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같이 걸을래요?
허혜영 지음 / 앤에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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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이 많은 곳은 조심해야 하는...

특히나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가는 곳에 제한이 있기 마련입니다.

 

집에만 있기엔 갑갑하기에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본 곳이 다름아닌 동네 산책길 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관심 없이 지나쳤는데...

어멋!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새삼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나만의 아지트인 양 찾아가곤 합니다.

 

좀 더 그런 공간을 알고 싶었습니다.

모르면 그냥 지나칠법한 그런 곳.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멋진 공간인 그곳.

그곳이 궁금했습니다.

 

산책하기 좋은 서울의 숲!

 

『숲길, 같이 걸을래요?』

 

코로나로 인해 변한 것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보더라도 외출할 때면 마스크를 알아서 챙기는가하면 열 측정하는 기계에 알아서 측정, 손소독제를 바르는 행위 등.

무엇보다 밖에 나가서 놀더라도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되면 살며시 다가와

"엄마, 집에 가요!"

를 외치는 아이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짠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한창 뛰어놀 나이이기에 자연의 공기도 마실 겸 숲길을 찾아가곤 합니다.

 

나의 어릴 적을 빗대어 본다면 숲길을 가는 것이 싫었는데...

왜 이런 곳을 어른들은 좋아할까...? 라 여겼던 내가 이제는 아이들 손을 잡고 거닐고 있었습니다.

다행인건지 아이들은 마냥 신나게 뛰어다니니 고마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제가 아는 곳이라곤 북한산 둘레길과 남산 둘레길, 선유도가 전부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는 곳은 북한산 둘레길인데 그곳엔 저와 같이 가족단위들이 종종 거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돗자리나 텐트를 가져가 놀다 오겠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 아이와 걷다 오곤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을 통해 '서울'의 색다른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네마다 특색있는 숲들이 무정한 도시의 콘크리트 숲과 함께 숨쉬고 있었다는 사실이.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음에, 아이들과 함께 거닐 수 있는 새로운 장소가 생겼음에 너무나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사진으로도 '숲'이 전하는 힐링을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걷지 않았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까지...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숲길을 거니는 이유를 책 속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길게 뻗어 있는 이런 숲길을 걷다 보면 잡념들이 사라지고 꽤 단순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핑크뮬리와 억새축제로 유명한 하늘공원이지만, 일부러라도 이 숲길은 꼭 찾아보길 권한다. 숲이 주는 안온함에 분명 놀라게 될 것이다. - page 114

 

"미나리는 어디에 있어도 알아서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든 건강하게 해 줘." 영화 <미나리> 속 할머니의 대사처럼 낯선 곳에서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나리는 희망의 메시지일 것이다. 코로나로 급작스러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런 숲은 미나리가 아닐까 싶다. - page 139 ~ 140

 

그 무엇보다 이 이유가 와닿았습니다.

 

 

저자와 함께 거닐었던 숲길에서 넌지시 저자가 건넨 이 메시지는 울림을 선사하였습니다.

 

매해 연말이면 뭔가를 해내지 못해서, 더 많이 이뤄내지 못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했던 자책감과 후회되는 일투성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 유례없는 전염병의 중심에서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는 행동이지 않나 싶다.

코로나 시국을 보내며 상식적인 집단 지성 속에 혼자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뻔뻔함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더불어 사는 삶이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나 싶다. - page 210

 

모두가 힘겹게 살아가는 요즘.

조금 더 힘을 내 보자는 말이 가혹하게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함에, 그러다 지치면 잠시 숲길을 거닐며 치유해보는 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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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문화예술 - 미술관에서 길을 잃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친절한 예술 가이드
널 위한 문화예술 편집부 지음 / 웨일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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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보아도 좋은 책이 '미술'과 관련된 책입니다.

봐도 봐도 좋은 건...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그림이 전하는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와서일까...

 

이번에도 제 눈길을 사로잡은 책이 있었습니다.

이미 40만 구독자가 열광시킨 최고의 예술 스토리텔러가 전한다고 하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어야 했습니다.

 

미술관에서 길을 잃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친절한 예술 가이드

 

『널 위한 문화예술』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로부터 '예술의 순간'에 대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술가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다른 예술가와는 어떤 점이 달랐고 자신만의 영감과 표현은 어떻게 찾았는지. 일련의 과정 속에서 그 예술가의 예술 세계를 경험하게 되죠. 예술 세계에 빠져들면, 어느덧 저 또한 이전에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세상을 한 번 더 바라보는 계기가 됩니다. 마치 그동안은 가져보지 못했던 카메라 필터를 선물받아, 세상을 새로운 각도로 찍고 간직하게 되는 기분이죠. 우리는 이 순간을 '예술의 순간'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 page 7

 

저자는 우리에게 이런 예술의 순간을 선사해주고자 책을 썼다고 합니다.

다시금 시작된 격리 아닌 격리 생활로 지친 우리를 위해...

저는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수많은 작품과 예술가의 이야기.

정말 언제 들어도 재미있고 새로운 건 아마도 이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상징이 어우러진 그림은 미술 연구자들의 혼을 쏙 빼놓았습니다. 평생에 걸쳐 이 작품 단 하나만을 연구하는 학자도 꽤 많죠. 가설은 계속 발생하고, 풀리지 않은 난제는 넘쳐납니다. 그래서 그림은 시간이 갈수록 더 회자되고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 page 53

 

그래서 역사도 그렇고 미술도 그렇고 여전히 난제들이 있고 파면 팔수록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니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책 속엔 우리가 잘 아는 작품이, 예술가가 등장하기에 반갑게 맞이하며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좋았던 점은 한 편의 '이야기'처럼 풀어나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참으로 다정하게 말을 건네기에 절로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고 비로소 작품에 대해, 예술가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에게는 여느 책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건 <색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했기에 (제가 읽은 책으로는...) 각 색들의 탄생(?)이라 해야할까?

각 색들에 대한 이미지가 과거와 달랐던 색도 있었고 특히나 마케터들의 농간으로 고정된 이미지를 갖게 된 색이 있다는 건...

읽으면서도 '어?'하며 의아함과 동시에 '어...'하며 깨달음까지.

그 무엇 하나도 허투루 넘길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였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서 드디어 만나게 된 이가 있었습니다.

'가쓰시카 호쿠사이'

일본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 유럽의 예술 판도까지 뒤흔들었던 세계적인 거장.

반 고흐와 모네가 인상주의를 시작하게끔 영감을 준 장본인.

자신 스스로 '그림에 미친 늙은이'라 표현한 그, '호쿠사이'.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

 

 

요즘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클림트'.

유려한 선, 매혹적인 피사체, 화려한 색감.

무엇보다 영롱한 '금빛'이 가득한 그의 작품들.

어릴 적 아버지가 귀금속 세공업자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화려한 장식과 세세한 디테일을 자연스레 받아들여 이와같은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찾아옵니다.

아버지와 동생 에른스트가 병으로 연이어 세상을 떠나고 툴도 없는 예술적 동지이자 함께 벽화를 그리던 동료였던 에른스트의 이른 죽음.

 

3년. 클림트가 붓을 들지 못하고 동생을 그리워하며 내면 깊이 침잠한 시간입니다.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삶과 죽음 그리고 나약하게만 보이는 인간의 운명은 이때부터 클림트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되죠. 단순히 의뢰받은 천장화를 잘 그리는 데서 벗어나 진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를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찾아가는 아픈 과정을 거친 겁니다. - page 179

 

그렇게해서 의미심장한 그림을 그리게 된 그.

 

운명에 휩쓸리는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그럼에도 삶을 지속해야 할 의미를 계속해서 탐구한 클림트는 점점 인간의 나체를 주요 소재로 삼기 시작합니다. 특히 여성을 주로 모델로 삼으며 매혹과 관능미, 에로티시즘을 탐구하죠. 클림트는 여성의 관능이야말로 순수한, 인간적인 아름다움이라 여겼습니다. 퇴폐적이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죠. 그리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완성하기 위해, 성공 가도를 달리던 1905년 돌연 빈 분리파를 떠나 홀로 개인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합니다. - page 182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키스>가 탄생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유독 이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죽음과 삶>

​

 

뇌출혈로 반신불수가 되기 2년 전에 완성한 <죽음과 삶>으로 클림트의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탄생, 고통과 환희, 삶 그리고 피할 수 ㅇ없는 죽음. 이 모든 것이 결국 하나의 원형이라고 말하는 듯한 작품. 작품에는 금빛이 보이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빛나는, 어떠한 종류의 통찰이 느껴지죠. 누군가 오랜 시간 공들여 감각한 삶의 방식은 그 어느 것보다도 고귀할 테니 말입니다. - page 184

 

책장을 덮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더디게 읽었습니다.

작품과 예술가.

어쩜 이리도 매력들이 넘칠까요...?!

 

다음에 읽을 땐

 

나와 닮은 예술가는 누구일까?

 

에 초점을 맞춰 읽어볼까 합니다.

아마 읽을 때마다 다른 예술가를 만나게 될 것 같은데... 그 재미도 쏠쏠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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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언어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심리치료사가 쓴 회복과 치유의 기록
사샤 베이츠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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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냥 이끌렸습니다.

누구에게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하지만 막상 생각해보지 않고 지내기에...

한 번은 생각의 계기를 갖고자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마음은 부서졌지만, 나는 부서지지 않았습니다"

 

이 문구가 참으로 인상적인 이 책.

저자가 전할 회복과 치유의 과정 속에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습니다.

 

통렬한 슬픔과 심리 이론 사이를 오가는 솔직한 고백

상실을 견뎌내며 삶의 의미를 찾는 치열한 여정

 

『상실의 언어』

 

여느 때처럼 그녀는 요리를 하고 설거지는 빌이 맡았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함께 위층에 올라가 옷을 차려입으며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을 나누던 중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키더니 가슴을 움켜쥔 '빌'.

20대 내내 배우로 일한 빌이었기에, 연기 본능이 뼛속 깊이 배어 있기에 사소한 일에도 과장된 반응이 터져 나오곤 하지만...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고통과 분노로 가득한 비명 소리에 놀라 전속력으로 달려가보니...

 

유령이라도 본 듯 창백하고 경악한 안색, 흐려진 눈, 혼란과 공포에 빠져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공황 상태에 빠진 그녀 '사샤'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부리나케 병원으로 향해갑니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니

 

"아무래도 상태가 심각한 것 같아서요. 지금 바로 의사 선생님을 불러주실 순 없나요?" 빌을 달래려고 속삭이는 동안엔 최대한 숨겼지만, 사실 나는 정말로 겁에 질려 있었다.

"지금은 환자를 보고 계셔서요. 하지만 남편분이 다음 순번이에요." 이것이 돌아온 대답이었다. "다른 환자도 진료를 받아야하니까요." - page 26

 

이것이 진정 응급환자를 대하는 병원의 태도란 말인가!

더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의사는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했다. 접수원, 환자 분류소의 간호사, 응급실 간호사에게까지 이미 몇 번이나 설명했는데 말이다. 나는 또다시 터무니없게 들리는 증상 목록을 늘어놓았다. 처음엔 가슴 통증이었고 다음엔 목, 그다음엔 가랑이, 그다음엔 왼쪽 다리 저림, 시야 흐림과 메스꺼움, 왼쪽 다리 감각 상실, 복통, 마침내 다리 마비까지. 의사는 당황스럽고 겁이 난 기색이었다. 당황하고 겁이 난 의사라니, 나로서는 전혀 안심이 되지 않는 광경이었다. - page 27

 

이런 의료 시스템은 나 역시도 겪어보았기에...

읽으면서도 가슴속에서 울컥! 솟아나는...

 

마침내 빌의 병명이 밝혀지게 됩니다.

'대동맥박리'

(그러니까 빌의 대동맥, 즉 심장에서 온몸으로 피를 내보내는 가장 중요한 동맥이 찢어지는 바람에 그 안에 있어야 할 피가 전혀 상관없는 신체 부위들로 흘러간 것이었다. 물론 이는 지극히 복잡한 의학적 증상에 관한 문외한의 이해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건 그 정도였다. 이제 수술로 찢어진 동맥을 복구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터였다. - page 33)

 

수술을 하면 다시 빌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하지만 이것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기묘한 아침식사로부터 서른여섯 시간 뒤, 샤샤는 이 말을 듣게 됩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로선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군요." - page 24

 

예상치 못했던 남편의 죽음은 순식간에 그녀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빌이 죽은 뒤 여러 달 동안 나는 이런 수수께끼에 매달려 있었다. '이 모든 게 예정된 일이었나? 내가 저지른 어떤 잘못에 대한 처벌일까? 그렇다면 왜 내가 아니라 빌이 죽었지? 그가 무슨 죄라고? 이것이 일종의 숙명이라면 우리 둘 중 누구의 숙명일까? 나는 이 일에서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 걸까? 왜 빌을 내게 주어 행복을 맛보게 한 다음 도로 빼앗아 간 거지?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혼란한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회오리쳤다. 그러니 누가 나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것도 당연하다. 나는 존재, 신앙, 영성, 내세에 관해 예전과 전혀 다른 의문을 갖게 되었고, 존재하지도 않는 답을 찾아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왜, 어째서, 누가, 무엇 때문에? 빌이 없으면 난 뭐지? 이 같은 실존적 분노, 영성과 믿음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정의하려는 욕구는 유족에게 드물지 않은 현상이며, 사랑하는 이를 갑자기 잃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정신적 급강하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깊은 혼돈에 빠져 있던 나로서는 이러다 내가 완전히 미쳐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나는 서서히 온전한 분별력과 현실의 끈을 놓쳐가고 있었다. - page 41 ~ 42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기에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배우자의 부재.

생각만으로도 가슴 먹먹하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데 막상 마주하게 되면 그 혼란과 고통은 어찌할까...?

 

나는 바를 지나쳐서 걸어갔다. 촛불이 깜빡이는 저 바닷가 테이블 중 하나에 나 혼자앉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빌을 떠올리지 않으려 했지만, 내 생각은 자기만의 의지를 지니고 너무도 자주, 너무도 멀리 헤매어 가곤 했다. 문제는 빌을 떠올리지 않아도 끔찍하긴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그 죄책감이란! 내가 어떻게 빌 생각을 안 할 수 있지? 이 무슨 배신인가. 난 얼마나 끔찍한 아내인가. 아니, 아내였는가. 젠장. - page 130 ~ 131

 

함께 나누었던 일들이, 추억이 나를 갉아먹는 이 느낌이란...

이것이 남은 자들의 몫인 건가...?!

 

그건 아니라는 것을 저자는 일러줍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일은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정신적 외상을 남기며, 이는 절대 한순간에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잠시 울고 약을 한두 알 삼킨 다음 툭툭 털어내고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얘기다. 유족이 되는 것은 몸과 마음과 정신과 감정의 대폭발이자 세게와 신념을 뒤흔들어 우리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경험이다. 물론 새로운 우리도 멋지게 살아가며 기쁨과 행복을 찾아낼 수 있겠지만, 어쨌든 예전의 우리는 아니다. - page 241

 

나는 이제 고통도, 눈물도, 빌에 대한 그리움도 결코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걸 안다. 그 감정들은 형태와 색채를 바꾸어가며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처음에 그랬듯이 충격적이고 기진맥진하도록 격렬한 감정은 아닐 수 있지만, 어쨌든 항상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리움과 애절함은 점점 깊어지는 반면 빌의 실재성과 존재감은 희미해질 테니까. 빌의 목소리에 대한 기억도 흐려질 것이며, 기억 속 빌은 계속 중년의 모습인 반면 나는 늙어가리라. 하지만 나는 내 상황이 얼마나 힘겨운지 만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되었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내 삶에 빌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는 빌을 잃었기 때문에. - page 326 ~ 327

 

결국 상실을 통해 또 한번 성숙해질 수 있음을, 그렇게 또 한 걸음을 나아감을, 아니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내가 느낀 그 모든 죄책감에도 불구하고 감히 말하자면, 나는 빌의 인생에서 최고의 14년을 그에게 주었다고 확신한다. 빌이 내 인생 최고의 14년을 주었듯이. 그리고 그 14년 동안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30년 넘는 시간 동안 겪었을 것보다 더 많은 모험을 함께했다. 빌은 내가 여생 동안 다 말하지 못할 만큼 많은 것을 주었고, 죽고 나서도 여전히 가치를 매길 수 없을 귀한 것들을 주고 있다. 자기 인식, 더 넓은 세계, 내세에 대한 확신, 죽음에 대한 초연함, 너그러운 마음, 더욱 유연한 자세, 나에게 사랑과 지지와 힘을 주며 나 역시 확고히 헌신하고 죽는 날까지 보살필 가족. 물결은 계속 번져나간다. 단지 빌의 이름을 딴 상뿐만이 아니라, 나와 마찬가지로 빌을 잃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나를 떠받쳐주고 그 과정에서 영원히 변화한 사람들을 통해. 그리고 우리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 울포타의 길고 느린 진화처럼, 우리가 공유한 경험 역시 사랑과 배려가 겹겨빙 쌓여 이루어진 것이다. - page 327 ~ 328

 

그래서 그녀가 빌의 장례식에서 읽었던 추도사가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속에 저자는 애도의 과정을 표류와 항해의 이미지로 표현하였습니다.

미지의 바다

정처 없이 떠다니게 된 배

다시 정박할 곳을 찾는 과정

안정감 있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을 찾는 과정은 참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의 운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이 시가 떠올랐습니다.

랜터 윌슨 스미스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시를 끝으로 맺어보려 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이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나게 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네게 미소 짓고

하루하루가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의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록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가슴에 품어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너의 진실한 노력이 명예와 영광

그리고 지상의 모든 귀한 것들을 네게 가져와 웃음을 선사할 때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일도,

가장 웅대한 일도

지상에서 잠깐 스쳐가는 한 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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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5
엠마 야렛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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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공룡 사랑이신 우리의 따님들.

4세와 7세.

오늘도 공룡 인형을 가지고 서로 자기꺼라며 싸우고들 있습니다.

 

원치 않게 다시 집콕생활을 하게 된 아이들 보고 있으면 짠~한마음이 들지만 빈둥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음...

지금의 무더위와도 같은 뜨거움이 속에서 올라오는 듯한 이 느낌...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앉힌 후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어떤 책을 읽어볼까...?!

하다가 이 그림책을 보자마자 저와 아이 둘이 동시에 외쳤습니다.

 

"이거!

재밌겠는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경고 사이렌 소리와 함께 책 먹는 도깨비를 만나러 갑니다.

 

경고!

무시무시한 공룡이 들어 있음

 

『공룡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이 책의 매력이 아마도 '플랩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책장을 넘기면서 접힌 부분이 나오면 마치 숨은 보물이라도 찾은 것인냥 서로

 

"내가 펼쳐볼꺼야!"

 

하면서 꺄르륵~.

아무래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주기에 딱! 이기에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상력도 높여주기에 요런 플랩북은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들도 좋아한다는 사실!

그래서 이 그림책!

너~무 좋았습니다.

 

첫 장을 펼치니 여기 어디?!!

쥬라기 월드인가요!!

많은 공룡들이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

이게 뭐죠?

​

 

 

구멍이 나 있습니다.

아이도 저 구멍에 손가락을 넣으면서

 

"엄마! 책 구멍 났어!"

 

도대체 누가 그런거죠?

 

네가 그랬니?

아니

아니

아니

...

 

범인은 바로!!!

​

 

 

이 꼬마 도깨비.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미션을 수행해야 합니다.

바로

 

얌얌이가 다른 페이지로

가 버렸어요! 이 책을 다 먹어

치우기 전에 얌얌이를 잡아야

해요! 안 그러면 얌얌이가

공룡에게

잡아먹힐지

몰라요!

 

미션을 받은 우리 아이들.

갑자기 비장하게 돋보기를 하나씩 챙겨들고 왔습니다.

 

"엄마!

이제 얌얌이 잡으러 가요!"

 

책 속엔 트리케라톱스에서 시작하여 디플로도쿠스, 벨로키랍토르,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까지.

다양한 공룡들 속에 얌얌이가 숨어 있었습니다.

얌얌이를 찾는 과정에서 공룡에 대한 정보도 알게 되고!

우리는 '탐험가'가 되어 열심히 얌얌이를 쫓고 있었습니다.

​

 

​

​그러다 결국!!!

​

 

저게 샌가?

비행긴가?

혜성이야!

혜성이 뭔데?

 

다행히 얌얌이는 무사히 공룡들에게서 빠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책을 덮자마자 아이들은 바로 앞장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엄마!

또 읽어요!"

 

라며 이번엔 자기가 플랩을 들어 올리겠다고, 얌얌이는 자기가 찾을 거라고 경쟁 아닌 경쟁을 합니다.

 

그렇게 이 그림책을 다섯 번 읽고 나서야 비로소 큰 아이는 얌얌이를 종이로 그리기 시작하였고 작은 아이는 이 책이 자기 거라며 숨겼습니다.

아...

이 그림책으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겠군...

 

하지만 두 아이 모두 재미나게 읽는 모습을 보니 이 그림책 전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도, 앞으로도 나올 얌얌이 이야기도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단순한 그림책에 흥미가 없는 아이라면!

이 『공룡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를 과감히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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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식당으로 오세요 (2종 중 랜덤)
구상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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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솔깃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조만간 드라마로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원작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소원을 맛보시겠어요?"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여기 식당이 있습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치기 일쑤인, 그 존재가 너무도 당연하여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존재인 이 식당.

이 식당의 이름은 바로 '마녀식당' 입니다.

 

어쨌든 식당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 이들은 스스로 의아해하며 식당 안을 기웃거립니다.

 

'어라, 여기 식당이 있었네? 왜 전에는 못 봤지?'

 

'대체 뭘 파는 거야? 식당이 맞긴 한 거야?'

 

호기심에 문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고 드디어 식당에 불이 켜집니다.

탁탁탁, 지글지글, 보글보글.

분주한 음식 준비 소리와 함께 군침을 돌게 하는 음식 냄새까지.

그리고 누군가 나타납니다.

간판을 확인한 후 심호흡 뒤...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로 간신히 일어선다. 왜 이런 곳에 왔을까 후회가 밀려든다. 그러나 후회의 반대편엔 희망이 존재한다. 이곳에서라면 소원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희망. 그가 입을 연다.

"저, 오늘 자정으로 예약했는데요......"

여자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살며시 미소 지으며 답한다.

"네, 어서 오세요. 마녀식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page 14

 

이 식당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마녀식당의 탄생부터 다시 이야기는 거슬러가게 됩니다.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지닌 진의 엄마.

엄마가 나긋한 목소리로 자신에게 말을 걸 때는 뭔가가 있는 것인데...

 

"그래서 모처럼 만난 김에 언니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지. 처음엔 기대도 안 했어. 왜냐하면 그 언니 음식 솜씨는 옛날부터 맛대가리 없기로 소문이 나 있었으니까. 그런데 세상에, 숟가락을 내려놓기 싫을 정도로 너무 맛있는 거야. 얘, 난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청국장은 처음 먹어봤어."

...

"그게 부러워서 우리도 식당을 하자는 거야?"

"아니지, 아니지. 너도 알다시피 내가 음식 만드는 재주는 없잖니. 그래서 탐은 났지만 식당 차릴 생각은 하지도 않았어. 그런데 말이야, 경희 언니가 은근슬쩍 나를 불러서 말하는 거야, 내가 한다면 식당을 싸게 준다고."

"잘되는 식당을 왜 우리한테 넘겨?"

"왜겠어, 이미 돈은 벌 만큼 벌었으니까 넘기는 거지. 경희 언니가 그러더라고, 이제는 여행도 다니면서 인생을 즐기고 싶다고. 게다가 요즘 몸도 안 좋아져서 좀 쉬어야겠다 싶었대. 나 돈 좀 벌라고 넘기고 싶다는 거야. 우리가 남도 아니고 서로 돕고 살아야지 않겠냐고 하면서 말이야." - page 26 ~ 27

 

절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반대하려고 했는데 운명은 진의 다짐대로 흘러가지 않게 됩니다.

5년간 사귄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

거기다 지방 지사로의 인사 발령.

 

"이 식당이 우리한테는 로또야. 그깟 회사 때려치우고 엄마랑 식당이나 하자. 이 꼴 저 꼴 험한 꼴 보지 말고 편하게 살자고, 응?" - page 30

 

결국 이 말에 홀딱 넘어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식당의 주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외진 데에 위치한 작고 허름한 곳에 있는 '진미식당'은 처음 기우와는 달리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부자 되는 건 시간문제야. 역시 인생은 한방이라니까!" - page 31

 

이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하면 이 이야기가 탄생하지도 않았겠지요!

식당을 인수하고 보름이 지났을 무렵부터 직원들은 하나 둘 나가기 시작하고 주방장마저 아무런 언급없이 출근하지 않게 됩니다.

사람들도 발걸음을 끊게 되고 한숨만 늘어가고 있었는데...

 

참맛식당

 

(구)진미식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변함없는 말, 변함없는 가격으로 여러분을 모시겠습니다. 오픈 기념! 음료수 무료 서비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풍경.

진미식당을 나갔던 직원들 모두, 주방장까지 버젓이 일을 하고 있고 더 어처구니없는 건 주인이 바로 경희 아줌마였습니다.

 

"우리 딸, 엄마가 미안하다. 네가 힘들게 번 돈인데 그걸 다 말아먹게 생겼으니...... 내가 미친년이다, 미친년......"

엄마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엄마 울지 마. 경희 아줌마랑 그 여자들 내가 가만 안 둘거야. 다 복수할 거야."

진은 이를 악물었다.

"네가 무슨 수로 복수를 해? 복수를 궁리할 시간에 네 행복을 궁리하는 게 더 똑똑한 거야." - page 41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십 년 동안 연락 한 번 없던 아빠의 경구완을 위해 엄마가 시골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

홀로 남게 된 진은 식당을 팔려고 하는데 이런 외진 곳을 누가 인수하려 할까......

하던 찰나!

식당을 인수하겠다는 여자가 등장합니다.

 

당신의 어떤 소원이든

마녀.

 

자신이 마녀라는 이 여자.

 

"식당 임대료 내기도 벅차죠? 이 식당을 내게 주면 임대료는 낼 수 있을 거예요. 수익금도 절반씩 나누도록 하죠."

여자는 진의 사정을 빤히 꿰뚫고 있었다.

"식당 상호를 바꾸는 것 외에 다른 서류 작업은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그러니까 이 식당은 앞으로도 계속 아가씨 것이에요. 쉽게 말해 이 식당을 나에게 빌려준다고 생각하면 돼요. 나를 주방장으로 고용하는 걸로 해도 되고요. 어때요, 아가씨는 손해 보는 것 없지 않겠어요?" - page 50 ~ 51

 

그렇게 마녀식당이 탄생하게 됩니다.

 

10년 동안 자신의 꿈마저 접으면서 남자친구 뒷바라지를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을 버린 남자친구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선미'.

주호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어느 누구도 손을 내밀지 않는 학교폭력에 지쳐버린 '길용'.

가난한 가정 환경으로부터 당당히 세상을 나아가고자 하지만 세상은 그런 그를 외면해 결국 강도짓까지 벌이게 된 '윤기'.

도통 결혼을 안 하는 아들이 장가가는 게 마지막 소원이신 일명 '청소 반장님'인 빨간 두건 할머니.

 

이들은 소원을 이루기 위해 마녀식당으로 찾아가게 되고 마녀로부터 소원이 이루어질 음식을 대접받게 됩니다.

단!

이에 대한 대가는...

 

"라푼젤 이야기를 아나요? 라푼젤의 아버지는 양배추 한 통을 얻기 위해 마녀에게 앞으로 태어날 자신의 딸을 바치죠. 양배추 한 통에 대한 대가로 아이 하나. 마법의 지불 체계를 정확히 보여주는 예랍니다. 참으로 공평하지 않나요?" - page 50

 

소원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지불하게 됩니다.

돈이 아닌...

 

아마 이 소설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모든 일이 지나간 후, 윤기는 마녀식당을 떠올렸다. 어찌 됐든 소원은 이루어진 셈이었다. 하지만 의문은 남았다. 이 드라마틱한 전개는 삶의 우연이 빚어낸 결과였을까? 아니면 정말 마녀식당의 요리에 깃든 마법의 힘 덕분이었을까?

어쩌면 삶 자체가 마법인지도 몰랐다. - page 199 ~ 200

 

마녀식당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마녀가 이야기합니다.

 

"마녀는 아주 오래전부터 힘없는 이들을 위해 존재해왔어. 세상의 힘없는 이들이 손을 내밀 때 그 손을 잡아주기 위해 마녀식당은 존재하는 거야." - page 326

 

간절한 사람들에게만 열리는 마법의 식당.

아마도 그 마법의 식당은 우리의 가슴속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혹시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나요?

그렇다면 한 번 찾아가 보시는 건 어떨지...

 

"어떤 소원을 주문하시겠어요?"

 

언제든 환영해 줄 마녀식당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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