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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낭만적 밥벌이 -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김경희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7월
평점 :
나도 한때는 밥벌이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기에 이끌렸다고 해야 할까...?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 같아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밥벌이를 찾아 헤매는
로또 미당첨자의 고군분투 에세이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비낭만적 밥벌이』

왜 일을 하는걸까...?
너무나 당연하게도 일은 해야 한다고 여겼기에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자와 부자 친구의 대화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너는 왜 일하려고 해?"
"야, 이 미친놈아. 그럼 노냐?"
"나는 6개월은 더 놀다가 일하려고."
그 녀석과 더는 나눌 대화가 없다고 생각했다. 왜 일하냐니? 당연히 일하는 거 아니겠는가? 친구의 물음은 마치 '너 왜 밥 먹어?'라는 질문과 같았다. 배고프니까 먹지. 나는 왜 밥을 먹는가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 page 11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삶.
갑자기 서글픈 느낌이 드는 건 뭔지...
아무튼 저자가 전하는 '밥벌이', '일'의 의미를 찾으러 가 보았습니다.
사회인 8년 차.
회사원에서 자영업자, 자영업자에서 프리랜서, 프리랜서에서 다시 급여노동과 프리랜서 일을 겸하는 사람.
저자에게 일이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존재감을 확인받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일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나'의 문제로 돌리다보니 과해도 너무 과하다. 밥 먹을 때도, 책을 볼 때도,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도 일에서 오는 감정들에 파묻히니 하루의 시간이 온통 일로만 채워진다. 일과 나를 구분하지 못하니 어느 순간부터 일에 끌려다니게 됐다. 일에 대한 인정 욕구의 방향이 비뚤어진 셈이다. - page 48 ~ 49
아무리 일과 자신을 분리한다 하더라도 참 말처럼 쉽지 않음에...
그래서 힘겨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도 찾아왔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 뭐 하지?'
'다 그만두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도대체 나는 어쩌자고 이렇게 일을 벌여놓고 사는거지?'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에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벗어나기 위해 내려놓음을 했었지만 또다시...
번아웃에서 빠져나오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도 이따금 무리해서 일하거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효율을 따지며 주어진 시간을 모두 일로 채우려고 한다. 인간은 왜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이번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며 나를 몰아붙인다. 그럴 때마다 일하는 김경희 말고 자연인으로서 행복하게 지내자고, 하루에 한 시간씩만이라도 자연인 김경희로 존재하자고 다짐한다. 쉽지 않지만 매일 노력하는 일이다. - page 93
아마도 우리의 몸속에 일에 미친 K-국민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저자는 좋아하는 글쓰기로 서점에서 일을 하며 간간이 강연을 다닙니다.
그런 그녀의 많은 이야기 중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몰랐다. 좋아하는 일을 찾을 시도 자체가 사치인 사람들이 있다는 걸. 부모님 집에서 얹혀사는 내게 당장 내 한 몸 뉠 곳에 대한 불안은 없었다. 굶어 죽을 일도 없었다. 내가 두 번의 퇴사와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그런 선택을 해도, 설사 그 선택이 실패라 해도 겪게 될 위험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험에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나는 한겨울에 100만 원짜리 겨울 패딩을 입은 채, 여름옷 두 벌을 껴입고 추위를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 '춥다고 움츠러들면 안 됩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시도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떠들고 다닌 건 아니었을까? - page 177
이후로 강연을 조금씩 한다. 거절하려 하다가도 강의비를 생각하며 수락할 때도 많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이후 글쓰기 혹은 책 만들기처럼 정보를 전달하는 강연이라도, 나는 내 삶을 기본값으로 여기지 않으려 노력한다. 돈을 버는 것과 말의 무게를 견디는 것, 도움이 되는 것 혹은 좌절을 안겨주는 것, 내가 짊어진 강연의 딜레마다. - page 179
돈의 버는 것과 말의 무게를 견디는 것.
이 밥벌이도 비낭만적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늘도 밥벌이하고 있습니다.
왜?
먹고살기 위해.
하지만 너무 '일'만을 하는 것보단 삶과 균형을 이루면서 조금의 낭만을 허용해 보는 건 어떨지.

뭐, 어떤가!
어차피 계속 일하게 될 건데...
조금은 딴짓을 하며, 잠시 쉬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