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
로라 데이브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낸 이 소설.

이미 전 세계 32개국 출간된 센세이셔널한 밀리언 셀러, <리얼심플> <보그> <USA투데이> <앤터테인먼트위클리> <CNN> <AP통신> <팝슈가> 등 해외 언론이 추천한 '꼭 읽어야 할 베스트 북' 선정되었다고 하니 더 궁금하였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기에!

두근두근~

어느 날 평화로웠던 삶이 편지 한 장으로 송두리째 바뀐다면...

그가 나에게 결코 하지 못한 수많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



결혼한 지 14개월 밖에 안 되는 아직도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는 오언의 아내 '해나'.

그런데 말입니다...

문밖에서, 누군가 내가 속한 곳의 모든 것을 바꿀 만한 소식을 전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 텔레비전에서는 그 사람이 주로 경찰서 소속 목사이거나 소방관이거나 제복을 입은 장교다. 하지만 내가 문을 열었을 때, 이제 나의 세상이 완전히 바뀌리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그 소식을 전한 사람은 경찰도, 풀을 먹여 다린 빳빳한 바지를 입은 연방 수사관도 아니었다. 그 사람은 축구복을 입은 열두 살짜리 여자아이였다. 정강이에 보호대까지 찬 꼬마. - page 14

열두 살 여자아이는 그녀에게 접혀 있는 노란색 리걸 패드 종이를 불쑥 내밀었습니다.

종이 위에는 오언의 글씨로 '해나에게'라 적혀있고...

근데 왜 오언은 전화를 하지 않고 이 여자아이한테 이런 부탁을 한 것일까?

맨 처음 든 생각은 '베일리에게 큰일이 생겼는데, 오언이 직장에서 나올 수 없는 건가?'였지만 베일리는 집에 있고...

현관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가 손에 쥐고 있던 노란색 리걸 패드 종이를 펼치니 짧은 글이 보였습니다.

무슨 뜻인지 모를 한 줄짜리 글.

"당신이 보호해줘"

오언이 출근한 지 12시간이 지나고 있었고 남편에게 보낸 18통의 메시지에도 그 어떤 답장도 받지 못한 그녀.

또다시 음성 사서함에 대고 말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거 듣자마자 전화해야 할 거야, 오언. 당연히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빨리 연락하지 않으면, 당신을 죽여버릴지도 몰라." - page 36

오언의 딸 베일리를 학교에 데려다주러 가던 그때 라디오에서 오언의 회사 이름 '더 숍(The Shop)'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오게 됩니다.

이어진 NPR 뉴스 앵커가 전하는 뉴스는

"SEC(증권 거래 위원회)와 FBI가 14개월 동안 예의 주시하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회사 더 숍을 전격적으로 급습해, CEO 아베트 톰프슨을 체포했습니다. 톰프슨은 횡령 및 사기죄로 기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톰프슨이 미국을 떠나 두바이에 정착하려 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더 숍의 고위 간부들도 곧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 page 37 ~ 38

그리고 베일리가 어깨에 가방을 메고 등장하고 가방 속을 열어보니 끈으로 묶여 있는 100달러짜리 지폐 수백 다발이 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베일리, 이거 어디서 났어?"

내가 속삭였다.

"아빠가 내 사물함에 넣어두고 갔어요."

베일리가 대답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베일리를 쳐다보는 나의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그걸 어떻게 아는데?"

베일리는 종이 한 장을 내 쪽으로 아무렇게나 던졌다.

"알 수밖에 없는걸요."

나는 무릎에 떨어진 종이를 집어 들었다. 노란 리걸 패드 종이였다. 그날, 오언이 사용한 노란색 리걸 패드의 또 다른 조각이었다. - page 40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소설은 남편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어색하기만 했던 해나와 베일리 사이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는데...

그가 결코 하지 못한 수많은 말이 무엇인지...

스릴러로 시작하였지만 마지막에 전해진 뭉클한 감동이 그야말로 한편의 '휴먼 드라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볼 때면, 우리가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한 사람의 전체 모습을 볼 때면,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바보가 되는지도 몰랐다.

"정말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몰랐다는 당신 말을 내가 믿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패티가 말했다.

"내가 알았다면 답을 찾겠다고 여기에 왔겠어요?" - page 95

내가 알던 사람이 낯선 사람일 때 느껴지는 배신감.

이 배신감으로 소설이 계속되었다면 진부하고도 지루했었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가족애가 그려지면서 훈훈함이...

뭐라 표현해야 할까...

묵직한 한 방을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결혼과 가족,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그 특별하고 위대한 사랑과 신뢰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 한번 이 소설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이렇게 세 딸을 하버드에 보냈다
심활경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 역시도 두 딸을 키우고 있기에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이 많아 이 책에서 해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딸 셋을 다 하버드에 보냈다고요?"

세계적인 명문대학교 '하버드 대학교'를 한 명도 아닌 무려 세 명을 다 보냈다니!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었습니다.

세 딸의 감동적인 성장과정과 특별한 노하우!

하버드 딸부잣집 엄마가 처음으로 속 시원하게 풀어놓은 이 책!

놓칠 수 없었습니다.

하버드 딸부잣집의 동기부여, 자기관리, 공부법

공림 학교 출신에 입시 컨설팅도, 사교육도 없이

하버드에 들어간 세 자매의 엄마가 처음 풀어놓는 비밀

나는 이렇게 세 딸을 하버드에 보냈다



책 속엔 유아동기부터 고등학생 시기까지 아이의 성장 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들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아이 안에 잠들어 있는 거인'을 깨울 부모의 태도부터

인생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유아동기,

10년 후를 좌우하는 초등,

가능성과 잠재력을 배가시킬 중등,

그리고 목표를 향한 전략과 전술을 세울 고등학생 시기까지

보다 구체적인 생활 밀착형 솔루션이라 읽고 난 뒤 막막했던 육아에 희망의 빛을 보였습니다.

저자는 이야기하였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특별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나지만 엄마로서, 교육자로서 내가 가진 재능은 '아이 안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것'이다.

...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많이 자신들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키워준 사람이다. 엄마야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 처음 만난 보호자, 교사, 멘토였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엄마에 대해 다양한 정의를 내리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엄마는 아이 안의 잠재력과 재능을 발견하고 깨우는 사람이다. 재능을 발견하는 것은 엄마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지식이 많은 엄마든 그렇지 않은 엄마든,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상관없이 엄마라면 내 아이를 관찰하고 알아가면서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 page 20 ~ 21

역시 '엄마'라는 존재는 대단하다는 것을, 나도 그럴 수 있을지...

아니, '이제부터 할 수 있다' 되새기면서 저자의 이야기를 천천히 곱씹으며 읽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내가 하는 고민 중 하나인 아이에게 지켜야 할 규칙을 만들어주고 그것들을 실천하기 위해서 부모의 권위를 어느 정도 행사해야 할지 그 범위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였습니다.

적당한 울타리, 경계선을 만들어 주는 것.



부모의 교육 철학부터 명확히 잡아야 함을.

제게 주어진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방학이 되어 고민이었던 '선행학습'에 대해서도 저자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나는 선행학습이 공부에 대한 아이의 호기심과 의욕만 꺾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공부를 미리 하기 위해 과외를 붙이기보다 학교 수업에 충실하도록 했다. 자기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도록 했다.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게 아니라 주체적인 자세로 학업에 임하게 해서 더 알고 싶은 게 무엇인지 스스로 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학원에 보낼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배움에 갈증이 생긴다면 공부는 저절로 하게 되는 것이다.

...

결핍이 있어야 동기가 생기고, 동기가 있어야 원동력이 되어 무엇이든 자기 힘으로 해보려는 의지와 노력할 마음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성취감이라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양육에서는 어느 정도의 결핍이 필수다.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기보다는 무엇을 해주지 않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는 이것을 실천했다. 어떻게 하면 안 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가 어렵게 느낄까를 애써 고민한 부모였다. - page 149 ~ 151

조급할 필요가 없음을, 저도 어떻게 하면 안 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아야겠습니다.

저자의 태도를 보면 모든 시선이 '나의 아이'에게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모두가 힘겨울 수 있던 사춘기도 잘 지나가게 되고 아이의 인생 성장판이 자극되어 몰라보게 훌쩍 성장한 모습을 발견하게 됨을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느꼈습니다.

머리로는 너무나도 알겠지만 막상 실천을 한다는 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제 자신부터 '기준'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가 아름답게 성장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부모의 책임이자 사명이기에 지금부터라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한 발짝 나아가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돌이 푸 초판본 WINNIE-THE-POOH classic edition 1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배가 나오고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

어릴 적 내가 좋아했었고 지금은 우리 아이들까지도 좋아하는 푸와 친구들의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됩니다.

그런 곰돌이 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초판본 감동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습니다.

1926년 출간된 후 '누적 판매 7천만 부', '10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책'이자, '월트 디즈니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인 <곰돌이 푸>의 원작인 이 책.

그야말로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습니다.

오래전 수많은 사람에게 주었던 그 감동.

이젠 저에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엉뚱하고 조금은 서툴지만,

마음은 따뜻한 곰돌이 푸와 친구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WINNIE-THE-POOH 곰돌이 푸(초판본)



1926년 초판본의 판형, 편집, 디자인 그대로 제작되었다는 이 책.

'고전'적인 느낌에 무엇보다 원서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는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의 삽화를 만날 수 있기에 소장 가치 뿜뿜!!

자꾸만 삐져나오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에드워드 베어가 크리스토퍼의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쿵, 쿵, 쿵, 계단에 머리를 찧으면서 말이죠. 곰은 이게 계단을 내려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나요. 잠시만 머리찧기를 멈추고 잘 고민해 본다면 좋을 텐데. 아무튼, 이제 곰이 아래층에 도착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인사할 준비가 되었네요. 자, 소개합니다. 위니 더 푸입니다. - page 15

크리스토퍼 로빈의 곰 인형인 곰돌이 푸와 숲에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겁쟁이 피글렛, 우울하고 비관적인 이요르, 허세 가득한 아울, 무슨 일이든 간섭하길 좋아하는 래빗, 캥거와 아기 루 등 다양한 외모와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100에이커 숲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사건들과 다채로운 모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곰돌이 '푸' 이름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

어멋!

너무 깜찍한 이유(?)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집을 나와 숲길을 걷다 커다란 떡갈나무 한 그루에서, 그 나무 꼭대기에서 시끄럽게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고 혼자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저기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건 뭔가가 있다는 뜻이야. 아무것도 없는데 저렇게 윙윙거리고 또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릴리가 있겠어? 윙윙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건 누군가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저렇게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는 건 꿀벌 말고는 없어." - page 19

"그리고 꿀을 만드는 건 나보고 먹으라는 말이지." - page 21

어쩌지...

이 엉뚱함이란...

그렇게 꿀을 좋아하는 푸는 나무 위로 올라가다 그만 떨어지고 맙니다.

포기하지 않고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달려가 풍선이 있냐고 묻습니다.

왜 풍선...?!

"풍선에 매달려서 꿀을 따면 꿀벌들 몰래 가까이 다가가기 좋아. 네가 만약 초록색 풍선을 든다면 그냥 나무에 달린 잎사귀처럼 보여서 꿀벌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어. 만약 파란색 풍선을 든다면 그냥 하늘처럼 보여서 꿀벌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지. 그렇다면 문제는 어느 풍선이 더 그럴싸하게 보일까 하는 점이야." - page 26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니!

그렇게 파란 하늘에 뜬 조그만 먹구름처럼 보이고자 진흙탕으로 가서 온몸을 까맣게 만들고는 파란색 풍선을 두둥실 떠다니게 됩니다.

"그럼 네가 여기로 우산을 가져왔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산을 쓴채로 왔다 갔다 해. 그러다가 가끔 날 올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해. '쯧쯧, 비가 오려나 보네.' 그게 우리의 벌들 속이기 작전에 도움이 될 거야." - page 30

벌들이 속을까?!

결국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의 풍선에 방아쇠를 당겨 땅으로 내려오게 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풍선 줄을 잡고 있었더니 그만 푸의 두 앞발이 꼼짝없이 굳어버렸어. 일주일도 넘게 두 앞발을 번쩍 든 채로 지내야 했다니까. 파리가 날아와서 푸의 콧잔등에 앉으면 입으로 바람을 푸푸 불어서 쫓아내야 했어. 아마도 말이지, 그게 푸가 푸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 - page 36



언제나 긍정적인 푸의 모습으로부터, 겁 많은 피글렛이 용기 내는 모습을 볼 때, 우울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이요르를 바라보며, 그리고 서로를 도와주고 아끼는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더불어 사는 법'을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에피소드들이 끝날 때마다 감동이 밀려오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 '행복'이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푸가 홍수 때 피글렛을 구했던 일을 생각하다 파티를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은 크리스토퍼 로빈.

모두들 모인 자리.

서로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푸, 너는 아침에 눈 뜨면 무슨 생각을 제일 먼저 해?"

조용히 걷던 도중 마침내 피글렛이 말을 걸었어.

"'아침 뭐 먹지?'하는 생각. 피글레 너는?"

푸가 말했어.

"'오늘은 또 무슨 신나는 일이 일어날까?'하는 생각."

피글렛이 말했어.

푸는 곰곰이 뭔가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어.

"둘이 똑같은 거다, 그치?" - page 247 ~ 248

이야기는 끝이 나고 크리스토퍼 로빈은 곰 인형의 다리를 잡고 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아... 아쉽다...

또 듣고 싶다... 아니 또 읽어야겠다...

책을 덮는다는 것이 이토록 안타까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와 친구들.

언제 나도 초대해 줄 수 있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 - 생텍쥐페리와 매케인, 비행선에서 블랙버드까지 시대의 운명을 결정지은 사건들
김동현 지음 / 이든하우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직 기장인 '김동현' 저자의 전작 『플레인 센스』에 너무나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었습니다.

'비행기'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비행의 발전과 한 인간의 철학이 깃든 비행기까지 넓은 하늘을 나가는 것만큼 방대한 지식이 가득했던 이야기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기다리며 있었는데...

드디어 이번 책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말한 적 없어 알 수 없었던 비행의 세계사 이야기.

벌써부터 두근거렸습니다.

"흥미진진한 비행 이야기로 시작해

시대와 기술, 인간을 관통하다"

역사의 변곡점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비행 세계사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



책은 처음 인류가 배를 타고 대서양을 넘어서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금속으로 된 비행선은 뜰 수 없고, 설령 뜬다고 해도 너무 크기 때문에 이동하지 못한다" - page 21

며 독일에선 체펠린의 비행선 프로젝트를 반려하곤 했지만 몇 년 뒤 운송수단으로서 비행선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독일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제플린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쟁의 도구로서 자리 잡게 되고 피의 역사로 돌진하게 됩니다.

피의 역사 속에서 비행과 관련한 19가지 장면을 선별해 책 속에 '비행의 역사'를, 결국 우리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친숙한 인물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어린 왕자』로 친숙한 비행을 좋아한 '생텍쥐페리'.

'글 쓰는 조종사'가 아닌 비행기를 좋아한 작가였던 그.

자신이 라테코에르에서 처음 우편 비행을 시작했던 비행기의 등록 부호 A-612에서 따온 이름을 『어린 왕자』의 고향인 소행성 B-612라 이름 지을 만큼 비행에 애정이 있었지만 비행 실력과 무성의한 태도를 지녔던 그의 최후는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어린 왕자가 장미꽃을 사랑한 것처럼 사람들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를 사랑했다. 그의 실종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이 오랜 세월 노력을 기울인 것이 그 증거다. 그가 어떤 조종사였든 그의 문학적 유산은 삶의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영감의 근원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 page 66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일본의 조종사가 된 조성 여성 '박경원'.

경상북도 대구의 한 양가에 다섯째 딸로 태어난 그녀.

원래 넷째 딸이 태어났을 때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이름을 '섭섭'이라고 지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다섯째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분통이 터져 딸의 이름을'원통'이라고 지었다는 그녀는 어릴 적 장군감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골격과 힘이 좋았습니다.

신명여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패기 넘치는 당당한 신여성이 되어 평생을 원통이로 살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법원을 찾아가 이름을 '경원'으로 개명하게 됩니다.

경원을 눈여겨본 일본인 사장이 보다 넓은 세상에 나가 신문물을 배워보라고 권유하게 되고 박경원은 이듬해 일본인 사장이 소개해 준 요코하마 실업학교에 입학하지만 그녀가 스무 살이 되자 결혼하라며 종용하는 아버지로부터 대구로 돌아와 자혜병원 간호과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러다 그녀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어느 날 간호사들로부터 제국비행대회 출신의 안창남이란 조종사가 여의도 비행장에서 열린 에어쇼를 보고난 뒤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파일럿이 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무모함에 가까운 패기가 필요했던 그녀의 스토리는 《동아일보》에 특집 기사로 연재되었었습니다.

7월 9일

여용사 박경원 양, 부모의 만류와 약혼자도 버리고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비행학교 입학

9월 4일

조선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 양. 비행학교 졸업은 하였으나 돈이 없어 면허를 따지 못해

12월 12일

박경원 양, 2천 원이 없어 공중 정복 불능. 공부하고도 돈이 없어 하늘을 정복 못해

당당함으로 이미 일본 최고의 신여성이었던 '박경원'.

하늘과 비행 그 자체를 좋아했던 그녀는 오로지 조종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며 그 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습니다.

일만친선황군위문비행이면 어떠랴, 도쿄에서 경성을 거쳐 하얼빈까지 장장 2,500킬로미터를 홀로 날아간다는 사실에 벅찬 가슴을 안고 비행을 하지만...

이륙한지 50분 만에 조종간을 잡은 채 사망하게 된 서른세 살 박경원의 파란만장한 삶.

2005년 영화 <청연>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조만간 한번 보려 합니다.

영화가 개봉되기도 전에 '누가 제국의 치어걸을 미화하는가'라는 비판과 함께 친일 영화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했다. 감독이 "영화는 영화로만 봐 달라"고 호소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대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 역사상 그 누구도 시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감독은 자연인 박경원의 비행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도전만을 그리고 싶었겠지만, 한 인간의 삶에서 시대를 제거할 수는 없는 법이다. - page 142 ~ 143

영화감독의 말처럼 '비행'의 역사라 해도 결국 '사람'이 있었습니다.

항공우편 항로를 개척한 '라테코에르'

가미카제의 비행기 제로센을 만든 '호리코시 지로'

정치인 '매케인' 등 33명의 인물뿐만 아니겠지만 비행의 발전 속엔 누군가의 희생이, 인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읽고 난 뒤 인간적인 면모가 남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인생은 개인의 선택이며 그 누구도 결코 시대를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서른세 명의 선택을 비판하지 않았다. 하늘에 올라가면 대륙과 바다의 배치가 한눈에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역시 한걸음 떨어져서 볼 때 비로소 그 모습이 보인다. - page 7

오늘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하늘엔 인간의 욕심도, 경계도 없었습니다.

떠다니는 구름...

책 속에서 그려졌던 이들의 이야기들이 어렴풋이 그려지면서 그들의 순수했던 꿈과 미래를 계산하지 않았던 열정이 파란 하늘 속에서 참 아련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다 마주한 비행기를 보며 또다시 비행을 꿈꾸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충동과 광기의 암호를 해독하다
리처드 레티에리 지음, 변익상 옮김 / 애플씨드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범죄자 이전의 인간의 내면 심리부터 파악하는 것이 어쩌면 우선이 되야할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