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봄
오미경 지음 / 하움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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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다림과 설렘.

매번 찾아오지만 항상 아쉽기만한......

그래서 또다시 그리워하는 '봄'.


이 책을 받자마자 이 문구가 와 닿았습니다.

나의 인생을 보여주고 싶어요.

나를 통해 당신의 인생을 보게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의 인생에 봄이 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작가 '오미경'씨에게 찾아온 봄은 어떨까......

그녀를 통해 나의 봄은 어떨지 기대하며 에세이를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엔 나와 너, 그리고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어느 세상에서든 '나'를 주연으로 '너'와 공유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그래서 서로를 위로하고 위로할 수 있기에 감사함을......

당신의 인생에 봄의 새싹이 돋아날 그날을 기다리며, 각자의 삶 속에서 "살아지는 삶"이 아닌 스스로 "살아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곁에 있을게요. - page 6


<쉿, 이건 비밀인데...>에서 공감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 죄는 아닌데,

내성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기엔 힘든 세상.


리더와 외향적인 사람만 주목받는 세상에서

그들이 더 빛나도록 뒤에서 숨은 노력을 하는

내성적인 사람도 있다는 걸 세상이 인정해주면 좋겠다

겁쟁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 page 100

저 역시도 내성적인 성격으로 남들 앞에 서는 것조차 꺼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이 성격을 고쳐야지!

라고 다짐하기 일쑤지만 매번 제자리를 맴돌았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나니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끝을, 결말을 알았다면 달라졌을까>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인생, 무슨 일이 어떻게 시작되고 끝날지 모르기에

우리는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고 살아가는 것 아닌가.

불행한 일도 행복한 일도 번갈아 찾아오는 것이

살아가는 재미 아닌가.


늘 행복하기만 해도, 늘 불행하기만 해도 인생은 재미없다

더군다나 그걸 미리 알아버린다면 더더욱 싱거워질지도 모른다.


끝을 모르기에 우리는 손에 땀을 쥐며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결말을 모르기에무언가를 시작하고 도전한다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에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성숙해지고, 무엇인가를 시작할 용기를 배운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일지라도 싸우겠다"던

돈키호테의 말처럼,

결말을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아가자.

그렇게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 속에서

울고 웃으며 더 큰 사람이 될지도 모르니까. - page 166 ~ 167

끝을 알 수 없기에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는 말.

참으로 와 닿았습니다.

무모한 돈키호테.

그의 도전이 부럽고도 배우고 싶었습니다.


제목에서의 '봄'은 '보다'의 의미와 계절 '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계절의 봄처럼 얼어붙은 대지에서 연약한 새싹이 자라나듯이 우리도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나'를 볼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어느날, 봄......

또 다시 찾아올 봄......

조금 성숙하고도 행복을 좇는 그런 나였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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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민폐 좀 끼치고 살겠습니다 - 남 눈치 따위 보지 않고 나답게 사는 용기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박재영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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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

살아가면서 되도록이면 민폐를 안 끼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책의 제목, 『이제부터 민폐 좀 끼치고 살겠습니다』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왜 그렇게 살겠다는 거지?

저자는 무슨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들어가며>의 제목부터 인상적입니다.

인생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건,

너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나......?

그런데 저자는 이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얼마나 '나답지 않은'모습으로 살아왔는지를요.


'타인의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 쓰며 살아온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두고 보지 못했던 것',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억지로 미소 지은 것',

'다투는 게 싫다는 이유로 솔직한 마음을 억누르고 참았던 것',

'인정받기 위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스스로를 몰아붙여 어떻게든 해내려고 했던 것'...... - page 7

이 모두가 '나'를 위한, '나의 행복'을 위해선 아무 의미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나부터' 행복할 것에 대해 '민폐' 좀 끼치면서 살자고 외쳤습니다.


<당신의 묘비명은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충분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으니, 후회 없는 좋은 인생이었겠지?'

'그렇게 자유롭게 살다니, 엄청 행복한 삶이었겠네.'

'한 번 뿐인 인생을 좋아하는 일만 하다 가다니, 부럽다......'


죽고 난 뒤 이런 얘기를 듣는다면, 그게 바로 좋은 인생 아니겠어요? 이렇게 말하며 모두 함께 웃는 얼굴로 나를 배웅해주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오히려 폐를 끼치지 않도록 꾹 참으려 살아온 사람이 죽으면, 사람들은 그의 장례식장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사람은 도통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어.'

'왜 그렇게 힘든데도 내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던 거야?'

'죽을 때까지 마음을 열지 않았네......' - page 52

내가 죽고 난 뒤에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살아있는 동안 남들의 시선에 맞춰 살아가는 게 과연 옳은 것일까......?

내 묘비명을 무엇으로 해야할지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애쓸 필요 없다>에서 저는 하나의 깨우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남들에게 '사랑'을 받고자 애써 미소를 보이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웃곤하였는데 정작 내 감정을 드러냈을 때 그들에게서 돌아온 반응은 나에 대한 비아냥......

상대방을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나라는 것......

즉시 화내고, 울고, 웃으세요.

조금 더 자신에게 솔직해져서 그때 느낀 생각을 그대로 얼굴에 드러내보세요. 그런 사람이 매력적입니다. 아무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예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사람들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기에 그런 사람과 있으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애써 그 사람의 진짜 기분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주위 사람들은 당신에게 "아, 정말 마음대로 해도 돼"라고 할 것입니다. - page 163 ~ 164


책의 마지막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의 인생은 유한하고, 언젠가는 막을 내립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자고요! - page 214

저자는 우리에게 외쳤습니다.

괜찮아요. 다 괜찮을 겁니다.


왠지 이 책을 읽고 난 뒤『미움받을 용기』란 책을 다시 읽어보고자 합니다.

민폐 좀 끼치며 살기 위해 아직 저에겐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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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굿 - 출간 30주년 스페셜 에디션
김초혜 지음 / 마음서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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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시'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읽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책을 읽어가면서...

잘 모르더라도 내가 느끼고 공감하고 위로받으면 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시'라는 장르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가끔씩 꺼내 읽곤 합니다.


사랑굿』 


130만 독자를 사로잡은 사랑의 시,

시대의 명작

무더위에 지친 마음을 시로 달래주고 싶었습니다.

특히나 '사랑'.

때론 태양과도 닮은 사랑의 모습이 이 시집에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되었습니다.


사랑......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으로 죽음까지......

때론 달콤하게 때론 짭짤하게......

그 깊이를 알 수 없고 그 모습도 변화무쌍하기에 쉬우면서도 어려운......

그래도 결국은 '사랑'이 고픈 그런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사랑굿 32>이 그런 '사랑'의 모습이었습니다.

사랑굿 32


이제 마음을 얘기하지 않으리

사랑으로 사랑을 벗어나고

미움으로 미움을 벗어나리

죽어 묻히는 날까지

그대 떠난다 해도

마음속에 살게 하리

끝없는 불이 되어

재까지 태우며

던졌던 생명을 거두어

천천히 빛나게 하리

갈망하지 않고 꿈꾸면서

혼자서 가져보는 그대

고운 병 만들어 앓으며

짓궂은 그대 허위

벗기지 않으리


이 시집을 읽고 난 우헤도 잔여운이 남았던 시가 있었습니다.

<사랑굿 63>

이 시는 계속 곱씹으며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도 조용히 읊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도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마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사랑굿 63


하루에도

몇 번씩

그대로 인해

죽을 수 있는

죽음은

다 죽어보았소


죽을

죽음이 없어도

다시 죽기 위해

안 끝나는

죽음을 시작하려오


돌아설 수 있을 때

돌아설 것을

그대를

나처럼 여긴 후부터

먼 날음을 위해

날지 못할

날개를 준비하고 있다오


이 시집은 사랑하는 이와 같이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그에게는 어떤 사랑일지......

때론 내 사랑을 대신 전할 것을 찾아본다면 이 시집의 시를 내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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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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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란 단어가 조금은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일상을 보내면서 생각해보지 않아서일까......

새삼 이 단어의 뜻이 궁금하였습니다.

취향 : [명사]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하고 싶은 마음이라......

하고 싶은 것보단 해야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온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나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하루의 취향


 


 


저자 역시도 '취향'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마음은 매일 흔들리며 어딘가에 닿고, 우리는 그것에 지갑을 열거나 시간을 쏟는다. 그 끝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때론 절망, 때론 후회다. 하지만 운 좋게도 몇은 나에게 남는다. 나에게 꼭 어울리는 형태로. 나에게만 꼭 어울리는 색깔로. '나의 취향'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마침내 생긴 것이다. 반갑게도, 기쁘게도. 그렇다면 나에게 그 취향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 유행이 아니라, 남들의 시선이 아니라, 내 취향을 기준점으로 삼아 하루를 꾸려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마음을 식량으로 삼아 나의 취향은 오늘도 나를 나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 page 8 ~ 9

나의 취향.

오늘도 나를 나답게 만든다는 그 취향......

나에겐 무엇일까......


책 속에 <취향의 지도>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옷을 하나 고르는 것도 취향의 영역이다.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취향의 영역이다. 옷을 고를 때 내 마음을 의식하는 것처럼, 나머지 모든 일에 있어서도 내 마음의 방향을 의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 방향을 알 수 있는 사람은 나 말고는 아무도 없으니까.그리하여 남의 시선을 배제하고, 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접어두고, 나의 마음을 꼼꼼히 파악하여,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선택을 내려야 한다.

물론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내 마음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불확실한 것이 많을수록 가장 확실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은 '나'뿐이다. 나의 마음이 향하는 것들로 완성한 나만의 취향 지도 안에서 나는 쉽게 행복에 도착한다. - page 76

가장 나다운  것.

특히나 중요한 것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우리는 이때문에 망설이고 두려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불확실한 것이 많을수록 가장 확실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이 '나'라고 하니 나만의 취향 지도 하나쯤은 간직해야하지 않을까......!


저 역시도 요즘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책을 조만간 읽어야지 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이와 관련되어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폭력 앞에 노출되어선 안 된다고 믿는다면. 공기처럼 우리 주변에 만연한 그 모든 불평등이 언젠가는 끝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다른 가치도 다 중요하지만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인류의 절반이 고통받고 있다면 그걸 끝내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면. 여자가, 여자니까, 여자라서, 여자다워야 한다는 그 모든 생각이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젠더 감수성이 남다르게 취약하고, 불합리한 경험 앞에서도 별 말 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나라도. 논리적으로 페미니즘을 설명하지도 못하고, 지식은 한없이 모자란 나일지라도.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누군가가 나를 손가락질할지라도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지만, 초짜 페미니스트라도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다. - page 242

최근에도 '페미니스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있었지만......

저 역시도 초짜 페미니스트지만......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도 결국 하나의 '취향'들이 모여서 이뤄낸 결과가 아닌지.

그 취향 덕분에 오늘 하루도 나답게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나만의 취향 지도.

또 다시 만들어질 나의 취향.

그게 나의 어떤 모습을 만들어줄지, 또 나의 어떤 모습의 행복을 이루어질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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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안송이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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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을 하자마자 아이가 생기고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몇 년동안은 '나'를 돌봐주지 못하곤 하였습니다.

내 감정 하나 돌아보지 못하다보니 어느새 가슴엔 멍우리가 있었고 뒤늦게 치유하고자 책을 읽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제목부터 끌린 책이 있었습니다.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전혀 괜찮지 않다....

나 역시도 괜찮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과연...

저자는 괜찮아지는 중일까...?


저자 '안송이'씨의 스웨덴에서의 삶.

그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평범하기에 공감이 되었고 괜찮아지기 위해선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첫 장 <영하 18도 추위를 견뎌나가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요 몇 년간, 나는 종종 아무 맥락 없이 선물이를 보고 '엄마 선물이 많이 사랑해.'라고 말했다. 길 가다가도 하고, 밥 먹다가도 하고, 책 읽다 말고 갑자기 했다. 어쩌면 그 말이 방패가 되고 기둥이 되어서 작아지고 예민해진 내 마음뿐 아니라 우리 둘을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해주기를 바랐나 보다. 그 말을 하면 마음을 잃지 않고 다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잡을 수 있는 손, 맞잡아주는 손, 뽀뽀, 그리고 믿음. 추위를 견뎌내기 위해서 산 모자 장갑 코트만큼이나 중요하다. - page 19 ~ 20

나 역시도 아이에게, 아이가 나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사랑해."

그 말을 하고나면, 그 말을 듣고나면 왠지모르게 쳐진 몸과 마음에 작은 불씨가 되어 힘을 내게 해 주곤 하였습니다.

이 말 한 마디.

괜찮아지게 해 주는 것 중 하나였던 것이었습니다.

또다시 아이를 바라보며 말해야겠습니다.

"사랑해."


<생활 속 가까움을 보여주는 작은 장면들>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 읽었던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에서 탐정 할머니 미스 마플은 한 인물이 자연스럽게 또 다른 인물의 옷깃을 바로잡아주는 것을 보고 이 사람들이 예전에 연인관계였다는 걸 깨닫는다. 작은 행동들이,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무도 모른 채 변화한 그런 행동들이, 생각하기 전에 먼저 나오는 행동들이 관계에 대해 많은 걸 말한다. 그리고 이런 나의 움직임을 읽어주던 사람들이 사라지면 그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깨닫게 된다. 누군가와 가깝다는 건 크고 대단한 비밀을 나누어서가 아니다. 서로의 작은 습관들을 기억할 때, 나와 남의 간격을 지키라고 만들어놓은 작은 선들이 그 쓸모를 잃고 자연스레 지워졌을 때가 아닐까. - page 208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아도 아는......

그런 사람들이 사라진다면......

나 역시도 그들의 작은 습관들을 기억하고 있어 티가 나지 않더라도 그들에겐 하나의 의미가 되겠지...?!

그 의미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조금은 관심을 가져주어야할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의 제목만큼 와 닿았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커피와 차를 파는 가게>

그러다 몇 달 전 한참 만에 그녀를 보았다. 바글거리는 다른 손님들 사이로 그녀는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다. 한국의 영어교과서에서처럼 아임 파인, 잘 지내요 하면 되는 것을, 나는 그만 진짜로 대답해버렸다. '완전히 끔찍하게 힘들어.' 그러자 엘린은 내 눈을 바라보며 답했다. '정말? 나도 그렇게 끔직한그 기분 알아. 그런데 지나가, 더 나아져. 내가 알아.' - page 217


'정말 힘든 건 말이지, 행복했던 지난날이 다 잊혀지는 것 뿐만 아니라, 정말 그때 난 행복했던 건지, 그런 날들이 정말 있었던 건지, 그날들이 거짓이었는지 생각하게 되는 거야.' - page 219

견뎌할 것이 많은 삶에서 나는 고통만 끌어안고 있었을까......

이 역시도 지나가도록 만들어야하는데......

언젠간 더 나아질 것인데......


정말 힘든 것이 잊혀지는 것 뿐만 아니라 그날의 기억이 변형되었을까라니......

내 기억 속 행복했던 순간......

분명 행복했었다......


괜찮아지는 중이라는 건 결국 나에게 관대해지는 것, 나와 '우리'에게 사소한 관심이라도 갖는 것, 그래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누구나 삶은 평탄하지 않습니다.

좌절과 고통, 시련......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피할 수 없기에 부딪혀야하고 그 순간이 지나고나면 한층 성숙해진 나를 만날 수 있음에......

다시 괜찮아질 수 있기에 우리는 또다시 인생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지금 이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괜찮아지기 위해 오늘도 머리 질끈 묶고 화이팅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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