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먹는 분자세포생물학 -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추천도서
신인철 지음 / 성안당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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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생명과학 여러 분야 중 가장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하는 분야인 '분자세포생물학'.

이는

고전적인 '세포학'과

20세기 후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분자생물학',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화학의 언어로 풀어낸 '생화학'

이 접목된 학문으로 최근엔 특히 신약 개발, 난치병 치료 방법 개발 등 의약학과 직접 관련된 기초학문으로 많은 투자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라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이 학문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필요한 요즘.

알고 싶지만 어려울 것 같아 선뜻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멋!

만화로 배울 수 있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분자세포생물학의 여러 이론들을 만화로 접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구성된 이 책.

무엇보다 저자가 한양대 생명과학 교수이자 만화 그리는 과학자이기에 보다 전문적이며 현장감 있는 내용을 전달하기에 믿고 읽을 수 있는 이 책.

이제 저도 생명과학 분야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날로 먹는 과학 시리즈 첫 번째 책!

현대 생명과학의 가장 뜨거운 연구 분야인 분자세포생물학의 기본 개념을 익히다!

날로 먹는 분자세포생물학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세포'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세포'란 무엇일까?

'세포 이론'을 통해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의 세포 이론

첫 번째 명제 모든 생명체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두 번째 명제 세포는 생명체의 구조적, 기능적 기본 단위이다.

세 번째 명제 모든 세포는 기존의 세포가 분열하여 생겨난다.

네 번째 명제 세포 내부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있다.

다섯 번째 명제 세포는 세포 분열 시 세포에서 세포로 전해지는 유전적 정보를 가지고 있다.

여섯 번째 명제 모든 세포는 구성 성분이 거의 같다.



그리고 세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세포의 구조와 기능, 세포주기 등- 만화로 설명하다 보니 거부감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 날로 먹었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읽다보니 이렇게 생물을 배웠었다면 모두가 과학이란 학문에 대한 큰 벽이 없었을 텐데...



이 책의 장점이라 하면 만화로 접근하였다는 점과 책 속 QR코드로 유튜브 연계까지.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두가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교양만화였습니다.

어디서 한번 주워듣는 게 중요하거든. - page 161

책을 통해 처음엔 날로, 다음엔 음미하며 먹으며 '세포'를 정복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다음엔...

어떤 분야가 등장할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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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외교 - 음식이 수놓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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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미 정상회담 당시 큰 화제를 일으킨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독도 새우'.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잘 알지 못했었는데 새우 중에선 고급인 이 새우.

특히나 이 새우요리를 두고 한일간의 이해관계가 다른 모습도 엿볼 수 있었고...

아무튼 외교 자리에 나오는 음식도 허투루 넘어갈 수 없기에 관심사항이 되곤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각국의 정상들이 실제 주요 협상에서 식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음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일러준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음식이, 음식과 식탁이 어떤 맥락으로 외교의 윤활유가 되었는지 한 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음식은

외교의 윤활유다

식탁 위의 외교



외교관이 외국의 대사로 발령받으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아무래도 부임할 현지 대사관에 연락해 현지 정보를 알아보고, 부임해서 우선적으로 만나야 할 외교 파트너들의 면면도 조사하고, 국제 이삿짐센터에도 연락하고, 주변에 이임 인사도 하는 등 준비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 준비 리스트에 절대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하였으니 바로

"셰프를 잡는 일"

현지 대사의 관저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데 필요한 셰프를 확보해 모셔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왜?

그 해답은 프랑스의 신학자 자크베니슈 보쉬에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나라의 통치는 식탁에서 이뤄진다"

음식과 식사 시간을 잘 활용해 주변 인물들을 잘 다뤄야 제대로 된 통치가 이뤄질 수 있음에 외교에서도 국내 정치에서도 식탁의 중요성은 일찌감치, 그리고 충분히 인식되고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실제 음식을 외교에 적극 활용하는 '음식 외교'의 현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옥류관 냉면'

2018년 4월 27일 역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배달된 음식 '평양의 옥류관 냉면'.

평양 옥류관의 수석 요리사가 판문점까지 파견되어 만들어낸 이 냉면으로부터 한반도에 훈풍을 몰고 와 11년 만에 다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그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된 이 음식.

닝닝하면서도 중독성이 있다는 이 냉면.

언젠간 모든 이들이 나란히 앉아 먹는 날이 또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도 남겨봅니다.

음식을 함께 먹으면 백 마디 얘기를 나눈 것보다 깊은 정을 나눌 수 있다. 게다가 남북의 정상은 향수와 상징이 상징인 담긴 음식을 같이 먹었다. 그 힘으로 남북이 평화로 가는 길을 더 힘 있게 나갔으면 좋으련만 상황은 그렇게 여의치 못했다. 남북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70년 넘게 이념과 제도를 달리하면서 살았으니 생각을 같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주 만나고, 먹고 마시는 걸 공유하고, 깊게 대화를 해나가면 안 될 일도 아니다.

...

그러기 위해선 남북정상이 더 자주 만나야 한다. 평양냉면뿐만 아니라 남한의 농민들이 즐기는 막걸리도 함께 하고 함경도와 양강도에서 해 먹는 '언 감자국수(얼어서 먹기 어려운 감자를 강판에 갈아서 웃물은 버리고 밑에 가라앉은 전문을 모아 국수로 뽑아낸 것)'도 같이 먹는 자리를 한 번이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스스로 활로를 만들어 나가는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가야 하는 것이다. - page 136 ~ 137

그리고 놀라웠던 '핫도그' 이야기.

형제 관계 같지만, 늘 사이가 좋은 형제 사이는 아니고, 애증이 섞인 관계인 미국과 영국.

루스벨트는 영국 왕을 초청했으면 완전 격식을 갖춘 정식 만찬으로 대접하고 회담해야 한다는 생각의 역발상으로 고매한 영국 왕이 미국 서민의 길거리 음식을 먹는 모습을 연출하면 미국인들에게 확 다가갈 것이라 생각해서 핫도그 점심을 생각해냈고 실제로도 미국인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하니 음식이란 백 마디 말보다 그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요르단 국경 넘나든 '도미'.

이스라엘과 요르단 정부가 비준한 평화협정 만찬의 메인 요리였던 도미.

만찬 책임자 이스라엘 총리실의 수석 주방장 샬롬 카도쉬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르단의 항구 아카바와 이스라엘의 항구 에일라트 사이를 오가며 사는 도미를 사용했다" 고 답해줬다. 그리고는 "이 도미처럼 두 나라도 이웃 국가들과 평화롭게 교류하며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 page 176



맛도 맛이었겠지만, 국경에서 나서 양국을 오가며 자란 도미가 상징하는 교류와 소통, 통일이라는 의미, 거기에 그런 생각을 해 낸 셰프의 깊은 배려.

이런 것들이 후세인 국왕의 마음을 녹여놓을 수밖에 없음에.

지금 곳곳의 세계 평화를 위해 필요한 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에 잠겨보기도 하였습니다.

음식이 실제 외교와 분쟁 해결의 장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그 음식이 지닌 의미를 살펴볼 수 있었던 이 책.

그 어떤 것보다 음식은 사람을 인간적으로 만들어주기에 상대를 인간적으로 만들어 대화와 협상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을 통해 외교 속 식탁을 바라보았다면 저는 책을 덮고 우리 가족 속 식탁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셰프는 아니지만 음식을 담당하는 나.

어떤 음식으로 보다 사랑 가득 화목한 가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더해 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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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일기 - 적당히 거리를 둔 만큼 자라는 식물과 아이 키우기
권영경 지음 / 지금이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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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공감과 위로를 얻은 식물육아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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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일기 - 적당히 거리를 둔 만큼 자라는 식물과 아이 키우기
권영경 지음 / 지금이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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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좋아하는, 그렇다고 식물을 잘 키우는 건 아닌 저는 유독 식물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대리만족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역시도 그런 이유로 이 책에 관심이 갔습니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에서 식물을 키우며 아이와 함께 길고 긴 팬데믹 기간의 실내 생활을 이겨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식물을 잘 키우는 비법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기에 식물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엄마로 공감하며 위로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가꾸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나눠주는 식물 육아 일기.

저처럼 지친 마음 잠시나마 달래 보시는 건 어떨지.

식물을 키우며 나는 자주 웃는다

이제 당신도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떡갈잎 고무나무에 핀 새 이파리가 부디 좋은 소식을 가져다주길...

식물일기



식물을 키운다는 건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았습니다.

애정과 관심, 그리고 '수고스러움'.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엄마의 손길이 많은 수고스러움으로 가득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지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던 나.

우리가 식물들에게 주는 물은 보통 수돗물이다. 수돗물이든 뭐든 물이면 다 좋지만 그래도 이왕 키우는 식물들에게 조금 더 나은 물ㄷ을 주고 싶다면 수돗물을 받아 하루 정도 두었다 주는'수고스러움'을 자처해 보자. 하루 정도 받아 둔 물은 염소 성분이 날아가고 온도가 실온에 맞춰지기 때문에 그냥 주는 물보다 조금 더 좋다. 사람도 상온의 물을 마시는 게 몸에 좋듯 식물도 그러하다.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운 물은 좋지 않다. 물론 그 효과가 성장에 있어 극적인 차이를 보이는 건 아니겠지만 이런 작은 '수고스러움'이 모여 당신을 보다 따뜻한 그린핑거, 식물러로 만들어 줄 것이다. 틀림없다! - page 23

'수고스러운' 일 뒤에는 누군가의 배려와 정성스런 마음이 있다. 냉장고 오른쪽 문 아래서 두 번째 칸 늘 있었던 엄마의 포도잼처럼 말이다.

그날의 엄마처럼, 잼을 만들며 생긴 포도주스에 얼음을 가득 넣어 한 컵 마시고 아이에게도 한 컵 내어준다. 엄마가 만드는 건 전부 맛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높이 들어 주는 내 아이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그 시절 나로 돌아가 식탁에 앉아 포도잼을 휘휘 젓고 있는 엄마의 뒷모습을 향해 지금의 내 아이처럼 똑같이 말해 드렸다면 좋았겠다고. 그랬다면 나는, '오늘의 나'처럼 동그랗게 웃으며 날 쳐다보는 '우리 엄마' 얼굴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그날도 꼴깍꼴깍 포도즙을 마시는 나를 향해 이미 동그랗게 웃고 계셨을지도 모르지. - page 24

오늘도 허리를 숙이고 작은 이파리들을 쓰다듬으며 젓가락 하나로 흙 사이사이 구멍을 내는 그녀.

이렇게 식물을 기르며 보살피는 행위가 결국 자신을 보살피는 일이라는 사실을 일러주었던 그녀.

그 시간은 또한 자신을 더 큰 세계로 연결시켜 집 밖의 식물과 자연도 살피게 만든다는 사실을 일러준 그녀.

식물을 키우는 이유를, 그래서 저도 반려 식물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책 속엔 전문적으로 쉽게 키울 수 있거나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 식물의 종류, 식물 퇴비, 천연 살충제 만드는 법, 물주기 단기속성 5단계, 분갈이법 등 식물을 잘 키우는 비법을 알려 주고 있었기에 저같이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죽일까 망설이던 이에게 용기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읽은 뒤 마음속엔 뭔가 단단해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제 속에도 하나의 씨앗이 심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저도 용기를 내어볼까요...!

모든 시작은 기다림 끝에 딸려 나온다. 세기의 역병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은 마치 새싹을 틔우기 전 알맞은 조건을 기다리는 씨앗과도 같은 상태에 멈춰있다. 지금 우리들의 시간은 곧 적절한 환경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세상의 모든 대담한 씨앗들처럼! 그리고 올해 열매를 못 맺으면 또 어떤가. 우리에겐 다음 계절이 있다.

이제 일어나 바닥에 다리를 굳게 딛고 빛을 향해 고개를 돌려야겠다.

엉덩이도 좌우로 좀 흔들어 볼까?

흔들흔들. - page 16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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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더 아르테 오리지널 14
엠마 도노휴 지음, 박혜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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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눈여겨보았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플로렌스 퓨 주연의 <더 원더>.

예고편을 보았을 때 몽환적이었고 신비로웠었는데 알고 보니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원작의 느낌을 먼저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4개월 전부터 주님의 성수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어요."

살아 있는 기적인가, 모두를 속인 살인인가?

상처 깊은 두 사람이 서로의 삶을 변화시키고

위선의 가면을 쓴 사람들과 싸우는, 진짜 사랑에 대한 이야기!

더 원더



마부가 '정가'에 관해 뭐라고 이야기를 했다.

"뭐라고요?"

"여기가 정가운데라고요."

리브는 마차가 크게 흔들릴 걸 대비하며 가만히 기다렸다.

마부가 아래를 가리켰다. "바로 여기가 정확하게 이 나라의 중심이에요." - page 10

나이팅게일의 제자이자 노련한 영국 간호사 '리브'.

그녀는 2주간 환자를 돌보며 건강 상태를 관찰해달라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관찰은 퍼즐의 첫 번째 조각일 뿐.

뭔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는 의사.

"어떤 식으로든 편견을 심어주고 싶지는 않지만, 이건 아주 특이한 사례예요. 애나 오도널은...... 아니, 그 아이 부모는 애나가 열한 살 생일 이후로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리브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럼 어디가 아픈가 보네요."

"지금까지 알려진 병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선에서는 그래요." 맥브리어티는 정확히 해둬야겠다 생각한 듯 말했다. "그 아이는 그냥 안 먹는 거예요."

"고형식을 안 먹는다는 거죠?" 리브는 고상한 현대 여성을 따라 하려는 여자들이 여러 날 동안 칡차나 쇠고기 수프만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어떤 형태의 영양물도 먹지 않습니다. 깨끗한 물 말고는 아무것도 못 먹어요." 의사가 리브의 말을 바로잡았다. - page 20 ~ 21

몇 개월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도 생존하여 기독교 신자들에게 기적의 상징으로 추앙받기 시작한 금식 소녀 '애나'.

이 아이가 특별한 방법으로 생존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2주간 꼼꼼한 간호사 둘이 24시간 교대로 애나 옆을 지킬 것이고 바로 자신 역시도 그렇게 고용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마음의 거리를 두고 냉정한 시선을 보내던 리브.

그런데...

애나가 아주 작은 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더 크게 말해보렴."

"저는 거부하는 게 아니에요, 신부님. 그냥 안 먹는 게예요."

아이가 말했다.

"하느님은 네 마음을 들여다보셔. 그리고 네 선한 의도에 충분히 감동하셨어. 이제 너한테 음식을 먹는 축복을 내려달라고 기도해보자."

새디어스 씨의 말에 수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 page 225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

이 사랑스러운 소녀 애나를 둘러싼 어른들의 위선과 추악한 진실에 그만...

"마음 쓰지 마세요. 괜찮아요." 애나가 속삭였다.

"아니, 안 괜찮아!"

"괜찮아요. 다 괜찮아질 거예요."

리브는 믿지도 않는 신에게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이 아이를 도와주세요. 저를 도와주세요. 우리를 도와주세요.

하지만 들리는 거라곤 오직 침묵뿐이었다. - page 386

깊은 탄식이 나왔던 이 소설.

작가는 이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라 했지만 거의 50건에 가까운 이른바 '단식 소녀' 사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마냥 소설로만 치부할 수 없었던 이 이야기.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기 위해 종교적 기적과 신성함을 내세웠던 이들.

보지 않으려 하는 자만큼 눈이 먼 사람은 없다. - page 434

이 말이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화살이 되어 가슴에 박혀왔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 애나의 기도 소리가 아련히 남아 그만 눈물이 맺히고 말았습니다.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소녀를 위한 기도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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