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미술관 - 잠든 사유를 깨우는 한 폭의 울림
박홍순 지음 / 웨일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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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책은?

* 제목 : 생각의 미술관

* 저자 : 박홍순

* 출판사 : 웨일북

* 읽은 날짜 : 2017.05.14 ~ 2017.05.16

 

2. 내용 :

*주요내용 :

다들 '철학'이라고 하면 그저 어렵고 딱딱하기만 하다고 여길 것 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철학'으로의 접근을 '미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시각적으로 다가온 정보를 하나하나 접근하다보면 어느새 철학적 사유로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으며 나아가 자신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질 것이라 이야기하였습니다.

특히나 이 책에선 우리가 아는 명화 뿐만 아니라 영화 등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화 한 것을 현대와도 접목시켜 단순히 그 시대의 의미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지며 한 편의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핵심문장 및 가슴에 와 닿았던 문장들:

자연이 그러하듯이 철학도 오직 변화한다는 사실만이 변하지 않는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철학과 대화에 들어간다. 철학은 암기가 아니라 생각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어떤 생각이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하루 동안 하는 생각을 떠올려 보자. 대부분은 먹고 사는 문제에 국한된다. 직장에서의 일, 점심이나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가사와 연관된 생각 등이 대부분이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뭐냐고? 현실에서는 제도 교육이 직장을 구하기 위한 용도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친구나 직장 동료와의 잡담도 집 이야기나 자식 성적 이야기에 벗어나지 않기 십상이다.

일상의 습관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데서 철학적 사고의 가능성은 열린다. 매일 되풀이되는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데 '인간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여지는 없다. 오직 매일 보는 인간관계에 적응하는 데 온 관심이 있는 상태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기대할 수 없다. 오늘의 삶이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해할 리도 없다. - page 36 ~ 37

 

철학은 끝없는 의심 속에서 존재 가치를 실현한다. 의심만이 매 순간 자신의 무지를 확인시켜주고 앎을 향한 욕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의심을 통한 무지의 자각이 철학과 첫 만남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철학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고 싶은가? 그러면 지금까지 자신의 생각을 형성해왔던 모든 경험적 지식과 일체의 원위에 대해 의심하라.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 page 66

 

정치도 별로 다르지 않다. 인생 대부분을 특권층으로 살았고, 정치 경력 대부분을 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며 살았던 정치인이 선거 때만 닥치면 서민 이미지로 변신한다. 서민이 주로 찾는 재래시장을 방문하여 평소 친한 사이인 듯 연기를 한다. 허름한 국밥집을 찾아 소박한 모습으로 밥을 말아 후루룩 해치운다. 신기한 것은 뻔한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이미지 정치가 통한다는 점이다.

(중략)

철학이 현상 너머의 본질적 내용을 찾아나가는 사고의 심화 과정이라고 할 때 이미지에 의해 왜곡된 장막을 걷어내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미지와 실재를 구분하고 본래의 사물이나 사태에 주목함으로써 문제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다.  - page 80 ~ 82


자의성이 단순히 개인의 주관적인 인상 차원이라면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인류는 사회적 강자나 다수가 생각하는 바를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비정상에 대해서는 사회적 조롱과 비난, 배제와 격리를 거듭해왔다. 철학과 종교는 이론적, 윤리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해 왔다. 동물에 대한 인간의 잔인성, 인간과 동물의 관계만 해도 그러하다. - page 235

 

이를 위해서는 고정된 틀 안에서 맴돌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고야의 거인처럼 새로운 시야가 제공하는 자유로운 발상과 만나야 한다. 문제는 자유로운 발상이 하루아침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과 발상으로 사유를 전개했던 고전을 만나는 일이다. 다행히 몇몇 사상가와 작가, 예술가 등이 기존의 정상과 비정상 구분에서 벗어난 사유 실험을 해왔다. 나아가 스스로 사회나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현상에서 정상의 지위를 차지하던 가치와 습관에 대해 의심하고 뿌리를 추적하는 경험을 거듭해야 한다. 또한 격리되어 기억의 창고 구석에 먼지만 쌓인 채 놓여 있던 비정상적 요소에 눈길을 보내고 새로운 발상으로 접근하는 시도가 축적돼야 한다. 거인의 시야, 붕의 사고 지평과 만나야 한다. - page 264

3. 책의 견해 :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접할 땐 단순한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미술 작품을 좋아하기에 그와 관련된 책은 서슴없이 읽곤 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 『생각의 미술관』.

단순했던 제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일깨워 준 문장이 있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그림 사용법

가장 쉬운 철학은 미술관에 있다!

철학......

그 단어만이 눈에 각인되었습니다.

쉽사리 읽어도 될까?라는 부담감을 가지고 설마....라는 의구심과 함께 첫 장을 펼쳐들었습니다.

 

 

역시나 첫 장부터 심상치않은 기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변화'의 의미를 미술 작품을 통해 접근하고 저자의 해석이 덧붙여지면서 나중엔 시각적 정보가 생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여기에 나와있던 드가의 <허리를 숙인 발레리나>를 통해 사회체제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아직까지 현존한 심리적 변화에 대한 불안감.

우리에게 친숙했던 <봄날은 간다>까지 연관이 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저자의 한 마디.

어찌 보면 삶과 생활을 통해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습관적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왔다. 본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생존조건이나 성장과정에서 상당히 견고한 관성이 생긴다. 어제 한 대로 오늘, 그리고 내일도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왜 철학적 사고는 여기에서 벗어날 때 시작될까? - page 27

철학적 사고를 찾아가는 여정.

그 첫 단계가 '변화'였던 것입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저 역시도 이 그림에 대해선 그냥 넘어갈 뻔 하였습니다.

화가가 마련해놓은 교묘한 이미지인 두 사람 사이를 가로지르는 이상한 '얼룩'.

'왜곡된 형상'을 통한 눈속임이다. - page 77

이를 통해 우리는 얼마나 왜곡된 장막 속에 당연시 살아왔는지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으로 사회가 '제4차 산업혁명'에 들어섰다고해도 감히 '자연'앞에선 한없이 작은 존재가 되어버림을 최근의 이슈가 되었던 자연재해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그림을 통해 일러준 저자의 이야기.

화가는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무제한적이라고 느낄 정도의 자연의 위력 앞에서 느끼는 숭고함을 드러내고자 했다. 자연의 위력이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일 때 사물의 형식을 뛰어넘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이로부터 정신적 자극을 받는다. 프리드리히는 가을, 겨울, 새벽, 안개, 월광 등의 정경을 자연의 위력과 정적 속에서 표현함으로써 모방을 뛰어넘는 미적 체험을 제공하려 했다. 여러 가지 상징을 통해 숭고의 체험을 시도했는데, 끝 모를 공간감을 지니는 풍경은 세계, 절벽은 죽음, 난파선은 좌절을 의미한다. 자연을 통해 내적 긴장감과 반성적 사고를 촉발하기 위한 상징이었다. - page 141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 현실에서의 모순으로 나타나는 대립과 충돌로 자연을 파괴하는 것에 대해 반성을 해야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작품에서그만의 창의적 표현과 자기 내면을 회화적으로 구현해 낸 능력을 바탕으로 의미를 확장하여 결단코 금지시 되었던 동성 간의 사랑을 그린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이어지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반화는 개별 철학자의 문제의식을 단순화해버린다. 각 철학의 다양한 흐름과 맥락이 흐려진다. 일반적 틀 안에 가두는 순간 철학은 인간의 정신과 실천에 생명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억압의 수단으로 전락한다. - page 194

획일화, 단일화 되어가는 세상 속에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서 고유성과 독자성을 중심으로 사고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였습니다.

 



 


4. 무엇을 생각했는가?

지금의 '세계화'를 이끄는 문화 역시도 이러한 인연이 있을까?

 

5. 하고자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그림 뿐만 아니라 음악, 책 등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에서도 숨겨진 철학적 의미는 어떤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6.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 사실 저 역시도 '철학'이라고 하면 일단 보류하는 편이었습니다.

책에 대한 편식이 없어야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문학적 지식이라든지 철학적 소견을 가지고 있어야함을 알지만 막상 그와 관련된 책들을 읽어보면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는지도 의문스러워질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에게 이 책은 철학으로 향해는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림'.

워낙 그림들을 좋아해서 그와 관련된 전시나 책들을 챙겨 보곤 하는데 알고보니 그 속에도 무수히 많은 의미가 있었고 철학이란 결국은 표현방식의 차이였지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무턱대로 '철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역시도 철학의 일부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또 다른 명화나 영화들도 찾아서 저자처럼 하나하나의 의미를 발견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철학은 명확한 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선 겁 먹기 보다는 한 발짝 내딛어보고자 하는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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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 에밀 스푼북 창작 그림책 6
뱅상 퀴브리에 지음, 로낭 바델 그림, 이정주 옮김 / 스푼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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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보는 것 같습니다.

'투명 인간'

투명 인간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이 책의 주인공 역시도 '투명 인간'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투명 인간 에밀』

 

 

아이와 함께 '에밀'의 투명 인간 되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에밀은 투명 인간이 되기로 합니다.

그것도 12시가 되면!

모든 동화에서 '12시'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봅니다.

에밀이 12시가 되어서 투명 인간이 되기로 한 이유!

그건 점심으로 엄마가 치커리 요리를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아하~!

싫어하는 음식을 안 먹으려고 투명 인간이 되려나 봅니다.

순간 제 어린 시절도 떠올랐습니다.

엄마 몰래 싫어하는 음식을 삼키거나 버리곤 하였었는데 엄마는 귀신같이 알아차립니다.

에밀의 엄마 역시도 에밀이 치커리 음식 대신 후식으로 먹어야 되는 초콜릿 무스를 먹고 싶어하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어디서나 엄마들의 촉!!

 

 

자신은 투명 인간인데 엄마는 어떻게 본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가 깨닫습니다.

옷을 입었기 때문에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귀여운 에밀~♥

결국 옷을 벗어던집니다.​


 

하필 그 순간 누군가가 집으로 방문합니다.

알고 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줄리'.

어차피 옷도 벗었는데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 여기고 줄리 옆에 앉아봅니다.

어멋!!!

 

 

 

투명 인간이라서 다행이라는 에밀.

책을 덮으면서도 키득키득 웃음이 자꾸만 새어 나옵니다.

너무나도 귀여운 발상.

어리기에 가능한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이 역시도 투명 인간인데 왜 보이는지에 질문을 던지니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한편으론 왜이리 귀여운지!

간만에 아이와 함께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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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 세트 - 전2권
이광수 지음, 방남수 엮음 / 시간여행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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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

아무래도 '해골물'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일화 중 하나.

하지만 그 뒤의 업적은 그가 우리나라의 불교에 크나큰 영향력이 있었다는 점밖엔 사실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저의 미천한 지식이 드러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곤 잊혀졌던 그를 '네이버 포스프'에서 우연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업적이 제가 알던 것보단 어마어마함을 깨닫고 이제라도 그를 제대로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된 이 책.

『원효대사』 


책을 우선 살펴보면 이런 문구들이 눈에 띕니다.

모든 일에 거칠 것이 없다

키가 후리후리하고 눈이 어글어글하고

옷고름을 느슨하게 매고 느릿느릿 걷는 원효의 모습

이것은 신라 화랑의 모습이요 우리 선인들의 모습이다

드라마를 통해서 보았던 화랑들이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풍악과 여유를 즐기는 듯한 모습.

그리고 '대사'라는 이미지보다는 우리의 이웃과도 같은 모습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깨져버렸습니다.


이 책 속의 '원효'를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원효를 통해 신라의 모습, 신라인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 말대로 작가는 원효의 삶에 신라의 문화, 풍습, 언어, 신앙 등을 버무려 하나의 세상을 보여준다. 원효가 지닌 고민도 개인적이거나 종교적인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신라라는 한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동체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곳이 될지를 고민한다. - page 4 ~ 5


원효는 귀족과 양민은 물론 거지와 도적까지 가리지 않고 두루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했다. 돈이 있든 없든, 공부가 많든 적든, 착한 사람이든 악한 사람이든 상관하지 않았다. 모든 이가 선한 본성을 깨닫고 서로를 자애로 대하는 정토를 이루고자 했다. 원효가 한 일은 사람들을 통합하여 신라의 마음을 만드는 것이었다. - page 5

저 역시도 '신라'라는 나라는 짧은 역사 속에 그저 화려함만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모습 역시도 지금의 우리들처럼 자신의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가득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원효는 학문이나 지식이라는 것이 사람의 혼을 움직이기에 얼마나 미흡한지를 깨달았다. 약왕보살이 제 몸에 불을 붙여 불전의 촛불로 삼은 것이나, 상불경보살이 사람들의 빈정거림과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평생에 만나는 사람마다, "나는 너를 가볍게 안 본다, 너는 부처가 될 사람이다."라고 외치며 돌아다닌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행(行)이다. 행이다. 오직 행만이 값이 있는 것이다." - page 100 『원효대사 1』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요, 죽는 것은 싫은 일이다. 사는 것, 나는 것, 있는 것은 다 기쁜 일이자, 아름다운 일이요. 찬송할 일이다. 그러므로 꽃은 찬송할 것이요, 젊은이는 찬송할 것이다. 혼인은 인생에 가장 찬송할 일이다. 그러므로 신라 사람은 청년 남녀의 사랑에 대해서 극히 관대하다. 사랑은 신이다.

그들은 생을 찬미하기 때문에 죽는 것을 더욱 미워하고 슬퍼했다. 사랑하는 이가 죽으면 그들은 머리를 풀고 웃통을 벗고 소리를 높여서, "앙아, 앙아(아이고, 아이고)." 하고 앙아신을 부른다. 가져가는 사랑하는 이의 불을 도로 내어놓으라는 것이다. - page 261『원효대사 1』


만물을 낳은 이가 어머니시다. 어머니는 힘들고 아프게 우리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힘들고 아프게 우리를 기른 것이다. - page 82『원효대사 2』


"여러분은 과연 의리가 있는 사람들이오. 장난삼아 한번 하신 말씀을 그토록 정성으로 지키시니 필시 전생에 도를 닦고 이생에서는 좋은 일 많이 하시려는 원으로 태어나신 이들이 분명하오. 이제 이 사람이 한 가지 여러분께 간청하겠소. 그것은 무엇인고 하니 비록 저녁을 굶으시기로 마음을 작정했더라도 그만하시고 잡수시오. 지금 잡수시더라도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요.

한 가지 더 청할 것은 이 밥이 여러 중생의 피와 땀으로 되었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시고, 이 밥을 잡수시고 몸이 튼튼하시고 기운이 많으시어, 중생을 많이 도우셔서 위로는 세상 큰 은혜를 다 갚으시고, 아래로는 세 지옥에 떨어지는 고통을 건지시는 갸륵하신 어른네가 되소서." - page 205『원효대사 2』


원효를 통해 본 신라의 모습.

자그마한 나라가 그렇게 번창할 수 있었음은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나라를 향한 애국심이 있었기에 가능함을 보았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게 '원효'와 같은 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가슴 속에 존재하리라 믿습니다.

그렇기에 언제든 우리는 또 한 번의 태양이 솟아오를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 책의 원효대사를 가슴 속에 품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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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해줄까요 - 닥터 호르헤의 이야기 심리치료
호르헤 부카이 지음, 김지현 옮김 / 천문장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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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발견한 이 책.

『이야기해줄까요』 

어떤 이야기를 하는거지?라는 의구심을 가지면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책표지에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이야기 열풍

전 세계 베스트셀러

대단한 이야기가 담겨 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책의 제목 위에도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닥터 호르헤의 이야기 심리치료

괜스레 '호르헤' 닥터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한동안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누구에게 터놓고 이야기하질 못하였기에 답답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그 제 이야기의 해답을 또 다른 이야기를 통해 해결책을 알아낼 수 있을 듯 하였습니다.

저 작은 의자에 제가 앉으면 그가 다가올지......


책의 뒷표지에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세상이 내 맘 같지 않을 때

뚱보 의사 호르헤를 만나보세요.

지금 저에게 그를 만날 시기인가 봅니다.

그래서 이 책이 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호르헤와의 상담.

조금은 낯설겠지만 그 설레임을 안고 책을 펼쳤습니다.


50가지의 문제......

그 문제에 호르헤는 대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조금은 놀라운 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 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중엔 그 이야기에 심취하여 스스로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게 되곤 합니다.

그를 찾아온 대학생 '데미안'이 마치 저와 비슷하였고 그의 삶 변화의 모습을 바라보며 저 역시도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게 되고 내 자신을 대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땅 속의 보물 - 필요한 답은 모두 내 안에 있다>엔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가 줄 수는 없네요. 그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데미안뿐이죠.'

답은 내안에 있다. 호르헤도 아니고 책도 아니고 상담치료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다. 오로지 나. 나만이 답을 알고 있다. 이지처럼 내가 찾던 보물은 다른 곳이 아닌 바로 내 안에 있다.

"다른 곳이 아닌 내 안에 있다."

나는 이 말을 반복해서 되뇌었다.


그렇게 하고 나자 뭔가 깨달을 수 있었다. 상담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말할 수 잇는 사람은 나 이외에 아무도 없다. 그동안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말해줄 누군가를 찾아다니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나를 봐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난로 아래 묻혀 있던 것을 늘 밖에서만 찾아 헤맨 것이다. 내 안에 있던 것을 밖에서 찾아다닌 것이다.- page 87

이 문장이 저에겐 이 책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책 속의 의사인 '호르헤'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야기를 통해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그렇기에 그 이야기는 순간에 잊어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머릿 속에 맴돌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저 역시도 '데미안'과 같이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이처럼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만나고, 닥터 호르헤를 만나고보니 행복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했을 뿐 멋지고 훌륭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 대해 잘 안다는 조건 하에......

책을 읽고나니 가끔 마주하게 되는 고민이 있을 때 어김없이 뚱보 의사 호르헤를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따끔한 조언보다는 하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가슴 속에 가지고 있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듣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진정 해답을 향해가는 방향을 제시해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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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온기 - 내가 먹은 채소에 관한 40가지 기억
김영주 지음, 홍명희 그림 / 지콜론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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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라하면 괜스레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아무래도 '엄마'와 '가족'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하는 것도 '엄마'의 요리.

그 입맛에 길들어져 커서 엄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때문에 예뻤던 손이 투박해짐을 모르고......


이 책의 제목이 그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채소의 온기』 

저에게도 아무래도 기억들이 남아있곤 합니다.

저의 어머니도 '고기'보다는 '채소'와 관련된 요리를 많이 하셨기에 어릴 적엔 투정을 많이 부렸지만 커서 '엄마'의 위치에 서게 되니 문뜩 엄마의 채소 요리에 대한 애정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서도 간간히 엄마에게 부탁을 하곤 하였습니다.

어린 시절 먹었던 그 음식을 해 달라고......

이 책 속의 저자에겐 어떤 채소에 관한 기억이 존재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혹시나 나와 연관되는 점은 없는지......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채소'라는 단어에서는 파릇파릇한 생명력과 신선한 바람이 분다. 채소와 관련한 추억과 맛있게 먹은 음식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 따뜻한 온기를 안고 있었다. 온기는 뜨거움보다 오래간다. 나는 그 힘을 믿는다. 지금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누군가에게도 그 온기가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책의 작지만 큰 포부이다. - page 11

저자의 말처럼 글을 읽을수록 그 따스한 온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덮었을 땐 마치 엄마의 품 속에 들어온 듯한 포근한 안김마저 들곤하였습니다.

그 온기......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어릴 적 세포들이 반응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책 속엔 40가지의 채소에 관한 기억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의 음식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마늘이나 고추, 생강, 무, 당근 등등.

그 중에도 저에겐 몇 가지 채소에 대해 인상이 깊었습니다.

어릴 적엔 그토록 싫어하던 '당근'.

이 책 속엔 당근에 관한 에피소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당근 피자를 이렇게 만드셨다.

밀가루 반죽으로 피자 도우를 만들고 그 위에 강판으로 갈아놓은 당근을 가득 깐다. 다시 그 위에 햄이나 피망, 옥수수 등을 토핑으로 올리고 피자 치즈와 케첩을 뿌리는 것으로 마무리. 오븐에 돌린 후 꺼내면 녹은 피자 아래 당근은 감쪽같이 보이지 않는다. 나와 아직 유아기였던 내 남동생은 거기에 당근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엄마의 피자를 모조리 먹어치웠다. 당시 여든을 훌쩍 넘기셨던 친할머니께서도 함께 드실 정도로 담백하고 맛있는 피자였다. 엄마는 식탁 의자에 앉아 그런 우리를 뿌듯하게 지켜보셨다. 정작 본인은 거의 드시지도 못한 채로. - page 61  62


당근도 역시 버릴 것이 없구나. 당근을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내심 좋아하고 있었나 보다. 당근에 관해 쓰면서 젊은 날의 엄마와 가족들이 떠올랐고, 그때의 내가 생각났다. 우연하게도 가장 행복한 날의 기억에는 항상 당근이 있었다. - page 64

저 역시도 저자와 비슷한 경험을 해서인지 공감하면서 인상깊었습니다.

'오이'는 좋아하면서 유독 '당근'을 싫어하던 저에게 엄마는 '당근'을 먹이기 위해서 갈아서 좋아하는 전에 넣으시거나 달걀말이에 넣곤 하셨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열심히 먹었던 나를 흡족하게 바라보시던 엄마의 표정.

이제는 제가 어른이 되어 나의 아이를 위해 당근을 잘게 써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왜이리 이 부분에서 책장을 쉽사리 넘길 수 없었는지......


책 속엔 채소에 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요리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나선 책에서 소개된 요리를 하나씩 완성한다면 비로소 책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이 아닌지, 괜스레 못하는 요리라도 한 번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굳이 '채소'라고 특정지은 것이 아닌 그 시절 '엄마'의 온정이, '가족'의 사랑이 담겨있었던 이 책, 『채소의 온기』.

또다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엄마의 요리가 먹고 싶다고......

그랬더니 망설임없으신 엄마의 한 마디.

"먹으러 와!"

전화를 끊고나니 눈물이 흘렀습니다.

책으로 받은 온기, 이번 주말 부모님으로부터 받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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