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가문이 꽃피운 르네상스
박영택 지음 / 스푼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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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가문'

이 가문의 영향력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군주론』편에서도 언급이 되었었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메디치 가문이 문화인들에게 금화 66만 3천 750 피오리노 투자하며 문화 변동기를 불러일으켰던 시기.

바로 '르네상스'.


이 둘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메디치 가문이 꽃피운 르네상스』

 

​

특히나 이 책은 '청소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누구라도 이 책 한 권이면 역사와 예술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책장을 펼치니 <메디치 가문이 활동하던 시대의 연표>가 등장하였습니다.

​

 

​

흥미로웠던 점은 그 시대에 우리나라의 역사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서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

르네상스 시대 이전 '중세'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중세 시대는 '종교의 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로마 가톨릭교회가 사회의 모든 면을 전적으로 지배했던 시기입니다.

그래서 로마 가톨릭교회는 미술에 장식적인 측면보다는 신앙심을 불러일으키고 종교적 규범을 교육하는 것에 목적을 부여하게 되고 그림이나 조각들은 한결같이 신의 말씀, 천상의 세계, 죽음 이후에 갈 수 있는 낙원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

그러다 14세기 유럽.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흑사병으로 유럽인들은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로인해 지금까지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해 왔던 신의 존재와 신의 은총을 의심하기 시작하게 되고 중세를 지탱했던 로마 가톨릭교회의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당시 유럽은 교회의 분열 못지않게 정치적인 변화도 크게 겪게 됩니다.

이에 발맞추어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면서 여파로 동방 무역도 확대되면서 군함과 보급품 조달지가 된 이탈리아의 북부 도시에 부를 축적한 상공업자들이 다수 등장하게 됩니다.

이후 이들이 시민 계급으로 성장하면서 바로 르네상스의 주역의 탄생을 예고하게 됩니다.

​

토지를 중심으로 하는 농업보다는 황금으로 만들어진 돈을 중심으로 하는 상업의 시대.

신의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

종교적인 가르침을 내세우는 삶 대신 자연과 인간에 중심을 둔 이른바 자연주의와 인문주의 사상이 새로운 가치로 탐구되기 시작하면서 문화와 예술에 '르네상스'가 싹트기 시작합니다.

​

중세시대의 그림과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을 비교해보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왼쪽의 <루첼라이의 성모>를 보더라도 종교적 교리와 필요에 따라, 또한 그려지는 인물의 중요성에 따라 크기와 배치를 정하고 색채 역시도 신성한 그림이라는 뜻에 황금색이 입혀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의 <여덟 천사와 함께한 백합의 성모>는 르네상스 시대의 종교화로 마치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듯이 그려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

르네상스도 여전히 종교가 힘이 센 사회이지만 더 이상 교회가 정해 준 규범을 따르는 것이 아닌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행위 중 하나가 됨으로 보다 다양하고 현실적인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십자군 전쟁 이후 교통과 무역이 원활해지면서 피렌체의 상인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됩니다.

자신들의 부와 권세를 창조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천재적인 예술가들에게 열광을 하게 되고 그렇게 등장하게 되는 가문.

바로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가 후반에 이어지게 됩니다.

​

"피렌체의 선하고 훌륭한 시민들을 존경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시민들은 우리 가문을 그들의 안내자로서 빛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 page 77

조반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유언은 메디치 가문의 중요한 원칙이 되어 피렌체의 실질적 지배를 하게 됩니다.

특히 아버지 조반니의 뒤를 이어 막대한 부와 권력을 계승해 실질적 지배를 한 '코시모 디 조반니 데 메디치'.​

​

 

​

그는 조직가로서 명민하고, 놀라울 정도로 기억력이 좋았으며, 가끔씩 밤을 새우고 일할 정도로 근면하기로 유명했습니다.

메디치 가문은 귀족들에 맞서 시민들을 보호하였고 그들이 시행한 통치는 출생 신분이 아니라 재능과 문화를 가장 중심에 두었기에 그가 죽은 뒤엔 '국부'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부여했다고 합니다.

피렌체 사람들에게 영원한 '나라의 아버지'인 코시모.

​

그렇게 피렌체가 권력자인 메디치 가문의 '메세나'를 통해 찬란한 문화 예술을 꽃피우다 이 역시도 시들며 새로운 문명의 등장 '바로크 문화'을 알려주며 이야는 마치게 됩니다.


한 가문으로 이루어진 '르네상스' 시대.

이 가문의 힘으로 이룬 성과는 단순히 경제적인 부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공동체 구성원들과 나누고 베풀었기에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과 같은 거장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정치가나 자본가, 지식인들이 어떤 가치와 이상을 가져야하는지를 일러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남겨준 메시지.

자신의 주머니만 채울 것이 아니라 나누고 베풀면서 함께 잘 살아가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의식을 갖는 것.

깊어가는 겨울에 우리가 생각해보아야할 대목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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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판다 체조 세트 - 전2권 ㅣ 판다 체조
이리야마 사토시 지음, 이지혜 옮김 / 북극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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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귀여운 그림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판다 체조'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보자마자 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건 '체조'라는 점이었습니다.

아이와 책을 읽고나면 좀더 이야기를 확장해 보다 아이가 상상의 나래에 빠져들게 하는데 이 책의 경우는 같이 읽고나서 즐거운 체조를 할 수 있다는, 그리고 우리 아이와 나만의 체조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습니다.


『친구끼리 판다 체조』

 


우선 '친구'와 판다 체조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아이와 책을 읽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손목을 돌리고~

발목도 돌리고~

하나 둘 하나 둘~

이제 책을 펼쳐봅니다.

​

 

​

​둘이서 체조를 하면

삑!

바삭바삭 주먹밥!


그리고 또다른 친구를 부릅니다.

그렇게 셋이 되고 넷이 되면서 재미난 모양놀이가 시작됩니다.


너무나 귀여웠던 다섯 친구가 모이면!

​

 

​

​아장아장 아기 판다가 오면 비로소 완성되는 것.

​

힘내라 힘내라!

영차 영차!

​

 


​그리고나면 친구끼리 판다 체조는 끝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삐 - 익!


정말 상상 이상의 모양만들기가 이루어졌습니다.

아직 우리 5세 공주님은 판다들이 만든 모양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집에 있는 곰인형들을 하나 둘 부르면서 체조를 하였습니다.

삐 - 익!

호루라기를 불면서 말입니다.


​다음으로 읽게 된 판다 체조.

『엄마랑 아빠랑 판다 체조』


​


앞서 몸을 풀었기에 이번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가끔씩 아이와 했던 동작도 나왔습니다.

흔들흔들 오른쪽 왼쪽.


시계추 체조!

아이도 몹시나 반가워합니다.

그리곤 저에게 매달리며 외칩니다.

"엄마! 시계추 체조하자!"


친구끼리 체조와는 달리 엄마랑 아빠랑 체조는 손과 발, 엉덩이, 배로 모양을 만들어냅니다.


아이가 어릴 때 했었던 놀이가 알고보니 체조였습니다.

요트 체조!

​

 


마지막으로 배를 바닥에 붙이고 있으면 어느새 아기 판다는 둥실둥실 따뜻따뜻 커다란 등에 기댑니다.

그리고

끝!

​


아이는 『친구끼리 판다 체조』보다는 『엄마랑 아빠랑 판다 체조』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랑, 아빠랑 바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엄마랑 아빠랑 체조하는 모습은 친구끼리의 체조 모습보다는 이해되는 모양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덮고나서 아이는 제게 제안을 합니다.

"엄마! 우리 다른 체조도 해 볼까?"

음......

잠시 쉬었다가 해도 괜찮을텐데......

너무나 해맑게 저를 바라보는 눈망울에 그만 체조를 합니다.

하나 둘 하나 둘~

체조 시작!


추운 겨울이라 밖에 나가 활동하지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아이와 실내에서 열심히 활동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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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 페터 볼레벤이 전하는, 나무의 언어로 자연을 이해하는 법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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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니 그동안은 그저 스쳐지나갔던 것들을 바라보게 되고, 자세히 보게 되었습니다.

계절에 따라 피는 꽃들을.

지저귀는 새들을.

하늘의 구름을.

그리고 나무들을.


이번에 아이와 함께 등원하는 길에 저에게 아이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엄마, 저번에 나무는 무지개색 옷을 입었는데 오늘은 아무 것도 없어. 춥겠다."

그리고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나무를 안아주던 아이.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그리고나니 '나무'가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스쳐 지나갈 뻔했던 나무가 왠지 무수히 많은 말을 건네고 있었던건 아닌지.

귀를 기울이다보면 나무를, 나아가 자연의 무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던 것일까......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존재였던 '나무'.

식량을 제공받았었고, 집을 만들 수 있는, 불을 뗄 수 있는 재료가 되었었던 나무.

이런 나무가 없었다면 우리 인류의 역사는 어땠을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벌목을 자행하고 산업화와 함께 숲의 약탈이 시작됩니다.

다행히 계몽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공조림 사업이 시작되지만 과연 이러한 인공조림 숲이 원래의 숨과 얼마나 동떨어진 모습인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원시림이 진행되는 과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느리다고 합니다.

'감속'이라는 현대적 개념이 마치 느릿하게 돌아가는 생태계를 표현한듯이.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성장하는 어린나무.

그렇게 성장하여 '거목'이 되었을 때 맞이하게 되는 '죽음'의 의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

​'폭풍'을 견뎌내는 '나무'.

폭풍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몸통 일부가 부실한 나무는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휘거나 틀어지고, 나무줄기의 조직이 긴장되거나 압축되어 변형이 일어나지만 이로써 추후 재발을 막기 위해 하는 나무의 몸부림.

그렇게 주변 상황을 살피며 집중 성장 부위를 정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구조를 만들지만 이들은 자연의 요인 뿐만아니라 '인간'의 인위적인 요인으로 쓰러지는 그들을 보면 미안하였습니다.

나무 대다수는 어떤 방법으로든 인간이 쓰는 땅에서 자란다. 이것은 숲의 관점에서 보면 언제든 나무가 쓰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웃 나무들은 안정성과 힘들 때 의지할 든든한 어깨를 잃는 셈이다.

...

반면 원시림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키가 크고 몸통이 굵은 나무들이 떡 버티고 ​있는 원시림은 어떤 폭풍이 불어도 완강하게 저항한다. 거세게 몰아닥치는 폭풍과 원시림이 충돌하면 바람의 강도가 약해져 폭풍으로 인한 손실이 훨씬 줄어든다. 어린나무들은 바람이 들지 않는 곳에 구부정하게 숨어 있어서 피해를 가장 적게 입는다. 뿐만 아니라 거대한 나무 중 한 그루가 쓰러지면 이웃 나무가 대신하여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다. - page 44 ~ 45

​

인간도 그렇듯 생명이 있는 존재는 언젠가 죽기 마련입니다.

나무의 삶도 비슷하였습니다.

​

 


결국 우리의 이기로 인해 그들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위태롭게 살아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살아갈 수 있도록, 숲 생태계가 살아나갈 방법은 단 하나였습니다.

우리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들을 우리의 눈이 아닌 그들의 눈으로, 그들의 언어로 바라보며 이야기해야한다는 것.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문뜩 떠오른 소설이 있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소년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었던 나무.

소년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결국 자신의 밑동을 내어주면서 끝난 이 이야기가 인간과 나무에 대해, 인간과 자연에 대해 또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다시 책장에 꽂혀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으며 나무의 언어를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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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인생소설 - 나는 왜 작가가 되었나
다니엘 이치비아 지음, 이주영 옮김 / 예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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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특히나 우리에게 유독 인기가 많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최근에는 자신의 신작 『죽음』을 들고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특히나 <집사부일체>에 등장하여 그가 '관찰력의 대가'로 나와 활약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잘 상상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아야 한다. 상상력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자신의 내면을 확인하는 즐거움만 있다."

고 조언하던 그의 모습에서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궁금하였습니다.

다른 이들과는 다른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그.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과학기자로 일하던 시절, 작품 탄생과 성공의 뒷이야기, 최근작 《죽음》의 출간까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직접 인터뷰와 주변 인물의 증언을 통해 바라본 최고의 작가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베르베르의 모습.

기대되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인생소설』

 

​

그는 탄생부터가 남달랐습니다.

태어나기도 전 어머니의 자궁 속에 머물렀던 수정란 시절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고 고백하는 그.

"집에서 어머니는 주로 피아노를 치셨죠. 그래서 피아노 선율을 들으면 집이 떠오릅니다. 저는 그 피아노 소리 속에서 헤엄을 쳤고요." - page 19

​

갓난아이 시절 그는 주변 환경에 호기심을 보이며 손에 닿는 것은 닥치는 대로 입으로 빨아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호기심이 강했습니다.

마치 성배를 찾듯 입으로 세상을 탐험했다는 그의 어린 시절.

아마도 그의 '상상의 나라' 로의 입장을 가르쳐 주신 분은 아버지인 '프랑수아'인 듯 하였습니다.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 막상 집에서 마주할 시간이 없었던 아버지.

대신, 잠자리에 든 베르나르에게 그리스 신화를 읽어주고, 《세계의 이야기와 전설》이라는 고대 전사들의 이야기 등 스케일이 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면 어린 베르나르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합니다.

'몽상적이고 혼자 있기 좋아하고 내성적인 아이'

​

​그가 '개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코트 파베에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별장에서 여름을 보내면서였습니다.

심심했던 그는 잼병을 들고 정원으로 가서 그 안에 개미집을 담고 관찰을 하게 됩니다.

개미들이 도시를 관리하며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모습, 가혹한 약육강식이 아닌 '협력'을 보이는 그들을 관찰할수록 점점 더 빠져들게 됩니다.

"개미들 사이에서는 힘이 아니라 협력이 중요했습니다. 개미들은 서로 친구처럼 보였습니다. 매력적인 모습이었죠." - page 32

그래서 그의 작품 《개미》가 탄생하게 됩니다.

​

그는 꾸준히 글을 썼습니다.

프레데릭 다르처럼.

​

 

​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그는 반짝 성공한 작가가 아닌 누구나가 인정하는 '작가'가 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그에게도 딜레마는 있었습니다.

"《개미》와는 다른 작품을 내고 싶은데 독자들이 허락을 안 해주었습니다. 독자들의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죠. 서스펜스가 있고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오는 대작 소설을 내고 싶었습니다." - page 239

그래서 나온 작품, 《아버지들의 아버지》.

"《아버지들의 아버지》는 본능적으로 쓴 작품입니다. 전에 장기 이식에 관한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인간의 유전자는 침팬지와 비슷한데, 이상하게도 침팬지의 장기를 이식하기보다는 돼지의 장기(판막, 심장, 기타 장기)를 이식하는 것이 보편적이더군요. 동시에 돼지의 분홍빛 피부는 인간의 피부색과 비슷합니다. 인육을 먹어본 사람들은 인육이 돼지고기와 비슷하다고 주장합니다. 더구나 성경의 원본에서는 돼지를 먹지 말라고 했지만,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미스터리했죠. 그래서 우리가 그토록 무시하는 돼지와 우리 인간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었을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 page 243

그렇게 시작된 호기심으로 《아버지들의 아버지》는 각 장마다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부족한 연결고리들을 이야기하면서 또 한 번 그의 작가로써의 입지를 굳히게 됩니다.


그는 장편 뿐만 아니라 단편 역시도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그 배경에는 그의 글 쓰는 습관이 베어져있었음을 또다시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베르나르는 상상한 내용을 다듬어 글로 썼다. 베르나르는 매일 저녁 6시에서 7시 사이에 단편소설을 썼다. 규칙은 하나였다. 이야기는 어떻게든 끝을 맺어야 한다는 것. 이렇게 베르나르는 글 쓰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었다.


"누구나 무엇인가를 규칙적으로 하면 점차 잘하게 됩니다. 습관이 되면 쉬워지죠." - page 278


책의 마지막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베르나르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기억할 것은 무엇일까? 베르나르는 어떤 인물일까? 선구자, 혹은 대담한 예지자? 무한한 상상력을 지닌 이상주의자? 베르나르는 사람들에게 소설이라는 형식을 이용해 길을 알려주는 가이드로 기억되고 싶어 할 것이다. 베르나르의 이야기들은 우리로 하여금 한발 물러서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 page 347 ~ 348


다시 그의 소설을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그동안은 그저 과학적 상상일 뿐이라 단정지었다면 이번에 읽으면서는 나에게 다른 안목을 심어보면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재해석해보고자 합니다.


그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 역시도 하나의 '소설'처럼 다가왔습니다.

조금은 남달랐기에, 하지만 그만큼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 앞에 '작가'로 다가온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꾸준함, '습관'을 만드는 점은 배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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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생 우리 엄마 현자씨
키만소리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제 엄마와도 비슷한 연배였습니다.

그래서 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55년생 우리엄마 현자씨』 

 


책장을 펼치면 반갑게 맞아줍니다.

안녕하세요.

55년생 현자씨입니다.

그리곤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

"환갑이 넘도록 살아보니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인생이 모자르더라.

살면서 깨달으면 그땐 이미 너무 늦어.

그러니 지금이라도 나로 살아 봐.

살아보니 그게 맞더라.

별 일 없는 하루도

내가 나로 살면 그게 맞아."

그렇게 55년생 정현자씨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 엄마도 그랬습니다.

20대 꽃다운 나이에 결혼을 위해 서울로 왔었고 서러운 서울살이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고향으로 향하는 고속버스만 보아도 눈물이 흘렀다는......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를 위해 버티며 살아왔다는 이야기는 현자씨 역시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 가족의 보금자리가 생길 때.

'행운'보다는 '불행'한 일이 따라오는......

하루도 마를 날이 없었지만 결국은 살아왔던 우리엄마.


"엄마 젊을 때는 어땠어?"

"너무 오래돼서 이제는 기억도 잘 안 나. 그건 왜?"

"그냥 궁금해서. 그럼 내 나이의 엄마는 기억 나?" - page 37

이제야 엄마의 젊은 날의 존재를 물어보는 못난 딸......

저 역시도 그랬기에 너무나 공감하였습니다.

엄마들 인생은 원래 다 그렇지, 라며 선을 긋고 멀찍이 서 있던 마음이 들통 난 기분이었다. 엄마가 견뎌내야 했던 지난날들 어디에도 무탈한 순간들은 없었다. 그곳엔 자식들에게 어두운 그늘 보이기 싫어 고단했던 삶을 무탈한 삶인 척 연기하며 살아온 엄마로서의 삶만이 있었다. - page 37 ~ 38


그런 그녀에게 변화가 찾아옵니다.

2017년 현자씨 63세


별 일 있는 인생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그토록 배워보고 싶었던 컴퓨터를 배우게 됩니다.

"눈치 보지 말고 참지 말고 살아. 그렇게 살아도 세상 안 무너지더라. 설사 세상이 무너진다고 해도 내 속이 무너지는 것보다 낫더라."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온 현자씨 앞에는 앙상한 가시덤불로 뒤덮인 길이었다. 메마르고 볼품없는 불쏘시개들이 꼭 자신 같아서 엄마는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그러다 가시덤불 길 너머로 봄 햇살에 새순으로 터트리며 생명의 향기를 뿜는 푸른 어린 잎의 싱그러움을 맡았다. 보이지 않지만 이 길을 가다보면 만날 것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던 엄마는 두 번째 푸른 청춘 빛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얼마나 가야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가본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돌아설 마음은 없었으니까. - page 62


설레는 마음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배우는 컴퓨터 수업.

연습을 위해 늘 1시간 일찍 가 딸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짧지만 많은 감정이 담긴 메일들.

그 메일들이 하나 둘 모여 지금의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 엄마가 저에게도 했던 이야기였기에 더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


자신도 엄마의 딸이었다고.

엄마가 보고싶다고 눈물을 훔치던 '우리 엄마'가 보여서 그만 눈물을 짓게 되었습니다.


'엄마'도 이전엔 꿈 많던 소녀였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우리 엄마의 꿈은 무엇이었을지......

한 번 물어봐야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엄마 나이가 어때서!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세요!


현자씨를 보면서 딸인 제가 반성을 하게 되는 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현자씨를 통해 우리 엄마에게 제가 해야할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엄마는 여전히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멋진 사람이다. 특별한 사람이 멋있게 사는 건 쉽지만, 반대로 평범한 사람이 멋있어지는 건 어렵다. 그런데 엄마는 말한다. 나로 사는 일은 어렵지만 살면서 꼭 해야 되는 일이라고. 그러니 눈치보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라고.


"55년생인 나도 했는데, 그 까짓것 여러분이라고 못하겠어요?" - page 229 ~ 230


저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니 나의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우리 엄마는 '엄마'이기에 당연시 여겼던 것들이 지금 '엄마'가 되어보니 당연한 것이 아님에......


책을 읽고나서 우리 엄마를 부르는 호칭부터 바꿔야겠습니다.

그동안 ○○의 엄마, XX의 아내, YY의 며느리로 오래 살았으니 이제라도 본래의 이름을 불러드려야겠습니다.

★★★

그리고 외칩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함을.

그리고 살아가고 있음을.

정말로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이제라도 자신을 위해 살아가길 바랍니다.

엄마가 내게 해 주었던 것처럼 저도 엄마에게 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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