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 페터 볼레벤이 전하는, 나무의 언어로 자연을 이해하는 법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아이를 키우다보니 그동안은 그저 스쳐지나갔던 것들을 바라보게 되고, 자세히 보게 되었습니다.

계절에 따라 피는 꽃들을.

지저귀는 새들을.

하늘의 구름을.

그리고 나무들을.


이번에 아이와 함께 등원하는 길에 저에게 아이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엄마, 저번에 나무는 무지개색 옷을 입었는데 오늘은 아무 것도 없어. 춥겠다."

그리고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나무를 안아주던 아이.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그리고나니 '나무'가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스쳐 지나갈 뻔했던 나무가 왠지 무수히 많은 말을 건네고 있었던건 아닌지.

귀를 기울이다보면 나무를, 나아가 자연의 무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던 것일까......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존재였던 '나무'.

식량을 제공받았었고, 집을 만들 수 있는, 불을 뗄 수 있는 재료가 되었었던 나무.

이런 나무가 없었다면 우리 인류의 역사는 어땠을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벌목을 자행하고 산업화와 함께 숲의 약탈이 시작됩니다.

다행히 계몽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공조림 사업이 시작되지만 과연 이러한 인공조림 숲이 원래의 숨과 얼마나 동떨어진 모습인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원시림이 진행되는 과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느리다고 합니다.

'감속'이라는 현대적 개념이 마치 느릿하게 돌아가는 생태계를 표현한듯이.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성장하는 어린나무.

그렇게 성장하여 '거목'이 되었을 때 맞이하게 되는 '죽음'의 의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

​'폭풍'을 견뎌내는 '나무'.

폭풍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몸통 일부가 부실한 나무는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휘거나 틀어지고, 나무줄기의 조직이 긴장되거나 압축되어 변형이 일어나지만 이로써 추후 재발을 막기 위해 하는 나무의 몸부림.

그렇게 주변 상황을 살피며 집중 성장 부위를 정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구조를 만들지만 이들은 자연의 요인 뿐만아니라 '인간'의 인위적인 요인으로 쓰러지는 그들을 보면 미안하였습니다.

나무 대다수는 어떤 방법으로든 인간이 쓰는 땅에서 자란다. 이것은 숲의 관점에서 보면 언제든 나무가 쓰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웃 나무들은 안정성과 힘들 때 의지할 든든한 어깨를 잃는 셈이다.

...

반면 원시림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키가 크고 몸통이 굵은 나무들이 떡 버티고 ​있는 원시림은 어떤 폭풍이 불어도 완강하게 저항한다. 거세게 몰아닥치는 폭풍과 원시림이 충돌하면 바람의 강도가 약해져 폭풍으로 인한 손실이 훨씬 줄어든다. 어린나무들은 바람이 들지 않는 곳에 구부정하게 숨어 있어서 피해를 가장 적게 입는다. 뿐만 아니라 거대한 나무 중 한 그루가 쓰러지면 이웃 나무가 대신하여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다. - page 44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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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그렇듯 생명이 있는 존재는 언젠가 죽기 마련입니다.

나무의 삶도 비슷하였습니다.

​

 


결국 우리의 이기로 인해 그들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위태롭게 살아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살아갈 수 있도록, 숲 생태계가 살아나갈 방법은 단 하나였습니다.

우리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들을 우리의 눈이 아닌 그들의 눈으로, 그들의 언어로 바라보며 이야기해야한다는 것.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문뜩 떠오른 소설이 있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소년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었던 나무.

소년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결국 자신의 밑동을 내어주면서 끝난 이 이야기가 인간과 나무에 대해, 인간과 자연에 대해 또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다시 책장에 꽂혀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으며 나무의 언어를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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