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얼굴 표정은 독특합니다. 1년 전에 그렸던 자화상처럼 의지를 다지는 눈빛도 아니고, 평소의 그녀처럼 자신감 넘치는 표정도 아닙니다. 그녀는 어리둥절해 보입니다. 막상 닥친 현실에 약간 당황한 듯 보이기도 합니다.
...
자화상 속 그녀의 눈에는 자신감이 보이지 않습니다. 눈은 똑바로 뜨고 있지만 허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입매에서는 특유의 당참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불안해하는 모습만 있습니다. - page 72 ~ 73
거듭된 임신 실패.
남편의 바람기는 심지어 가장 친하게 지냈던 바로 아래 여동생과 남편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게 되고 이는 그녀에게 엄청난 고통을 선사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경험하지 못할 고통을 겪은 프리다 칼로.
그런 그녀는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고자 하였습니다.
특히나 평생 수많은 자화상을 그리게 되는데 이는 다 자기를 위로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라는 점이 안타깝지만 당당함에 그녀를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견딜 수 있답니다."
죽기 8일 전 프리다 칼로는 <인생이여 만세>라는 7개의 수박이 그려져 있는 정물화를 완성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하였습니다.
제일 앞의 수박에 '인생이여 만세'라고 써놓았죠. 그리고 아래에는 자기 이름과 '코요아칸 1954 멕시코'라고 적어놓습니다. 이곳이 자기가 살았던 마지막 장소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그렇게 통증에 시달렸으면서도 '인생이여 만세'라고 쓴 걸 보면, 그녀는 행복한 화가였나 봅니다. - page 346
참으로 가혹한 삶을 살았던 그녀.
그럼에도 화가로써 행복했던(?) 그녀.
날고 싶었던 소망만큼 훨훨 날아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서 살아가는 그녀.
당신으로부터 받은 희망과 위로로 저 역시도 두고두고 새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