날을 보낸다. - <1%를 위한 어머니의 날>에서
알고보니,
"피해자들이 모두 같은 달에 실종됐다는 건 절대 우연이 아니야." 피아는 곰곰이 생각하며 카이가 프로파일러를 위해 뽑아놓은 목록을 들여다보았다.
1988. 5. 12. - 에바 타마라 숄레, 바이터슈타트(슈파이어)
1991. 5. 12. - 맨디 시몬, 에르푸르트(맘몰스하인)
1993. 5. 9. - 안나그레트 뮌히, 발도르프(맘몰스하인)
1995. 5. 14. - 리타 라이팬라트, 맘몰스하인(같은 장소)
1996. 5. 11. - 유타 슈미츠, 카르스트(맘몰스하인)
2012. 5. 15. - 리아네 반 부렌, 그라펜브루흐(빈터베르크)
2014. 5. 10. - 야나 베커, 림부르크(베른카스텔-쿠에스)
5월이면 실종되는 그들.
"내가 확인해봤는데 이건 우연이 아니야." 카이가 말했다. "피해여성들은 모두 어머니날 하루 전에 실종됐어. 어머니날 당일에 사라진 리아네 반 부렌만 빼고."
"테오 라이펜라트는 어머니날을 싫어했단 말이지." 피아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서 리타 라이펜라이트 그날을 크리스마스나 되는 양 성대하게 치렀을 거야." - 1권 page 241 ~ 242
헛소리라고, 그녀의 꿈이라고 하기엔 그녀는 분명 직감이 뛰어난 사람이지만 예지자의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
이 소설은 1, 2권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1권에서는 주로 죽은 80대 노인 테오 라이펜라트의 이야기였다면 2권에서는 그의 길가를 둘러싼 이들의 비밀이 하나둘 씩 밝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순간에도 긴장의 끈은 놓칠 수 없었고 두께감에 무색할만큼 가속성이 으뜸이었습니다.
"미안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친모의 이름은 엘케 보크트였고 바트 캄베르크 출신이에요. 아이를 낳은 후 바로 입양하도록 내놓았어요.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입양이 되지 않았고 결국 라이펜라트 부부에게 위탁된 겁니다. 얼마 뒤 함부르크의 부유한 커피 무역상과 결혼해서 엘케 폰 도서스베르크가 됐죠. 그리고 1997년 5월 어머니날에 살해됐어요. 다른 피해여성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부인의 남편은 친모를 알았습니다. 어릴 때 매년 어머니날이면 라이펜라트네로 만나러 갔기 때문이다. - 2권 page 232
그의 범행 패턴.
그리도 잔인할 수 밖에 없음은 우리의 미지의 사건으로 끝날 뻔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과도 비슷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보크트 말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았다면 보크트가 범인인게 확실하네." 보덴슈타인이 말했다. "라이펜라트에게선 뭘 알아내려는 거야?"
"1987년 크레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피아가 대답했다. "그리고 보크트가 친모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됐는지. 우리에겐 보크트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구체적 증거가 하나도 없어요. 단서라도 일관성 있게 제시하지 못하면 법정에서 망신만 당할걸요. 그리고 잘못될 경우 보크트가 법정에서 유유히 걸어 나갈 수도 있어요. 보크트의 아내가 오늘 저녁 뮌헨에 도착해서 내일 아침 이리로 올 거예요. 압수수색 하는 데 동행할 거고요." - 2권 page 238 ~ 239
단숨에 읽어버린 이 소설, 『잔혹한 어머니의 날』.
말 그대로 잔혹하였습니다.
하지만 잔혹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처지를 바라보면 조금은 '동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부모'라는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저 역시도 '엄마'가 된 입장에서 이 소설을 접하게 되니 새삼 만감이 교차하곤 하였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의미, 그들의 도리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 사실은 모르겠습니다.
말 그대로 '진정성'있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한 번만 읽고 덮을 책은 아니었습니다.
다음번에 다시 읽게 되면 어떤 느낌으로 남을지......
그땐 제가 가진 의문에 대한 답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