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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 어느 탐서가의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독서기!
박진희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9월
평점 :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책'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달려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나 남들은 어떤 책을 읽었는지... 그 책은 어떤 느낌인지...
그래서 이 책도 서슴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23권의 책을 걷다 만난 22개의 너라는 세계!"
『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저자가 읽은 책.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게 된 '너라는 세계' '나의 세계'.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프롤로그>에서 그동안 내가 책을 읽은 이유를, 그리고 이 책의 매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책의 결과 비슷한 주변의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만든 가치관과 연결 짓는 나를 발견한다. 책 그 차제에 대해 쓰긴 어려워도, 책이라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김없이 각각의 책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수는 있지 않을까? 책과 사람이 만나는 바로 그 지점을 풀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한 후 책장에서 몇 권의 책을 뽑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과 사람이 만나는 지점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다양했다. 어느 책에서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이와 만났고, 어느 책에선 보이진 않지만 사는 데 걸림돌이 되는 세상의 잣대들과 만났다. 어린이라는 세계와 만나기도, 다양한 형태로 살아가는 가족과 만나기도 했다. - page 5
저로서는 만나보지 않았던 세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만난 이 세계들이 인상적이었고 의미 있었으며 이 책을 계기로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스마일 카다레의 『돌의 연대기』란 책은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려고 합니다.
한 소년의 눈에 비친 '돌의 도시'라 불리는 마을 이야기.
특히나 이 도시는 실제로 존재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 요충지로 수차례 여러 나라에 점령당했던 알바니아 남부 도시 지로카스트라가 그 배경이고 저자인 이스마일 카다레의 고향이라하니 어쩌면 작가 자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소설화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전해준 이 구절은 저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우리는 저기 있는 저 도시에서 왔소이다. 우리로 말하면 아는 것이라곤 저 돌뿐이오. 돌들도 사람처럼 젊거나 늙었고, 냉혹하거나 부드럽고, 상냥하거나 무뚝뚝하기도 하다오. (......) 그러면서도 이 땅 위에 끝없이 줄지어 늘어서서,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헌신하는 것들이라오. 익명, 세상 끝날 때까지 익명인 민중처럼 말이오."
온갖 평지풍파에도 그 자리에 있었던 우직한 돌처럼..
그리고 돌 그 자체였던 지로카스트라처럼...
그 '익명'의 힘을 알리고자했던 저자의 마음이, 그리고 제주 4.3의 비극 때 은신처가 되어준 땅 전체가 돌로 되어 있는 '제주'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어 묵직하게 가슴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 역시도 만났었던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시대를 거스르는 페미니스트였던 엄마 심시선의 '제사를 지내지 마라'는 유언대로 가족이 10년간 제사를 올리지 않았지만, 10주기를 맞이해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엄마를 추모하고자 하와이에 모여 각자 '추모'의 의미를 보여주었던 이 작품.
다가오는 명절을 맞아 저도 책장에서 다시금 만나보아야겠습니다.
역시 아는 책을 만나면 반가운 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선으로부터,』가 그랬고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가 그랬으니...
『어린이라는 세계』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했기에 지인들에게 선물로 많이 전해주기도 했는데...
저자를 통해서 책에서 만났던 구절을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되니 더 의미 깊게 다가왔습니다.
"어린이를 만드는 건 어린이 자신이다. 그리고 '자신' 안에는 즐거운 추억과 성취뿐 아니라 상처와 흉터도 들어간다.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어린이의 것이다. 남과 다른 점뿐 아니라 남과 비슷한 점도, 심지어 남과 똑같은 점도 어린이 고유의 것이다."
그들을 인정하고 기다리고 응원하는 일.
잘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매번 반성과 자책하게 되는 이 일을...
또다시 다짐을 해 보곤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만나야할 책들이 생겨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만큼 제 독서력이 부족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역시 '책'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서 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스물세 권의 책과 내가 품은 스물두 개의 세상이 만났다.
이 책들을 한데 묶어놓으니 좀 생뚱맞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원래도 전혀 상관없는, 각각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이자 통로였다. 그 문을 통과하며 나는 배웠다. 인간이라면 지녀야 할 다양성에 대해,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덕목에 대해,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할 의무에 대해, 나를 성장시키는 모험에 대해...... 각기 다른 책의 문을 열었고, 책을 읽는 동안 각기 다른 사람과 세상을 만났다. 하지만 여러 갈래 길의 끝은 합쳐져 있었고, 거기엔 단 하나만 남아 있었다. 그것은 '나'였다. - page 5 ~ 6
결국 마주하게 되는 건 '나'라는 것을...
나에겐 어떤 세계가 그려져 있을지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