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조선 - 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
이숙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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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중심의 사회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었던 여성들.

이제서야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내심 반가웠습니다.

 

남성들의 나라에서 한평생을 살아내고

때로는 경이롭게 운명을 넘어선 여자들

 

성녀도 마녀도 아닌 '한 인간'의 자취,

그 다채롭고 도도한 힘을 만나다

 

『또 하나의 조선』

 

 

이 책에는 52명의 여자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신분상으로는 저 밑바닥 여종에서 저 높은 곳의 왕비에 이르고

지역으로는 저 남녘의 산골촌부에서 한양 마님에 이르며

나이로는 10대 소녀에서 여든 할머니까지

특별한 공통점은 없었습니다.

단, '조선시대'라는 역사 공간을 거쳤다는 사실.

 

 

우리가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결코 '조선'이라는 나라는, 역사는 '남성'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녀들이 있었기에 하나의 나라가, 그리고 우리의 역사가 이어져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간과했다면 이제라도 바르게 바라보아야 하기에 이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그들 각자의 이야기는 '조선 여성들의 일반적인 삶'이란 착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역경과 고난 속에서 자신의 색깔을 만든 삶이 있는가 하면 분노와 억울함을 안고 삶을 마친 사람이 있으며, 운명에 순응하며 버텨낸 삶이 있고 집안을 일궈냈거나 예술 또는 학술로 성취한 삶도 있다. 몇 가지 유형이나 몇 컷의 이미지로 담아내기에는 그녀들의 삶은 너무 역동적이고 오늘의 우리만큼 복잡다단한 내면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이 인과적 순서를 밟아 계획대로 펼쳐지지만은 않듯, 이들의 삶도 우연과 필연의 길항 속에서 어둠과 밝음이 교체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 page 5 ~ 6

 

친숙한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잘 모르는 이들이었습니다.

읽으면서

'이런 여성도 있었구나!

나는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살아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며 반성하게 되고 좀더 그녀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들은 대개 두드러진 업적이나 특별한 사건으로 위인이 된 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 특별한 업적이나 사건과 무관하게 그저 평범하게 살다 간 여성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남편 이문건(1494~1567)이 30여 년간 쓴 일기의 여자주인공으로, 또 남편이 제공한 묘지명으로 그 삶이 알려진 '김돈이'.

 

젊을 적에는 집안의 제사보다 세상의 화려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

공부는 안 하고 노비들과 희희덕거리며 노는 아들을 잡아다가 몽둥이로 패는 남편에게 아들이 병이 난 것은 모두 당신 때문이라며 악을 쓰기도 했던 그녀.

그런 이들에게 남편이 을사사화에 연루되어 유배를 가게 되자 누에치고 길쌈하여 돈을 만들고, 부실한 아버지를 둔 1남 2녀의 손주를 폐족의 자손으로 남지 않도록 돌보고 가르친 그녀.

위기의 가족 앞에서 괴력을 발휘한 그녀의 모습은 결코 '평범'하다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16세기 양반 여성의 일상을 보여주는 그녀의 삶은 특별하진 않지만 늘 분주했다. 공공의 기억으로 남을 생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녀의 삶은 평범했고 치열했고 숭고했다. - page 33

 

무엇보다 15세기 지식과 권력 여성의 아이콘이었던 '소혜왕후'는 참 멋지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의 교훈'이라는 뜻을 가진 《내훈》은 전적으로 여성을 위한 책일 것으로 생각된다. 서문에서도 "나라와 집안의 흥망치란은 남자의 능력에 달려 있지만, 그 부인의 덕성도 중요한 변수가 되기에 여자를 가르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한다. 그런데 《내훈》 각 장의 사례를 살펴보면 남성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고, 언행·효친·화목·청렴 등의 주제도 남성의 덕목에 가깝게 서술되고 있다. 왕의 어머니이자 왕가의 어른으로서 그녀의 관심은 내조자로서의 여성에 국한될 수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편을 하늘처럼 받드는 순종하는 아내를 요구한 것이나 나라의 재물을 소중히 관리하고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는 신하를 요구한 대목들은 아들과 자신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여성이지만 '여성'을 넘어서야 했던 소혜왕후는 시시각각 모순된 상황에 직면해야 했을 것이다. 남편에게 순종할 것을 주장하면서 남성을 계도하여 정사를 행한 역사 속 여걸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자신의 책이 "민간의 우매한 여자들에게까지" 널리 읽히기를 바라면서 그 내용은 주로 남성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러한 서술은 학식과 정치적 감각을 두루 갖춘 이 여성 앞에 펼쳐진 세계 자체가 하나의 역할만을 고집하기에는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 아닐까. - page 149 ~ 150

​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아니 지금도 반복되는 이 역사적 사실에 답답함을 느끼게 된 대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죽음으로 얻은 명예의 역설, 박씨 부인>.

1821년 영천 사람 박씨는 겨우 20세의 나이에 과부라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그녀에게 돈은 많으나 무례하기 짝이 없는 김조술이라는 자가 집적대며 희롱을 일삼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아버지가 김조술을 고소하지만 그는 돈으로 아전들을 매수하며 추잡한 음모를 꾸미기 시작합니다.

 

박씨는 원래 음란한 여자로 이미 여러 남자들과 간통하여 임신도 여러 번 했고 지금도 배가 불러 있다. 예전에 나와도 사통하는 사이라 그날 밤 다시 꾀어내려고 한 것이다. 음란한 여자와 좀 놀려고 한 게 무슨 죄가 되나?

_<서영천박열부사>, 《연경재전집》17

 

이로 김조술은 바로 풀려나고 자신의 억울함을 수령 앞에 나가 외치지만 수령은 오히려 무례한 말로 박씨를 모욕하고 결국 박씨는 억울함을 안고 관아의 빈방을 찾아 들어가 스스로 목을 찔러 삶을 마감합니다.

 

며느리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시아버지는 다시 고소장을 내지만 또다시 수령의 작당으로, 뇌물을 받은 자들로 인해 김조술은 풀려나고 이를 곁에서 지켜보던 박씨 집안의 노복이었던 '만석'.

그가 아내에게 통고하기를 "나는 내 주인의 원수를 갚고자 한다. 내가 어찌 원수 집 여비의 남편이 될 수 있겠는가"라며 왕이 거둥하는 길에 엎드려 이 원통함을 호소함으로써 박씨가 죽은 지 7개월 만에 재조사와 함께 박씨의 억울함을 풀 수 있었습니다.

 

가련한 처지의 박씨를 희롱하고 능멸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김조술, '정의란 무엇인가'를 던져 놓고 간 그의 죽음도 전혀 의미가 없진 않았던 셈이다. 이 역사적 사례를 통해 다시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2백 년 전 피해자 박씨가 그랬던 것처럼 성범죄 피해에서는 여전히 자기 파괴적으로 피해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들이 많다. 성범죄 피해자의 명예는 죽어야만 회복되는 것인가. 죽어도 회복되지 않은 명예는 누구의 몫인가. - page 238 ~ 239

 

이 책을 통해 여러 여인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기록으로 남겨져 있기에 이제라도 알려질 수 있었지만 기록 하나 남지 않은 이들이 남길 의미들이 그저 묻혔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이 더없이 의미 있었습니다.

 

역사적 삶의 공간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사소한가는 해석의 영역이다. 자료가 남아 있어도 주목되지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사소한 기록 하나 없이 자신의 삶을 살아내었을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이 책은 짧게나마 기록에 남은 자들을 통해, 소외되었던 여자들을 기억하려는 시도이다. - page 6 ~ 7

 

낯선 인물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익숙한 인물에 대한 재조명, 위인이라 불릴 만한 여성뿐 아니라 사사로운 욕심 가득한 여성의ㅣ 이야기까지 함께 들을 때, 좀 더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을 가진 또 하나의 조선이 그려진다. - page 7

 

앞선 시대를 살아간 이들이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진행되기에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함을 다짐하며 책을 덮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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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이너프 - 평범한 종을 위한 진화론
다니엘 S. 밀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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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진화론'.

핵심은 모든 생물은 생존 능력이 뛰어난 최적의 개최만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종은 모두 도태돼 멸종한다는 '적자생존'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인간 세상에서도 적용되어 모든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데...

 

이 진화론을 정면으로 비판하였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진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모두 반드시 읽게 될 책이라고 확신한다."

-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이 말을 들으니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났습니다.

 

지구상 모든 생명은 치열한 생존 경쟁의 결과물인가?

우열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포용하는 자연과 사회 그리고 삶에 관하여

 

『굿 이너프』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 어려웠습니다.

과학을 기반으로 철학적으로 풀어나간 자연과 사회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한 마음에 접근하고자 했던 저에게 일침을 가해주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었습니다.

인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금은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애쓰지 않아도, 부족해도

모든 생명은 충분히 살아갈 자격이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1부에서는 확립된 이론들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 인상적인 건 아무래도 '기린'의 이야기였습니다.

 

기린의 긴 목이 먹이를 구할 때 유리하다는 주장은 야생에서 기린을 본 적이 없는 진화론자들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개념으로 드러났다. 건기에 기린은 주로 덤블이나 어깨 높이보다 낮은 곳에 있는 잎을 뜯어먹고 높은 곳의 잎은 별로 뜯어먹지 않는다. 전체 시간 중 절반은 2m 혹은 그 아래의 잎을 뜯어먹으며 보내는데, 게레눅과 쿠두와 큰쿠두 같은 큰 초식 동물과 먹이를 구하는 공간이 겹친다. 마치 다윈주의자들에게 앙심이라도 품은 것처럼 기린은 오히려 먹이가 풍부한 우기에 높은 곳의 잎을 뜯어먹는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 - page  87

 

이들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암컷과 수컷 사이의 형태적 차이는 미미하다. 두 번째 연구에서 이들은 큰 수컷이 목을 휘두르는 대결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보고했다. 싸움은 다 자라지 않아 머리와 목 길이가 암컷과 비슷한 수컷들 사이에서 많이 일어나는데, 이것은 목의 길이가 구애 의식과 관계가 없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도 승자가 짝짓기를 더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이것은 목이 특별히 긴 기린이 목 싸움 경쟁력을 통해 실제로 얻는 생식적 이득이 전혀 없음을 시사한다. - page 89

 

친숙한 도킨스의 주장도 나와있었습니다.

 

"기린의 목은 단 한 번의 돌연변이 단계를 통해 나타났을 수 있다(비록 나는 그러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도킨스 역시도 이것이 매우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결국 "지금으로서는 '기린은 어떻게 목이 길어졌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아직 모른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답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린은 우리가 여행을 시작한 진화관에 남아 있다. 그것도 네 마리가 진화의 최고 아이콘처럼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기린은 아직도 진화론을 괴롭히는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린이 이러한 지위를 누리는 이유는 현직 편향 때문이다. 창시자가 연구한 생물과 기관은 지위가 크게 높아져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된다. 변화를 동반한 대물림 이론은 아무도 무너뜨릴 수 없지만, 만약 자연 선택 이론의 기둥을 무너뜨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나치게 긴 기린의 목일 것이다.  - page 92 ~ 93

 

마침표로 찍을 수 없기에, 과학을 연구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란 잠시 사적인 생각도 해 봅니다.

아무튼 다윈의 경쟁 개념이 무자비한 능력주의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사례를 통해, 특히나 인류가 진화에서 승리를 거둔 이유가 우리 '뇌' 덕분이라는 것으로부터 자연선택되었다는 가설에 의문을 제시합니다.

 

그렇게 하여 제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그가 주장하는 '굿 이너프'이론이 설명되고 있었습니다.

 

"모든 종의 모든 세대가 제공하는 변이의 수가 얼마나 엄청날지 생각해보라. 따라서 유용하지 않은 변이의 수도 틀림없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유용한 변이보다 수백 배는 더 많을 것이다." 여기에 자연 도태ㅐ가 끼어들 여지가 없는것은 아니다. 정체가 계속되는 동안 극단적인 것들은 도태된다. 하지만 자연 도태는 돌연변이의 생성과 보조를 맞출 수 없기 때문에(8800만 개의 유전체 변이를 떠올려보라), 극단적인 것들은 계속해서 떨어져나가고 범위는 점점 넓어진다. 정상 시기에도 양성 선택 사건이 일어나지만 아주 드물다.

두 가지 진화는 역설을 통해 서로 연결돼 있다. 정상 시기 동안 자연 선택의 감시를 벗어나는 변이가 많을수록 혁신적인 불출이 일어나는 동안 손댈 수 있는 물질이 더 풍부하다. 한 상황에서 발휘되는 자연 선택의 활력은 대체로 다른 상황에서 자연 선택이 얼마나 휴먼 상태에 빠져 있었느냐에 좌우된다. - page 254 ~ 255

​

​뿔매미의 헬멧은 "부적합하다는 선고가 낭독되고 멸종의 ​형벌이 집행되기" 전에 일탈이 매우 극심하게 일어났음을 증명하낟. 안전망은 적자와 평범한 자 모두를 위해 자연이 마련한 보장 장치이다. 탁월성은 해롭지도 않지만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평범한 것도 충분히 훌륭할 수 있다. - page 274

​

즉 개체들을 서로 구별하는 속성들, 특히 크기 차이는 적응적인 것이 아닌 자연의 관용을 통해 허용된 것이라는 것을, 생물들이 고도로 최적화된 선택 형질들 덕분에 이러한 낭비를 즐길 여유가 있지만 결코 낭비 자체는 선택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러주면서 ​평범한 종도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음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

그것도 마지막 3부에서​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적용하여 탁월성에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음을, 그렇기에 너무 애쓰지 않아도 충분한 탁월성을 갖고 있는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에 의미가 있음을 시사해주었습니다.

​

비록 자본주의 제도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자연은 사실 생존과 생식 외에는 아무 보상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최적 상태보다 훨씬 못하더라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안전망이 생존과 생식을 보장해준다. 우리 모두가 이만하면 충분히 훌륭한데도 불구하고, 굳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무리할 필요가 있을까? - page 49

​

 

그 어떤 에세이에서 전하는 위로보다 더 진하게 다가온 건 뭘까...?

아마도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현실을 직시하는 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한 번 읽고 전반적인 흐름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 책은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지금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듯한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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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낭만적 밥벌이 -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김경희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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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밥벌이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기에 이끌렸다고 해야 할까...?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 같아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밥벌이를 찾아 헤매는

로또 미당첨자의 고군분투 에세이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비낭만적 밥벌이』

 

 

왜 일을 하는걸까...?

너무나 당연하게도 일은 해야 한다고 여겼기에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자와 부자 친구의 대화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너는 왜 일하려고 해?"

"야, 이 미친놈아. 그럼 노냐?"

"나는 6개월은 더 놀다가 일하려고."

 

그 녀석과 더는 나눌 대화가 없다고 생각했다. 왜 일하냐니? 당연히 일하는 거 아니겠는가? 친구의 물음은 마치 '너 왜 밥 먹어?'라는 질문과 같았다. 배고프니까 먹지. 나는 왜 밥을 먹는가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 page 11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삶.

갑자기 서글픈 느낌이 드는 건 뭔지...

아무튼 저자가 전하는 '밥벌이', '일'의 의미를 찾으러 가 보았습니다.

 

사회인 8년 차.

회사원에서 자영업자, 자영업자에서 프리랜서, 프리랜서에서 다시 급여노동과 프리랜서 일을 겸하는 사람.

저자에게 일이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존재감을 확인받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일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나'의 문제로 돌리다보니 과해도 너무 과하다. 밥 먹을 때도, 책을 볼 때도,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도 일에서 오는 감정들에 파묻히니 하루의 시간이 온통 일로만 채워진다. 일과 나를 구분하지 못하니 어느 순간부터 일에 끌려다니게 됐다. 일에 대한 인정 욕구의 방향이 비뚤어진 셈이다. - page 48 ~ 49

 

아무리 일과 자신을 분리한다 하더라도 참 말처럼 쉽지 않음에...

그래서 힘겨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도 찾아왔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 뭐 하지?'

'다 그만두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도대체 나는 어쩌자고 이렇게 일을 벌여놓고 사는거지?'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에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벗어나기 위해 내려놓음을 했었지만 또다시...

 

번아웃에서 빠져나오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도 이따금 무리해서 일하거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효율을 따지며 주어진 시간을 모두 일로 채우려고 한다. 인간은 왜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이번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며 나를 몰아붙인다. 그럴 때마다 일하는 김경희 말고 자연인으로서 행복하게 지내자고, 하루에 한 시간씩만이라도 자연인 김경희로 존재하자고 다짐한다. 쉽지 않지만 매일 노력하는 일이다. - page 93

 

아마도 우리의 몸속에 일에 미친 K-국민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저자는 좋아하는 글쓰기로 서점에서 일을 하며 간간이 강연을 다닙니다.

그런 그녀의 많은 이야기 중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몰랐다. 좋아하는 일을 찾을 시도 자체가 사치인 사람들이 있다는 걸. 부모님 집에서 얹혀사는 내게 당장 내 한 몸 뉠 곳에 대한 불안은 없었다. 굶어 죽을 일도 없었다. 내가 두 번의 퇴사와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그런 선택을 해도, 설사 그 선택이 실패라 해도 겪게 될 위험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험에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나는 한겨울에 100만 원짜리 겨울 패딩을 입은 채, 여름옷 두 벌을 껴입고 추위를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 '춥다고 움츠러들면 안 됩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시도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떠들고 다닌 건 아니었을까? - page 177

 

이후로 강연을 조금씩 한다. 거절하려 하다가도 강의비를 생각하며 수락할 때도 많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이후 글쓰기 혹은 책 만들기처럼 정보를 전달하는 강연이라도, 나는 내 삶을 기본값으로 여기지 않으려 노력한다. 돈을 버는 것과 말의 무게를 견디는 것, 도움이 되는 것 혹은 좌절을 안겨주는 것, 내가 짊어진 강연의 딜레마다. - page 179

 

돈의 버는 것과 말의 무게를 견디는 것.

이 밥벌이도 비낭만적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늘도 밥벌이하고 있습니다.

왜?

먹고살기 위해.

하지만 너무 '일'만을 하는 것보단 삶과 균형을 이루면서 조금의 낭만을 허용해 보는 건 어떨지.

​

 

뭐, 어떤가!

어차피 계속 일하게 될 건데...

조금은 딴짓을 하며, 잠시 쉬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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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로 해 봤습니다 - 저마다의 꼭 맞는 삶을 찾아서
졸렌타 그린버그.크리스틴 마인저 지음, 양소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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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가끔은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곤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태했던 나 자신에 반성하게 되고 그들의 모습을 따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실천해보지만...

역시나...

사람이 그렇게나 쉽게 변하지 않음을 느끼며...

 

이 책의 저자 두 사람은 3년간 50권의 책 읽기 프로젝트를 완수합니다.

더불어 50권의 책에서 알려준 대로 살아본 그들.

정말 변화가 일어났을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싫은 건 단호하게, 좋은 건 긍정적으로!"

'행복최우선주의자' 언니 둘의 사적인 책 처방

 

『책대로 해 봤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크리스틴'의 이야기에 공감이 갔습니다.

 

저는 항상 의심의 눈으로 자기 계발서를 봐 왔습니다. 많은 자기 계발서가 사라들의 불안감으로 먹고사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표지에는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절대 해낼 수 없는 말('인생을 바꿀 단 하나의 확실한 방법!', '내년에 더 많은 돈을 벌게 해 줄 최고의 방법', '아이를 재울 수 있는 유일하고도 검증된 방법!')이 쓰여 있기도 하고요. - page 16

 

정말 자기 계발서의 말들은 사람을 희망적인 말로 혹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말처럼 되었다면 이렇게나 자기 계발서가 꾸준히, 많이 나오지 않겠지요...

 

아무튼 이들은 50권의 책을 읽고 실행하면서

해 보니까 괜찮았던 13가지

해 봤는데 별로였던 8가지

우리가 추천하는 8가지

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들이 읽은 책 중에《소녀들이 레지스탕스가 되는 법》이라는 책은 언젠가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문제, 예를 들면 인종, 환경, 여성, 성 소수자의 권리 등의 문제 및 세상에 관심을 두는 독자의 행위 자체를 격려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뒤 크리스틴은 인종 차별 문제와 환경 문제에, 졸렌타는 성 평등 문제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비록 달걀로 바위 치기일지언정 그 흔적은 남긴다는 것을, 그렇게 조금씩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기에 기회가 되면 책을 찾아 읽고 책처럼 해 보아야겠습니다.

​

 

 

그리고 아직 저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좋다고 추천했던 책을 그들도 읽었습니다.

《미라클모닝》과 《신경 끄기의 기술》.

이 책들에 대해 그들의 의견.

 

우리가 읽은 《미라클모닝》이 정오가 되기 전에 어떻게 하면 하루를 즐길 수 있을지 가르쳐 줄 거라 한껏 기대했습니다. 저자인 할 엘로드는 우리 중 95퍼센트가 평범한 사람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상위 5퍼센트의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 대부분은 평화롭게 퇴직하지 못하고 과체중에 시달릴 뿐 아니라, 아직 이혼 도장을 찍지 않았더라도 곧 이혼 수속을 밟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통계처럼 꼭 우리가 그런 상태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매일 아침 한두 시간씩 시간을 내어 글을 쓰고, 차분하게 시간을 보내고, 운동하고, 기억해야 할 것들의 목록을 만들고, 삶에서 원하는 것을 구체화해 배우고, 성장하고, 매일 조금 더 나은 하루를 보내는 것뿐입니다. 정말이지 그게 다예요. 책은 일찍 일어나서 몇 가지 '건강한 활동'을 하면 상상도 못 했던 모습으로 성공을 이룬다고 했습니다. - page 133 ~ 134

 

《미라클모닝》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도 이 주제를 언급했던 것 같네요. 이 책은 여러분이 평범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이 자기 계발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합니다.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는 신경을 끄기 위해 해야 할 첫 단계가 바로 누구의 잘못이든 우리 삶에 일어난 모든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맨슨의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는 일어나는 일을 모두 통제하지는 못하지만, 그 일을 해석하는 방법과 반응하는 자세는 통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 간단히요! 우리가 살면서 책임지기를 선택할수록 더 많은 소유권을 느낀다는 거였지요.

이런 생각은 하지 맙시다. 다른 사람의 행동과 믿음 때문에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크리스틴과 저도 느꼈듯 그것은 상당히 자기 파괴적인 생각입니다. - page 157

 

따라해도 큰 효과가 없어도 괜찮다는, 베스트셀러를 무작정 따라 할 필요가 없다는 이런 진솔한 이야기가 더 와닿았습니다.

 

소냐 르네 테일러의 《몸은 사과할 필요가 없다》라는 책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전한 졸렌타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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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 르네 테일러의 《몸은 사과할 필요가 없다》에 이런 면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능력주의, 호모·트랜스포비아, 나이 차별주의, 비만 공포증은 자신의 몸과 평화 전선을 구축하려는 인간의 투쟁에서 비롯된 알고리즘입니다.

우리 몸과 친해질 방법들이 또 뭐가 있을지 찾아봅시다.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들은 좀 미뤄둡시다. - page 252 ~ 253

 

결국 이들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굳이 그들을 좇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온전히 나답게 사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자신을 더 사랑하라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크리스틴이 이 말을 전하였습니다.

 

여러분, 완벽함을 추구하려고 하지 마세요. 늘 행복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는 사람의 말도 믿지 마세요. 우리의 삶은 하나의 단순한 감정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흥미진진하니까요. - page 299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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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로 해 봤습니다 - 저마다의 꼭 맞는 삶을 찾아서
졸렌타 그린버그.크리스틴 마인저 지음, 양소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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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일러준 고마운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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