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4
김말봉.박솔뫼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의 근원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시, 또 함께'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던

'소설, 잇다' 시리즈

강경애, 나혜석, 백신애, 지하련, 이선희근대 대표 여성 작가들의 주요 작품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현대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변주함으로써

근대 여성 작가의 마땅한 제 위치를 찾아내고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현대 작가가 어떻게 그 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김말봉 작가님이 처음이지만...

이번을 계기로 작가님을 알아가고자 합니다.

"순수 귀신을 몰아내라", 대중소설가를 선언한 김말봉

우리 문학의 독창적이고 '희귀한' 자리, 박솔뫼

다른 시간, 다른 시대를 살았던 두 작가가

접속하고, 깊이 연루되고, 함께 걸어나가다

기도를 위하여


"선생은 무엇 때문에 소설을 쓰십니까?"

한 평론가의 질문에 거침없이

"돈 벌려고 쓰지'

하고 답했던 '김말봉'

순수소설만을 인정하던 당시 문학계에서 스스로 '대중소설가'임을 선언하고

그러면서도 흥미 본위의 통속소설에 함몰되기를 경계하고,

민족 해방과 여성 해방의 비전을 제시하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위한 운동에 앞장서고

글을 통해서는 애정 문제의 기저에 인간에 대한 신뢰와 기독교적 박애 정신을 담았던 그녀.

이 책에는 그녀의 대표 단편

망명녀」(1932), 고행」(1935),편지」(1937)

가 담겨있었습니다.

명월관 기생이었던 '최순애(산호주)'가 8년 전 여학교를 다니던 시절 형제를 맺었던 '허윤숙'의 도움으로 담배·모르핀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쉽사리 되지 않고 오히려 윤숙의 애인 윤정섭으로부터 반동분자, 소비에트, 남녀 기회 균등 등 사회운동에 동경을 갖게 되고 점차 '동지'로서, 또 '사람'으로서 인정받으며 나라에 목숨을 바치기로 한 「망명녀

기생이던 '미자'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남편)'와 미자를 딱한 사연이 있는 친구의 누이동생으로 알고 있는 '아내'

아내와의 나들이를 취소하고 미자와 불륜을 하던 중 아내도 미자의 집에 심심하다며 찾아오고 알몸으로 벽장에 숨은 그가 수치와 죄책감을 느끼며 결국 아내에 의해 고행에서 벗어나 '구원'을 받았던 「고행

남편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었던 '은희'

'인순'이라는 이름으로 한 통의 편지가 오면서 은희는 편지를 보내온 여자의 얼굴을 상상하며 회한과 질투에 휩싸였다가 며칠 뒤 마주하게 된 인순은 여자가 아닌 어린 남학생으로, 남편이 가난한 학생을 후원했다는 사실에 자신이 얼마나 천박한가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 「편지

너무나도 쉽게 읽혔던 작품들.

하지만 인간의 애욕 문제와 동시에 사회문제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마냥 쉽다고만 여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김말봉의 작품은 그 시대를 넘어 오늘날 우리까지도 공감할 수 있음에,

특히나 박솔뫼 작가로 이어졌던 이야기는...

이 시리즈의 취지와도 너무나도 맞아떨어졌었는데...!

이 책의 제목이었던 박솔뫼 작가님의 이야기였던 「기도를 위하여」는 앞서 만났었던 죽은 최순애가 등장하게 됩니다.

윤정섭과 옥중 혼례를 치른 뒤 윤숙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집으로 돌아오지만 몸이 쇠약해져 숨을 거두게 된 순애.

그러나 그녀의 영혼은 여전히 두 사람과 함께하게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순애의 기일도 가물가물했었는데...

단지 그날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날에 교회로 가 기도를 하는 윤숙

조용히 앉아 순애의 안녕과 평안을 빌었다. 그리고 이것은 산 사람을 위한 기도이기도 죽은 사람을 위한 기도이기도 그대로 존재하는 것을 위한 기도이기도 하다가 윤숙은 생각했다. 그리고 윤숙에게 또 윤숙이 사는 세상에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그 기도라고 기도를 할 때만 큼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했다. - page 136 ~ 137

무엇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박솔뫼의 에세이 「늘 한 번은 지금이 되니까」로 이 둘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임을 일러주었습니다.

을지로에서 교토로, 부산으로, 동대문 흥인지문 공원으로 옮겨가면서 김말봉이 지나왔고 겪었던 것들, 또는 실제로 겪지 않았으나 겪었을지도 모를 '가능성'들을 '지금'의 시간으로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연말과 연초와 연휴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종종 생각했던 것은 내가 자주 가던 부산에 익숙한 그 동네에 김말봉이 오래 살았다는 것 그리고 서로 다른 세 작가가 교토에서 머물렀다는 것 그중 둘은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녔다는 것. 그런 식으로 여기 누군가가 살았다는 것 스쳐 지나갔다는 것을 한순간 강하게 의식하다가 자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야 물을 마시고 옷을 입어야 해 나가야 해 하기로 한 것을 하자 생각했다. 혹은 외출을 하고 돌아와 자 이제 씻고 무엇이든 써야 해 예외는 없어 방금 생각한 것 생각한 것이라 착각한 것을 쓰자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 식으로 연말과 연휴 사이 한 달을 걸친 시간이 지나갔고 2021년이 지나갔고 이걸 쓰고 있는 지금에야 2021년이 완전히 지나간 것 같다. 이제 다시 일어나서 옷을 입고 나가야 한다. 그럴 시간이다. - page 145 ~ 146

다른 시간, 다른 시대를 살았던 두 사람이었지만 결국 동시대에 우리에게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다시 일어나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책을 덮고 나서 작지만 묵직한 희망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던,

그래서 이 시리즈를 더 눈여겨보아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삶이 담긴 낯선 그림들
김원형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는 이 말에 공감했었습니다.


'해바라기' 하면 '빈센트 반 고흐'

'절규' 하면 '에드바르 뭉크'

'키스'하면 '구스타프 클림트'


흔히 화가를 그들의 가장 유명한 작품, 단 하나의 그림으로만 기억했었는데...

이 책의 소개 글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말 하나의 그림이 한 사람의 삶을 대변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을 받자마자 솔직히 뜨끔했습니다.

하나의 작품으로 화가를 대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리하여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명성 뒤에 가려진, 거장 18명의 낯설고도 사적인 그림들을 이야기한다고 하였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진짜 이야기...

이제 시작해 보려 합니다.


그림은 벽에 걸린 장식이 아니라,

한 인간이 온몸으로 밀어 올린 삶의 증거다

거장들이 캔버스 위에 새긴 숨겨진 영혼의 기록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책은

어둠치유순간탐구교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18명 거장들의 내밀한 고백이

다섯 개의 특별한 전시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마주하게 된 거장들의 영혼들은 생각보다 더 절박했고 치열했었으며 

그랬기에 더 우리에게 위로와 치유를 건네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들이 있었기에 비로소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이제는 화가의 대표작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과 같이 그들을 제 안의 미술관에 담아둘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 이가 있었는데...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

1880년 독일 아샤펜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드레스덴에서 건축을 공부한 후 1905년 동료들과 함께 표현주의 미술가 집단 "다리파"를 설립하게 됩니다.

1911년 베를린으로 이주한 그는 그곳에서 표현주의 화가로서 명성을 쌓아가게 되지만...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비록 폐질환과 허약을 이유로 군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지만 짧은 군 복무는 그를 신경쇠약에 빠트렸고, 알코올과 모르핀에 의존하게 만들었습니다.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다시 군인으로 징집될지도 모른다는 고통스러운 불안이 저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밤낮으로 그런 불안한 상상에 시달렸습니다."


1917년 1월, 군 복무 이후 절망에 빠진 키르히너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스위스 다보스로 향하게 됩니다.

약 한 달간 첫 요양을 마치고는 평화와 고독을 원했던 키르히너는 알프스의 고립된 풍경 속에서 그곳 사람들과 교감하며 치우의 시간을 보내며 수많은 드로잉과 수채화, 목판화, 유화를 남기게 됩니다.


"산의 황량하면서도 친밀한 자연은 화가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작품 소재에 대한 그의 사랑을 깊게 했고 동시에 부차적인 모든 것들로부터 그의 시각을 정화시켰다... 그의 심각한 병은 그를 파괴하기는 커녕 오히려 성숙시켰다."


그는 이곳에서 파괴적이고 격렬했던 표현주의의 외침을 섬세하고 조화로운 서정으로 바꾸어냈습니다.


우리가 이 그림에서 느끼는 묘한 위안과 평화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가장 깊은 절망을 경험한 자만이 발견할 수 있는 진정한 희망의 색깔이다. 키르히너는 다보스의 산들로부터 예술의 본질을 다시 배웠고, 그 배움을 통해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법을 터득했다. - page 183 ~ 184


눈 덮인 산맥들,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굽이치는 강과 우뚝 선 침엽수들.

푸른빛과 분홍빛, 주황색과 노란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우리에게 포근하고 보호적인, 삶의 온기를 느끼게 해 주는 이 작품.

그의 치유의 과정이었지만...


1937년, 뮌헨의 '퇴폐미술전'이 깊은 상처를 남긴 데다가

1938년에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점령하면서 또다른 전쟁에 대한 공포에 휩싸인 키르히너는 스스로 자신의 작품들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결국...

1938년 6월 15일, 스스로 심장에 총을 쏘아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비극적인 삶을 살았지만, 새로운 예술의 출발점에서도 전쟁의 공포 한복판에서도, 온전치 않은 몸과 마음을 이끌고 치열하게 그리고 또 그렸던 그의 작품들.

지금의 우리에게 절망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와 희망을 남겨주기에 저에게는 더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의 춤추는 사람들이나,

선상 파티의 점심》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초상화...

불그스레한 뺨을 가진 여인들과 햇살 가득한 야외 정경이 떠오르는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사실 그의 그림 단골 소재로 '꽃'도 있었다는데...!


특히나 1869년 르누아르와 모네가 같은 꽃병에 같은 꽃들을 꽂고 그린 정물화를 보면...


모네는 꽃병을 화면에서 미묘하게 중심에서 벗어나게 배치하고, 탁자의 평면과 그 위에 놓인 다양한 과일들로 공간을 구축했다. 포도송이와 배가 담긴 바구니까지 추가하여 복합적인 공간 구성을 시도했다. 반면 르누아르는 정면적이고 직접적인 화면 구성을 택했다. 중앙의 주요 모티프가 화면의 거의 전체를 차지하도록 배치하고, 빛이 닿는 부분과 그림자 부분의 대비를 극명하게 처리하여 전체적으로 강력한 인상을 만들었다. - page 267



개인적으로 르누아르 작품이 더 화려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지는데...!

그에게 꽃이란..


"꽃을 그리는 것은 나의 뇌를 쉬게 해준다. 인물 모델 앞에 있을 때와 같은 정신적 긴장을 꽃 앞에서는 느끼지 않는다. 꽃을 그릴 때 나는 색조를 놓고, 과감하게 색가를 실험해본다. 캔버스를 망칠까 봐 걱정하지 않고 말이다. 인물화에서는 모든 것을 망칠까 두려워 감히 그런 실험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실험에서 얻은 경험을 나중에 내 그림들에 적용한다."


르누아르의 꽃 정물화는 한 예술가의 평생에 걸친 탐구와 실험의 궤적을 마주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예술 철학을 가장 순수하게 보여주었던 꽃 정물화야말로 우리에게 삶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전해주고 있었음에,

그래서 그의 꽃 정물화가 유난히 제 마음을 예쁘게 물들였습니다.


"그림은 즐겁고, 아름답고, 예뻐야 한다. 그렇다, 예뻐야 한다. 세상에는 이미 불쾌한 것들이 충분하니, 우리가 더 만들어낼 이유는 없다."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던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이야기.

오히려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그의 그림에, 그의 영혼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낯설지만 결코 낯설지 않았던...

책을 덮은 이 순간에도 화가들이 전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을까 자꾸만 기웃거리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과 사랑과 꽃과
나태주 지음 / OTD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풀꽃과 시를 사랑한 소박한 시인 '나태주'

그가 일생에 걸쳐 써 내려온 언어를 한 권에 담아, 세상에 보내는 하나의 연애편지처럼 건네는 시집을 출간하였습니다.


그의 언어를,

그의 시를 좋아하기에

이 책은 저에게 큰 선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렇게 그가 건넨 다정한 인사를 나누어보려 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연애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시를 썼고

그 연애편지를 세상에 보내고 또 보냈다.


사람과 사랑과 꽃과

열다섯 나이 무렵부터 한 여학생에게 연애편지를 쓰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그.

그렇게 연애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시를 썼고

그 연애편지를 세상에 보내고 또 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보낸 연애편지는 쉽사리 답장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두 해가 아니라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그래도 그는 세상에 보내는 연애편지를 멈추지 않았었는데...


이제 시인 생활 55년.

언제부턴가 그가 보낸 연애편지에 대한 답장이 세상으로부터 조금씩 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답장으로 온 작품들을 모아서 시선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냈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 책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시집이 나온 뒤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작품들만 모아서 이번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독자들의 시평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시를 읽고 적어 내려간 짧은 메모, 오래 곱씹은 문장, 삶의 특정 순간에 시가 건넨 위로와 질문들이 시 옆에 놓여

이는 

평론이 아니라 체험의 기록이며

해설이 아니라 응답이었고

시인과 독자가 함께 완성해나간 또 하나의 시선집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더 공감하며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시인의 감정을,

그 시를 읽은 또 다른 이의 감정을

서로 공유할 수 있었기에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시의 매력이라 하면...

내 감정에 따라 와닿는 시가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시집에 손길이 가고 위로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엔 유독 이 시가 자꾸만 제 눈길을,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만 이 대목에서도

우리가 마땅히 기댈 말과

부탁할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낌없이 사랑해야 하고

조금은 더 참아낼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이유라는 것을...

오늘 하루도 덕분에 용기를 얻고 사랑을 하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작고 낮은 것들에서 출발해, 읽는 이의 마음 한가운데로 곧게 닿게 하는 그의 시.

그의 시를 통해 많이 외치게 되는 말이 바로 '사랑한다'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말>에서 건넨 인사를 다른 이에게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남겨두는 말은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입속에 남아서 그 말

꽃이 되고

향기가 되고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씨앗이 되어 제 가슴속에 내려앉았습니다.

다정한 눈인사를 건네며

자꾸 바라보고

사랑한다 외치다 보니

어느새 약하지만 나만의 꽃이 되어 다정히 저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마치 <서로가 꽃>이란 시처럼 말입니다.


서로가 꽃


우리는 서로가

꽃이고 기도다


나 없을 때 너

보고 싶었지?

생각 많이 났지?


나 아플 때 너

걱정됐지?

기도하고 싶었지?


그건 나도 그래

우리는 서로가

기도이고 꽃이다.


이제 이 꽃은 씨앗을 만들 준비를 하며 다른 이에게 나아가고자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과 사랑과 꽃과
나태주 지음 / OTD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앞으로도 계속 그의 연애편지를 받아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 - 우리가 모르는 동물들의 은밀한 대화 엿듣기
프란체스카 부오닌콘티 지음, 페데리코 젬마 그림, 황지영 옮김, 김옥진 감수 / 북스힐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들이 소통하는 것처럼 동물들도 다양한 상황에서 서로 소통한다고 하였습니다.

서로를 알아보기 위해

다른 경쟁자로부터 세력권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특별한 자세, 몸짓, 악취나 향기를 활용해 소통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했던 동물들의 소통.

이 책을 읽고 나면 저도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엿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경이로운 소통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동물들이 주고받는 메시지로 가득한

경이로운 소통의 세계


동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한시도 조용히 있지 못하는 종족이라고 합니다.

조용히 있더라도 손짓이나 얼굴 표정 혹은 자세로도 소통하는, 심지어 뿌리는 향수로도 소통을 하는데...

그렇다면 다른 동물들은 어떨까?


새, 물고기, 곤충, 양서류, 포유류는 소통하는 데 있어 우리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거짓말을 할 줄 알까?

자신의 친구를 어떻게 알아볼까?

가령 벌이나 말벌들은 자신의 벌집에 침입자가 아닌 동료가 돌아왔음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늘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져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의문은 역사상 자연주의 분야 최고의 지성 중 한 명인 찰스 다윈을 들볶기 시작했고

다윈이 생각하기에 동물들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의사소통 시스템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고,

이들이 내는 소리나 취하는 자세는 감정에 이끌린 것들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다 1973년 노벨상을 수상한 콘라트 로렌츠, 니콜라스 틴베르헌, 카를 폰 프리슈 로부터 동물의 의사소통 연구가 시작되면서

동물들은 서로 대화하며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메시지일 수 있으며 

직접 접촉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진동, 심지어 전기 신호를 통해 전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메시지의 유형은 생활 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동물들의 의사소통에도 속임수와 거짓말, 기만행위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동물들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회적 지능을 갖고 있음


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다채로운 동물들의 소통 세계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소통이 모든 종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인식하게 해 주었는데...!


포문을 열어주었던 <퍼포먼스 장인>의 이야기.

뉴기니의 우림에 서식하는 유명한 깃털 무용수 무리 중 변신에 능한 탁월한 무용수 파로티아속 극락조.

이들은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수컷들이 춤을 추는데...


그들의 춤은 암컷이 자신의 풍채와 깃털의 품질을 평가하도록 드러낼 수 있는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이 극락조의 춤은 단일 스텝이 아닌, 다양한 자세와 동작으로 이루어진 진짜 안무와도 같다. 우연이나 즉흥적으로 된 것은 전혀 없고, 스텝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연구된 것이며 정확한 순서에 따라 수행된다. - page 35


공연에 앞서 부지런히, 강박적으로 무대를 정리한 뒤

암컷이 도착하자마자 시작되는 쇼.

수컷은 깊게 허리를 숙여 공연의 시작을 알리고 청금석처럼 파란 눈으로 암컷을 바라본 뒤 두 눈이 갑자기 노란색으로 바뀌면서 춤이 시작됩니다.

이 춤이 잘 이루어진다면 암컷은 여기에 매료되어 짝짓기를 허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행위는 조류뿐 아니라 포유류, 양서류, 물고기, 그리고 심지어 곤충들도 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하니 사랑하는 이를 쟁취하기란 인간이나 동물이나 힘겹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었었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각종 소음으로부터 동물들의 의사소통 신호가 혼란스럽게 되고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사실!

포투리스속 반딧불이가 구애하고 어둠 속에서 서로를 찾아내기 위해 사용하는 신호들.

다른 종 수컷들을 유인하여 잡아먹기 위해 다른 종의 암컷인 양 위장하는 신호들.

이러한 이들의 생존과 관련된 불빛 신호가 빛공해로 인해 희미하게 만들거나 지워 버려서, 파트너 간 대화를 70%나 줄어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또한 유충 시기에 살충제와 농약 사용, 기후변화로 인해 이들의 서식지는 잃게 된 현실 앞에 그들과의 공존을 위해 우리의 태도를 되짚어보게 해 주었습니다.


<에필로그>에서는 '진동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고 있었습니다.

꿀 공급원의 위치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는 기표, 즉 '기호'일 것이라는 8자 춤이 실제로 언어처럼 대하는 편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았었는데...


현대의 슬로모션 촬영 기술을 통해 사실은 배를 진동시키는 그 순간에 일벌은 가만히 있고, 벌집에 다리를 고정한 상태로 앞으로 뻗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슴 근육을 통해-비행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230~270헤르츠 사이의 주파수로 배를 진동시킨다. 바로 이런 진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배에서 다리로, 이어서 다리에서 벌집의 방까지 진동이 전달된다. 그리고 방의 가장자리를 타고 흘러, 방과 밀랍을 진동시키고, 대기 중인 '관객' 일벌들의 다리에도 지각된다. 이 벌들은 이러한 방식-'바닥'의 진동을 통해-으로 춤추는 일벌이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고 춤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다. 자리를 잡고 나면, 더듬이로 춤추는 벌의 몸을 만지고 조사하는데, 춤추는 벌은 꼬리를 흔들며 리듬감 있게 그들의 더듬이를 움직인다. 무용수 벌이 춤을 추는 동안 전기장을 발산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러한 복잡한 사회적 소통에 또 다른 역할을 담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동료 벌들을 모집하는 일은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진동하는 기계적 신호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는 위치에 대한 메시지 또한 신호화시킬 수 있다. - page 359


그렇게 생물진동학이 최근에 생기게 되고 

진짜 지진파 같은 진동의 특수성과 이것이 발생되고 수신되는 방법의 다양성 때문에 최근에서야 독립 분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동물의 의사소통에 대한 연구는 현재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에

앞으로 밝혀질 동물들의 은밀하고도 경이로운 신호들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