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초판본 WINNIE-THE-POOH ㅣ classic edition 1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배가 나오고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

어릴 적 내가 좋아했었고 지금은 우리 아이들까지도 좋아하는 푸와 친구들의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됩니다.

그런 곰돌이 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초판본 감동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습니다.

​

1926년 출간된 후 '누적 판매 7천만 부', '10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책'이자, '월트 디즈니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인 <곰돌이 푸>의 원작인 이 책.

그야말로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습니다.

오래전 수많은 사람에게 주었던 그 감동.

이젠 저에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

엉뚱하고 조금은 서툴지만,

마음은 따뜻한 곰돌이 푸와 친구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

『 WINNIE-THE-POOH 곰돌이 푸(초판본)』



1926년 초판본의 판형, 편집, 디자인 그대로 제작되었다는 이 책.

'고전'적인 느낌에 무엇보다 원서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는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의 삽화를 만날 수 있기에 소장 가치 뿜뿜!!

자꾸만 삐져나오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

에드워드 베어가 크리스토퍼의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쿵, 쿵, 쿵, 계단에 머리를 찧으면서 말이죠. 곰은 이게 계단을 내려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나요. 잠시만 머리찧기를 멈추고 잘 고민해 본다면 좋을 텐데. 아무튼, 이제 곰이 아래층에 도착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인사할 준비가 되었네요. 자, 소개합니다. 위니 더 푸입니다. - page 15

​

크리스토퍼 로빈의 곰 인형인 곰돌이 푸와 숲에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겁쟁이 피글렛, 우울하고 비관적인 이요르, 허세 가득한 아울, 무슨 일이든 간섭하길 좋아하는 래빗, 캥거와 아기 루 등 다양한 외모와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100에이커 숲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사건들과 다채로운 모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곰돌이 '푸' 이름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

어멋!

너무 깜찍한 이유(?)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집을 나와 숲길을 걷다 커다란 떡갈나무 한 그루에서, 그 나무 꼭대기에서 시끄럽게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고 혼자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

"저기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건 뭔가가 있다는 뜻이야. 아무것도 없는데 저렇게 윙윙거리고 또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릴리가 있겠어? 윙윙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건 누군가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저렇게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는 건 꿀벌 말고는 없어." - page 19

​

"그리고 꿀을 만드는 건 나보고 먹으라는 말이지." - page 21

​

어쩌지...

이 엉뚱함이란...

그렇게 꿀을 좋아하는 푸는 나무 위로 올라가다 그만 떨어지고 맙니다.

포기하지 않고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달려가 풍선이 있냐고 묻습니다.

왜 풍선...?!

​

"풍선에 매달려서 꿀을 따면 꿀벌들 몰래 가까이 다가가기 좋아. 네가 만약 초록색 풍선을 든다면 그냥 나무에 달린 잎사귀처럼 보여서 꿀벌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어. 만약 파란색 풍선을 든다면 그냥 하늘처럼 보여서 꿀벌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지. 그렇다면 문제는 어느 풍선이 더 그럴싸하게 보일까 하는 점이야." - page 26

​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니!

그렇게 파란 하늘에 뜬 조그만 먹구름처럼 보이고자 진흙탕으로 가서 온몸을 까맣게 만들고는 파란색 풍선을 두둥실 떠다니게 됩니다.

​

"그럼 네가 여기로 우산을 가져왔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산을 쓴채로 왔다 갔다 해. 그러다가 가끔 날 올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해. '쯧쯧, 비가 오려나 보네.' 그게 우리의 벌들 속이기 작전에 도움이 될 거야." - page 30

​

벌들이 속을까?!

결국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의 풍선에 방아쇠를 당겨 땅으로 내려오게 했습니다.

​

그런데 오랫동안 풍선 줄을 잡고 있었더니 그만 푸의 두 앞발이 꼼짝없이 굳어버렸어. 일주일도 넘게 두 앞발을 번쩍 든 채로 지내야 했다니까. 파리가 날아와서 푸의 콧잔등에 앉으면 입으로 바람을 푸푸 불어서 쫓아내야 했어. 아마도 말이지, 그게 푸가 푸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 - page 36



언제나 긍정적인 푸의 모습으로부터, 겁 많은 피글렛이 용기 내는 모습을 볼 때, 우울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이요르를 바라보며, 그리고 서로를 도와주고 아끼는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더불어 사는 법'을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

에피소드들이 끝날 때마다 감동이 밀려오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 '행복'이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

푸가 홍수 때 피글렛을 구했던 일을 생각하다 파티를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은 크리스토퍼 로빈.

모두들 모인 자리.

서로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

​

"푸, 너는 아침에 눈 뜨면 무슨 생각을 제일 먼저 해?"

조용히 걷던 도중 마침내 피글렛이 말을 걸었어.

"'아침 뭐 먹지?'하는 생각. 피글레 너는?"

푸가 말했어.

"'오늘은 또 무슨 신나는 일이 일어날까?'하는 생각."

피글렛이 말했어.

푸는 곰곰이 뭔가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어.

"둘이 똑같은 거다, 그치?" - page 247 ~ 248

​

이야기는 끝이 나고 크리스토퍼 로빈은 곰 인형의 다리를 잡고 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아... 아쉽다...

또 듣고 싶다... 아니 또 읽어야겠다...

책을 덮는다는 것이 이토록 안타까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와 친구들.

언제 나도 초대해 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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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 - 생텍쥐페리와 매케인, 비행선에서 블랙버드까지 시대의 운명을 결정지은 사건들
김동현 지음 / 이든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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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기장인 '김동현' 저자의 전작 『플레인 센스』에 너무나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었습니다.

'비행기'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비행의 발전과 한 인간의 철학이 깃든 비행기까지 넓은 하늘을 나가는 것만큼 방대한 지식이 가득했던 이야기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기다리며 있었는데...

​

드디어 이번 책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말한 적 없어 알 수 없었던 비행의 세계사 이야기.

벌써부터 두근거렸습니다.

​

"흥미진진한 비행 이야기로 시작해

시대와 기술, 인간을 관통하다"

​

역사의 변곡점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비행 세계사

​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



책은 처음 인류가 배를 타고 대서양을 넘어서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금속으로 된 비행선은 뜰 수 없고, 설령 뜬다고 해도 너무 크기 때문에 이동하지 못한다" - page 21

​

며 독일에선 체펠린의 비행선 프로젝트를 반려하곤 했지만 몇 년 뒤 운송수단으로서 비행선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독일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제플린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쟁의 도구로서 자리 잡게 되고 피의 역사로 돌진하게 됩니다.

피의 역사 속에서 비행과 관련한 19가지 장면을 선별해 책 속에 '비행의 역사'를, 결국 우리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

우선 친숙한 인물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어린 왕자』로 친숙한 비행을 좋아한 '생텍쥐페리'.

'글 쓰는 조종사'가 아닌 비행기를 좋아한 작가였던 그.

자신이 라테코에르에서 처음 우편 비행을 시작했던 비행기의 등록 부호 A-612에서 따온 이름을 『어린 왕자』의 고향인 소행성 B-612라 이름 지을 만큼 비행에 애정이 있었지만 비행 실력과 무성의한 태도를 지녔던 그의 최후는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

어린 왕자가 장미꽃을 사랑한 것처럼 사람들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를 사랑했다. 그의 실종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이 오랜 세월 노력을 기울인 것이 그 증거다. 그가 어떤 조종사였든 그의 문학적 유산은 삶의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영감의 근원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 page 66

​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일본의 조종사가 된 조성 여성 '박경원'.

경상북도 대구의 한 양가에 다섯째 딸로 태어난 그녀.

원래 넷째 딸이 태어났을 때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이름을 '섭섭'이라고 지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다섯째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분통이 터져 딸의 이름을'원통'이라고 지었다는 그녀는 어릴 적 장군감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골격과 힘이 좋았습니다.

신명여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패기 넘치는 당당한 신여성이 되어 평생을 원통이로 살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법원을 찾아가 이름을 '경원'으로 개명하게 됩니다.

경원을 눈여겨본 일본인 사장이 보다 넓은 세상에 나가 신문물을 배워보라고 권유하게 되고 박경원은 이듬해 일본인 사장이 소개해 준 요코하마 실업학교에 입학하지만 그녀가 스무 살이 되자 결혼하라며 종용하는 아버지로부터 대구로 돌아와 자혜병원 간호과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러다 그녀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어느 날 간호사들로부터 제국비행대회 출신의 안창남이란 조종사가 여의도 비행장에서 열린 에어쇼를 보고난 뒤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파일럿이 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무모함에 가까운 패기가 필요했던 그녀의 스토리는 《동아일보》에 특집 기사로 연재되었었습니다.

​

7월 9일

여용사 박경원 양, 부모의 만류와 약혼자도 버리고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비행학교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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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조선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 양. 비행학교 졸업은 하였으나 돈이 없어 면허를 따지 못해

​

12월 12일

박경원 양, 2천 원이 없어 공중 정복 불능. 공부하고도 돈이 없어 하늘을 정복 못해

​

당당함으로 이미 일본 최고의 신여성이었던 '박경원'.

하늘과 비행 그 자체를 좋아했던 그녀는 오로지 조종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며 그 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습니다.

일만친선황군위문비행이면 어떠랴, 도쿄에서 경성을 거쳐 하얼빈까지 장장 2,500킬로미터를 홀로 날아간다는 사실에 벅찬 가슴을 안고 비행을 하지만...

이륙한지 50분 만에 조종간을 잡은 채 사망하게 된 서른세 살 박경원의 파란만장한 삶.

2005년 영화 <청연>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조만간 한번 보려 합니다.

​

영화가 개봉되기도 전에 '누가 제국의 치어걸을 미화하는가'라는 비판과 함께 친일 영화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했다. 감독이 "영화는 영화로만 봐 달라"고 호소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대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 역사상 그 누구도 시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감독은 자연인 박경원의 비행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도전만을 그리고 싶었겠지만, 한 인간의 삶에서 시대를 제거할 수는 없는 법이다. - page 142 ~ 143

​

영화감독의 말처럼 '비행'의 역사라 해도 결국 '사람'이 있었습니다.

항공우편 항로를 개척한 '라테코에르'

가미카제의 비행기 제로센을 만든 '호리코시 지로'

정치인 '매케인' 등 33명의 인물뿐만 아니겠지만 비행의 발전 속엔 누군가의 희생이, 인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읽고 난 뒤 인간적인 면모가 남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각자의 인생은 개인의 선택이며 그 누구도 결코 시대를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서른세 명의 선택을 비판하지 않았다. 하늘에 올라가면 대륙과 바다의 배치가 한눈에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역시 한걸음 떨어져서 볼 때 비로소 그 모습이 보인다. - page 7

​

오늘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하늘엔 인간의 욕심도, 경계도 없었습니다.

떠다니는 구름...

책 속에서 그려졌던 이들의 이야기들이 어렴풋이 그려지면서 그들의 순수했던 꿈과 미래를 계산하지 않았던 열정이 파란 하늘 속에서 참 아련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다 마주한 비행기를 보며 또다시 비행을 꿈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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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과 광기의 암호를 해독하다
리처드 레티에리 지음, 변익상 옮김 / 애플씨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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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이전의 인간의 내면 심리부터 파악하는 것이 어쩌면 우선이 되야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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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과 광기의 암호를 해독하다
리처드 레티에리 지음, 변익상 옮김 / 애플씨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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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보다 정교해진 과학수사.

하지만 그만큼 범죄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흉흉한 세상 앞에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방송에서 <알쓸범잡>이 방영했던 이유였고,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님이 우리에게 일러주는 것이었습니다.

​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무엇보다 '범죄자의 마음속'을 알아본다는 점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가?

어떤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가?

에 대해 묻고 그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볼 수 있는 이 책.

한 번은 제대로 마주해야 했던 우리의 숙제였습니다.

​

법의학 정신분석가의 범죄 심리 프로파일

"악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충동과 광기의 암호를 해독하다』



저자는 30년 동안 1,000건 이상의 끔찍한 범죄를 조사한 미국의 저명한 법의학 심리분석가 '리처드 레디테리' 입니다.

그는 변호사에게 의뢰를 받거나 법원에 선임되어 다양하고 복잡한 법적 문제에 의견을 제시했는데 그가 마주했던 범죄에 대해, 피고인을 이야기하면서 인간 내면의 '충동'과 '광기'에 대해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

총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1부에서는 '다이모닉'이라는 개념에 대해 소개를 합니다.

​

다이모닉은 넓고 깊은 인간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다이모닉은 마구 분출되는 증오뿐 아니라 장엄한 사랑과 [출산, 육아, 복지 행동, 취업 등과 같은] 생산성을 위한 잠재력이다. 다이모닉은 우리 존재의 역설이자 불가사의다. 그런데 다이모닉이 감동적인 노래를 만드는 힘이 될 수도 있지만 혐오스러운 성범죄를 저지르는 힘이 되기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밝으면서도 어두운 다이모닉의 이중성은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개인의 이력과 재능에서 어떤 요소 때문에 다이모닉의 어둡고 사악한 면이 (법과 도덕적 관습을 거슬러) 육체와 영혼을 파괴하는 힘으로 나타날까? - page 24

​

사회적 관습이나 두려움, 의무감, 동정심, 용기, 죄책감, 사랑하는 사람과 일체감과 같은 여러 요소의 규제를 받으며 균형을 유지하는 '다이모닉'.

뭔가 우리가 '선'이라고 부르는 것 안으로 녹아들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어둡고 그늘진 면 때문에 언제나 위태롭게 흔들리는 '다이모닉'.

이 다이모닉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2부에서 그 해답을 사례와 자료를 통해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

책 속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의 기본적인 심리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적으로 범죄 심리의 광기만을 다루지 않기에 보다 광범위하게 추론을 해 나갈 수 있음에 오히려 여느 심리학보다 흥미롭고도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

편집증, 우울증, 종교적 망상, 스트레스, 애정결핍, 상실감, 정신 장애, 성격 장애 등.

특정 인물들만이 겪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개인의 삶 속에도 잠재되어 있다가 이것이 끝내 충동과 광기로 분출되어 버리면 범죄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

3부에서는 발달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 신경과학의 새로운 성과에 비추어보면 인간 본성의 합리성에 기초한 법률 체계가 때로는 부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나아가 형사사법 제도가 더 인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긍정적인 방향을 찾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

올리버 웬들 홈스 대법관은 법의 역사는 논리의 역사가 아니라, 경험의 역사라고 지적했다. 우리의 법체계는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바로잡으며 계속 개선되고 발전해갈 것이다.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법체계도 불완전하다. 하지만 운이 좋으면 계몽된 상승을 계속해갈 것이다. - page 378

​

왜 이 책을 읽고 나서

'인간처럼 굴곡진 나무로는 아무것도 똑바로 지을 수 없다'

라는 철학자 칸트의 말을 되새기게 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원초적 감정과 함께 거짓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형사법체계에서 벌어지는 어두운 이면의 모습은 여전히 우리에게 숙제로 남겨질 수밖에 없음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주었습니다.

​

태어나면서부터 범죄자인가?

이 답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범죄자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사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어느 누군가가 책임지는 것보단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 무엇보다 '관심'을 가지는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

뭔가를 직면한다는 것이, 특히나 내면을 직면한다는 것이 복잡하지만 한 번은 들여다봐야 함.

특히나 '다이모닉'이라는 개념.

이 책에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단어는 이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마지막 짧지만 강렬했던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방향성.

심층적으로 다가갔기에 더 진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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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집사
배영준 지음 / 델피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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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끌렸던 건 천재 작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살바토르 문디' 작품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거장의 작품에 어떤 요소를 넣어 재미를 더해줄지 궁금하였습니다.

​

천재 작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살바토르 문디'

이 작품을 풀어가는 비밀의 열쇠

​

『사우디 집사』



2021년 2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내 몸은 마지막 실낱같은 온기의 불씨마저도 꺼져가고 있었다. 그 순간,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의 기나긴 터널 끝에서 한 줄기 빛과 함께 내 이름을 부르는 나지막한 음성이 희미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

"사우디 집사! 피터!"

"자네는 내가 되고 난 자네가 되었네."

"이제 길고 길었던 그 죽음의 어두운 터널에서 떠나가게."

...

그 실체는 바로 살바토르 문디! 그 자체였고 구세주였다. - page 10 ~ 11

​

그리곤 시간은 거슬러 가기 시작합니다.

주인공 피터는 한국에서 치열했던 대학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50 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프랑스 국립 집사학교에 입학합니다.

프랑스 국립 집사학교 500년 역사상 유일하게 한국인 학생으로 선발되어 교육과정을 우수하게 이수하고 수석으로 졸업하게 된 피터는 일하고 싶은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이 부여됩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 가문,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우디 국왕 반살림 가문.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곳들 중에 그가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사우디 반살림 왕가의 집사였습니다.

황량한 사막!

맥주 한잔도 제대로 마실 수 없는 금주의 나라!

석유 왕국!

도대체 왜 이곳을 선택했을까...?

​

하지만, 사우디를 선택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 사우디 제다 건설 현장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 때문이었다. - page 17

​

그렇게 그는 사우디 오아가에서 집사로 일하게 되고 왕궁 내에 비밀리 보관하고 있던 '살바토르 문디'라는 작품을 접하게 됩니다.

그와는 인연이 있었던(?) 살바토르 문디.

집사학교 교양 필수과목인 다빈치의 작품세계 연구 강의에서 그는 살바토르 문디를 주제로 선택하여 동기생들과 열띤 토론을 펼치곤 했었는데 이렇게 500년의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의 눈앞에 존재하다니.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기억 속에서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데...

​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내 앞에 펼쳐졌다. 갑자기, 누군가 내 마음의 문을 강하게 세 번 쿵! 쿵! 쿵! 두드렸고 내가 마음의 문을 열자, 거센 폭풍우 속 한가운데 고요한 폭풍의 눈처럼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살바토르 문디! 구세주가 내 안에 들어와 내 온몸을 완전히 휘감았다. 일순간 내 심장과 두 눈은 마치 불타는 것처럼 뜨거워졌다. 그 순간 나는 살바토르 문디가 되고 살바토르 문디는 내가 되었다. - page 90

​

피터는 이 작품의 신비한 능력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그의 눈앞엔 상상도 못할 일들이 펼쳐지게 되는데...

전 세계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반살림 왕과 그레이스 왕비, 자밀라 공주, 미술 관리인 제임스 쿡 등 다양한 인물들과 함께 스펙터클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잠시도 한눈을 팔 수가 없었습니다.

​

러블리 수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

"인생을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슬픔이 찾아오기도 하죠. 러블리 수는 그런 면에서 어려움들을 잘 이겨내며 살아온 것 같아요."

"네. 부모로부터 버려진 어린 시절부터 사랑하던 남자를 작전 중에 잃게 된 기구한 인생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순간들이 한 줌 한 줌 모여서 지금, 바로 이 순간 단단한 제가 존재하고 있음을 항상 깨달아요." - page 176

​

그리고 자밀라 공주가 했던 말.

​

"어려서부터 어머니께 그 태몽을 듣고 항상 사우디 여왕이 될거라는 소망을 갖고 살아왔어요. 아마 그 누구도 제가 사우디 최초 여성 외무장관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거예요. 물론 전 현재 왕세자 서열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하지만 원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그 찬란한 꿈을 향해 걸어간다면, 세상은 변하고 언젠가 그런 날이 올 수 있다고 믿어요." - page 208

​

이들의 말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

피터와의 만남은 다음을 기약하고 있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를 기다리며

​

마사할 카이르! (아랍어 저녁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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