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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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선의 역사를『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임금이 왕위에 있는 동안 조정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 밖의 사건들을 파악하곤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남긴 '일기'를 통해서 한 사람의 일생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진상을 파악할 수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망국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원한 이순신 장군의 대활약을 알 수 있었던 것은 『난중일기』 덕분이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벌였던 사투를 알 수 있었던 것은 김구의 『백범일지』덕분입니다. 이렇듯 일기는 개인의 희망과 절망, 시대의 영광과 추락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 page 5


그래서 저자는 '일기'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의 일기를 택한 이유.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선시대 개인일기 학술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조선의 개인 일기들은 무려 1431건에 이릅니다. 여행 중에 쓴 여행일기, 전쟁 중에 쓴 전란일기, 궁중의 여인들이 쓴 궁중일기, 단맛 짠맛 다 드러나는 생활일기, 공무를 수행하던 중에 쓴 사행일기 등 짧게는 수십 일, 길게는 몇 세대가 이어 쓴 수백 년의 일기들이 우리 곁에서 묵묵히 숨 쉬고 있습니다. 조선의 일기를 택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수많은 기록 덕분에, 시대와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조선 사람들과 비교적 쉽게 공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age 5


평범했지만 그들의 일기에서 엿볼 수 있는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번민과 고뇌, 감탄과 희열로 가득한 시시콜콜한 삶.

그 찬란한 일상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시시콜콜한 오늘의 삶은 일기가 되고,

그 일기로 쌓아올린 삶은

역사가 된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첫 이야기는 '과거제'의 이야기였습니다.

비록 사실상 양반층의 전유물이었지만 과거에 살고 과거에 죽는 그들의 모습.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시험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양반들이 온갖 부정행위를 공유하는 '암묵적인 룰'을 만들고 조선 중기 이후엔 '천하제일 커닝대회'로 전략하게 되는 과거제.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에 참으로 씁쓸함이 남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부패한 조선의 모습과 개인의 탐욕스러운 행보를 비난하는 근거가 아니라, 무한 경쟁 사회의 승자독식 구조가 수많은 보통사람에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에 대한 반성입니다. '엄격'하고 '공정'한 시험이 보펴노하한 지금, 과연 그것은 '엄격'하고 '공정'한 것일까요? 또 그 공정함이,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일까요? 미래세대가 더 공정한 사회, 더 안정적인 삶을 누리기를 원하는 우리 시대의 노력이 어디쯤 와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선의 선비들은 후손들이 마땅히 그러기를 바랐을 테니까요. - page 47


무엇보다 최근에 읽었던 『게으른 정의』에서도 그러했듯이 백성들의 입장을 이해해야 할 이들의 횡포와 갑질의 행동...

'정치'의 의미도 다시금 되새겨볼 필요가 있음을 조선시대에서도, 오늘날 우리에게도 일러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에서 재미있었던 건 별일도 아닌 일 가지고 싸우고, 혹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나가고, 그러다 맛있는 식사 한 끼를 즐기고, 재밌는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보며 웃는 '보통 사람들'의 가족상 이야기였습니다.

​양반이었고, 선비였으며, 한때는 잘 나갔던 유배객이면서, 깐깐한 '할애비'였던 이문건의 육아일기로 시작해 부부싸움, 불륜 등 시트콤 같은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기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앞서 그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개인의 편지나 일기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너무나도 거대한, 그리고 너무나도 무거운 시대의 흐름 안에서 우리는 다만 무력한 개인일 뿐입니다. 시대가 거대한 역사, 특히 부정적인 역사로 덧씌워질 때, 개인의 삶은 쉽게 사라지고 맙니다. 결국엔 그들 개인이 '무가치한 것'을 위해 잠깐 살다 간 존재처럼 비치는 것이 아득하고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

일기에는 그들의 치열했던 삶의 흔적이 세세하게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일기는 작성자가 그 시대와 어떻게 교차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거시적이기도 합니다. - page 4 ~ 5


그러고 보니 『안네의 일기』가 있었기에 우리는 나치 치하의 참혹상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개인의 역사가 있었기에 그 시대의 역사가, 한 나라의 역사가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자신의 존재를 잊지 않기 위해, 시대정신을 기록하기 위해, 후대에 남길 정신적인 유산을 축적하기 위해 일기를 쓴 그들.

그 정신을 이어 우리 개개인도 자신의 일기를 기록해보는 것은 어떨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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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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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오'를 알게 된 건 '이효리'가 신은 신발로부터였습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샌들, 로퍼 등을 신고 찍은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청각장애인분들이 한땀한땀 손으로 만드는 아지오 구두 이렇게 예쁘기까지~^^.


그리고 다시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구두를 만드는 사람들

아지오가 증명해낸 가치 경영의 힘


꿈꾸는 구둣방

 


어릴 적부터 서서히 흐려진 세상은 중학교 입학할 즈음엔 완전한 암흑이 된 그 '유석영'.

그는 눈만 안 보일 뿐이지 다른 모든 곳은 멀쩡하게 살아 있는데도 사회적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다르지 않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


"안됐구먼, 쯧쯧......"


그런 그에게 마치 신탁처럼 그가 있을 곳을 정해준 이가 있었으니 동네 여기저길 다니며 온갖 참견을 하는 아저씨가 툭 던진 이 한 마디.


"석영이, 너는 앞을 보지 못해도 목소리가 좋고 말도 잘하니까 방송국에 가서 아나운서나 돼봐라."


하지만 좁디좁은 현실은 그를 저 밑바닥으로 몰아넣게 됩니다.


남이 나를 규정하는 대로 나 자신을 규정하지 말자. 따지고 보면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 외에는 다 멀쩡하지 않은가.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이제 틀렸습니다"라는 말이 틀렸음을 증ㅈ명해 보이리라.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었다. - page 24


그러다 보니 그에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고 CBS에서 일하는 '방송인 유석영'이 됩니다.

장애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서 취재를 하곤 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취재가 있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구두 브랜드의 공장.

1980~1990년대에 구두 생산직의 40퍼센트가 청각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을.

그들은 귀가 안 들리는 대신 집중력과 손재주가 좋아서 손으로 하는 일에 많이들 종사하고 또 저렴한 임금으로 공장에서도 그들을 선호했습니다.

무슨 이유였건 한 사람 몫을 해내는 그 많은 장애인들을 한자리에 마주한 것이 그때가 처음이었던 유석영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장애인들이 이렇게나 일하고 있구나. 나도 기회가 되면 이런 일을 하고 싶다.'


어렴풋이 다짐했던 일을 결국 사회적 기업 '구두만드는풍경'을 설립하게 됩니다.


"청각장애인의 자립과 그들만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서 가난한 그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


이탈리아어로 '편안한', '안락한'이란 뜻을 가진 '아지오agio'라는 구두 브랜드 이름을 가지고 40년을 한길만 걸은 구두 장인 '안승문'과 함께 좋은 재료를 써서 꼼꼼히 지은 수제화를 만들기로 합니다.


하지만...

열정은 있었지 경영하는 방법을 몰랐던 그들은 개업 3년 8개월 만에 경영악화로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잘해봅시다"라는 말을 남긴 채...


그 기회는 4년 뒤 2017년 대통령의 구두로 찾아오게 됩니다.

대통령의 잔뜩 낡은 신발 밑창.

사람들은 대통령의 검소함을 칭찬하는 한편, 대체 무슨 신발이기에 저렇게 밑창이 닳을 때까지 신었나 궁금해했고 그 신발이 청각장애인들이 만든 아지오의 구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더 이상의 실패는 하지 않기 위해 이번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시민들의 응원과 함께 청각장애인과 구두 장인이 두 번째 도전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아지오의 이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직 성장과 수익이 목표였다면 할 수 없었던 일을.

이토록 멋진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를 보며 오히려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지오에서 일하는 이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믿음'.

정말 그 믿음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전한 감동적인 이야기 중에서 저에게 큰 울림을 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장애인으로 사는 일이 힘든 건 장애 그 자체보다도, 장애로 인한 외로움에서 비롯한다. 시각장애인은 사람들이 다 자신을 쳐다봐도 시선을 알아차릴 수 없다. 청각장애인은 사람들이 바로 옆에서 자기 얘길 해도 말을 들을 수 없다. 따라서 그토록 고독하다. 또 하나의 아픔은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장애가 있으면 못 할 것이라고, 안 될 것이라고 미리 단정한다. 장애 하나로 모든 것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곤 한다. 비장애인 중에도 셈을 잘 못하는 사람이 있고 글을 쓰는 데 서툰 사람도 있다. 몸을 쓰는 일은 도저히 못 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을 못 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장애도 그와 같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진 '약점'이자 '한계'일 뿐이다.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 page 93 ~ 94


이런 편견을 가진 우리가 오히려 마음의 장애인임을...


아지오는 손으로 사랑을 말하고 손으로 꿈을 꾼다. 큰 소리도 귓속말도 아닌 손으로 정직을 이야기한다. 고객들의 발에 꼭 맞도록 일일이 손으로 어루만지며 구두를 만든다. 돈의 크기보다 사람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긴다. 아지오는 정직한 손으로 만든 좋은 구두이므로 이를 신는 사람들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 page 224

 

 


그들이 데려다줄 세상엔 밝은 빛이 희망이 가득할 거란 막연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 주시길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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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리 태도 - 내 안의 숨겨진 가능성을 찾아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법
브래드 스털버그.스티브 매그네스 지음, 신솔잎 그림 / 빌리버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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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제 자신을 위해서 목표를 세우고 결심을 하지만...

그 열정은 양은 냄비처럼 금방 식어버리곤 합니다.

'난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한 거지......'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사람을 보면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나에겐 그런 인자는 없는 것인가...

아님 내가 모르고 지나치는 것인가...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와 스포츠 멘탈리스트가 발견한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의 비밀


마스터리 태도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훌륭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자질 네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넘치는 의욕

채워지지 않는 갈증

만족할 줄 모르는 성격

열정


이들은 위기의 상황에서도 기회를 찾아내고 경계와 한계를 끊임없이 확장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하였습니다.

그 '열정'에 대해 이 한 권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2001년 몬보스대학의 졸업식에서 본 조비의 연설 내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열정은 성공과 행복, 충만함으로 이어지는 지름길 같지만 사실 열정은 까닥하다가는 길을 잃고 마는 복잡한 미로에 가깝다고 하였습니다.

열정을 좇는 데만 지나치게 빠지면 외부적 결과와 인정의 노예가 되고 번아웃에 시달릴 수도 있을 만큼 열정은 늘 긍정적인 모습을 지닌 것이 아닌 양면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열정을 좇기보다는 스스로를 소진시키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조화열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열정이 외부에서 탄생되어서는 안 된다. 당신의 내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것이 조화열정harmonious passion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야 할, 가장 바람직한 열정의 모습이다. 조화열정은 가장 훌륭한 형태의 열정이다. 장기적 성과, 활력, 건강,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열정이다. 현재에 집중할 때 생기는 열정이고, 외부적 욕구나 두려움이 아니라 애정과 사랑에서 피어나는 열정이다. 조화열정을 찾고 지속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 page 116


​그렇다면 조화열정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최상의 열정을 지니고 유지하는 훌륭한 퍼포머들에게 '마스터리 태도'를 고수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저 과업을 성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달성하는 마스터리 태도의 여섯 가지 요소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1. 내면의 동기를 자극한다

2. 과정에 집중한다

3. 더욱 나아지는 태도를 취한다

4. 장기적 이득을 위해 단기적 실패를 수용한다

5. 인내심을 발휘한다

6. 현재에 집중한다


​특히나 장시간 자신의 열정을 좇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지만 마스터리의 경지에 이르는 길은 길고 긴 여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했습니다.


과정에 집중할 때 긴 여정 내내 침착하고 신중한 태도와 변치 않는 동기를 유지하며 끝까지 나아갈 힘을 얻는다. 특정 목표를 달성했는지 되새기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 다만 과정에 충실했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당신이 정한 큰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 목표는 방향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과정에 집중해야 여정의 모든 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 page 139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을,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되새기며 긴 여정 속 긴 호흡으로 달릴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우리는 열정을 찾고, 좇고, 따라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열정에 휩싸이는 삶은 굉장히 위험하고 파괴적이기에 열정을 유념하며 따라야 함을 일깨워 준 이 책.


 


당신에게는 어떤 열정이 있나요?

이제는 내면에 있는 열정을 끊임없이 수행하고 실천할 차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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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 인간과 동물 사이, 그 사랑과 우정의 커뮤니케이션
제인 구달 외 지음, 채수문 옮김, 최재천 감수 / 바이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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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보면 '반려견' '반려묘'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물이 아닌 한 가족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

이렇게 잘 살아가면 좋을 텐데...

 

<동물농장>에서도 본 적이 있었지만 최근에 <업글인간>에서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50cm의 좁은 공간에서 오로지 번식을 위해 살고 있는 강아지들.

그들의 간절한 눈망울이 방송이 끝나도 잊혀지지가 않았습니다.

도대체 인간들이란...

그들보다 얼마나 잘났기에...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전하는 동물과 소통하며 배우는 생명의 참의미를 이번 기회에 다시금 새겨보고자 읽기 시작했습니다.

 

물질문명은 생활의 편리를 제공했지만, 생태계를 파괴하고 영혼을 메마르게 했다. 우리는 어머니인 자연과 형제인 동물들에게서 얼마나 멀어진 것일까. 이제 잃어버린 것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첫 장을 열어준 이는 '제인 구달'이었습니다.

곰베 지역의 침팬지들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깝게 지내던 그녀.

그녀의 태도가 참으로 경이로웠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그들은 당신에게 가족과 같은 존재가 아닌가요?" 그러나 대답은 '노'다. 애완동물 같은 것도 아니다.

...

그들이 '나의' 침팬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나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았다. 그들은 야생동물이고 자유로운 존재다. 물론 그들이 병에 걸리면 당연히 도와주겠지만 그들은 결코 나의 도움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아프거나 고통을 받으면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결코 책임감을 느끼진 않는다. 이것이 자유로운 야생동물과 집안에서 키우는 동물과의 차이점인 것이다.

...

하지만 나는 곰베 지역의 침팬지들에게 신이 될 수는 없다. 그들과 나의 관계는 상호 존경과 신뢰의 관계다. - page 26

 

상호 존경과 신뢰의 관계라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물'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사람처럼 바라보아야 한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들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바라는 바는 한 가지였습니다.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가 자연과 보다 더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자연과 동물로부터 소원했기 때문에 산산조각이 나버린 우리의 정서를 회복하고 다시 점화하고 재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 page 82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범고래의 음악 사랑> 이야기가 눈앞에 아련히 그려지면서 좋았습니다.

짐 놀먼에게 고래가 물속에서 같이 노는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제안을 건넨 한 사진작가.

그는 동의했고 존스턴 해협의 북동쪽 해변을 따라 뻗어 있는 조그만 만Bay에서 몰려다니는 열두 마리의 범고래를 발견합니다.

워터폰이라고 불리는 악기를 들고 연주를 한 그.

갑자기 두 마리의 수컷 고래가 그를 바라보고는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것입니다.

너무 놀라 그만 얼어 붙었고 보트에 다시 올라타게 됩니다.

그때 갑자기 물결 모양의 등지느러미를 가진 수컷이 그들 배 옆으로 떠오르더니 몸을 뒤집어 배를 드러내고 눕습니다.

 

내가 당황해하고 겁에 질려 있는 것을 보고 자기들 나름대로 미안함을 느끼고 결코 공격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인 듯했다. 나는 그 순간에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사과의 표시였고 친구가 되자는 표현이라는 걸 곧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고래는 나에게 그곳에는 아무런 위험이 없었음을 알려주려고 한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럴 생각이 있다면 다시 물속으로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 page 206

 

고래들이 보여준 음악 사랑.

그들의 섬세한 감정이 공유되는 듯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 동물.

하지만 인간의 이기로 그들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었음을 이제는 자각해야 할 것이었습니다.

 

당신 주위의 현실을 둘러보라. 아름답지 않은가? 모든 생명체들 사이에 형제애와 동정과 협조와 사랑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은가? 이 세상은 또 다른 현실로 다시 만들 수 있다. 에덴 동산이 손에 닿을 거리에 있다. 그리고 그곳은 낙원을 믿는 사람들 각자가 만들어낼 수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면 동물의 눈을 깊숙히 들여다보라. 그리고 물어보라.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자 이제 당신의 가슴을 활짝 열어보자. 그리고 기다리고 귀 기울여 들어보자. - page 359 ~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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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 - 나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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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이면 꼭 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다양한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기에, 무엇보다 감성 뮤지션 '유희열'의 진행이 좋아서 이 프로그램을 보고 나면 한 주가 잘 마무리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저에게 '유희열'이란 사람은 '밤과 음악'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또 한 가지를 들고 다가왔습니다.

'밤산책'

왠지 그와도 닮은 듯한 느낌에 설렜습니다.

그의 심야 산책에 살며시 동행을 해보려 합니다.

 

"시시한 하루에도 쉼표는 필요하니까"

 

밤을 걷는 밤

 

 

알고 보니 지난해 9월 <밤을 걷는 밤>이란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을 재구성 한 것이 이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도심 속 '프로 산책러' 유희열과 함께 거닐 밤마실.

 

 

 

어쩌면 익숙했던 곳임에도 그동안은 몰랐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 더없이 좋았던 밤산책은 그의 감성이 더해지면서 나에게도 밤길을 걷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준비해둔 보물지도 위를

한바탕 돌고 나온 것만 같다.

멈춰진 시간 속에서

잊고 있던 추억의 조각들을 그러모으며......

 

참 좋은 거구나,

밤에 걷는다는 거. - page 27

 

걷지 않으면 그저 스쳐갈 수 있는 풍경들이 발걸음이 닿자마자 하나둘 다정히 모습을 드러내는 걸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특히 '밤'이 주는 고요함은 낮의 피로들을 안아주었고 나를 위로해 주었기에 '밤산책'이야말로 지친 우리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걸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삶의 풍경이 너무 많다.

아득한 풀벌레 소리,

수묵으로 그려 넣은 듯한 밤의 능선......

어두워져야만 듣고 볼 수 있는 자연의 풍경.

밤의 거리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하루의 끝자락이 문득 쓸쓸하다면

무작정 외투만 걸치고 거리로 나서보기를.

익숙하고 가까운 동네를 나풀나풀

한 바퀴 걸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밤은 언제나 뜻밖의 풍경을 준비해둘 테니. - page 105

 

산책길 중에 텅 빈 명동거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던 그 공간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쓸쓸함이 낯설어서일까...

아니, 그 길을 거닐면서 건넨 그의 이야기 때문일까...

 

명동성당의 뾰족한 첨탑과 시계 불빛을 뒤로하고

통행금지 안내판 앞 계단에 걸터앉아

명동 거리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사람은 드물고 불빛은 여전히 화려하다.

불빛은 일상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

힘든 시기에도 성실하게 살아내고 있다는 분투의 흔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야 하니까. - page 70

 

심야 산책이 끝나니 짙은 아쉬움만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좋아한다는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을 찾아 들으며 그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읽고 나니 '참 좋았다!'라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밤산책...

이젠 위로가 필요할 때 외투만 걸치고 잠시 밖으로 나가봐야겠습니다.

익숙하기에 더 다정히 나를 감싸줄 것 같은 밤과 길, 그리고 나.

그렇게 천천히 밤의 길을 걸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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