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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 너에게 보내는 편지, 완글
하태완 지음 / 넥서스BOOKS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책소개글에 끌려서였습니다.
생애 모든 황홀은 사랑에서 시작된다!
겨울에 찾아온 봄 같은 그 남자가
사랑, 청춘, 삶에 대해 써내려가다
남자가 쓴 편지.
이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편지를 받아본 적이 없는 저에게는 이 책의 그의 이야기는 괜스레 제게 고백하는 이야기인냥 착각할 수 있기에 추운 겨울 상상의 나래와 함께 따뜻해질 것 같았습니다.
저자의 소개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나의 삶과
완전하지 않은 사랑을
글로 쓴다
많은 여운이 남을 것 같은 이 책.
그의 속삭임.
부푼 가슴을 안고 책을 읽었습니다.
5장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PART 1 사랑 이전에도 사랑이
PART 2 사랑, 그 찬란한 이름
PART 3 사랑, 그 복잡한 이름
PART 4 주위를 돌아봐
PART 5 한걸음씩 황홀한 현재를
사랑에 대한 아름다움과 쓰린 아픔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그의 편지.
다른 이에게, 혹은 나에게 당부 아닌 당부의 글이 있었고, 애정이 있었고, 위로가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
당신은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입니다. - page 19
이 말은 내 곁의 누군가에게서 듣고 싶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글을 통해서, 그의 편지 속에서 접하게 되니 그 또한 위로가 되었고 마치 저를 안아주며 토닥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참 이상하지. 누군가를 마음에 품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의미가 모두 바뀌어버린다는 게. 지나온 시간에 스민
아픈 상처 따위, 그 힘을 잃어버린다는 게. 바라보는 모
든 것에 그 사람이 참 많이 어여쁘기 어른거린다는 게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나는 지금 이 순간 너를 보고 싶은 마음
으로 가득해. 그래서 지금 나는 네가 가득히 보고 싶어. - page 49
여느 연애소설도 부럽지 않을만큼 달달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하나 하나 연필로 꾹꾹 눌러 썼을 것 같은 편지에 담긴 그의 진심.
그래서 더 그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고 제 주위를 밝혀 주었었습니다.
달콤한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별무리>에선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드넓게 펼쳐진 초록 들판 한가운데
홀로 피어 있는 노오란 민들레 한 송이처럼
유난히 눈에 띄어 아른거리는 사람입니다.
가로등 불 밝게 비추는 그곳에
우두커니 서럽게도 울먹이는
당신을 이제는 안아줄 수 없어
장식용 조화처럼 향기 없이 지켜보는 저입니다.
(중략)
하루빨리 당신의 흔적을 모두 하늘에 흘려보내
당신을 눈물로 떠올리는 사람이 아닌
그리움으로 바라보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 page 112 ~ 113
많이 떠 있는 별 중에도 당신을 떠올려 기억해둘 자리가 없는 하늘.
야속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아련해지기도 합니다.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표현을 아껴두지 말아요.
특히 부모님에게는.
언제나 고마우면 고맙다고, 미우면 밉다고,
행복하면 행복하다고 말해요.
뒤늦은 후회가 없도록.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남아
슬픔이 쌓이지 않도록.
그 슬픔이 언젠가 터져버리지 않도록. - page 177
역시나 자신의 감정을 그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표현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
연인에게는 그리 사랑표현을 잘 하면서 정작 가족들에게는 무뚝뚝한건지 생각하게 되는 구절이었습니다.
이제라도 제 감정을 표현하면서 지내야겠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는 한 남자가 전하는 고백, 애정, 당부, 위로였습니다.
마치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 같아서 읽으면서도 에세이가 아닌 연애소설을 읽는 듯하였습니다.
책의 <에필로그>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쩌면 이 편지들이 내가 누군가를 위로할 목적으로 쓰기 이전에,
나 자신을 먼저 감싸 안고
나 자신을 먼저 토닥이기 위해서 시작된 게 아닌가'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가 먼저 아파보고 내가 먼저 사랑해보고
내가 먼저 미워해보고 내가 먼저 극복해보았으니
글로 써내려갈 수 있었던 것 아닌가,
먼저 겪어보았기에 조금 더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넬 수 있지 않았나,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자신에게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을 더욱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이 글을 읽고 난 뒤,
먼저 자기 자신에게 고마워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편지들을 읽는 동안 복잡해진 마음이 모두 치유되어서
어쩌면, 또 다른 누군가를 위로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진심이 담겨있었기에 충분히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손을 놓게 되면 그와의 이별이 될 것만 같은 착각 때문이었기에 잠시라도 그 여운을 두기위해 제 곁에 두고 차 한잔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
이 책과 함께라면 조금 따뜻해 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