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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혼자'
가끔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를 제외한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며 나를 달래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때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땐 막상 혼자라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 때의 외로움, 고독......
아이러니한 이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깊어지는 밤,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가 필요한 계절
《아주, 조금 울었다》권미선의 가을 에세이!
『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책의 본문으로 들어가기 앞서 <Prologue>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살면서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도
어떤 꿈은 끝까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일은 영원히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어떤 상처는 끝내 나를 울게 할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그 어느 때의 나를 떠올릴 것이다.
'너는 괜찮아질 거야' 말해 주던 나를.
'너는 잘하고 있어' 위로해 주던 나를.
내가 나에게 준 힘으로 한 걸음 가 볼 것이다.
괜찮은 사람이 되어 볼 것이다. - page 6 ~ 7
그녀도 인생의 춥고 긴 겨울을 지냈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것도, 의미도 없는, 아무것도 위안이 되지 않던 그때.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은 힘든 시간을 견디던 그 어느 때의 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그녀.
때론 상처와 아픔으로 흔들릴 때도 있겠지만 결국 그마저도 '나'임을, 그리고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손을 내밀 수 있게 괜찮은 사람이 되기위해 시처럼 짧지만 긴 위로를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읽으면서 마치 '내 이야기'인 듯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슴 속 상처가 아려왔기에......
모른 척 하고 싶었던 진실을 비로소 마주하게 되었기에......
몇몇 이야기는 읽으면서 눈물을 훔칠 때도 있었습니다.
힘들 때 누군가 옆에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온전히 혼자서 견뎌야 하는 시간들은 남는다.
혼자인 법을 알지 못하면
기대고 바라고 매달리고 실망하고 미워하고
다시 기대게 된다.
너무 울어서 속이 빈 매미껍질처럼
조금씩 나를 잃어버리고 마음이 텅 비어 버린다.
나는 기다리지 않기로 한다.
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이 되기로 한다. - page 28
이 이야기에서 그만 마음을 놓아버리곤 하였습니다.
어둠을 걷고 있던 나는 어둠이 되었다.
그때는 알 수가 없었다.
밤이 끝나면 아침이 온다는 걸.
겨울이 끝나면 봄이 찾아온다는 걸.
어둠을 걷고 있을 땐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해 봐도 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고 해도
이뤄지지 않는 일들이 있다.
발뒤꿈치를 세우고 팔을 뻗어도 손 닿지 않는 곳의 일들.
내 영역 밖의 일들.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는 없다.
너무 애쓰지 말아. 너무 노력하지 말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오래 자고 일어나렴.
그럼, 봄이 네 곁에 와 있을지 몰라. - page 39 ~ 40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 말에 그만 욕심내며 붙잡았던 내 마음을 놓아버리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고마웠던 많은 순간들을 잊고 너에게 섭섭해하고 있다.
이런 나에게 질리기도 하지만
한 번 구겨진 마음은 쉽게 펴지지가 않는다.
위로받지 못하고 버려진 마음처럼 외로운 것이 있을까.
앞으론 속상한 일이 생겨도
시시콜콜 다 이야기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어느 날 너의 다정한 인사에
나는 혼자 조용히 마음이 풀어질 것이다.
그러곤 섭섭했던 걸 잊고
다시 너에게 메시지를 쓸 것이다.
결국 사람은 혼자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혼자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날이 생길 것이고
그럴 때 나는 너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너의 위로에 기댈 것이다. - page 106 ~ 107
이 이야기는 지금 내 옆에 있는 남편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힘들 땐 당신의 위로에 기대고 싶다고......

아마 그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인생이 그렇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영화가 어떻게 끝날지 나는 모르겠다.
끝이 좋을지 나쁠지도 모르면서
나는 왜 이 영화를 계속 보고 있는 걸까?
'그래도' 하는 마음 때문일까?
나는 기대를 하고 있는 걸까?
언젠가는 무거운 시간들도 가벼워지는 날이 있겠지.
지루했던 순간들조차 그리워지는 날이 있겠지.
내가 변하든 삶이 변하든
그래서 좀 더 괜찮아지는 날이 있겠지.
어쩌면 예상외의 전개에 깜짝 놀랄 수도 있겠지.
결국 끝까지 보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괜찮은 엔딩이 될지도 모르지. - page 222 ~ 223
어차피 엔딩을 모르는, 주인공 '나'로 인해 결정되는 것인데 스스로 상처를 부여잡고 아파하며 울고 있는 것보단 나 자신에게 말을 건네고 손을 내밀며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꽤 괜찮은 엔딩이라 일러주는 것 같았습니다.
『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왠지 이 책은 잠자리에 들기 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저에게 두고두고 읽혀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저도 혼자일 때도 괜찮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