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어둠, 치유, 순간, 탐구, 교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18명 거장들의 내밀한 고백이
다섯 개의 특별한 전시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마주하게 된 거장들의 영혼들은 생각보다 더 절박했고 치열했었으며
그랬기에 더 우리에게 위로와 치유를 건네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들이 있었기에 비로소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이제는 화가의 대표작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과 같이 그들을 제 안의 미술관에 담아둘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 이가 있었는데...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
1880년 독일 아샤펜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드레스덴에서 건축을 공부한 후 1905년 동료들과 함께 표현주의 미술가 집단 "다리파"를 설립하게 됩니다.
1911년 베를린으로 이주한 그는 그곳에서 표현주의 화가로서 명성을 쌓아가게 되지만...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비록 폐질환과 허약을 이유로 군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지만 짧은 군 복무는 그를 신경쇠약에 빠트렸고, 알코올과 모르핀에 의존하게 만들었습니다.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다시 군인으로 징집될지도 모른다는 고통스러운 불안이 저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밤낮으로 그런 불안한 상상에 시달렸습니다."
1917년 1월, 군 복무 이후 절망에 빠진 키르히너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스위스 다보스로 향하게 됩니다.
약 한 달간 첫 요양을 마치고는 평화와 고독을 원했던 키르히너는 알프스의 고립된 풍경 속에서 그곳 사람들과 교감하며 치우의 시간을 보내며 수많은 드로잉과 수채화, 목판화, 유화를 남기게 됩니다.
"산의 황량하면서도 친밀한 자연은 화가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작품 소재에 대한 그의 사랑을 깊게 했고 동시에 부차적인 모든 것들로부터 그의 시각을 정화시켰다... 그의 심각한 병은 그를 파괴하기는 커녕 오히려 성숙시켰다."
그는 이곳에서 파괴적이고 격렬했던 표현주의의 외침을 섬세하고 조화로운 서정으로 바꾸어냈습니다.
우리가 이 그림에서 느끼는 묘한 위안과 평화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가장 깊은 절망을 경험한 자만이 발견할 수 있는 진정한 희망의 색깔이다. 키르히너는 다보스의 산들로부터 예술의 본질을 다시 배웠고, 그 배움을 통해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법을 터득했다. - page 183 ~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