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제니 오델 지음, 김하현 옮김 / 필로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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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쁜 것이 싫음에도 갑자기 한가해지면 불안함이 밀려오곤 합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건지...

누가 하라고 재촉하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무언가를 하려고 열심히 움직이곤 합니다.

(남들의 눈엔 부산스럽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래서 이 책이 궁금하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 진정한 의미를 저에게도 새겨주고 싶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의 혁명적 잠재력!

관심을 기울일 때 확장되는 세계에 대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결과와 성과만을 중시하는 시스템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용인되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그 어떤 일보다 힘든 일이라 여겨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1877년에 이미 바쁨을 '활력 부족의 증상'이라 정의하고 "바쁨은 관습적인 일을 할 때를 제외하면 삶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 기운 없고 진부한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 page 16


뿐만 아니라 철학자 세네카의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라는 글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을 돌이켜 생각해보라. 무엇을 잃고 있는지도 모른 채 얼마나 많은 것을 삶에서 빼앗겼는지, 쓸모없는 어리석은 기쁨, 탐욕스러운 욕망, 사회의 유혹에 얼마나 많은 것을 소진했는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자신의 계절이 오기도 전에 이미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너무 무섭지 않은가!

한 번뿐인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이야기합니다.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는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공간과 깊이 있게 듣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특히나 요즘의 우리들은 소셜미디어로 끊임없이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관심'이란 단어에 포커스를 둡니다.

그리곤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의 관심이 향해야 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온라인에 기울이는 관심을 거두어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유의미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생물학적 문화적 생태계를 회복하는 일에 관심을 쏟자고 제안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란 

'서로를 향해 진정한 의미의 관심을 기울이는 것'

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의 나는 어디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가상의 세계에, 허상에, 욕망에 주의를 빼앗겨 결국 나 자신도 잃어버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쓰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한 발짝 떨어지는 것.

그렇게 우리의 의식의 경로를 바꿔 주변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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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살인 클럽 ㅣ 목요일 살인 클럽
리처드 오스먼 지음, 공보경 옮김 / 살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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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하나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분들을 떠올려보자면...

100세, 아니 101세까지 전세계를 돌아다니시면서 활약을 하셨던 '알란 칼손' 할아버지.

그의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태도로 맞닥뜨린 상황을 잘 대체하시는 모습에 유쾌하면서도 한편으론 찡한 감동도 있었다고 할까.

이 할아버지부터 시작하여 킬러 할머니까지.

다시 떠올리니 그들이 보고팠습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 소설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던 건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대단한 미스터리 소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잘 아는 노인 탐정들, 호감 가는 형사 둘이 등장해 스릴 있고 재미나며 감동적인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_「라이브러리 저널(Library Journal)」

 

이 추천사의 말이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매력적인 인물들이 나온다는 이 소설.

그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7080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유쾌한 탐정놀이

목요일 살인 클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목요일 살인 클럽』

 

 

쿠퍼스 체이스 실버타운.

이곳에 놀라운 전력을 지닌 80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서로 친구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목요일마다 모여 활동하는 동아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목요일 살인 클럽'.

 

이 멤버들을 소개하자면

사건을 총 관리하는, 살인이나 수사 같은 것들이 낯설지 않은 일을 하였던 전직 스파이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의 곁에서 마치 '셜록홈즈와 왓슨 박사'가 있다면 왓슨 박사 같은, 동아리 활동을 기록(?)하는 은퇴한 간호사 '조이스'.

전직 정신과 의사였던 '이브라힘'.

열혈 사회운동가로 명성을 날렸던 '론'.

이렇게 4명은 목요일마다 몰래 입수한 미제 사건을 가지고 서로 간의 의견을 나누며 해결하고자 합니다.

해결해도 시간이 경과되어 결국 범인을 잡을 수 없지만...

 

매번 미제 사건을 다루었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진짜 시체가 있고 진짜 살인자가 돌아다니는 진짜 사건.

'건축업자 토니 커런 살인 사건'

실버타운을 만든 건축업자인 토니 커런이 살해당한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 자기도 그게 궁금할 거야. 그들의 재무 관계를 한번 알아봐야겠어. 돈의 흐름을 추적해봐야지. 나한테 신세 진 사람이 제네바에 있는데, 그 사람이 오늘 저녁까지 벤섬의 재무 기록을 보내주기로 했어. 재미있겠다, 그렇지? 모험이잖아. 우리는 경찰들은 못  하는 몇 가지 문제 해결 방법도 알고 있어. 경찰들은 우리가 도와주면 고마워할 거야. 오늘 아침에 내가 할 일도 바로 그런 거야." - page 67 ~ 68

 

뭐지, 이 엘리자베스 할머니.

경찰을 도와준다는 이 당당함이!

그리고 이 할머니는

 

"우리 모두가 살인 사건의 목격자네요. 이건 정말이지 멋진 일이에요." - page 231

 

셜록홈즈도 울고 갈 법 하지 않나!

아무튼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들은 사건에 진심을 담아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된 '크리스 허드슨 형사'.

젊은 여자 경찰 '도나'도 이 사건에 참여하고 싶지만 자신에겐 지루하고도 단순한 업무만이 남아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민 건 역시나 우리의 엘리자베스 할머니.

 

"수사팀의 일원이 되고 싶지 않아요, 도나?"

도나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또닥또닥 두드린다.

"그래요. 제가 살인 사건 수사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죠......"

"그래요, 그렇게 가정해봐요.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형사과가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는 아세요, 엘리자베스? 나도 수사를 하고 싶으니까 끼워달라고 말한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엘리자베스는 미소 짓는다.

"아,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도나.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 page 87

 

결국 도나도 사건 수사팀에 합류하게 되고 수사하고 있던 중 또다시 사건이 일어납니다.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이안 벤섬'이 살해당하게 됩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이젠 형사 둘과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달려들게 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점점 범인의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았지만 마지막에 '어? 진짜?' 하며 뜻밖의 진실이 있었는데...

그래서 읽고 난 뒤 이 소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이 있는 실버타운.

그 분위기를 대변하는 문장은 아마 이것이 아닐까.

​



고독하고도 씁쓸한...

꺼지기 시작한 저 불빛이 처량하게만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들은 여전히 반짝이는 불빛이었다는 것을!

 

이 소설이 매력적이었던 건 주인공들의 모습도 그렇지만...

사건이 더럽고 비열한 것이 아닌... 참...... 그렇습니다.

 

목요일.

 

삶은 멈출 때까지 계속 되어야 한다. 목요일 살인 클럽은 계속 모임을 가질 것이고, 누군가 수수께끼 같은 쪽지를 현관문 밑에 밀어 넣을 것이며, 살인자는 창문을 교체해줄 것이다. 이 생활이 오래 계속되기를. - page 491

 

그렇다면 다음 만남을 기대해도 되는 것일까...?

이들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목요일 살인 클럽 모임을 가지기를 빌어봅니다.

책을 덮고 나니 훈훈한 기운이 남아 그들처럼 차 한 잔을 하며 여운을 즐겨볼까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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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히데오의 창작하는 유전자 - 내가 사랑한 밈들
코지마 히데오 지음, 부윤아 옮김 / 컴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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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의 근본엔 역시나 ‘책‘이 있었다는 사실! 그가 전한 밈을 이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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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히데오의 창작하는 유전자 - 내가 사랑한 밈들
코지마 히데오 지음, 부윤아 옮김 / 컴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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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크리에이터.

그들의 '창조력'이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그 창조력의 근간이 궁금하였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

<데스 스트랜딩>

게임에 관심이 없지만...

이 분 세계적인 게임 제작자라고 하였습니다.

'코지마 히데오'

그가 게임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에 대해 소개해 준다고 하니 이참에 저도 한 수 배워보려 합니다.


『코지마 히데오의 창작하는 유전자』



"책이 없는 세계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의 어린 시절은 방과 후 집에 돌아와 불을 켜는 것이 늘 그의 몫이었던, 그래서 혼자 집에서 책을 펼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외롭고 쓸쓸할 때 항상 그의 곁에 있어주었던 것은 바로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고독하지만 연결되어 있다.

그런 감각이 어린 시절부터 외로웠던 나를 지탱해 준 힘이었다.

그래서 나는 책이 지금까지 나에게 선사해 주었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유대감'을 이 책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도 전하고 싶다. - page 9


그가 전하고자 한 유대 관계를 맺어 주는 것을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제창한 개념인 'MEME 밈'이라 부르게 됩니다.

밈...

(『이기적 유전자』를 읽을 때 '당분간은 만날 일이 없겠지...'라며 읽었었는데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아하하핫;;; 헛웃음이 나오는건 뭘까...)

여기서 그는 '밈'이라는 개념을 


'MEME은 사람과 사람이 이어질 때 계승되어 간다. 어떤 사람에게도 어떤 물건에도 이야기는 깃들어 있다. 시대와 지역을 넘어 ME와 ME를 이어 가는 시스템이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하고 누군가에게 전하는 행위다'


라 말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는


이야기는 밈의 대표적인 형태 중 하나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책으로 기록되어 전해지면서 문화를 계승해 간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유전 정보를 계승하는 것처럼 밈은 사람이 책이나 영화와 연결될 때 계승된다. - page 9


그리하여 그에게 창작을 하며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주었던 밈을-책, 영화- 우리에게 전달해주었습니다.


44편의 책과 영화들.

이들을 만나기 위해 매일 서점을 가 새로운 책과 인연을 맺는 일을 반복한다는 그.

모든 것이 '대박'일 수 없기에, 오히려 90퍼센트는 '꽝'이기에 10퍼센트의 굉장한 작품 '대박'을 찾기 위한 여정을 지속적으로 하기에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담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안목을 지닐 수 있었고 세계적 게임 제작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가 소개한 책과 영화들을 거의 접해보지 않았기에 쉽게 공감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그'라는 사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개개의 작품들이 모여 하나의 '그'를 형성하고 있었기에 그가 앞서 이야기했던 그 '유대감'을 '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작품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모래의 여자』

이 소설이 전하는 밈.


『모래의 여자』는 '자유는 모래처럼 유동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 그 자체가 자유다'라고 가르쳐 주는 소설 밈이다. - page 40




아마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이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MEME의 의미가 『이기적 유전자』에서보다 더 크게 와닿았다고 해야 할까...

그 이유는 바로


사람은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유전자만으로는 불완전한 존재다. 실제 인생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책과 같은 장치로 MEME을 받아들여 '하나'로 성장해 간다. - page 288


이 책을 읽고 저에겐 이 문장으로 새겨졌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읽었으니 저도 이젠 그와 연결되었으니 뭔가 새로운 MEME을 창조해내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이야기했던 책과 영화를 찾아 보면서 한발 다가가야겠지요.

그래도 덕분에 '창조력의 근간'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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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인생 수업
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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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잘 안 읽게 되는, 아니 일부러 읽지 않는 책들이 있습니다.

가슴 아픈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들.

억압, 투쟁, 그리고 피와 눈물...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부정하기엔 지극히도 역사적 '사실'이기에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외면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이 책도 읽지 않으려 했었습니다.

죽음의 수용소...

생지옥이란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이 악명 높은 곳에서 얼마나 힘겨웠을지 감히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조심스럽기에 두 눈 찔끈감고 지나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인자한 눈빛이 자꾸만 아른거렸습니다.

저에게 손을 내미는 듯한 느낌에 이끌리듯이 읽게 되었습니다.


"지금 포기하면 안 돼,

하루만 더 버텨보자. 하루만!"

살아 있다는 것의 위대함을 보여준 단 한 권의 논픽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1920년 독일 동부, 라이프치히라는 도시에서 태어난 그 '아브라함 살로몬 야쿠보비치'.

친구들은 '아디'라 부르고 영어로는 '에디'인 그.

유대계 독일인으로 유복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라나게 됩니다.


"돈이 있고 좋은 집에 살 만큼 운이 좋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야 돼. 내가 가진 좋은 운을 남들과 나누는 것, 그게 바로 인생이야. 알았지?" - page 26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큰 기쁨이며,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친절을 베푸는 것이라며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아버지'.

하지만 이런 행복이 오래가지 못하게 됩니다.

바로 1933년 나치가 정권을 잡은, 그리고 행해진 유대인 학살사건.

'발터 슐라이프'라는 독일인 고아 신분으로 위장해 기계공학 대학에 입학하고 최고의 수습생으로 뽑히게 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습니다.


나는 발터 슐라이프가 아니라 에디 제이쿠였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그런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혼자 지내는 건 너무나 힘겹고 가슴 아픈 일이었다. 나는 이 시기에 익힌 지식을 무척 소중히 여긴다. 그러나 가족과 떨어져 보낸 시간은 언제나 한스럽기만 하다.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늘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 그사람이 지닌 재산보다 귀한 존재라고. 아버지의 말처럼 이 세상에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 없는 게 많으며, 그중에는 감히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도 있다. 나에게 그것은 첫째도 가족, 둘째도 가족, 그리고 마지막 셋째도 가족이었다. - page  37


학교를 졸업하고 정밀 의료기기를 제작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부모님의 스무 번째 결혼기념일에 깜짝 서프라이즈를 하고자 비밀리에 고향집에 방문했다가 나치 돌격대에게 붙잡히게 됩니다.

부헨발트 강제 수용소로 이송되고 이때부터 고난의 인생이 펼쳐지게 됩니다.


탈출하다가 감금되기를 반복하던 그.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가족들과 상봉하고 11개월동안 숨어서 지내지만 그것도 잠시, 이웃의 밀고로 그는 강제 이송됩니다.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그곳에선 '선별 작업'을 통해 한쪽에는 지상 최악의 지옥에서 또 다른 삶을 이어 갈 사람들을, 다른 한 족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할 사람들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는 고아가 됩니다.

가장 강인하고 친절한 사람인 아버지를, 사랑하는 어머니를 땅에 묻힐 수 있는 정도의 존중도 받지 못한 채 한 줌의 추억으로...

그러면서 그가 전한 이 이야기.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 곁에 있는 어머니의 소중함을...


어머니는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사람이라고, 그런 어머니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라고,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라고 이야기한다. 왜 이 세상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말다툼을 벌이는가? 차라리 거리로 나가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행인을 붙잡고 말다툼을 벌여라. 찾아보면 당신의 어머니보다 말싸움하기 더 좋은 상대가 수백만 명은 눈에 보일 것이다. - page 250


인간 이하의 생지옥을 경험한 그.

친구와 동료가 날마다 죽어나가고, 부모를 학살한 자들을 위해 중노동을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당하면서 날마다 모멸감을 느꼈던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었던 건 '친구' '우정'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면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를 통해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하나둘씩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랑과 우정, 친절과 희망,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우리 삶의 연료라는 것을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풀어놓았기에 더 묵직하게 다가왔었습니다.

큰 울림을 주었던 그의 이야기.

그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었습니다.

특히나 지금의 시국에 아마 이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힘을 낸다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우리의 몸이 기적을 행할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잘 안다. 내일은 온다. 하지만 마음이 죽는다면, 내일이 와도 우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목숨이 붙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희망에 기회를 한번 줘보는 게 어떨까? 돈 한 푼 들지 않으니 말이다!

친구여, 나는 이렇게 해서 살아났다. - page 186


정말 꼭 그의 이야기를 모두가 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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