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숲길, 같이 걸을래요?
허혜영 지음 / 앤에이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사람이 많은 곳은 조심해야 하는...
특히나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가는 곳에 제한이 있기 마련입니다.
집에만 있기엔 갑갑하기에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본 곳이 다름아닌 동네 산책길 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관심 없이 지나쳤는데...
어멋!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새삼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나만의 아지트인 양 찾아가곤 합니다.
좀 더 그런 공간을 알고 싶었습니다.
모르면 그냥 지나칠법한 그런 곳.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멋진 공간인 그곳.
그곳이 궁금했습니다.
산책하기 좋은 서울의 숲!
『숲길, 같이 걸을래요?』

코로나로 인해 변한 것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보더라도 외출할 때면 마스크를 알아서 챙기는가하면 열 측정하는 기계에 알아서 측정, 손소독제를 바르는 행위 등.
무엇보다 밖에 나가서 놀더라도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되면 살며시 다가와
"엄마, 집에 가요!"
를 외치는 아이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짠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한창 뛰어놀 나이이기에 자연의 공기도 마실 겸 숲길을 찾아가곤 합니다.
나의 어릴 적을 빗대어 본다면 숲길을 가는 것이 싫었는데...
왜 이런 곳을 어른들은 좋아할까...? 라 여겼던 내가 이제는 아이들 손을 잡고 거닐고 있었습니다.
다행인건지 아이들은 마냥 신나게 뛰어다니니 고마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제가 아는 곳이라곤 북한산 둘레길과 남산 둘레길, 선유도가 전부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는 곳은 북한산 둘레길인데 그곳엔 저와 같이 가족단위들이 종종 거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돗자리나 텐트를 가져가 놀다 오겠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 아이와 걷다 오곤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을 통해 '서울'의 색다른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네마다 특색있는 숲들이 무정한 도시의 콘크리트 숲과 함께 숨쉬고 있었다는 사실이.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음에, 아이들과 함께 거닐 수 있는 새로운 장소가 생겼음에 너무나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사진으로도 '숲'이 전하는 힐링을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걷지 않았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까지...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숲길을 거니는 이유를 책 속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길게 뻗어 있는 이런 숲길을 걷다 보면 잡념들이 사라지고 꽤 단순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핑크뮬리와 억새축제로 유명한 하늘공원이지만, 일부러라도 이 숲길은 꼭 찾아보길 권한다. 숲이 주는 안온함에 분명 놀라게 될 것이다. - page 114
"미나리는 어디에 있어도 알아서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든 건강하게 해 줘." 영화 <미나리> 속 할머니의 대사처럼 낯선 곳에서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나리는 희망의 메시지일 것이다. 코로나로 급작스러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런 숲은 미나리가 아닐까 싶다. - page 139 ~ 140
그 무엇보다 이 이유가 와닿았습니다.

저자와 함께 거닐었던 숲길에서 넌지시 저자가 건넨 이 메시지는 울림을 선사하였습니다.
매해 연말이면 뭔가를 해내지 못해서, 더 많이 이뤄내지 못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했던 자책감과 후회되는 일투성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 유례없는 전염병의 중심에서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는 행동이지 않나 싶다.
코로나 시국을 보내며 상식적인 집단 지성 속에 혼자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뻔뻔함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더불어 사는 삶이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나 싶다. - page 210
모두가 힘겹게 살아가는 요즘.
조금 더 힘을 내 보자는 말이 가혹하게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함에, 그러다 지치면 잠시 숲길을 거닐며 치유해보는 건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