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과 광기의 암호를 해독하다
리처드 레티에리 지음, 변익상 옮김 / 애플씨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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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보다 정교해진 과학수사.

하지만 그만큼 범죄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흉흉한 세상 앞에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방송에서 <알쓸범잡>이 방영했던 이유였고,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님이 우리에게 일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무엇보다 '범죄자의 마음속'을 알아본다는 점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가?

어떤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가?

에 대해 묻고 그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볼 수 있는 이 책.

한 번은 제대로 마주해야 했던 우리의 숙제였습니다.

법의학 정신분석가의 범죄 심리 프로파일

"악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충동과 광기의 암호를 해독하다



저자는 30년 동안 1,000건 이상의 끔찍한 범죄를 조사한 미국의 저명한 법의학 심리분석가 '리처드 레디테리' 입니다.

그는 변호사에게 의뢰를 받거나 법원에 선임되어 다양하고 복잡한 법적 문제에 의견을 제시했는데 그가 마주했던 범죄에 대해, 피고인을 이야기하면서 인간 내면의 '충동'과 '광기'에 대해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총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1부에서는 '다이모닉'이라는 개념에 대해 소개를 합니다.

다이모닉은 넓고 깊은 인간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다이모닉은 마구 분출되는 증오뿐 아니라 장엄한 사랑과 [출산, 육아, 복지 행동, 취업 등과 같은] 생산성을 위한 잠재력이다. 다이모닉은 우리 존재의 역설이자 불가사의다. 그런데 다이모닉이 감동적인 노래를 만드는 힘이 될 수도 있지만 혐오스러운 성범죄를 저지르는 힘이 되기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밝으면서도 어두운 다이모닉의 이중성은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개인의 이력과 재능에서 어떤 요소 때문에 다이모닉의 어둡고 사악한 면이 (법과 도덕적 관습을 거슬러) 육체와 영혼을 파괴하는 힘으로 나타날까? - page 24

사회적 관습이나 두려움, 의무감, 동정심, 용기, 죄책감, 사랑하는 사람과 일체감과 같은 여러 요소의 규제를 받으며 균형을 유지하는 '다이모닉'.

뭔가 우리가 '선'이라고 부르는 것 안으로 녹아들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어둡고 그늘진 면 때문에 언제나 위태롭게 흔들리는 '다이모닉'.

이 다이모닉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2부에서 그 해답을 사례와 자료를 통해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책 속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의 기본적인 심리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적으로 범죄 심리의 광기만을 다루지 않기에 보다 광범위하게 추론을 해 나갈 수 있음에 오히려 여느 심리학보다 흥미롭고도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편집증, 우울증, 종교적 망상, 스트레스, 애정결핍, 상실감, 정신 장애, 성격 장애 등.

특정 인물들만이 겪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개인의 삶 속에도 잠재되어 있다가 이것이 끝내 충동과 광기로 분출되어 버리면 범죄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3부에서는 발달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 신경과학의 새로운 성과에 비추어보면 인간 본성의 합리성에 기초한 법률 체계가 때로는 부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나아가 형사사법 제도가 더 인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긍정적인 방향을 찾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올리버 웬들 홈스 대법관은 법의 역사는 논리의 역사가 아니라, 경험의 역사라고 지적했다. 우리의 법체계는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바로잡으며 계속 개선되고 발전해갈 것이다.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법체계도 불완전하다. 하지만 운이 좋으면 계몽된 상승을 계속해갈 것이다. - page 378

왜 이 책을 읽고 나서

'인간처럼 굴곡진 나무로는 아무것도 똑바로 지을 수 없다'

라는 철학자 칸트의 말을 되새기게 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원초적 감정과 함께 거짓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형사법체계에서 벌어지는 어두운 이면의 모습은 여전히 우리에게 숙제로 남겨질 수밖에 없음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주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범죄자인가?

이 답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범죄자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사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어느 누군가가 책임지는 것보단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 무엇보다 '관심'을 가지는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뭔가를 직면한다는 것이, 특히나 내면을 직면한다는 것이 복잡하지만 한 번은 들여다봐야 함.

특히나 '다이모닉'이라는 개념.

이 책에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단어는 이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마지막 짧지만 강렬했던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방향성.

심층적으로 다가갔기에 더 진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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