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탐정
이동원 지음 / 스윙테일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추리 미스터리 소설러버인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 소설.

카페?

형사와 목사?

도통 이 조합으론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던 이번 소설.

어떤 사건이 펼쳐질지...

'신학대를 자퇴한 형사' 성요한

x

'법의관을 그만둔 목사' 유진신

온도도 감성도 생각도

정반대인 두 남자의

합동수사가 시작된다!

천국에서 온 탐정



"종교탄압 자행하는 폭력 경찰 물러나라!" - page 11

교회에서 나온 시위대가 경찰서 앞 인도를 점거한 상황.

한 남자가 경찰서 정문으로 나와 순경들 뒤쪽으로 지나갑니다.

힐끗 시위대를 보고는 횡단보도 건너 골목에 들어서게 됩니다.

단층으로 된 '천국에서 온 커피'라 적힌 카페 안으로 들어선 남자는 '오늘의 커피'를 주문합니다.

남자가 맛을 음미하는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남자가 고개를 들자 주인이 심각한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형사님은 거의 매일 우리 가게를 찾아 주시는 단골이시고 여기서 큰길로 나가면 바로 보이는 곳이 경찰서니까요. 형사님이 경찰서에 드나드는 모습을 몇 번 봤지요. 심지어 오늘도 횡단보도 앞에서 계신 것을 봤습니다." - page 15

주인은 남자의 사정을 마치 바라본 듯이 풀어내는 모습을 보곤

"이제 보니 탐정이셨네요. 의사가 아니라 형사를 하셨으면 미제 사건 좀 해결했겠어요."

"과찬이십니다. 성요한 형사님처럼 훌륭한 경찰분들 어깨너머로 배운 거죠. 법의학을 전공했거든요." - page 17

그랬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신학대를 자퇴한 '성요한' 형사와 법의관을 그만둔 카페의 바리스타 '유신진' 목사 이 둘.

이들이 의문의 죽음을 통해 거짓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교회 간증을 앞두고 자살한 노인 사건부터 실종된 스물아홉 청년 사건, 늦은 밤 방화 사건, 데이트 폭력 사건까지 각각의 사건에 대해

'법과 제도'

'심판과 용서'

로 범죄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지만 결국 이 둘은 '죄의 뿌리'를 뽑고자 함은 같았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목사나 형사나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무슨 소리예요?"

성요한의 얼굴이 더 구겨졌다.

"형사나 목사나 죄인을 상대한다는 말입니다. 형사님이 만나는 죄인은 대놓고 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이지요. 그에 비해 목사인 제가 만나는 죄인들은 교양 있는 얼굴로 교회에 나와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다고 기도하는 사람들이지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유진신과 성요한이 올라탔다.

"하지만 예배가 끝나면 주차장에서부터 싸움을 시작하지요. 저녁을 먹으러 간 식당 종업원에게 진상을 부리면서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다음 주일에 나타나 아름다운 목소리로 찬양을 하지요." - page 34

커피의 향처럼 향긋했으면 좋으련만 커피의 색과도 같이 더럽혀진 사회의 부조리, 쓰디쓴 맛의 추악한 진실은 결국 남은 향기마저 진한 응어리처럼 남곤 하였습니다.

흥미로웠고 재미있었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았던 이 소설.

'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흉악한 범죄자라도 가족이나 친구에는 좋은 사람일 수 있지요. 반대로 의인처럼 보여도 막상 겪어 보면 형편없는 인간도 있다는 겁니다."

유진신이 빈소로 걸음을 옮겼다. 성요한이 유진신을 따르며 말했다.

"만약 양재익이 범인이라면 완전범죄네요. 양재익의 죄는 방우린과 임치수가 짊어지고 죽어 버렸으니까요. 범인이 죽었으니 수사는 종결되었고요."

유진신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감춰진 것은 결국 드러나고 숨겨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입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니까요."

유진신은 확고하게 말했지만 양재익의 죄를 밝히기는 확실히 어려웠다. 장례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유진신은 양재익의 불완전함이 남겼을 죄의 흔적을 알아내려 노력했지만 결국 스스로의 불완전함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 page 351

설마 이렇게 이 둘의 케미가 끝이 나는 건 아니겠지요...

이 답답한 현실 속 두 남자의 공조 수사를 더 보고 싶었습니다.

"천국에서 온 커피요?"

"가면 꼭 마셔 봐. 정말 맛있어."

"근데 커피가 무슨 도움이 돼요?"

"커피만 있는 게 아니거든." - page 442

문을 열면 두 남자가 반갑게 맞이해주지 않을까!

부디 다음에 만날 날을 기약하고 싶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 프리다 칼로.

비극적인 사고로 평생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지만 그럼에도 주저앉지 않고 그림으로 승화시킨 그녀.

솔직히 처음에 그녀의 작품을 접했을 땐 온몸이 찌릿찌릿하였습니다.

그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작품을 보는 것이 불편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생애를 알게 되고...

그 어떤 작품도 허투루 볼 수 없었고 이제는 작품에서 그녀의 의지가, 희망이, 나아가 우리에게 건넨 위로까지.

이젠 그녀의 모든 걸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프리다 칼로의 47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시중에서도 쉽게 그녀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선 그림과 함께 그 안에 담긴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생생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였습니다.

대표작 외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림도 있다고 하니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았던 이 책.

매력적이었기에 그녀를 좋아한다면 분명 읽어야 했습니다.

고통을 묻고 희망을 담다,

위로받고 싶은 당신에게 바치는

프리다 칼로의 47편의 그림 편지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1907년 7월 6일 멕시코시티 교외 코요아칸에서 태어난 프리다 칼로.

예쁘고 똑똑했으며, 인기도 많았던 프리다 칼로는 행복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졸업 후 자기가 원하던 유능한 의사가 되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1925년 9월 17일.

프리다 칼로는 남자 친구 알레한드로와 함께 버스를 타고 하교 중이었습니다.

그때 그녀가 탄 버스가 마주 오던 전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났고 그녀는 전차의 손잡이 봉이 그녀의 왼쪽 옆구리에서 질까지 통과해 반대편으로 뚫고 나오는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너무나도 처참한 부상으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그리고 이 사고가 그녀의 고통 시작점 중 하나가 됩니다.



35번 이상의 수술을 받아야 했고 하루도 안 아픈 날이 없었던 그녀.

결국 의사의 꿈은 접어야 했고 침대에서 할 수 있는 '그림'을 시작하게 됩니다.

꿈 많은 18살 소녀에게는 가호한 운명이고 쓰라린 결정이었지만, 이 사건은 후에 대단한 화가 프리다 칼로를 탄생시켰고, 미술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는 작품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 page 23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다음, 당시 멕시코 최고의 화가였던 디에고 리베라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사랑이 싹터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녀에게 이 결혼이란...

그녀에게는 결혼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디에고 리베라는 세 번째 결혼인 데다 프리다 칼로와 나이 차이가 많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했고, 결혼한다면 더 이상 병원비 걱정은 안 해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던 그녀에게 유명 화가 디에고 리베라가 큰 힘이 될 수 있었죠. - page 56

1년이 흐르고...



하지만 얼굴 표정은 독특합니다. 1년 전에 그렸던 자화상처럼 의지를 다지는 눈빛도 아니고, 평소의 그녀처럼 자신감 넘치는 표정도 아닙니다. 그녀는 어리둥절해 보입니다. 막상 닥친 현실에 약간 당황한 듯 보이기도 합니다.

...

자화상 속 그녀의 눈에는 자신감이 보이지 않습니다. 눈은 똑바로 뜨고 있지만 허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입매에서는 특유의 당참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불안해하는 모습만 있습니다. - page 72 ~ 73

거듭된 임신 실패.

남편의 바람기는 심지어 가장 친하게 지냈던 바로 아래 여동생과 남편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게 되고 이는 그녀에게 엄청난 고통을 선사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경험하지 못할 고통을 겪은 프리다 칼로.

그런 그녀는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고자 하였습니다.

특히나 평생 수많은 자화상을 그리게 되는데 이는 다 자기를 위로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라는 점이 안타깝지만 당당함에 그녀를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견딜 수 있답니다."

죽기 8일 전 프리다 칼로는 <인생이여 만세>라는 7개의 수박이 그려져 있는 정물화를 완성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하였습니다.

제일 앞의 수박에 '인생이여 만세'라고 써놓았죠. 그리고 아래에는 자기 이름과 '코요아칸 1954 멕시코'라고 적어놓습니다. 이곳이 자기가 살았던 마지막 장소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그렇게 통증에 시달렸으면서도 '인생이여 만세'라고 쓴 걸 보면, 그녀는 행복한 화가였나 봅니다. - page 346

참으로 가혹한 삶을 살았던 그녀.

그럼에도 화가로써 행복했던(?) 그녀.

날고 싶었던 소망만큼 훨훨 날아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서 살아가는 그녀.

당신으로부터 받은 희망과 위로로 저 역시도 두고두고 새겨보려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타더스트 패밀리 안전가옥 오리지널 21
안세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소개부터가 재미날 것 같았습니다.

망상장애?

스파이?

국정원 요원으로 활약하던 초능력자 가족의 좌충우돌 난리법석 우당탕탕 정신병원 탈출기가 펼쳐진다는데...

과연 이들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그보다 이들은 진짜 초능력자 스파이였을까?

한꺼번에 초능력자가 되어 스파이로 활약하던 다섯 식구!

난데없이 정신병원에 갇혔다!

특별한 능력을 갖는 바람에 휘말리게 된 갖가지 사건과 소동

스타더스트 패밀리



"언제부터 온 가족이 스파이가 되길 꿈꿨나요?" - page 17

첫 번째 상담에서 원장은 배씨 가족 모두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모두에게서 다른 대답을 들었던 노 원장.

노 원장은 협업 시 반드시 충돌이 일어날 것 같은 다섯 사람의 성격을 체크한 뒤, 이들이 과연 얼마나 구체적으로 망상을 공유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또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언제부터 온 가족이 스파이가 되었나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질문에는 모두 같은 대답을 했다.

"2년 전이요." - page 19

이야기는 언제나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할아버지 배원기, 아버지 배순동, 어머니 양희라, 오빠 배하준, 그리고 배하늬.

배씨 가족은 3대가 한꺼번에 초능력자가 되어 국정원 5과 비정규 요원으로 활약했다는 망상장애를 앓고 있다는 진달을 받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을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자신들은 '진짜' 초능력자였고 '진짜' 스파이였다고 생각하는 이들.

그래서 병원에 감금되었다는 이 사실이 너무나 황당하고 억울하였습니다.

사실 이 다섯 사람은 외출했다가 길을 잃는 바람에 깊은 산속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털이 파랗고 머리에 꽃 달린 짐승을 마주친 뒤 갑자기 초능력이 생기게 된 것이었습니다.

원기는 괴력을, 순동은 다른 종과의 소통을, 희라는 수분을, 하준은 치유를, 하늬는 달리기 능력이 생기게 되었고 가족들은 만장일치로

"이 능력은 비밀에 부치도록 하자."

...

"이 능력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비밀로 하자." - page 56

라 했지만 어찌 알았는지 국정원 5과 팀장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국정원 5과 비정규 요원이 되어 달라는 정중하고도 위협적인 제안(?)을 받게 되고 1년 남짓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곤 국정원 요원으로 활약한 지 1년 만에 아무도 모르는 정신병원에 감금되고, 게다가 미친 범죄자 취급까지 받게 됩니다.

과연 이 가족은 무사히 병원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 주변에 있을 듯한 평범하고도 친근한 배씨 가족.

히어로들처럼 대단한 능력이 탑재된 건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정감 가면서 그들의 활약에 응원을 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활약만큼이나 이야기의 속도감도 빨랐고 반전에 반전이 더해지면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야기.

그 활약극에 잠시나마 유쾌 통쾌 상쾌를 느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

"나 참. 가족들 안위를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만일 모든 사람들이 자기 가족에게만이라도 잘하고 떳떳하려 한다면 세상은 절로 평화로워질걸." - page 237

"그건 모를 일이지. 나보다 잘 쓸 사람이 당첨됐을 수도 있으니까. 누가 알겠냐. 어느 평범한 인간이 일확천금을 얻고서 남은 인생을 쫄딱 말아먹을지 남의 인생까지 활짝 펴 줄지."

원숙은 집안의 자랑인 건치로 바사삭 과자를 깨부수며 말했다.

"다 자기 마음먹기 달린 거야." - page 261 ~ 262

배씨 가족이 보여주었던, 어쩌다 얻은 초능력으로 뜻하지 않게 권력자들의 싸움에 휘말리고 악의를 선의로 둔갑한 악당을 물리치면서 '진짜' 슈퍼 히어로로 거듭났던 그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한 배씨 가족이나 모든 이들에게 덕분에 우리들이 살아감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만약 나에게도 초능력이 생긴다면... 이란 상상의 나래도 펼쳐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편한 편의점 2 (단풍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0만 독자들은 1편을 읽고 기다렸겠지만...

저는 이번엔 바로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책장에 묵...혀?! 아니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하하핫;;;

아무튼 또다시 열린 편의점.

이번 알바생은 과연 누구일지 기대뿜뿜!!

한층 진득해진 이야기와 궁금증 가득한 캐릭터

고난의 시간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다시 편의점에 모여든다!

의점 2



1편의 시간으로부터 1년 반이 흐른 여름날.

우리의 불편한 편의점인 청파동의 ALWAYS편의점도 바뀌었습니다.

아들과의 불화로 답답해하던 선숙이 점장이 되었고 편의점을 팔자고 조르던 염 여사의 말썽꾼 아들 민식이 사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독고 씨의 자리를 채워주었던 곽 씨가

"점장님. 잠깐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

"예. 말씀해보세요."

"죄송하지만...... 제가, 일주일 뒤 그러니까 다음 주 목요일까지만 일하고 그만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 page 10

지난 1년 하고 수개월간 편의점의 밤을 지켜주었던 곽 선생.

그가 자신의 고향에 건물 경비 자리가 생겨 그리로 가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말이 사장인 민식은 경영엔 관심 없고 수익 운운하며 주휴수당 같은 비용 줄이기에만 열을 올리기만 하는데 누가 이 편의점에, 그것도 밤 시간에 하겠다고 오겠는가!

그러던 중 하나의 이력서를 보게 됩니다.

이건 무슨 인간 알바몬도 아니고, 이력서 네 장이 꼬박 알바 경력으로만 채워져 있는 40대 사내 '황근배'.

"사실 한 명 지원하긴 했는데, 영 못 미더워서......"

"아잇! 한 명이면 이틀 사흘 못 끊잖아요. 5일 다 시키면 주휴수당 줘야 돼서 안 된다니까."

"그럼 누가 해?"

"가만, 그 지원자는 뭐가 별론데? 사람이 맹해요? 아님 삥땅 칠 거 같애?"

"그냥 좀 어리숙한 거 같아. 근데 말은 많고......"

"아. 착한 놈이네. 걔를 일단 써요. 주 5일로." - page 42

그렇게 커다란 덩치와 수다쟁이에 오지랖은 못 말릴 지경인 그가 황근배라는 이름 대신 홍금보라는 별명이 적힌 명찰을 가슴에 달고 편의점의 밤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친화력으로 편의점을 찾는 손님과 동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는 그.

마음이 머물고,

사연이 오가고,

눈물과 웃음이 터지는 이곳, ALWAYS편의점.

또다시 따스함 가득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 6개월 전 이곳의 새벽을 지키며 기억을 회복해 나간 그 사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추운 겨울을 이곳에서 따뜻하게 보냈다고 했는데, 이 열대야의 여름에는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시원하다 못해 썰렁한 이 냉장고 같은 편의점이, 그 사람이 있던 겨울엔 따뜻한 난로 같은 공간이었다는데...... 정말 그랬을까? - page 164

독고와 근배.

이 둘은 어떤 관계가 있었던 걸까?

1편에서의 이야기의 속사정도 그려졌던 이번 이야기들.

"24시간 내내 불 켜진 그곳이 방범 초소인 양 내 삶을 호위하길 원했다"

는 염 여사의 말처럼 희망 가득했던 편의점.

다시 그곳에 모두가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짧은 탄식.

재미와 감동 가득히 받고 나서는 발걸음이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불편했지만 마음만은 위로받았던 이곳.

이곳으로부터 배웠던...

변화.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닌 스스로의 변화 말이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 게 싫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기다려주며 넌지시 도와야 했다. - page 281

가만히 귀 기울여주고 기다려주고 넌지시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편의점이 있다면...

아니 이렇게 마음 놓을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도 끄적여보며...

훈훈한 감동 그대로 내년을 맞이해볼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포는 바빠
하이디 매키넌 지음, 홍명지 옮김 / 작가와비평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여운 고양이 그림책이 있었습니다.

저 동글란 검은 눈동자가 마치 나를 바라보는 것 같고...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읽으려던 찰나!

"엄마!

이 고양이 너무 귀엽다!

내꺼지?

나 볼래!"

음...?!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솔직히 내가 보고 싶어서 읽으려던 거야! 라 할 수 없고 그래도 아이가 그림책에 먼저 관심을 보이니 부모로서 기쁜 마음에 선뜻 내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옆자리에 살며시 앉으며

"엄마랑 같이 읽자!"

그렇게 우리의 그림책 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기 고양이 포포의 포근포근한 회색 털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울걸요!

포포는 바빠



부드러운 털을 가지고 있는,

그것도 포근포근한 엄~청 부드러운 회색 털을 가진

귀여운 아기 고양이 포포.

다 같이 인사해 볼까요?

안녕, 포포!



오늘 포포는 바쁜 하루를 보낼 거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 기준으로 따지면 포포는 장난꾸러기에다 말썽꾸러기였습니다.

낮잠을 즐기다가도 갑자기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는 포포.

하지만 포포는 이를 말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마땅히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인마냥 사고를 치는 모습을 보면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앙증맞고도 귀여운 우리 아기 고양이 포포.



포포를 보면서 포포 일상의 모습에서 소소한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아니, 뭔가 위안을 받는다는 느낌까지...

왜 일까...!

아무튼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내일도 바쁜 하루가 기다리고 있겠지요?

아이도 포포를 보면서

"이러면 안 돼, 포포야!"

걱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포포는 이렇게 지내는 게 일상이고 행복인 거야."

"그럼 우리는요?"

"우리도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내면 좋겠지!"

이 말을 하자마자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를 시작하는데...

음... 이 텐션...

그동안 제가 너무 제 기준으로 못하게 했던 게 아닌가 반성도 하게 되고 포포 덕분에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짚어 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원하는 대로 즐기는 삶.

그럼 난 무엇을 해 볼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