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초판본 WINNIE-THE-POOH classic edition 1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배가 나오고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

어릴 적 내가 좋아했었고 지금은 우리 아이들까지도 좋아하는 푸와 친구들의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됩니다.

그런 곰돌이 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초판본 감동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습니다.

1926년 출간된 후 '누적 판매 7천만 부', '10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책'이자, '월트 디즈니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인 <곰돌이 푸>의 원작인 이 책.

그야말로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습니다.

오래전 수많은 사람에게 주었던 그 감동.

이젠 저에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엉뚱하고 조금은 서툴지만,

마음은 따뜻한 곰돌이 푸와 친구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WINNIE-THE-POOH 곰돌이 푸(초판본)



1926년 초판본의 판형, 편집, 디자인 그대로 제작되었다는 이 책.

'고전'적인 느낌에 무엇보다 원서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는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의 삽화를 만날 수 있기에 소장 가치 뿜뿜!!

자꾸만 삐져나오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에드워드 베어가 크리스토퍼의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쿵, 쿵, 쿵, 계단에 머리를 찧으면서 말이죠. 곰은 이게 계단을 내려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나요. 잠시만 머리찧기를 멈추고 잘 고민해 본다면 좋을 텐데. 아무튼, 이제 곰이 아래층에 도착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인사할 준비가 되었네요. 자, 소개합니다. 위니 더 푸입니다. - page 15

크리스토퍼 로빈의 곰 인형인 곰돌이 푸와 숲에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겁쟁이 피글렛, 우울하고 비관적인 이요르, 허세 가득한 아울, 무슨 일이든 간섭하길 좋아하는 래빗, 캥거와 아기 루 등 다양한 외모와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100에이커 숲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사건들과 다채로운 모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곰돌이 '푸' 이름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

어멋!

너무 깜찍한 이유(?)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집을 나와 숲길을 걷다 커다란 떡갈나무 한 그루에서, 그 나무 꼭대기에서 시끄럽게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고 혼자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저기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건 뭔가가 있다는 뜻이야. 아무것도 없는데 저렇게 윙윙거리고 또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릴리가 있겠어? 윙윙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건 누군가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저렇게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는 건 꿀벌 말고는 없어." - page 19

"그리고 꿀을 만드는 건 나보고 먹으라는 말이지." - page 21

어쩌지...

이 엉뚱함이란...

그렇게 꿀을 좋아하는 푸는 나무 위로 올라가다 그만 떨어지고 맙니다.

포기하지 않고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달려가 풍선이 있냐고 묻습니다.

왜 풍선...?!

"풍선에 매달려서 꿀을 따면 꿀벌들 몰래 가까이 다가가기 좋아. 네가 만약 초록색 풍선을 든다면 그냥 나무에 달린 잎사귀처럼 보여서 꿀벌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어. 만약 파란색 풍선을 든다면 그냥 하늘처럼 보여서 꿀벌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지. 그렇다면 문제는 어느 풍선이 더 그럴싸하게 보일까 하는 점이야." - page 26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니!

그렇게 파란 하늘에 뜬 조그만 먹구름처럼 보이고자 진흙탕으로 가서 온몸을 까맣게 만들고는 파란색 풍선을 두둥실 떠다니게 됩니다.

"그럼 네가 여기로 우산을 가져왔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산을 쓴채로 왔다 갔다 해. 그러다가 가끔 날 올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해. '쯧쯧, 비가 오려나 보네.' 그게 우리의 벌들 속이기 작전에 도움이 될 거야." - page 30

벌들이 속을까?!

결국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의 풍선에 방아쇠를 당겨 땅으로 내려오게 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풍선 줄을 잡고 있었더니 그만 푸의 두 앞발이 꼼짝없이 굳어버렸어. 일주일도 넘게 두 앞발을 번쩍 든 채로 지내야 했다니까. 파리가 날아와서 푸의 콧잔등에 앉으면 입으로 바람을 푸푸 불어서 쫓아내야 했어. 아마도 말이지, 그게 푸가 푸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 - page 36



언제나 긍정적인 푸의 모습으로부터, 겁 많은 피글렛이 용기 내는 모습을 볼 때, 우울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이요르를 바라보며, 그리고 서로를 도와주고 아끼는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더불어 사는 법'을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에피소드들이 끝날 때마다 감동이 밀려오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 '행복'이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푸가 홍수 때 피글렛을 구했던 일을 생각하다 파티를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은 크리스토퍼 로빈.

모두들 모인 자리.

서로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푸, 너는 아침에 눈 뜨면 무슨 생각을 제일 먼저 해?"

조용히 걷던 도중 마침내 피글렛이 말을 걸었어.

"'아침 뭐 먹지?'하는 생각. 피글레 너는?"

푸가 말했어.

"'오늘은 또 무슨 신나는 일이 일어날까?'하는 생각."

피글렛이 말했어.

푸는 곰곰이 뭔가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어.

"둘이 똑같은 거다, 그치?" - page 247 ~ 248

이야기는 끝이 나고 크리스토퍼 로빈은 곰 인형의 다리를 잡고 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아... 아쉽다...

또 듣고 싶다... 아니 또 읽어야겠다...

책을 덮는다는 것이 이토록 안타까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와 친구들.

언제 나도 초대해 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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