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유난 떨며 삽니다 - 소심한 사람이 세상에 던지는 유쾌한 저항
박현선 지음 / 헤이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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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보면서 내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혹시 분란을 일으킬까,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내가 상처받을까

 

이 모든 것이 두려워 남의 눈치를 보며 굉장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나에게 이 책은

 

소심한 사람이 세상에 던지는 유쾌한 저항

 

이라는 말에 읽고 나면 대리 통쾌감을, 앞으로의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큰소리로 고함치면서 저항하지 않더라도 나름의 방식으로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

어떻게 펼쳐져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오늘도 현명한 물질주의자이고

신중한 잡식주의자이며

배우는 다원주의자로 살아갑니다

 

『오늘도 유난 떨며 삽니다』

 

 

나 역시도 그랬습니다.

어릴 때부터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라는 말을 들어왔기에 그러려니 하며 살아갔지만...

그것이 저자와 나의 차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타인이 나를 묘사할 때 항상 비슷한 형용사들이 등장하는 것이 조금씩 불편해졌다.

약간의 반항심도 생겼던 것 같다. 나에게 얌전한 면도, 내성적인 면도, 소극적인 면도 있는 것은 맞지만, 그걸 쉽게 인정해버리면 스스로 그 단어들 속에 갇혀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해도 얌전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만 같은 두려움도 일었다. - page 4 ~ 5

 

그리하여 자신의 다른 면을 확인하고자 핀란드로의 '유학'을 시작하게 되고 14년간 살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다름'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의 관심사이기도 한 '환경'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배달' 서비스에 의존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시켜 먹는 게 편하고 좋았지만 점점 쌓이는 포장 쓰레기를 보면서 조금씩 자라나던 불편한 감정.

식욕과 함께 드는 죄책감.

이 문제에 저자보다 조금 더 예민한 남편은 대용량 유리 밀폐 용기를 가지고 식당에 가 담아온다는 이야기에 그저 알고만 있던, 실천하지 않던 저에게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이야기.

나름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서 버린다고 하더라도 들려오는 한 마디.

 

"그거 다 소용없대."

 

아무리 깨끗이 씻어 말린 다음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우리의 기대대로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 매립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운이 빠지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저자가 전한 이야기는

 

"선행을 하는 데에 대가를 바라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이건 선행이 아니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기에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대가도 보상도 절실히 필요하다. 좋은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이유는 나에게 당장 어떠한 형태의 이득도 돌아오지 않음을 은연중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보상은 재화나 상패, 상장이 아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다.

허무감을 느낀다고 해서 내가 여태까지 해온 일들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 같다. 이미 내 안에서 수없이 고민하고 포기하고 결심하고 주저한 행동들이기 때문에, 이제는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어쩔 수 없이 당장은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내 미미한 저항에 유일한 보상임을 받아들여야겠다. - page 47 ~ 48

 

소소한 만족감을, 뿌듯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오늘도 재활용품들을 정리하며 느끼고자 합니다.

 

'미니멀리즘'

'미니멀 감성'

요즘 참으로 많이 접하게 되고 저 역시도 미니멀리즘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데...

'휴대폰'이 이 이야기에서 등장하여 조금 놀라웠습니다.

휴대폰이?

왜?

라는 의문에

 

요즘 말하는 미니멀리즘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고가의 재료로 만든 최신식 물건들을 갖춰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현대의 '미니멀 감성'을 충족시키는 외형을 가진 가구나 의류, 전자제품이 따로 존재하는 것만 같다. 비움을 통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또 다른 스타일을 소비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다음 유행이 오면 또다시 바뀔 그런 것 말이다.

그런 점에서 휴대폰은 현대의 미니멀 감성을 향한 욕구가 가장 잘 반영된 물건인 것 같다. 휴대폰의 외형은 정말 단순해졌다. 화면이 켜지지 않는 이상 자판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비밀번호를 누르는 순간 수십 가지의 기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 page 71 ~ 72

 

아!

너무 당연시 여겼던 '휴대폰'이...

그리고 이어진 이 이야기는 휴대폰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주었다고 할까...!

​

 

 

이렇듯 저자는 어쩌면 우리가 당연시 여겼던 것들에 대해 남다른 시도를 해보며 다양한 시선으로 조금씩 변화를 꿈꾸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현명한 물질주의자'가 되고자 밀폐 용기를 사용하고 리필 스테이션에서 리필을 하며 품절과 할인의 마법에 휘둘리지 않기를.

'신중한 잡식주의가'로 식재료가 낭비되는 현대의 유통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며 식재료들에 대한 인식의 고찰을.

'배우는 다원주의자'로 살아가기 위해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특정 집단을 향한 시각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47가지 매뉴얼을 가지고 유난스럽지 않게 일러주었습니다.

 

마지막에 '노키즈존'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쯤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아이들보다 더 철없이 구는 어른들도 많다. 그렇다면 노키즈존을 만들 것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성인, 스스로를 통제하지 않는 성인, 진상 성인 출입 금지 구역을 만드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 하지만 그러는 대신 발언권을 묵살하기 쉬운 어린아이들의 출입을 막았다는 생각이 든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다른 손님들의 만족감을 위해 아이의 출입을 통제하기로 결정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와 내가 이 사회 어딘가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기피 대상이라는 사실에 나만 빼고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아 위축감이 든다. - page 2666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나와 남을 구분 지으며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소속감을 찾으려 한다. 그 무리 안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인식하고 인정받으려는 과정에서 다른 무리를 단순화해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오류를 쉽게 범한다. 개개인으로 보지 않고 무리에 속한 사람들을 하나로 뭉뚱그려 정의한다. 이렇게 한 차례 일반화 과정을 거친 대상의 이미지는 다른 특성을 가진 대상들을 아무리 많이 만나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정 대상을 향한 고정관념은 오해와 배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배척과 혐오의 표현은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더 가속홛되었다고도 한다. 이것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폐해다 뭐다 말들 하지만, 이 기술력에 온전히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편을 가르고, 구분 짓고, 대상을 일반화한 뒤 배척하는 행동은 소셜미디어의 발달과는 상관없는 인간의 본성인 듯하다. 본성이라 어쩔 수 없다는 건 물론 아니다. 살면서 대상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밑도 끝도 없는 미움과 혐오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걸 우리 어른들은 다 알고 있지 않은가? - page 267 ~  268

​

 

각 장을 읽을 때마다 잠시 나에게 빗대어 생각을 하고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떠한가...?'

여전히 절대다수가 만들어놓은 사회에 물 흐르듯이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이, 이제껏 살아온 제 자신이 부끄럽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목소리를 내며 투쟁을 하지 않을지언정 스스로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세상 역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없음에.

조금은 삐딱하더라도 당당히 나다운 생각으로 변화를 꿈꾸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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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2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부르셨어요?! ㅎㅎ 소심하면 한 소심한 제게 꼭 필요한 책같아요 ㅎㅎ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아쿠쓰 다카시 지음, 김단비 옮김 / 앨리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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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기에 책 제목 중에 '책'이 들어가면 눈길이 가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더 끌리는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책 읽는 가게'라는 점.

 

'독립책방', '북카페'라면 친숙한데...

(아마도 다른 의미겠지만...)

굳이 '읽는다'는 행위를 포함했다는 건 뭔가 특별함이 있다는 것일 텐데...

그래서 이곳이 너무나 궁금하였습니다.

 

'여기서 책을 좀 읽어도 되겠습니까?'

책 읽을 장소를 찾아서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다는 건 참 좋고 가슴 설레는 일이라는 것을.

그와 동시에 '이 책을 어디에서 읽지?'하며 독서시간을 고대하고 또 고대할 것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초점을 맞춘 것이 바로

 

어디서 읽을까나...

 

대부분 '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되기에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특히 '주방'이란 공간에서 책을 읽곤 합니다.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공간.

하지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책을 읽기란...

음...

그렇기에 저도 가끔 외쳐봅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집 다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은 아무래도 '카페'가 떠오르게 됩니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책들에 둘러싸여서 읽을 수 있는 곳.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가 혼연일체 되어 있기에 어쩌면 무음보다는 책에 집중하며 읽을 수 있는 곳.

하지만 이곳도 그리 편하진 않습니다.

왠지 모르게 보이는 눈치와 자칫하면 다른 이의 대화가 솔깃할 경우 집중할 수 없음에.

그리고 저자가 콕 집어 '책을 읽을 수 없는' 본질적인 원인을 일러주었습니다.

 

사무치는 외로움. 그곳에서 내가 느낀 사무치는 외로움이야말로 책을 읽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 page 35

 

북카페이기에 책을 읽기 가장 좋은 곳일 거라 기대하지만 막상 독서를 하면 이질적이고, 뜬금없고, 눈치 없는 행동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외로움으로 다가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북카페'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았습니다.

 

북카페란 '책이 있는 카페'이고, 주된 기능은 '새로운 책을 발견하고' '사람과 교류하는' 것이다. 여기에 '책을 읽다'라는 말은 없다. 북카페에는 '책을 읽는' 기능이 없는 걸까. 아니면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내포되어 있는 걸까. - page 41

 

와...

그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는...

 

저자는 진정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을 만들게 됩니다.

 

'책 읽는 가게'

"이곳은 카페도 북카페도 아닌 '책 읽는 가게'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독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는데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흔히들

 

"책을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대학생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이는 10년 전 조사와 비교해 10퍼센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원인은 스마트폰 등의 정보기기 보급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독서에 대한 무관심에 걱정 어린 시선들을 비추는 것에 대해 저자는 말합니다.

 

독서를 특권화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것-독서를 취미로 가진 모든 사람을 내 멋대로 '우리'라는 말로 묶어버렸지만-과는 많이 다르다. 재미있기 때문에 독서를 한다. 설레기 때문에 독서를 한다. 독서의 '장점'이 뭐건 간에, 그냥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취미인 것이다.

책, 그리고 독서라는 행위에 대해 사랑도 존중도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질문, 한탄. 그런 건 엿이나 먹어라. 아니면 개나 줘라(아니다, 그럼 개한테 미안하니 안 되겠고). 게다가 (어디까지나 이기적인 이유에서) 책이 좀더 세련되고 멋진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논조는 책과 독서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아주 유해할 뿐이다.

독서는 '좋은 것'이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독서를 하는 젊은이들이 줄고 있어 큰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걱정하는 연장자들의 독서 인구도 줄고 있다...... "해라, 해라"하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데, 그 말을 듣고 독서의 매력에 빠질 사람이 누가 있으랴. 매력에 빠지는 건 설레거나 욕망을 느낄 때 가능한 일이다. 공허한 탄식은 원래 있는 매력조차 깎아 먹는다. 정말 민폐다. - page 51 ~ 52

 

앗!

조금 놀라웠다고 할까!

이 맞는 말을... 왜 이제서야...

덕분에 '독서'에 대해 깨우쳤다고 할까!

 

그리고 '책 읽는 카페'가 필요한 이유도 저자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는 영화관이 있듯이 골프에는 골프 연습장이 있듯이.

 

하나의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고, 잎을 무성히 틔우려면, 그리고 그 무성한 잎을 생기 있게 유지하려면 '그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장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꼭 각각의 장소가 없어도 문화는 존재할 것이다. 저마다 지금까지 존재해왔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장소'가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다. 만약 영화관이 없어서 작은 화면과 빈약한 음향으로만 영화를 봐야 한다면, 만약 스키장이 없어서 야산을 직접 올라서 스키를 타야 한다면, 만약 스케이트 파크가 없어서 늘 주의를 받고 눈치를 보면서 놀아야 한다면...... 마음 놓고 몰두할 곳이 없었다면 각 문화의 저변이 지금처럼 이렇게 넓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없어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있는 편이 확실히 좋다. 없는 세상과 있는 세상이 있다면 있는 세상이 훨씬 풍요롭다고 각 문화 애호가들은 생각할 것이다. 공간이 있어서 용기 내어 시작했고, 지금은 그것이 소중한 취미가 된 사람도 많으리라("클라이밍짐 같은 게 왜 필요하냐, 자연에서 하는 게 최고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 쓸데없이 진입 장벽을 높이고 싶어하는 꼰대들은 어느 문화에나 있다. 정말로 뭐랄까, 말을 말자). - page 129 ~ 130

 

설득당했다고 할까.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이런 공간은 무조건 있었으면 생각하지만 아마 이 이야기를 다른 이가 들어도 설득되지 않을까?!

 

저자로부터 독서라는 행위부터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기까지 그의 남다른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그의 예리한 통찰력은 단순히 책을 좋아했던 저에게 색다른 배움과 깨달음의 계기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너무나도 즐거웠던 만남.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이 만남이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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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18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 적부터 책상밑이나 구석 이런 곳을 좋아해서인지 지금도 어디 짱 박혀서 읽는거 좋아해요. 친언니는 제 이런 습성을 가난뱅이유전자라고 어릴따 좁은 집에 살아서 그렇다고 ㅎㅎㅎ
 
마담 타로 ㅣ 한국추리문학선 11
이수아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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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찾기 위해 ‘마담 타로‘가 되었던 그녀. 그녀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지, 그래서 동생은 찾을수 있을지 그 과정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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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맛 - 연기부터 수액까지, 뿌리부터 껍질까지, 나무가 주는 맛과 향
아르투르 시자르-에를라흐 지음, 김승진 옮김 / 마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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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러웠다고 할까...

낯설었다고 할까...

(아마도 같은 느낌이겠지만...)

'나무'에서 '맛'을 느낀다고...?!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고기를 구울 때 불맛을 입힌다고 할 때 ○○나무를 사용하는 것!

이것이 나무의 '맛'이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더 궁금하였습니다.

생각하기엔 낯설고 새로운 나무의 풍미, 맛, 향을 찾아 떠난 그의 모험이, 그리고 무엇보다 그 맛이.

향과 맛을 감별하는 음식 평론가 '아르투르 시자르-이클라흐'의 여행에 저도 동행해 보았습니다.

 

입 안 가득한

그 향, 그 맛, 그 깊이!

사실 나무의 맛입니다

 

『나무의 맛』

 

 

그의 모험의 시작은 집 근처 호숫가에 서식하는 '비버 가족 네 마리'의 모습을 보면서였습니다.

 

비버는 기본적으로 나무를 먹고 산다(그리고 몇몇 사진으로 판단해보건대 나무만 먹고도 꽤 살이 찌고 덩치도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음식과 나무에 대해 연구를 하던 그에게 '비버'보다 더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존재가 또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완벽한 정보원일 것 같았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차가운 물에서, 그것도 밤에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동물과 어떻게 인터뷰를 한단 말인가? 또한 비버는 쇳빛의 단단한 치아로 나무를 갉아 먹고, 양분을 최적으로 추출하기 위해 자신의 똥을 다시 삼키며, 의도적으로 자기 집에 물이 범람하게 만든다.

 

비버의 행동과 인간의 행동 사이에는 공통된 기반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비버가 어떤 나무를 좋아하고 어떤 나무를 싫어하는지 살펴보며 단순한 방법으로 접근하기로 합니다.

'비버가 먹는 나무 = 나도 먹어봐야지 하는 나무'처럼.

 

불쾌한 맛이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포플러 껍질은 희미한 루바브 같은 첫맛에 이어 점점 더 쓴맛이 났다. 하지만 마누카 꿀(항균 효과와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뉴질랜드 원산의 마누카 꽃에서 나오는 꿀)을 곧바로 연상시키는 단맛도 감돌았다. 자작나무 껍질은 매우 사각거리는 질감이었고 맛은 샐러드 채소와 무척 비슷했다. 단풍나무 껍질은 의외로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가장 맛이 불쾌한 것은 버드나무 껍질이었는데, 흙도 털지 않은 풋감자 같은 맛이 났다. 종합적으로 말해서, 나무마다 껍질의 맛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그리고 비버가 느끼는 맛의 풍경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체험해 본 것은 정말이지 멋진 경험이었다. - page 57

 

그렇게해서 그는 나무의 맛을 찾는 탐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사실 나무껍질은 인간의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였습니다.

미국 원주민이 카누와 천막에 자작나무 껍질을 사용하였고 버드나무 껍질로 일종의 담배를 만들었으며 적갈색의 오리나무 껍질로 옷을 염색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북미의 몇몇 부족은 나무의 목질이나 그 밖의 부분을 실제로 먹기도 했다는 점은 이미 나무의 맛과 향을 인정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저자는 나무의 풍미, 맛, 향을 머금은 음식들을 찾아 나폴리로, 스위스로, 모데나로, 빈으로, 다르질링으로 떠나며 최고의 요리를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경우는 '나무통 숙성' 정도에 따라서 그 맛과 향이 달라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너무나도 새로웠던 건 포콧 지역에서의 '블루 요구르트'의 경우는

 

크롬워나무(나중에 알아보니 '커런트 송진 나무'라고 알려진 오조로아 인시그니스의 일종이었다)의 재로 만든다. 그렇게하면 우유를 무려 6개월이나 보존할 수 있다. - page 238

 

재를 섞어서 만든다는 사실이.

이 재의 역할이

 

첫째, 나뭇재는 일반적으로 우유에서 박테리아의 활동을 늦춰 미생물들이 고형의 요구르트를 형성하기 어렵게 만든다.

둘째, 이것이 더 흥미로운 결과인데, 크롬워 나뭇재는 재의 기본적인 역할을 넘어 우유를 더 오랫동안 신맛이 나지 않게 보존해주는 효과도 내는 것으로 보인다.

 

매우 효과적인 우유 보존제 역할을 하고 그와 동시에 기분 좋은 미네랄과 훈연의 맛을 더해줄 수 있다는 사실은 생소했기에 신기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만들어낸 이 만찬이.

소나무 형성층을 말려 가루를 내고 반죽해 '쿠키'를 굽고 너도밤나무 '롤빵'을 만들며 너도밤나무 톱밥을 넣어 숙성한 '맥주'

까지.

'나무'가 재료라고 말하지 않으면 누가 알겠는가!

​

 

 

다양한 나무 맛이 실제로 존재하며 그중에는 매우 맛있는 것도 있다고 말이다. 그 모든 실험에서 내 미뢰는 파괴되지 않았던 것이다! -  page 401 ~ 402

 

저자를 통해 나무의 '맛'까지 알게 되니 정말 '나무'는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내뿜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들을 제공해주니 말입니다.

그런 나무를 우리는 망가뜨리고만 있지 않았는가...

이제라도 나무가 인간에게 지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며 우리 주변의 나무에 관심을,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나무 한 그루 심어보는 것은 어떨지.

저자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가 우리에게 정작 전하고픈 이야기가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남겨봅니다.

 

나무가 우리 주위의 모든 곳에서 더 많아지고 번성해야만, 그리고 자연적인 재생 속도를 넘어서는 정도로는 사용되지 말아야만, 지속 가능하고 맛있는 나무의 미래가 올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시간 단위를 훨씬 넘어서는 미래일 것이고 인류에게 앞으로 수많은 세대에 걸쳐 번성할 수 있는 역량을 줄 미래일 것이다.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 한참 전에도 번성했던, 그리고 인간이 사라진 이후에도 한참 더 번성할 나무처럼 말이다. - page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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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17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무가 다양한 향기나 뿌리를 통해 서로 대화한다는 걸 읽고 놀란적이 있어요. 맛도 다양하다니. 그러고 보면 종이맛도 다를까요? ㅎㅎ

페넬로페 2021-11-17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는 화학처리가 되어서... 먹으면... 음...
 
휘슬블로어 - 세상을 바꾼 위대한 목소리
수잔 파울러 지음, 김승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휘슬블로어(whistle-blower)

'부정행위를 봐주지 않고 호루라기를 불어 지적한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내부고발자'를 의미

-시사상식사전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 건 이들의 용기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기에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매 순간 투쟁했던 한 여성의 위대한 서사

 

『휘슬블로어』

 

 

그녀가 자란 곳은 현대의 미국 서부 지역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깡촌과도 같은, 대개 사회에서 뒤처지고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가난했지만 멋진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커가면서 자신과는 매우 다른 삶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또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과 시련에 빠지게 됩니다.

 

십 대 초반이 되었을 때 집의 재정 상황이 바닥까지 떨어지자 동생들과는 달리 정규 교육과정 대신 낮에는 일을 해야 했고 밤에 책을 읽고 공부하는, 스스로 공부를 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그저 평범한 아이처럼 사는 것-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공식 교육을 받지 못한 농촌의 가난한 백인 여성에게 사회는 참으로 냉정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뇌 스위치를 'ON'으로 바꿔주는 계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열다섯인가 열여섯인가 되었을 때.

아빠의 작은 사무실에 앉아 아직 안 읽은 책이 뭐 없다 뒤적거리다가...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읽었던 책들과 함께 거기에 그렇게 앉아서, 그 책들에 담겨 있던 위대한 인물들의 위대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했다. 그러다가 퍼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들은 모두 자신의 삶에서 무언가를 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단순히 그들의 삶에 무언가가 닥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런 일들이 자신의 삶에 일어나게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였지 그런 일들이 그저 그들에게 일어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

내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움에 나서는 데 내 생존이 달려 있으며 나의 모든 부분이 그 싸움에서 이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무의식의 무언가가 마침내 깨달은 듯했다. 나는 일어서서 길을 찾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더 나은 삶을 갈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여기에서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었으므로 내 삶을 제 경로에 올려놓는 일은 모두 나 스스로 해내야 한다. - page 36 ~ 37

 

그녀의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은 결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공부를 하게 됩니다.

꿈의 실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고 있었고 이미 실현된 것처럼 느껴질 그때.

또다시 그녀의 삶을 무너뜨릴 사건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학생을 지켜주어야 하는 학교에서 오히려 잔인하고도 불합리한 보복 조치.

그러고도 학교 측은 피해조차 오점조차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늘까지도 이어진다는 점이 우리 사회에서도 공공연하게 일어나기에 뭐라 형언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수전 파울러는

 

"나는 위대한 일을 할 거야"

"나는 위대해질 거야"

"그보다 낮은 것에는 타협하지 않을 거야"

 

다짐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몸값 높은 유니콘 기업'이라 불렸던 '우버'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선망의 기업?

정말 그 민낯을 알게 된 순간...

​



 

 

첫날 상사로부터의 성폭력과 이에 대한 부조리한 처사.

그리고 성차별과 인종차별, 가스라이팅은 물론이고 노동법과 기본적 인권도 무시할 수 있다고 믿는 이곳.

그녀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목소리를 내야만 했습니다.

 

그녀의 투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었습니다.

흔적을 조금 남기면 어김없이 협박과 보복... 그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찬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가 계속할 수 있었던 건...

 

한 달 뒤에 뱃속의 아이가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이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어야 한다는 데 대해 전에 없던 절박함이 느껴졌다. 내 딸이 일터에서 성적 괴롭힘, 차별, 보복이 다반사인 세상에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 딸은 충분히 꿈을 크게 꾸고 있는가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략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외에 다른 것은 걱정해야 할 필요가 없는 세상에 살게 하고 싶었다. - page 281 ~ 282

 

결국 세상은 용기 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답변을 해 주게 됩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위대한 자들에 의해서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소신껏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로 인해 보다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에 대해 반성하게 됩니다.

불평불만을 내놓으면서 나는 세상을 향해 외쳤는지...

그저 '방관자'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건 아닌지...

 

그녀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한수 배웠습니다.

 

"나는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되기를 원한다.

나는 나 자신의 목적에 의해, 나 자신의 이유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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