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랩
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이책은?

* 제목 : 트랩

* 저자 : 멜라니 라베

* 출판사 : 북펌

* 읽은 날짜 : 2016.09.27 ~ 2016.09.29

 

2. 내용 :

*주요내용 :

12년 전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동생 안나를 잃은 '린다 콘라츠'.

동생의 살인사건은 미궁으로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고 그녀 역시도 은둔 생활을 하며 작가 활동을 하고 결국 베스트셀러 작가가 됩니다.

그러다 TV에서 뉴스 기자가 자신이 보았던 살인범임을 알고 그를 잡기 위해 트랩을 놓으면서 이야기의 전개가 시작됩니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에 대해, 그동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너무나도 당연시 여겼던 동생의 존재, 소설과 현실 속에서의 방황.

린다의 덫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해 줍니다.

 

*핵심문장 및 가슴에 와 닿았던 문장들:

상상은 굉장한 것이며, 나는 그 굉장한 상상 덕분에 많은 돈을 벌었다. 내가 지금껏 써온 것들은 전부 내 현실, 나 자신과는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들이었다. 이제 와서 다른 사람들을 내 삶에 끌어들인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것이 내 삶의 진정한 모습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변화된 현실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거라며 나를 위안했다. 많은 세부 사항들은 실제와 다른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내 결정에 따른 것이며 나머지는 백 퍼센트 확실하게 기억해낼 수가 없어서였다. 다만 모든 걸 바꿔놓은 오직 한 장만은 현실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았다. 어느 한 여름 밤, 안나의 방, 큰 소리로 웅웅대는 음악, 피와 텅 빈 눈동자. - page 50


글쓰기는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러나 좋은 쪽으로 그것은 매일 내 힘을 기르는 일이다. 목표, 진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page 51

 

"책이란 우리 안의 언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여야 해." 노베르트가 거의 비난에 가까운 말투로 말했다.

"카프카." 내가 말했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끊임없이 했던 건 너야. 책은 도끼여야 해, 린다. 그걸 잊지 마. 스릴러든 아니든 난 너에게 진정한 걸 원해. 인생에 관해서, 영혼에 관해서, 혹은......" - page 70

 

함정이란 뭔가를 붙잡기 위한, 또는 죽이기 위한 도구다.

좋은 함정이란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 확실할 것, 그리고 간단할 것. - page 110

 

"세상에는 아주 선한 사람과 아주 악한 사람이 있고, 그 중간 정도 되는 사람들도 있죠. 어쩌면 우리는 그 미세한 차이를 너무 크게 생각하고 중간에만 머물러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는 걸지도 몰라요. 진부하고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하면서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분명 있어요. 아주 드물지만, 분명히요." - page 195 ~ 196

3. 책의 견해 :

함정에 걸려든 순간, 게임은 시작된다!

이 책의 문구입니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저에게 던져진 트랩, 즉 함정.

저 역시도 이 문구 하나로 이 책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아마 책 속의 또 하나의 소설이 등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인 '린다'의 직업이 작가이고 함정은 자신의 소설을 통해서 진행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책 속의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책이라는 가상 현실이 나의 현실이 되고 린다의 소설이 그 현실 속에서의 책이 되어 점점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린다 역시도 그러했고 우리에게 '책'이라는 존재에 대해 일깨워주곤 하였습니다.

"책이란 우리 안의 언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여야 해." - page 70

이 문장을 읽으면서 우리의 베스트셀러인 『책은 도끼다』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또한 책의 곳곳에는 인상 깊은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책이라는 것, 함정이라는 것, 우리가 알고 있다는 진실의 모습까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린다를 통해 저에게도 질문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 나오는 노래.

러브, 러브, 러브

제 귓가에도 맴돌게 되었습니다.

 

4. 무엇을 생각했는가?

진실을 향해서 던져진 함정.

그것 역시도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닌지......

 

5. 하고자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진실을 마주하고자 할 때 그 진실의 모습은 우리의 생각과 같을까?


6.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 한 권의 책에서 마치 2권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등장인물이 작가이면서 진실을 알아가기 위해 자신의 삶을 소설로 쓰게 되고 결국은 소설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진실을 알고자 던진 함정.

그 함정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고 진실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아닐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이를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봉신연의 세트 - 전7권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 판타지 시리즈 중 하나인 『봉신연의』.

사실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영화 개봉으로 인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영화가 주는 감동보다 우선 책으로 읽고 난 뒤 영화를 보고 싶었기에 찾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총 7권의 분량으로 된 이 소설.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1권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이 책은 국내 최초의 중국 원전 완역본이라서인지 옛 시 한 수로 각 회마다 소개되면서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접한 저로써는 선뜻 읽는데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한문과 더불어 있는 한 시를 받아들이는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권을 읽고 난 뒤부터는 조금의 요령이 생긴 것인지 2권부터는 조금씩 읽는데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점점 내용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봉신연의는 중국 역사의 한 시점으로 여색에 빠진 상나라 폭군 주왕을 주나라 무왕이 멸하고 왕조를 세우는 시기를 모티브로 한 장편소설입니다.

수많은 인물과 신들, 요괴, 정령 등 외우면서 읽기는 조금 벅찼었고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읽다보면 된다는 것을 깨닫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힘들다고 느끼는 독자가 있을까봐 출판사에서 앞장에는 주요 등장인물들을 요약해 주었고 어려운 단어들은 뒷장에 주석으로 친절히 설명되어 있기에 비로소 작가가 펼친 판타지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최근들어서 이런 장편소설을 읽은 것이 오랜만이라 읽기 전에 망설이기도 하였습니다.

중도에 포기하면 어쩌나......

또한 중국소설에는 등장인물도 많다고들 하는데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책의 1권이 지나 2권, 3권이 되다보면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어 게임보다 더 흥미진진하였고 저 나름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환상과 재미가 두 배로 느끼게끔 해 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주왕의 포학함과 어리석음이 여실히 들어났는데 이를 통해 진정한 군주의 모습을 생각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계략과 유혹에 넘어선 주왕의 모습과 대비적으로 어진 덕과 충정, 예의바른 행실을 지닌 서백 희창이나 희발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날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요구되는 군주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 질 무렵 안개 정원 퓨처클래식 5
탄 트완 엥 지음, 공경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문득, 이 책의 소개글을 보다가 이 문구가 맴돌아서 그만 이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아시아의 아픔을 장엄한 서사로 치유하다"

이 책의 작가는 말레이시아 대표작가 '탄 트완 엥'씨로 그의 작품은 저에게는 처음 접하게 되었지만 그의 문체는 저의 심금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책의 문구처럼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간직한 기억과 망각의 조각들을 조금은 덤덤하듯 무심한 듯 보이지만 그렇기에 더 설득력이 있었고 이들의 아픔이 절절하게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책의 두께가 무색할만큼 흡입력이 있었던 이 책.

책의 첫 장부터 전쟁 후 36년 세월이 지난 그들의 과거로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소설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일본군 포로수용소로 끌려가 끔찍한 고통을 받고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테오 윤 링'과 한때 일왕의 정원사였지만 윤 링의 부탁으로 언니를 위한 정원을 남기고 많은 베일을 품고 떠난 '나카무라 아리토로' , 이 두명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전쟁에 대한 기억과 상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들도 일제 강점기라는 우리와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책을 읽으면서도 너무나 쉽게 빠져들고 헤어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에 몰입을 하며 가슴 졸이며 때론 아파하며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비인간적인 역사의 모습은 이 책에서도 여실히 들어났었습니다.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가상 세계로 도망쳤어요. 어떤 사람들은 꿈꾸는 집을 짓거나 요트를 만드는 상상을 했어요. 상상할 수 있는 세세한 부분이 많을수록 우리를 에워싼 공포감에 더 멀리 벗어날 수 있었지요. '셀' 정유사의 네덜란드 기술자 부인은 수집한 우표들을 다시 보고 싶어 했어요. 그 바람이 그녀에게 계속 살아갈 의지를 주었죠. 어떤 남자는 고문을 당하면서 셰익스피어의 희곡 제목을 모두 반복해서 암송했어요. 희곡이 집필된 순서대로 외웠죠."

목구멍이 말라버려서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윤 홍이 방문했던 교토의 정원을 떠올리며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한 덕분에 우린 온전히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언니는 내게 말했죠. '우린 이 방법으로 목숨을 부지할 거야. 이게 우리가 수용소에서 걸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이야." - page 91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그들의 모습.

우리 민족의 모습과도 너무나 닮았기에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차마 다음 장을 바로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모든 것을 포용한, 그렇기에 더 아름답고도 슬픈 그의 모습이 비추어졌습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울고 웃으리라. 오랜 친구만이 그럴 수 있다. 저녁이면 나는 산속을 거닐 것이다. 아 청이 현관문에서 기다리다가, 아리토모의 지팡이를 건네겠지. 물론 나는 그것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지팡이가 필요 없다고 말할 날이 오리라는 것을 안다.

내 앞에는 머나먼 여행길이 놓여 있고, 기억은 내가 길을 밝히려고 빌리는 달빛이다.

첫 햇살 속에서 연꽃이 벌어진다. 내일의 비가 지평선에 걸려 있지만, 높은 하늘에서 작고 여린 뭔가가 내려와 땅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커진다. 나는 연못을 맴도는 왜가리를 본다. 나선형으로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왜가리는 정원에 고요한 잔물결을 일으킨다. - page 582


'전쟁'이라는 상처도 세월의 흐름에선 어느덧 흔적은 남지만 새 살이 돋아나 그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의 '윤 링'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제목에서 주는 이미지인 해 질 무렵 안개 정원.

그 정원에서 그저 바라만 보고 싶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제적 과학책 : 문과형 뇌를 위한 과학적 사고의 힘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표지의 문구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문과형 뇌를 위한 과학적 사고의 힘

사실 저는 문과형 뇌가 아닌 이과형 뇌이기에 저와는 다른 그들의 뇌를 통한 과학의 이해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눈길이 갔었습니다.


이 책은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과학 아는 인간이 살아남는다

《세계 역사 이야기》의 저자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과학사 강의

문과형 뇌를 가지신 저자가 쓰신 과학사 강의라......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어렵긴 어려웠습니다.

그동안은 공식으로, 실험적 데이터를 토대로 이야기들이 진행된 과학서적을 보아왔기에 빽빽히 적혀있는 문장들이 조금은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빅뱅까지, 인류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었기에 과학사를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에 대해 저자도 서문에서 이 책의 사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위대한 과학 저술의 발달사를 따라간다. 과학이 수행되는 양상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켰던 저술을 짚어보는 책으로, 과학에 관심 있는 비전공자를 염두에 두고 썼다. - page 9

하지만 읽는내내 비전공자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썼는지는 의문스러웠습니다.

아무래도 과학 저술을 바탕으로 써내려갔기에 이해하기 쉽게 서술되지 않았고 그들의 오류에 대해서 논의는 해 놓았지만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잘 알지 못하였습니다.

문과형 뇌가 아니라서 그런지......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저 그들이 말이 옳다고만 판단하고 맹목적으로 믿었던 저에게 이렇게 바라보면서 이것이 오류였다는 점에서 또 다시 그 정보에 대해 재정비를 할 수 있게끔 해 주었습니다.

플라톤에 따르면, 인간은 지각을 통해 물리적 세계를 이해할 수 있지만 물리적 세계 자체가 이상적인 이데아의 그림자이므로 형이하학(자연학)은 언제나 형이상학보다 하위에 존재한다. 철학은 이데아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지만 과학은 이데아의 타락한 그림자를 이해하기 위한 관찰일 뿐이다. 따라서 과학은 우리를 진리로 이끌어줄 수 없다. 그래서 과학은 철학의 발치에 앉아서 철학이 지시하는 어떤 교정이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 page 26

이는 과학이 우리에게 수단이 될 뿐이지 주체가 될 수 없음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최근에 있었던 '인공지능 로봇'이었습니다.

로봇과 인간, 과학과 인간.

점점 발전하는 과학 앞에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또한 생명에 관련된 부분에선 유전이라는 것에 대해, 유전자에 대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음을, 그리고 그 의미를 확장시켜 과학이라는 것은 이렇다할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 결과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고 연구해야하는 것이라는 점이 학문을 연구하는 이에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우리 삶에 대해 끝없는 '가설'을 세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프랜시스 크릭은 정보의 흐름이 DNA에서 RNA로, 그리고 단백질로 이어진다는 현대 생물학의 '중심 원리'를 제시한다. '원리'라는 단어가 쓰였지만, 크릭은 자신의 이론이 여전히 가설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말했듯이, '아무리 그럴 법하더라도 이것은 거대 가설로, 실험적 증거는 직접적으로 없는'것이었다. 실험적 증거가 나오기까지는 20년 정도가 더 있어야 했다. - page 227


책의 마지막엔 우주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카오스'라는 용어.

이에 대해 이 책에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결국 우리가 복잡계에서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예측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영향을 미치는 구성 요소들을 우리가 아직 충분히 깊이 알지 못해서다. - page 294

어쩌면 앞으로도 이렇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는 약속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을지라도 우리는 발전하는 과학에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가 살아남는 법을 보다 혁신적으로 만들어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 - 소설 법정
백금남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저에게는 종교와 무관하게 존경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법정 스님과 혜민 스님,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

그들은 우리에게 넓은 의미로써의 우리의 삶에 대해 살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 주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곤 하였습니다.

그런 분 중 이번에 제가 존경하는 '법정' 스님의 이야기가  소설로 우리에게 다가왔다는 소식에 주저없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시 그를 만나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이제는 절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가지고 있던 그의 작품으로만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비록 '소설'이라는 장르이긴 하지만 그의 미출간 원고 23편이 담겨있었고 그의 행동이, 그의 말씀이 오롯이 담겨 있어서 읽으면서도 마치 내 곁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이 책이 좋았던 것은 그가 추구하셨던 '무소유'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기에 감동이 더 배가 된 듯 하였습니다.


그의 어린 시절 할머니의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인상깊었습니다.

할머니의 소금 장수 이야기.

"그래 두 사람은 소금을 내놓고 숯불을 피운 뒤 즈그들이 밖으로 나갈 때 쉽게 나갈라고 좁은 목구멍 살을 잘랐지 뭐여. 그라고는 맛나게 구워 먹은 기여. 그라니 으떻게 되었겠냐? 속에서 숯쟁이 소금쟁이가 불을 피우고 살을 잘라 먹어대니 말이여. 호랭이는 속이 아파 미치겠거든. 그래서 그만 우엑우엑 토를 하고 만 거여. 숯쟁이와 소금쟁이는 호랭이 고기를 실컷 구워 먹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라. 밖으로 나와보니께 호랭이가 어이구 죽겠당게 하믄서 데굴데굴 구르다가 축 늘어져버리거든. 소금 장수는 그렇게 혀서 사또님에게 소금을 전하게 되었고, 임금님이 나중에 호랭이를 잡았다는 걸 알고는 후한 상을 주었제." - page 43

정겨운 사투리와 함께 전해준 소금 장수는 그에게 일인 선주 밑에서 일하던 사람이 죄를 뒤집어쓰고 순사들에게 잡혀가도 생각났다고 하였고 일인 지주 밑에서 마름질하던 사람이 딸을 빼앗겨도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저 역시도 이 시대에 소금 장수와 같은 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또한 책에서 그도 '무소유'의 의미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보니 괜히 인간적이면서도 친숙함마저 들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자잘한 일상에서 모든 불행은 소유욕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소유하면 집착이 생기고, 그 집착은 그대로 업이 된다는 진리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의 마음속에 있고 일상 속에 있었다. 조금만 욕심을 부리면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 되고 업이 되었다. - page 262

욕심을 비워버리면 그렇게 자유스러울 수가 없었다. 무소유. 갖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꼭 필요한 것만 갖는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비워가는 마음에 자유라는 빛을 가득 채우는 것이다. - page 263

또 다시 피워갔던 소유에 대한 집착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진정한 무소유의 의미를 되새기곤 하였습니다.


'법정'스님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과연 그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행동들 역시도 방황하는 우리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고 영혼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읽고 난 뒤 그가 더 그리웠습니다.

그와 함께 맑은 차 한잔 나누고 싶었고 계속해서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