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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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1』을 만났을 때 너무나 신선한 조합에 놀라웠었습니다.

명상과 살인이라니...

특히나 책 속에 제시하는 명상 원칙은 실제로도 삶에 도움이 될 가르침이었기에 주인공의 심리에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그래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그랬기에 속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비요른 변호사.

이번엔 어떤 사건으로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지 기대해보며...


본 적 없는 신선함과 빈틈없는 시사

명상 중독자의 오묘한 내면아이


명상 살인 2



전편에서 명상으로 지극히도 긍정적인(?) 경험을 하였기에 좀 더 심리학적 접근으로 '내면아이'와의 만남을 가지게 된 비요른 변호사.


반년 전 드라간을 살해하였고 드라간의 상대 두목인 '보리스'가 그의 행적을 찾자 비요른은 보리스를 납치하게 됩니다.

더 이상은 살인을 하고 싶지 않기에 유치원 지하실에 포로로 잡아두었지만 언제까지 잡아둘 수도, 풀어줄 수도 없는 상황.

그렇게 그는 마피아와 경찰의 레이더를 피해 살아가며 가족 여행을 계획하게 됩니다.


하지만 음식점 점원 '닐스'는 제대로 주문을 받지도 않고 점점 기분이 나빠진 그.

자신의 기분을 망친 재수 없는 종업원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 실수(?)로 죽이는 비생산적인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명상 훈련으로 평안과 만족감이 잠시 이어지지만 역시나 근본적인 불안과 초조와 냉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결국 '요쉬카 브라이트너'의 문 앞에 서게 됩니다.


"제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내와도... 직업은 또 어떨지... 앞으로 닥칠 모든 일이... 현재에는 저를 위한 시간이 없고, 미래는 불안하기만 해요...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page 24


그래서 상담하러 오게 된, 예기치 못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이 자신의 '내면아이'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어린 시절에 겪은 상처는 고스란히 내면아이에게 남겨지고 내면아이의 외침은 그를 절망에 빠뜨립니다.

그렇기에 이를 치유해야 비로소 성인의 나와 마주할 수 있게 되는데...

비요른이 내면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마다 꼬이게 되는 상황.

과연 모든 사건은 어떻게 해결될지 긴장 속에 읽어내려가봅니다.


분명 추리소설을 읽고 있었지만 어느새 심리학 책을 읽은 느낌이랄까.

사건의 해결보다는 나의 내면아이에 관심을 가지게 해 준 이번 소설.

역시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명상에서 내면아이까지...

마지막에 만나게 되는 건 무엇일까... 또다시 궁금하였습니다.


이번 소설은 이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불행한 유년 시절에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행복한 유년 시절에도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그러나 유년 시절은 과거다.

그 과거가 당신의 현재에 영향력을 행사할지,

그런다면 어떻게 행사할지는 오로지 당신 결정에 달렸다.

_요쉬카 브라이트너, 『귀한 내면아이


이제 마지막 3권.

자신이 짜놓은 거짓 세계로부터 한 걸음 나아갈 모습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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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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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여전히 잘 알지 못하지만...)

그와 관련된 책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은


20년 넘게 각종 약물에 취해 밑바닥 인생을 경험한 약물중독자가 중독을 연구하는 뇌 과학자가 되어 쓴 책


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열세 살 때 알코올을 시작으로 각종 약물에 취해 살았던 자신의 경험.

그 뒤 과학자가 되어 발견한 것들.

중독자에서 과학자까지 포괄적으로 이야기하기에 보다 흥미로울 것 같은 이 책.

기대가 되었습니다.


중독에 빠지는 심리부터 중독의 신경과학적 원리까지

밑바닥 약물중독자가 중독을 연구하는 뇌 과학자가 되어 밝히는 중독에 관한 모든 것


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중독'

그래서 이 사실을 알고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오늘날 중독은 사회에 만연한 대재앙이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뇌 기능에 인공적인 변화를 주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자비 없는 충동에 시달리는 사람을 다들 한 명쯤은 알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번져 쉬이 수그러들지 않는 충동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도 거대해 거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12세 이상 인구의 약 16퍼센트가 물질사용장애 기준에 부합하며, 전체 사망자 수의 약 4분의 1이 과도한 약물사용으로 목숨을 잃는다. 매일 전 세계에서 만여 명의 사람이 물질남용 탓에 죽는다. 이 죽음의 길에는 기겁할 만큼 연쇄적인 상실이 따른다. 희망, 존엄성, 관계, 돈, 생식성, 가족 및 사회적 구조, 그리고 지역사회 자원의 상실이다. - page 8


그렇다면 우리는 왜 중독에 빠지게 되는 걸까...?

흔히 '성격' 탓이라고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나약한 마음에서, 인내하고 절제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기에 중독에 빠지게 된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말하였습니다.


그러니 나는 중독을 결정짓는 '유전자'란 세상에 없으며, '정신이 나약해서'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격세유전'도 아니다. 모든 사람이 중독에 취약한 정도가 다르지만 취약한 사람이라고 해서 평생토록 위험 수준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해 중독의 원인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나 각각이 작용하는 방식이 매우 복잡하다. - page 312 ~ 313


그렇기에 이 문제에 관하여 신경과학·생물학·정신의학·약리학의 최신 발견과 지식을 근거로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뇌가 사랑한 최고의 미식'

알코올, 커피, 대마부터 아편, 코카인, LSD까지.

이 모든 약물은 우리 뇌에 쾌락을, 그 이상을 경험하게 만듭니다.


코카인은 내가 미처 그 존재를 느끼기도 전에 내 미각과 청각을 강타했다. 혀 뒤에서 신기하게 톡 쏘는 맛이 느껴지고 귀에서는 화재경보기 같은 소리가 울려댔다. 그러고는 느껴졌다! 따뜻한 희열의 파도가 코로 흡입할 때보다 훨씬 더 풍부하게 다가왔다. 몸과 뇌가 점차 따ㄸ뜻해지고 축축하게 젖어들어 즐거워했으며, 나는 삶의 아름다움에 감사함을 느꼈다. 허풍이 아니라, 몇 분 뒤에는 급기야 내 차례를 건너뛰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내가 주사기를 담당하기까지 이르렀다. 조금 더 뒤의 일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코카인을 하는 습관은 밑바닥을 경험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결과를 낳았다. - page 21


약물 사용 시 가장 심오한 법칙.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약물로 얻은 쾌락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었습니다.


아편 사용자들과 이 책의 독자들이 기억해야 할 핵심은 결국 우리 자신이 만족할 만큼 충분한 양의 약물이란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뇌의 굉장한 적응 능력 덕분에 정기적인 사용자는 약으로 지속적인 고양감을 얻기가 불가능하며, 더 많은 약을 향한 게걸스러운 욕망은 기껏해야 금단증상을 모면하려는 작은 희망을 충족시킬 수 있을 뿐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막다른 길이라고 한다. - page 128


그럼 중독의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중독의 반대는 단순히 약물에 취하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상태다"


약물남용 재범에게 과다복용 해독제를 주지 않거나 뇌 심부자극을 사용하는 등 중독자들의 선택에 제약을 거는 방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언제, 누구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중독일 때 써야 할지 결정하기 까다로울뿐더러 타인의 행위를 임의로 제한하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실수를 할지언정 개인의 자유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알기에 이 방법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말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자제하는 법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낮은 수준의 자율성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경험해야 하듯, 회복 단계에 있는 사람들 역시 단번에 모든 것을 믿고 맡길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적인 지지와 다양한 대안들, 그리고 단기간의 의학적 중재까지 있다면 우리도 완벽하지는 않을지언정 죽음 대신 삶을 선택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바로 이 자유가 중독의 해결책이다. - page 327


무엇보다 저자의 경우는 인간적인 사랑과 타인의 연결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자신과 함께 있는 모습을 남들에게 스스럼없이 보이고 친절하게 대해주고자 했던 '아버지의 마음'이 합리화와 정당화로 무장된 그녀의 방어막을 비틀어 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이 외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백년간 우리는 중독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리라 기대하기를 멈추었는데, 이는 확실히 진일보한 셈이다. 하지만 의학적 치료제나 다른 외부의 해결책만을 기다리는 일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중독의 대유행에서 우리의 역할을 숙고할 기회를 놓치는 짓이다. 이렇게 된 이상 그저 손 놓고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주변에 손을 내밀어보면 어떨까. - page 344


책을 통해 '중독'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이미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중독'.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인정하고, 외면하는 대신 깊이 들여다보며, 생각과 마음, 행동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이 손을 맞잡을 수 있게 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경험해 보았기에 더 절실하게 와닿았던 그녀의 이야기.

그저 과학적인 사실로 나쁘다! 안된다!라는 식보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인간의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엔 '인간적인 사랑'과 '타인의 연결', 결국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약물이 풍족한 지금의 우리가 한 번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를, 그리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읽어보아야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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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11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에서 마약에 중독됐던 군인들 대부분이 가족의 품에 돌아가자 자연스럽게 일부빼곤 약을 끊었다고 하더라고요. 인간적인 사랑과 타인의 연결이 해결책이란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
 
클래식 한잔할까요?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클래식 명곡
이현모 지음 / 다울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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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본격적으로 클래식을 듣게 된 건 코로나 시국을 맞이하면서였습니다.

예기치 않았던 집콕생활.

울적했던 나에게 들려왔던 아름다운 선율은 순간 마음을 달래주었고 잠시 일탈을 꿈꾸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가끔 클래식을 듣다 보니 아직은 작곡가와 곡명을 잘 모르지만 귀의 익숙함이 클래식에 대해 알고 싶음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시중에 '클래식'과 관련된 책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이 끌렸던 건...


저자 이현모는 '클래식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란 생각에서, 클래식을 대표하는 명곡 속에 숨겨져온 놀라운 스토리를 속속들이 끄집어내고 특유의 재치 넘치는 스토리텔링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는 점이었습니다.

클래식이 장난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친숙해지고 싶은 저에게 이 책을 읽고나면 한 걸음 다가가 있을지 기대해보며!


드라마보다 재밌고 영화보다 감동적이다!

2백 년간 숨겨져온 명곡의 스토리를 드디어 만나다!


클래식 한잔할까요?



그동안 '클래식'이라 하면...

교양 있는, 격식 있는, 어렵고 복잡한...

이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쉽게 깨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그런데 저자를 만나고 나서 클래식 특유의 '위압감'이 벗겨지고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맨 얼굴'로 다가왔었습니다.

클래식계 거장들과 한껏 수다를 떨며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감동의 여운이...

그야말로 그들과의 한잔이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12곡의 명곡 스토리가 담겨있었습니다.

고상하고 아름다운 선율 속 숨어 있던 충격과 반전 연속의 스토리.

그야말로

제대로 한 방 먹다?

이 문구가 정말 딱! 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미술책을 볼 때 그림을 보면서 읽으면 더 재밌듯이 이 책에서도 ●표시된 선율과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QR코드를 찍으면 '클래식 한잔할까요?_음악 듣기'코너로 연결되어 '선율'과 '전곡'이 모두 있어 나눠서, 합쳐서 모두 듣는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말러' 야심작 <교향곡 1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오스트리아인 사이에서는 보헤미아인이고, 독일인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이고, 세계에서는 유대인이다. 나는 삼중으로 고향이 없는 사람이고, 언제나 불청객이고 환영받지 못한다."


태어날 때부터 불공평을 받았던 그.

작곡가로서의 재능도 처음부터 무시당해 첫 교향곡을 발표할 때부터 온갖 수모를 당하며 '잡탕 음악'이란 비아냥까지 들었던 그.

이에 말러가


"상상하는 거대한 세계를 자신이 아는 모든 음악 기법을 써서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교향곡이다"


라며 자신의 음악관을 주장한 그.

하지만 들어본 사람이라면 모든 소리와 악기를 동원하고 모든 음악 기법을 사용하여 상상하는 세계를 최고의 음악으로 표현하였음을, 그래서 오늘날 현대인의 최애 교향곡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음을.

(지금도 그의 곡을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친숙한 '베토벤'.

하지만 수많은 여성에게 대시하고도 번번이 차였던 그.

운명이라 믿었던 한 연인과의 애절한 사랑도 운명의 장난 때문에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고 <바이올린 협주곡>만이 그 사랑의 열매를 맺었다는데...


'우린 영원히 행복할 거야~' 이렇게 외치는 베토벤은 요세피네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자신이 이루고 싶은 사랑의 꿈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펼쳐냈습니다.

비록 2백 년 전에는 결실을 맺지 못한 사랑이었지만 베토벤의 순수함과 열정은 이 음악을 통해서 지금 우리 가슴을 불타오르게 합니다. - page 258


이 사실을 몰랐다면 마냥 아름답다고만 생각했을 텐데 이 사실을 알고 들으니 바이올린 선율이 아련하게 울렸다고 할까...

알고 듣는 재미를 알려준 곡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클래식'이 가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클래식과 한잔했으니 이젠 자주 만나야 하지 않을까!

또 다른 클래식 명곡의 매력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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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역사학 선언 - 근대 동아시아에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
강상규 지음 /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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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아시아 대륙의 동쪽.

우리가 속한 지역인 동아시아.


그동안은 우리의 역사, 중국의 역사, 일본의 역사 이렇게 구분해서 바라보곤 하였는데 이 책의 소개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아시아는 오랜 세월 동일한 문명과 문화적 기반, 공통된 가치를 공유해 왔다. 하지만 근대사를 바라보는 각 나라의 시각이나 관점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기억을 둘러싼 내전 혹은 국제전의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해결방안은 없는 것일까?


이 문제를 살피기 위해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는 안목이 필요했습니다.


근대 동아시아에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

  




'동아시아 역사학'을 위한 워밍업이 있었습니다.
중국이라는 대륙세력과 일본이라는 해양세력이 만나는 길목에 위치한 '한반도'.
19세기 후반부터는 러시아가 대륙세력에, 미국과 유럽 열강이 해양세력에 합류하면서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열강들이 접하고 있는 지정학적 공간에 놓이게 된 우리.
이런 지정학적인 '구조'적 요인은 중화질서/동아시아 지역에 이른바 '전환기'적 상황이 도래하는 시기마다 한반도의 '역사'를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아세웠습니다.
그렇다면 '여기' 한반도에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나 입체적이고 섬세하게 국제정치와 세계질서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세상이나 역사를 바라보는 데 매우 제한된 거울에만 비춰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어떤 결과가 초래하는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다중거울'을 구비하고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활용하는 안목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처럼 '다중거울'이 자동차에 부착된 여러 다양한 거울을 의미한다고 하면, '다중거울'을 활용한다는 것은 항상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를 보고 세계를 보는 것이 좋다는 정도의 의미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다. 여러분이 운전 중에 왼쪽으로 차선을 바꾸려고 할 때 상관없는 거울에 한눈팔거나 혹은 여러 다양한 거울을 계속 살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히려 사고가 날 소지가 커질 것이다. 따라서 '다중거울'을 활용한다는 것은 다양한 거울을 평소에 구비해 두고 그때그때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최적'의 거울을 '타이밍'에 맞춰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age 21 ~ 22

그리고 또 하나!
'다중거울'로 비춰 가면서 '추체험'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며 '타자'로의 추체험을 통해 동아시아 근현대 전환기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볼 것을 권하였습니다.

워밍이 끝났으면 본격적으로 근대 동아시아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동아시아를 구성하는 세계사적인 사건과 함께 네 개의 시기로 살펴보았습니다.
제 1기의 경우는 19세기 후반: 아편전쟁에서 청일전쟁 직전까지 '서양의 팽창'과 '문명기준의 역전'이라는 관점을 서로 교차해 가면서 다루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한·중·일 삼국처럼 '고유'한 문명의식이 강한 곳에 새로운 '외래'문명이 들어오면서 혼란스러움을 겪게 됩니다.
제 2기의 경우는 20세기 전반: 청일전쟁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 종결까지 '양차 세계대전'과 '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50년 전쟁'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거울로 접근하였습니다.
'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50년 전쟁'이라는 시각은 제국 일본의 전쟁을 서양제국주의의 행보와 별개의 것 혹은 관련 없는 것처럼 이해하는 일반화된 통념을 넘어서게 해 주면서 보다 전체 상황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제 3기의 경우는 20세기 후반: 일본의 패전에서 냉전의 종언까지 '전 지구적 냉전'과 '동아시아 전후체제'라는 시각을 교차하면서 동아시아를 조명하였습니다.
이 시기는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세계대전이 등장하게 되고 이로인해 제국 일본의 패권이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빠져나간 그 거대한 공백을 미국과 소련이 표상하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이념 대결의 소용돌이가 휘감으며 우리에게 한국전쟁이 일어나게 되었음을, 동아시아에는 견고한 '전후체제'가 새로이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제 4기는 21세기 초반: 탈냉전에서 현재까지 현재진행형의 유동적인 동아시아가 그려져있었습니다.
'거대하고 복합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 우리.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일러주고 있었는데...
전 지구적 냉전과 함께 형성된 '동아시아 전후체제'가 세계적인 냉전이 끝나는 1991년으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언젠가부터 세계사적인 차원에서 이른바 '근대문명의 복합위기'와 함께 그동안 동아시아 차원에서 지속되던 '동아시아 전후체제'가 위기상황에 이르렀다는 징후들이 나타나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말하였습니다.

가재를 비롯한 갑각류에게 탈피가 숙명이듯, 인간의 삶과 역사에서도 크고 작은 전환기적 상황은 반드시 찾아온다. 피할 수가 없다. 가재 선생님의 탈피 노하우에 따르면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환기는 위기를 수반하기 마련이며,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열쇠는 발상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유연한 사고'와 '모험정신' 유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이야말로 전환기를 헤쳐 나가며 미래를 열어 가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착되어 있는 기존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유연하고도 담대한 도전이 새로운 전환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이다. - page 424

솔직히 저자가 이 한 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기엔 너무 작았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그럼에도 그가 전하고자 한 바는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를 바라보는 '통찰력'과 아울러 '균형 잡힌 사고', '상상력'을, 무엇보다 열린 마음과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우리 앞에 펼쳐진 세계를 바라보아야 함을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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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의 그림 1000개의 공감
이경아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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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좋아하는 화가의 전시회가 있었는데...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개인적인 사정도 그렇고 가질 못하게 되었습니다.

어찌나 속상하던지...

그 마음 달래줄 방법은 역시나 '명화'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는 것이었습니다.


책장 앞을 기웃기웃...

어떤 책의 명화를 보면 좋을까...

매번 하는 고민이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만나자마자


'어멋! 이거다!'


란 운명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권이 책에서 무려 1000개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잔뜩 설레임을 안고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만큼 성찰한다


1000개의 그림 1000가지 공감



이 한 권의 책 속엔 176명의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1000개의 그림이 1000개의 다채로운 미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명화를 보는 재미는 물론이고 알아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기에 너무 매력적인 미술서였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화가의 사상적 변천의 흐름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경우에도 초기작에서 후기작으로 가면서 스타일이 변하곤 하는데 이에 대해 색감과 소재, 화법 등으로 더 세분화해 비교 감상해 주었기에 보다 화가의 스토리텔링에 다가갔다고 할까.


첫 장을 장식한 이는 '테오도르 루소'였습니다.

단순한 풍경화가 아닌 숨쉬는 자연의 생명을 표현하려 시도하였던 그.


"숲의 소리를 들었다."


라고 말할 만큼 자연과 대화하며 느낀 감정을 표현하고자 노력하였기에 <자작나무 아래, 저녁> 같은 걸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그. 



 

이렇게 페이지 오른쪽 위에 화가의 모습이, 그리고 그의 작품들이 우리가 알고 싶었던 그림 속 사연과 함께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을 꼽자면 한 주제를 놓고 묶어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가 이 책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감상 독법을 소개해주었는데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싶다면 퐁텐블로 숲의 바르비종의 일곱 별 들의 작품이나 인상주의 화가의 찰나의 자연을 포착해 그린 자연주의 인상파 그림도 제격일 것이다. 데오도르 루소, 밀레, 도비니, 카미유 코로, 쥘 뒤프레, 카미유 피사로, 알프레드 시슬레의 순수한 자연을 화폭에 담은 그림들이 여러분을 순수한 자연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가슴 뛰는 행복한 순간을 담은 그림을 감상하고 싶다면 클림트의 <키스>나 프레데릭 레이턴의 <화가의 신혼>, 피카소의 <꿈>, 모딜리아니의 <큰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 마르크 샤갈의 <생일>에서 아름다운 한 순간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page 8


이렇게 보니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1000번째 그림을 장식한 이는 입체주의 창시자인 '파블로 피카소'였습니다.

양식과 매체의 변경에도 기교, 독창성, 해학에 한계가 없이 작품을 제작하였던 20세기 최고의 거장.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해변을 달리는 두 여인을 묘사한 <해변을 달리는 두 여인>.

그동안 그의 작품이라 하면 <아비뇽의 아가씨들>, <게르니카>, <꿈>을 떠올렸던 저에게 이 작품은 신선했습니다.


 


저자가 말하였습니다.


그림을 안다는 것은 새로운 아름다움의 세계로 들어가는 즐거운 감성의 내비게이션이다. 그 세계는 처음엔 무척 낯설고 어려운 문일 수 있지만, 한두 번 그 문을 열어젖히고 더 깊은 문 안으로 들어가면 매혹적이고 감미로운 아름다움의 세계가 격렬하게 나를 반길 것이다. 그래서 삶이 힘들고 고단할 때,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그림 속으로 기쁘게 빠져들면 그림은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주고, 평화롭고 편안한 감성의 생기를 북돋아 줄 것이다. 그 감성의 에너지가 우리를 두근거리며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자양분이 되게 할 것이다. - page 10


감상법에 따라 여러 재미를 느낄 수 있는 『1000개의 그림 1000가지 공감』.

미술과 예술 맛집 천국인 이 책.

이 책을 통해 감성의 에너지를 채워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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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카소 해변을 달리는 두 여인 한때 제 블로그 간판? 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작품. 그림이 선명하고 좋아요. 페넬로페님 이 책 담아갑니다.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