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1~2 세트 - 전2권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끌렸던 건 2019 부커상 심사평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신화적이면서 현실적인 내적 고통으로의 쓰라린 여행" _ 2019 부커상 심사평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이보적 신화와 그리스의 비극적 세계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현대적으로 비틀어놓은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가슴 아픈 서사시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1, 2』

 


소설에 들어가기 앞서, '이보 우주론'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

 

​

솔직히 처음에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도통 알 수 없는 개념과 구성.

그래서 작가는 이에대해 2권에서 이야기합니다.

이보 우주론이란 한때 나의 민족을 인도했고, 부분적으로는 지금도 인도하고 있는 신념과 전통의 복잡한 체계다. 내가 그런 현실 속에 허구의 작품을 위치시키고 있으므로, 호기심 많은 독자들은 그 우주론을 조사해보고 싶을지도 모른다. 특히 치라는 개념이 그 우주론과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관해서 말이다. 그러니 일단 이 책의 서두에서 인용한 치누아 아체베의 치에 관한 에세이가 그렇듯, "내가 여기에서 시도하는 것은 틈새를 메우는 것이 아니라, 종교나 철학, 언어학이 아닌 문학을 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그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임을 밝혀두어야 하겠다. - 2권 page 342

그러므로 이보 우주론이나 아프리카/아프리카계 종교에 관해 몰라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음을, 특히나 이 책은 허구의 작품이기에 부담없이 읽어주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있었습니다.

​

​이 소설의 화자는 수호령 '치'였습니다.

​그래서 수호령 '치'가 바라본 '치논소'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문장들을 접했을 땐 적잖이 당황하였습니다.

'치'가 '치논소'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자신보다 높은 층위의 신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뭐지?

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읽다보면 어느새 익숙해지면서 나중에는 다른 신들에게 같이 읊조리게 되는, 다른 소설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 재미있었습니다.

​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 '치논소'.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난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닭들을 돌보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

그러던 그에게 운명같은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자기 인생의 5년을 바쳤던 남자가, 저금했던 돈을 모조리 끌어모았을 뿐 아니라 아버지에게서까지 돈을 훔쳐 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그가 영국으로 떠난 지 겨우 다섯 달 만에 결혼을 했다는 소식에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았던 '은달리'.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그녀를 살려주었습니다.

그리곤 이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

하지만 그들의 사랑에 시련이 찾아오게 됩니다.

​

"젊은 친구, 이 문제를 철저하게 생각해본 건가?" - "네, 어른신." - "자네가 저 애와 어떤 삶을 살게 될지에 대해서, 깊이?" - "네, 어르신." - "해봤다라, 알겠네." - "네, 어르신." - "그런데 저 애의 남편이 되고 싶다면서, 자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게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하나?" - "저도 압니다, 어르신." - "그렇다면 가서 다시 생각해봐야겠군. 가서 자네가 정말 내 딸의 남편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살펴보게." - "네 어르신." - "내가 자네에게 할 말은 그것뿐이라네."

"네, 어르신." - page 159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은달리와 결혼을 하고 싶었기에 은달리를 위해 키프로스 국제대학교 레프코사에 입학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은달리는 미안함에 복받쳐 울게 됩니다.

"나는 밥벌이도 하고 사랑하는 여자도 부양할 거야. 학위를 따고 좋은 직업을 얻으면 열 배는 더 좋은 집을 살 수 있어, 마미. 이 더러운 거리를 봐. 어쩌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에누구로도 갈 수 있을 거야. 그게 나아, 마미. 정말 그게 나아. 그 사람들이 우리를 갈라놓게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말이아." - page 248

​

왜!

"지금처럼 말이야. 알겠어? 왜 그래야 하느냐고? 얘들이 우무-오베레-이헤이기 때문에, 마이너리티이기 때문에. 강자들이 우리 나라에 무슨 짓을 했는지 봐. 그 사람들이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연약한 것들에게도." - page 45

이 불쌍한 논소.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게 됩니다.



​

그런 그를 도와주는 이들도 있지만 ​한 번 떨어진 추락한 그 길에선 끝없이 떨어지고마는 치논소.

그는 다른 사람들이 그러듯 그녀에게 구애했고 그녀를 돌보았지만, 그 결과 자기가 한 모든 일이 헛되다는 것만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어느 날 깨어나보니 감금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인간과 역사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했습니다. 그의 내면에서 변화를 낳은 것은 바로 이런 억울함에 대한 의식이었습니다. 변화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어마어마한 어둠이 그의 영혼에 난 틈으로 들어옵니다.

...

감금되어 있을 때는 감정에 따라 행동할 수 없었기에 언제고 그가 느낀 것에는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분노를 느낀다 한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에 대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사랑을 느낀다? 아무 의미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느낀 모든 것을 다시 무력함의 배 속으로 삼켜버렸습니다. - page 150 ~ 151


그래도 은달리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 치논소는 그녀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

​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들을 둘러싼 사회때문이었을까!

자신의 앞에 무엇이 있는줄도 모른채 열심히 달려간 치논소의 모든 행동이 가슴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이 역시도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운명에 굴복할 수 없음에 안타까웠습니다.


책의 제목이었던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의 의미.


 


소수자가, 약자가 강자들을 향해 외치는 저 울음이 구슬프게도 가슴 속에 울렸습니다.

운명을 맞서고자 했던 이의 울음.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그래서 더 비통했던 이 노래가 더이상은 울려퍼지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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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헤르만 헤세'

그의 명성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막상 그의 작품을 접해보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인연이 닿았습니다.

20세기 독일 문학가들 가운데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장 잘 알려지고 사랑받은 작가 '헤르만 헤세'.

그의 탄생 140주년 기념으로 감성적인 일러스트의 양장도서로 만나게 된, 세계인의 청춘 바이블.

『데미안』



첫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열 살 되던 해, 내가 살던 작은 마을에 있는 라틴어 학교 시절의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 page 12

그에게는 두 세계가 존재합니다.

하나의 세계는 아버지의 집.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과 엄격함, 모범, 교육의 세계였다. 이 세계에는 부드러운 빛, 명확함과 정결함, 그리고 따뜻하고 다정스런 대화, 깨끗한 손, 말쑥한 옷차림, 훌륭한 예의범절이 깃들여 있었다. 이곳에서는 아침마다 찬송가를 불렀고, 크리스마스를 축하했다. 이 세계에서 미래로 연결된 곧은길 위에는 의무와 책임, 양심의 가책과 참회, 관용과 선의, 사랑과 존경, 하나님의 말씀과 지혜가 함께하고 있었다. 인생을 밝고 맑게 그리고 아름답고 안정되게 살기 위해서는 이 세계 안에 머물러야한다. - page 13

하지만 그와는 매우 이질적인 또 하나의 다른 세계.

두 번째의 세계에는 하녀라든가 행상들, 귀신 이야기와 추한 소문이 있었다. 그곳에는 마치 도살장이나 형무소, 술주정뱅이들과 욕지거리를 퍼붓는 여자들, 새끼 밴 암소와 쓰러진 말, 강도와 살인, 자살에 대한 이야기 같은 몸서리쳐지면서도 유혹적이고 끔찍하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이 흘러넘쳤다. 흥미롭지만 무섭고, 거칠고 어둠침침한 일들이 바로 내 주위에서, 옆 골목이나 이웃집에 존재하고 있었다. - page 13

그렇게 이 두 세계는 가까이 맞닿아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나 그러하듯 밝고 올바른 세계인 부모님의 세계에 속해 있지만 눈과 귀는 악한이나 방탕아들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고 어둠의 다른 세계에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그런 싱클레어에게 일생에 사건을 맞이하게 됩니다.

열 살쯤 그는 크로머의 노여움을 살 것 같아 얼토당토않은 도둑질하는 이야기를 꾸며 대고 그 도둑이 자신이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그에게 크로머는 다가와 악마와도 같은 거래를 하게 됩니다.

"그래? 그럼 그 과수원이 누구네 것인지 가르쳐 줄게. 사과를 도둑맞고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던 사실이야. 과수원 주인이 사과를 훔친 놈을 신고하면 2마르크를 주겠다고 한 것도 알고 있어."

"뭐라고? 아, 맙소사!" - page 23


"내일까지 여유를 줄게. 내일 2마르크를 가져와. 수업이 끝난 뒤에 저 아래 시자아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러면 돼. 만약 돈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면 그땐 정말 큰일 날 줄 알아!" - page 27

그렇게 그는 죄를 짓고 낮선 심연 속에 깊숙이 가라앉아 모험과 죄악에 몸을 맡기고 위협과 불안과 치욕이라는 적에게 협박을 받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 구원과 더불어 그 영향이 오늘날까지도 계속되는 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막스 데미안.

그는 카인의 이야기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설명을 합니다.

카인은 강한 사람이고 아벨이 겁쟁이였다니! 카인의 표적이 훈장이라니! 그건 불합리한 이야기였으며 하나님을 비방하고 모독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신은 대체 어디에 계셨단 말인가? 신께서는 아벨의 제물을 받지 않았고, 아벨을 사랑하지 않으셨단 말인가? 아니, 그럴 리 없다. 그건 어리석은 이야기야. - page 52

그에 대해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점점 더 자신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그토록 끔찍했던 크로머에게서의 해방.

데미안으로인해 적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해방되고, 더 이상 가책에 떠는 죄인이 아니었으며 예전의 학생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지만 선뜻 데미안에게는 그 어떤 감사는 커녕 오히려 그에게서 멀어지려고 합니다.


방학이 끝난 후 싱클레어는 다른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집을 떠나 생활하게 됩니다.

그는 술에 취하고 거의 향락에 가까운 생활을 하면서 양심의 가책 속 고통 속에 살아갑니다.



술집에 앉아 지껄여 대는 이상하고 아름답지 못한 방식으로 세상과 싸우던 그에게 우연히 한 소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삶이 바뀌게 됩니다.

한 번도 말을 나눈 적 없는, 그럼에도 그녀에 대한 경건함과 숭배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인 그녀.

그러나 이제는 나도 사랑하고 숭배할 대상을 가지게 되었다. 이상이 되살아났다. 삶이 신비로운 예감과 여명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를 조소에 무관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는 비록 숭배하는 모습의 하인이나 노예일망정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그 시절을 회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는 무너져 버린 생활의 폐허 속에서 '밝은 세계'를 다시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어둠과 악을 마음속에서 몰아내고 밝은 세계 속에 머물고자 하는 열망으로 신들 앞에 무릎 꿇었다. - page 130 ~ 131

베아트리체에게서 비롯되어 방황하던 싱클레어는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갑니다.


훗날 다시 데미안을 만난 싱클레어.

이번엔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부인과의 만남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자신의 내면에 이르는 법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다 한 자락의 어두운 그림자가 그들을 덮쳐오게 됩니다.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데미안은 은회색 군복을 입은 낯선 모습으로 떠나게 됩니다.

모든 사람들은 형제가 된 듯했다. 그들은 조국과 명예를 말했지만, 그것은 운명이었을 뿐이다. 청년들은 병영에서 나와 기차를 탔고, 그 많은 얼굴 위에서 나는 하나의 표적을 보았다. 그것은 우리들의 표적이 아니라 사랑과 죽음을 의미하는 아름답고 고귀한 표적이었다. 나 역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포옹을 당했다.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었고 기꺼이 그것에 응답했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심정은 단순한 도취일 뿐 운명의 의지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도취는 신성했다. 그것은 운명과 마주하고 극도로 흥분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page 272 ~ 273

싱클레어도 군에 들어갔지만 그는 큰 부상을 입게 되고 그리고 그는 자신의 내면에 완전히 들어서서 친구이자 지도자인 데미안과 같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린 싱클레어, 들어 봐! 나는 떠나야만 돼. 너는 언젠가 나를 다시 필요로 하게 될 거야. 그로머나 그 밖의 일 때문에 말이야. 네가 나를 부른다고 해서 내가 쉽게 말을 타고 가든지 기차를 타고 갈 수는 없을 거야. 그럴 땐 너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야 해. 그러면 내가 너의 내면에 있음을 알게 될 거야. 알겠어? 그리고 조금만 더! 에바 부인이 부탁했어. 만약 네가 언젠가 나쁜 처지에 놓이게 되면 그녀가 나에게 주어 보낸 입맞춤을 너에게 해 주도록 말이네...... 눈을 감아, 싱클레어!" - page 278 ~ 279


소설 속 싱클레어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기 위해 거치는 끝없는 방황 속에 회복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 page 152

알을 깰 수 있는 건 오롯이 자신만이 할 수 있기에.


책을 읽고나서도 한참을 소설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야할지에 대해 데미안이 다가와 가르침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번만 읽고 덮을 소설을 아니었습니다.

잠시 방황하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될 때.

데미안을 찾아가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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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회화실록
이종수 지음 / 생각정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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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역사'와 관련된 건 '지루하다', '따분하다', '어렵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았었고 찾아 읽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저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우리가 '왜' 역사를 알아야하는 것인지에 대해 유쾌하지만 진한 교훈을 남긴 방송.

그래서 '역사'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저에게 '역사'는 어렵게 다가왔었습니다.

알고 싶은 욕구는 하늘을 찌르는데......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워낙 '그림'에 관심이 많았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기기까지 하였습니다.


<태조 어진>부터 <백악춘효도>까지

조선 오백년을 움직인 사람들의 생각을 읽다


『조선회화실록』

 

​

​조선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실록'만 한 사료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500년이나 되는 기록은 좀처럼 읽기가 두렵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역사를 모른 채 덮어두는 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에게, 앞으로 살아가야할 우리의 자세가 아니기에 무언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등장하게 된 '그림'

이 그림은 조선의 사관과 화가들이 그 시대의 모습을 기록한, 또 하나의 사료이기에 그림과 함께 읽어내려간다면 보다 입체적으로 역사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였습니다.


책 속에서는 5부로 나누어 조선사를 바라보았습니다.

1부 건국 국가의 기틀을 잡다

2부 수성 체제를 완성하고 사화로 얼룩지다

3부 혼란 변화의 길목에 서다

4부 경장 새 시대를 향해 도약하다

5부 파국 세도에 흔들리고 외세에 무너지다

그야말로 건국에서 파국까지의 조선사를 영상을 가미하여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태종이 즉위한 지 2년이 되어가는 1402년.

현전하는 동양 최고의 세계지도를 제작하게 됩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

얼핏 보아도 세계지도라고 하기엔 우리 나라가 크게 그려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의 대륙 하나에 맞먹는 크기의 조선.

태종 개인으로 보자면 더 큰 문제는 나라 안에서 터져 나왔다. 세계지도를 제작하고 명나라와의 문제도 순조롭게 풀어나가면서 태종은 그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온 천하 사이에 당당한 조선의 내일을 꿈꾸는데, 부왕께서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군주였느냐고. 이제 정도전이 만들어준 나라가 아니라, 이 아들이 만들어갈 나라를 제대로 보여주시면 아니 되겠느냐고. - page 36

그렇게 당당한 조선을 만들기 위해, 조선의 무게를 고민했던 태종.

그의 마음이 저 그림으로 온전히 느껴졌었습니다.

​

연산군과 관련된 그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죽음 뒤에 세상이 바뀌고 그제야 제 이름을 되찾은 이.

그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은거지를 그림으로 남긴 <화개현구장도>​

​

​

국왕의 세자 시절 스승이었던 '정여창'.

이 그림은 그의 삶을 기리고 싶다는 유생들이 뜻을 모아 당시 최고 화원으로 꼽히는 이징에게 작품을 의뢰하였는데 수묵과 담채만으로 고매한 선비의 삶을 기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위인'들과는 다른 유형의 '스승'이다. 드러나 보이는 공을 세운 이가 아니라 정신적 스승으로 기억되는 사람. 정여창 한 사람에 머물지도 않는다. 그와 그의 벗들이 함께한 시대를 기억하고 싶다는 뜻이다. 그 기상과 학문이 죄가 되어 처참한 죽음을 맞았지만 역사는 그 이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 page 120

​

그리고 백성들 앞에 나서길 주저하지 않았던 임금 '영조'.

하층 빈민들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골이 드러나 군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문제의 그 장소 '청계천'이라 부르는 곳.

늘어나는 도성 인구를 감당해야 할 하수수로서의 역할도 중요했는데 세월의 흐름과 함께 강바닥에 토사가 쌓이니 비가 내릴 때마다 범람해 수해가 이어지고, 이 곳엔 가난한 백성들이 깃들어 살고 있었고, 오래된 인골들마저 그 사이에 섞여 있으니 더 이상은 준천 사업을 미룰 수 없었습니다.

이 일을 자신의 마지막 사업이라 생각하고 시작한 그.

일하는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여 생계를 돕도록 했다. 막힌 물길을 뚫어 도성의 숨통을 열어준다는 의미와 함께 천변에 기거하는 하층민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준천 역사에 그들을 노동자로 고용하는, 공공 근로 사업의 성격을 띠게 된 것이다. - page 289

​

준천 과정에서 영조가 직접 그 역사를 지켜보는 장면을 기록한 <수문상친림관역도>.

​백성을 위한 그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

​


방대한 조선사를 '회화'와 함께 걷다보니 어느새 조선의 운명만큼이나 씁쓸한 결밀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쉽고 편한 길을 택했다.민족을 버리고 일제의 손발이 되어 일신의 영달을 취한 것이다. 누군가는 망국의 부끄러움으로 자신의 명을 끊었다. 왕조 시대 선비의 자존심으로, 최소한의 도리를 따르겠다는 뜻이 있으리라. 누군가는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되찾기 위한 험난한 투쟁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많은 누군가는, 돌아올 봄날을 마음에 품고 하루하루를 견뎌내야 했다. 한 사람의 지존이 아니라 실록에 이름 한 줄 올리지 못한 더 많은 누군가를 위한 그런, 봄날.

지금은 남의 땅. 하지만 빼앗긴 백악에도 봄은 올 것이다. - page 399


책을 읽고나니 다시 『조선왕조실록』을 제대로 알고 싶어졌습니다.

더 재미있게 읽으려면『조선왕조실록』과『조선회화실록』을 나란히 펼쳐 읽으면 더없이 '조선'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 책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림이 '컬러'로 그려져있었다면......

보다 책에서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도 남곤 하였습니다.


500년이란 긴 세월.

이 세월을 이끌고 간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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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
오지혜 지음 / 인디고(글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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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따라 '소확행'과 관련된 '에세이'를 많이 읽게 됩니다.

아무래도 저의 바람이기 때문일까요......


이번에 읽게 된 책 역시도

오늘의 행복을 채집하며 사는 오지혜 작가의 일상 에세이

였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채집한다는 그녀의 일상 속 이야기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우선 4컷 그림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싼 것 말고,

먹고 싶은 것으로


오늘의 내게 쓰는 걸

아까워하는 건.

슬픈 일이야.

그녀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나'를 위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사실 나의 '행복'보다는 '타인'의 시선을, '타인'의 속도를, '타인'의 행복을 좇으며 살아왔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벌면서도 지금 내가 하고싶은 것을,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뒤로 미루면서 악착같이, 스스로 눈치를 보며 그렇게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나날들을 마치 당연한 것인냥 지내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나고나니 후회만 남았습니다.

그냥 그 때 할 걸......

나는 무엇 때문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을 놓치며 살아왔던 것인지......


저자의 일상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자신에게 당당하게,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이 삶이야말로 진정 '나'를 위한 삶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을 힘써 극복할 떄 더 나은 사람이 되기도 하는 거겠지만 그보다 나에게 맞추고 나를 배려하며 사는 일이 더 끌린다. 유독 어려워하거나 불편해하거나 힘들어하는 건 할 수 있다면 피해가도 좋으리라. 불가피하다면 어려워하고 불편해하고 힘들어하는 나를 이해해주기로 하고. 그리하여 해를 거듭할수록 나로 사는 일이 더 편해진다면. 그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이다. - page 117


이 그림을 보면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어느 날에 깨달음>

​

 


정말 <생각지도 못한 다정>에 작고도 소중한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

 


생각해보니 오늘의 '행복'은 내 주변에 널려 있었습니다.

단지 색안경을 끼고 앞만 바라보았기에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었음을 그녀의 일상을 보며 조금씩 눈이 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대단히 변하지 않더라도

대단한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지금 이대로의 내가, 좋음을 누리기에 충분하기에 너무 전전긍긍하며 살아갈 필요 없음을, 그래서 기분 좋은 오늘을 보내고나면 내일도 살아볼 기운을 얻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잠시 제가 좋아하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면서 잠시 행복을 만끽해야겠습니다.

음~ 커피향~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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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돈 공부 -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이의상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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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하지만 평균 수명은 '백세 시대'에 접어들고 있으니 노후에 대한 대비를 일찍이 준비해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당장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어떻게 남은 인생을 준비할까요?"

하루도, 지금 당장도 살아가기 급급한데 먼 미래, 노후를 생각해야한다는 건......

참으로 어렵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마흔의 돈 공부』

 


이 책의 저자 '단희쌤'.

심상치 않았습니다.

마흔둘, 10억의 빚, 신용불량자

당시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동업자의 사기로 1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 딱지까지 붙은, 그야말로 바닥을 온몸으로 겪었다고 하였습니다.

빚쟁이들을 피하기 위해 몇 개월간 노숙 생활을 하기도 하고 협박, 폭력, 사업 실패, 아내와의 이혼.

당시 아버지의 병환마처 깊었던 터라 완치는 불가능했지만......

결국, 얼마 후 아버지는 돌아가시게 됩니다.


'돈만 많았다면 아버지의 고통을 덜어드릴 수 있었겠지.

그래, 돈을 벌자. 그것도 많이!' - page 59


단지 돈이 없어서 아버지를 그런 식으로 떠나보내고 바닥 같은 삶을 경험한 후 그는 각오와 다짐을 하게 됩니다.

'돈은 많아야 한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 일용직 자리를 찾으러 새벽 일찍 인력시장에 가게 됩니다.

하필 비가 오는 바람에 일을 못하게 되어 쪽방촌으로 돌아가던 길에 그에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전철역 앞에서 다리도, 팔도 하나밖에 남지 않은 분이 행인들에게 마치 자신이 하는 이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고귀한 일이라도 되는 양 열중해서, 목청 높여 우산을 팔기 시작합니다.

그를 보며 깨닫게 됩니다.

'저런 불편한 몸으로도 묵묵히 자기 일에 열중하는 사람이 있는데 고작 하루 일을 못 하게 됐다고 세상을 저주했다니, 내가 참 어리석었구나.' - page 34

그리곤 그의 생활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마흔셋.

자신의 운명을 바꿔보기로 마음먹은 시점부터 그는 책을 사 읽으면서, 공부를 하면서, 몸소 사람과 부딪혀가면서 그렇게 자신만의 돈 내공을 쌓기 시작합니다.


우선 지금의 고난과 역경으로부터 세 가지만 주의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

 

 

​

그리고는 세 글자 '단무지 법칙'을 일러줍니다.

​'단'은 '단순하게'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 생각이 많거나 복잡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러려면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는 '무식하게'입니다. '단순하게'와도 어느 정도 뜻이 통합니다. 모든 게 준비되면 시작하겠다는 것은 평생 시작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언젠가'라는 시간은 세상에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입니다. '무식하게' 시작해보세요.

'지'는 '지속적으로'입니다. 일단 시작만 해놓고 금세 포기해버린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page 22


이렇게 그는 단순하게, 무식하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잡게 되고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됩니다.


역시나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가 봅니다.

저자 역시도 '책'이야말로 사람을 성공으로 이끌고 삶을 완전히 뒤바꿔줄 가장 좋은 도구임을 산증인으로써 증명하고 강조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생 2막에서는 책 읽기를 달리 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독서의 폭보다 '깊이'의 중요성.

우선 자신이 전문성을 갖추고 싶은 분야의 책을 주로 읽고 이를 통해 폭넓은 기초지식을 쌓았다면 좀 더 주제를 세분화하여 깊이있는 책 읽기를 해야함을 일러주었습니다.


"오늘 이 책을 읽고 이에 관련해 내일

전 국민 앞에서 발표한다는 심정으로 읽으세요." - page 183


그리고 '사람'.

"문제의 99퍼센트는 인간관계에서 옵니다." - page 198

인간관계만 잘 풀어가도 문제의 대부분은 해결된다고 하니 진심을 밑바탕에 두고 관계의 '양'보다 '질'에 집중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좋은 인맥으로 행복한 인생 2막을 이룰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이 여느 '재테크'와 차별을 갖춘 점이 4050 재테크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우선이라고 한 점이었습니다.

시중에 나온 책들을 읽어보면 대개 '부동산'에 투자할 것,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을 일러주면서 조금은 공격적이면서 모험적인 재테크를 일러주었지만 이 책에선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히 늘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였었습니다.

삶에는 목적이 필요한 법입니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는 인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자 수단일 뿐 누군가의 사명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명, 즉 삶의 목적이 없다면,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금방 무기력해지고 오래 지속되는 진정한 행복까지 누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 page 100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이에게 혹시라도 주저하고 있다면 이렇게 외쳐보면 됩니다.

​

 


이제 당신은 변화의 첫걸음을 떼게 됩니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 2막.

화려하지 않더라도 행복하리라는 건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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